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전투 지역에서 같은 진영을 죽이는 플레이어(키러/아수라검 등등)를 지역 공개채팅에서 맹비난 하는 이가 심심찮게 많이 보임. 심한 경우에는 아예 장애인 고자 취급할 정도로.

그런데 같은 진영을 죽인다는 사실만 보고 비난을 하는 자들은 모두 하나같이 꼰대라고 봐야 함. 심지어 공개채팅에서 평전을 자주 하시는 분이 있는데 그사람이 우리보고 '저녀석들은 쐐기든 투기장이든 그 어디에 가도 껴주질 않아서 여기 독립지역에서 논다' 라고 비난함. (내가 까먹었을 거 같지? 응? 님 지인들이 누군지도 다 알고 있어. 앞으로 말 함부로 하지 마)

왜 꼰대인지 자세히 설명하겠음. 물론 꼰대라는 뜻은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옛 것을 고수하는 자들을 일컫음. 아니면 뭐 그런 옛날사람이 가질 법한 성격을 그대로 가지고 있거나...



우선 독립 전투 진영의 시초는 오리지널 가시덤불 골짜기에 위치한 구루바시 투기장임. 내가 그때가 중3이었는데 심지어 그때도 '같은 얼라인데도 왜 죽이세요' 라는 말이 나왔었음. (하여튼 16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게 없어) 구루바시 투기장은 당시 특수한 보상이 달려있었고 그 조건부로 오직 한명만이 차지할 수 있었던 것임. 근데 그게 무슨 캐릭터 파밍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었음. 즉 선택적 기타 컨탠츠 부류에나 해당하는 것. 그러니 애초에 그런 건 안하면 그만이고 정 하고 싶으면 같은 진영이라도 상대하는 게 맞음.


이후 시간이 더 지나 판다리아에서 향로가 등장함. 향로 효과는 영섬 지역 내에서만 한정되었으나 당시 영섬은 복귀/부캐 캐릭터에게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파밍 장소였음. 영섬 컨탠츠는 판다리아 마지막 시즌이었고, 이전 공격대 컨탠츠를 할 필요 없이 (당시엔 쐐기가 없었거든) 오로지 영섬 파밍만으로 마지막 시즌 래이드인 오그리마 공성전 래이드 공찾/일반을 도전할 수 있었음. 그리고 그때는 쟁모드 시스템도 없었기에 플레이어가 원치 않은 pvp 에 참가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음. 물론 꼬일섭 가면 되는데 당시 서버와 지인들을 모두 버려놓고 이전할 사람이 얼마나 많았을까. 특히 한국인 특성상 무조건 사람 많은 서버를 선호하게 되는데, 그 시절에는 서버 길드 개념이 아주 명확하게 구분되었거든.

또한 그때만 해도 얼호간에 분쟁과 증오가 상당했었음. 그리고 그걸 피하고는 싶고 사람 많은 서버는 원하던 사람들은 아즈샤라로 도피(?)를 한 상태임. 즉 상대진영 상대하기도 버거운데 왜 이럴 때 같은 진영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느냐는 것임. 당시엔 pvp 탬이 쓰레기였고 오직 래이드 탬만이 최고였기에 영섬 파밍을 제대로 하려면 상대 진영을 밀어버려야 그제서야 우리 진영이 편하게 파밍을 할 수가 있었음. 즉 향로짓을 하는 자들은 명확한 고의 트롤링에 해당함. 판다리아 당시 향로짓 하는 인간들은 매장당해야 했음.

즉 그때 그 시절 환경적인 요소와 사람들의 인식, 기타 사회적 분위기가 지금과 완전히 달랐음. [1] 래이드를 어느정도 대체할 수 있는 쐐기가 없었다. [2] 지역 파밍을 해야 최신컨탠츠 래이드를 할 수 있다. [3] 당시엔 쟁모드가 없었고 오로지 쟁섭 일반섭으로 구별되었다 [4] 얼호간에 증오가 상당했었다. [5] pvp 탬이 쓰레기였고 오로지 래이드탬이 정답이었다 [6] 당시엔 진영 통합 래이드가 없었다. 아마 일반 난이도부터 서버조차도 통합이 아니었을껄?

과거의 인물과 사건을 판단할 때는, 그 당시의 시대적 환경을 고려해야 함.


시간이 더 지나 격아말기때 편린이 등장했음. 물론 그때도 진영 통합이 아니었고 같은 얼라 호드 죽인다고 욕박는 인간들이 있었는데, 격아때는 좀 어느정도 욕먹을 만했음. 왜냐면 그때도 여전히 진영 통합 컨탠츠가 없었고, 얼라가 워낙에 열세였기에 같은 얼라 죽이는 것은 가뜩이나 약세인 얼라를 더 약세로 만드는 꼴 밖에 안되었으니...다만 격아때는 판다리아와 달리 쟁모드 시스탬이 있었기에 pvp가 싫으면 쟁모드를 끄면 되는 일이었음. 그래서 뭐 욕은 먹어도 판다리아만큼 절대로 해서는 안될 짓 정도까진 아니었음. 물론 난 그당시 편린은 반대했음.


하지만 용군단은 어떠한가? 지금 쟁모드만 봐도 사실상 얼라 강세 아닌가? 최근 용군단 와서 용섬에서 단 한번도 얼라가 진 적이 있는가? 위상 시스템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용군단 와서 쟁모드 키면 사실상 얼라가 호드보다 훨씬 많다. 호드는 쟁모드 키면 얼라가 거의 안보이거나 만약 보이면 개때로 보일 정도로 숫자가 절대적 열세이다. 이래놓고 아직도 얼라가 약세 진영이라고, 혹은 불리한 입장이라고 변명할 수 있는가?

그리고 용섬 필드에서 무슨 파밍을 꼭 해야 탬을 맞출 수가 있는가? 전장은 팀신때문에 조금 문제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용군단은 판다리아 격아 시절처럼 꼭 평판/유물력을 올려야 되고 특정탬을 필드에서 반드시 먹어야 하고 그런 게 없다. 가뜩이나 북미 하는 유저들이 더 많아진 요즘 필드 컨탠츠 그딴거 안하고 걍 만랩 달자마자 무작전장 돌고 그걸로 탬좀 맞추면 1인조합전 평전 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진영 통합 컨탠츠를 넘어서 얼마 안가 길드도 진영 통합되지 않는가? 쐐기 래이드 투기장 평전 모두 다 호드랑 같이 할 수 있으면서 무슨 얼라만이 불쌍하고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인가? 답은 절대로 아니다.

지금 압도랑 생명의 불꽃 호학자 업적 모두 독립 전투 지역에서 같은 얼라를 잡아도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즉 한마디로 블리자드가 같은 진영을 죽이도록 장려하고 있다는 것! 이젠 진영 대립의 RvR 이 아닌, 진영 상관없이 각 소규모/중규모 단체의 난투전(용맹한병사님이 이 단어 꼭 써달라고 해서...)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니 이제 진영 개념으로 아군과 적을 구별하는 것은 옛 구시대적 마인드라는 것.




지금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중에서 미성년자도 있을 거고 곧 환갑을 맞이하실 분들도 있을 거임. 현실로 빗대어 표현하자면, 지금 한국에서의 30대와 20세기 말에 30대와 같다고 볼 수 있음? 전혀 다름. 그때는 30대 되어서도 결혼 못하면 그냥 인생 망한 병신임. 근데 이제는 이혼은 둘째치고 결혼 안하는 게 자연스러운 수준이 아닌가? 지금 배이비 부머 세대들이 현재 출산율이 0점대로 떨어질 거라고 어느 누가 예상을 했겠는가?




더 옛날로 가보자. 옛날엔 머리 자르고 양복 입는 자들을 양복쟁이라고 비난하였다. 일제 통치 시절이 오기 전 해외 문물을 받아들이는 자와 그걸 거부하는 자들로 나뉘었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조선은 발전이 다른 나라들보다 뒤쳐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해외 유입을 거부하는 것은 정말로 비현명한 짓이다. 다른 나라는 이미 산업화가 시작되었는데 우리는 아직도 기술 발전에 뒤쳐지고 있으니...

뭐든 시대가 흐르면 그 흐르는 방향대로 변화를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여야지, 아직까지도 옛 시대를 고수하는 것은 그거야 말로 자신에게만 해가 되는 행위임. 이제는 얼호간 진영 구별도 없고, 얼라를 하는 데에 따르는 불리함과 기타 핸디캡이 전혀 없음. 용군단 와서 전투태세 연맹이 제 3진영으로 노선을 변경한 것도 마찬가지로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것일 뿐임.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해줬는데도 불구하고 "아이고 그래도 난 같은 얼라 죽이는 건 싫어요" "하이구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같은 얼라를 죽입니까 예?" "어허 참 이것들이 같은 아군을 죽이는 것을 보아하니 신고대상이구만!" "같은 얼라 죽이는 것은 뭔가 죄짓는 느낌입니다" 라고 우길거면 걍 지금 남아있으신 이빨들 다 뽑으시고 틀니로 교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