빠빠빠밤 빠밤 빠빠밤

경쾌한 나팔소리가 울린다.
언제 들어도 파이널 판타지의 승리 음악은 기분이 좋았다.
애드온으로 한 행동이지만 뭐 어떤가. 지금 중요한 것은 14단의 1네임드를 깼다는 것이다. 무려 폭군 주간의 네임드를 말이다. 

그 과정에서 사고가 두 어번 정도 있었고, 그 두 어번 전부 자신이 한 행동이기 때문에 한숨을 내쉬었지만 뭐 어떤가.


‘깼으면 된거지.’


그래, 깼으면 됐다.
결과만 좋으면 만사 오케이였다.

오크 무전과 친구들은 소환된 루비용들을 타고 단상 위로 올라갔다.
단상 위에 올라가 보면 보이는 것은 코키아 어쩌구 후프.
이름도 참 길다. 하지만 그 이름만큼이나 악명높았던 녀석이었다. 개인적으로 오크 무전은 시즌 1 때 이 녀석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3네임드도 마찬가지긴 했지만 3 넴을 보는 것 보다 2넴을 넘기지 못해 쫑난 적이 더 많았기 때문이었다.


"십새끼."


오크 무전은 가벼이 욕을 하였고, 잇따라 탱커의 풀링을 쫓아갔다.
그러다 문득, 오크 무전은 드높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 위에는 한 마리의 붉은 용이 날개를 푸드득 거리면서 배회하고 있었다.


[파티] 오크 무전 : 오랜만이네 저새끼도
[파티] 나엘 회드 : 피락?
[파티] 오크 무전 : ㅋㅋ 피락 나오기 전엔 데스윙이라고 한거 같은데
[파티] 증강 용가리 : 룩도 똑같잖아~


저 녀석한테도 좋은 기억은 없었다. 저 녀석은 말 많고 탈 많았던 루생웅의 몹 중에서도 소위 말하는 `함정` 몹이다.
안잡는게 나은, 폭군 주간이라서 쫄이 그렇게 강하지 않는데도 피하는게 상책인 녀석이었다.
피통 50퍼 이하가 된다면 갑자기 지랄 발광을 하는 것이 꼭 미쳐 날뛰는 피락과 같은 성정이었다. 

14단이라고 하더라도 길드 최강의 야냥이 모든 적들을 도륙내며 자신은 설거지 딜(이라고 치부하고 싶음)을 하고 있을 때에 반 바퀴를 돌며 보이는 것은 익숙한 용가리였다.


[파티] 오크 무전 : 어떻게 이름이 천둥뿔도마뱀 ㅋㅋ
[파티] 나엘 회드 : 천둥뿔까진 OK인데 도마뱀인건 좀 짜치긴 해.


오크 무전은 이 라자게스 녀석을 보았다.
그래, 분명히 이 녀석을 잡고..., 그 뒤에 코키아를 이녀석이 잡은 루트로 빼가면서 잡는 것이 정배인 택틱이었다.
이 길드 파티 이후로도 글로벌에서도 만나본 파티는 대부분 그런 택틱을 했다.
허나 오크 무전은 응애 피랄라스를 혀로 핥아내고 있었으나, 탱커는 움직이지 않았다.


[파티장] 블엘 악탱 : 뭐해 말타.
[파티] 오크 무전 : ?? 안잡음?
[파티장] 블엘 악탱 : 잡는게 손해임.
[파티] 오크 무전 : ???????


마치 익숙하다는 듯이 넷은 말에서 내리지 않았고, 오크 무전은 내가 없는 사이에 택틱이 바뀐건가 싶어서 말을 탔다.
춤꾼무리들을 공구리 치고 다시금 도착한 2넴 앞.
14단이잖아
폭군이잖아
전투 길잖아. 도대체 어디로 뺄건데
이러다가 천둥 도마뱀과 부딪히기라도 하면 아니 애초에 어디로 갈껀지도 정하지도 않았잖아.

두려움 반 아니 두려움이 90퍼가 되었음에도 그런건 모르겠다는 듯이

악탱의 글투를 보자마자 파블로프의 개처럼 돌진을 박아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