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삶을 들여다 볼 때 후회스러운 순간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어떤 이는 매 순간이 후회로 점철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한 때의 선택에 대해 처절하게 후회할 수도 있다.

그때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그랬으면 지금 내가 이렇게 살고 있지 않았을텐데...

그래서 그 후회로부터 출발해서 지금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 저지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달라지기 위해 애쓰는 순간들이 이어지고 불안과 자책이 이어질지도 모르고..


나를 비롯하여 어떤 삶이라고 후회없는 삶이 있을까?

그렇다고 후회하면서 사는 것이 정당한 것은 아니다.

이것으로 인해 많은 괴로움을 낳고 다시 선을 넘지 않기 위해 자신을 다그치고 있을지도 모르고

그것이 오랜 시간 습이 되고 은밀하게 진행되어 스스로 몰아세우고 있다는 것조차 모를 수도 있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 긴장하고 열심히 사는 것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

왜냐하면 "열심히 한다"에는 "항상 만족되지 않는다"라는 숨은 함의가 있다.

열심히 할수록 더욱 부족하다.

일종의 최면같은 것!


계속 나아갈 수 밖에 없는 힘을 거두어 들이는 것은 역시 사랑이 아닐까?

나와의 화해, 용서,

"그때 그럴 수 밖에 없었구나!" "그럴만 했네." "그럴 수 있지."

결과에 대한 받아들임과 수용이 휠씬 살만하지 않는가!


니체의 운명애, Amor Fati

고난과 역경일지라도 받아들이고 오히려 이것을 긍정적으로 가치전환하는 삶의 태도이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그 일이 무엇이든 나의 것으로 받아들일때 삶은 변화하게 된다.

다른 선택의 가능성, 지금과 다른 삶은 없다는 것이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그러니 두려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애쓰며 살기 보다

일어난 일을 기꺼이 수용한다.

그러면 자신의 삶을 전체적으로 보이게 된다.

후회한다는 것은 그 사건을 혹은 그 시절을 혹은 내 삶 전체를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이고

반쪽만 나의 것으로 가져가려는 속임수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나의 것으로 기꺼이 씹어 삼키는 것,

쉽지 않으니 가끔은 기꺼이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삶아온 삶이 그 무엇이든 후회하지 않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자각하기도 어렵고 받아들이는 것은 죽기보다 어려울지도...





삶은 자연이다.

일어날 일이 일어난다.

이성은 그것을 좋고 나쁨으로 재단할 뿐이고

재단의 경계를 지우는 것은 사랑이고

삶은 자연이고 자연은 사랑이다.

그저 내 앞에 놓인 삶이 있을 뿐,

인생을 계획대로 살았다고 한 사람을 본 적이 있을까?

태어나는 것부터 맘대로 한 적이 없는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