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일) 러시아에서 펼쳐진 월드오브탱크 특별 토너먼트 쿠빈카 컵에서 한국 대표 팀 ARETE(이하 아레테)가 종합 3위를 달성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강의 팀으로 자리잡은 아레테지만 아쉽게도 러시아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성적은 다소 아쉬웠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주었다. 주전 멤버 두 명이 빠진데다 객관적 전력도 열세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대표 팀 UNITY(이하 유니티)를 몰아붙이는 장면을 연출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대표 ELONG(이하 일롱)에게는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를 따 낸 것.


아레테는 출국 당시 밝힌 출사표에서는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 했지만, 정작 유니티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를 따 내기 직전까지 가기도 했던 만큼 그들이 느끼는 아쉬움은 더욱 컸을 것이다. 이번 경기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는 아레테의 팀장 '소도둑놈' 송준협 선수와 '크리스티나' 이준수 선수에게 쿠빈카 컵 본선 경기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한국 대표 팀 ARETE '크리스티나' 이준수(왼쪽), '소도둑놈' 송준협(오른쪽)



Q. 1승 1패로 대회 종합 3위를 기록했다. 소감이 어떤가?

송준협 : 대회에서의 성적을 떠나 최고라 불리는 러시아 팀에 생채기를 입히고 싶었다. 한 번 정도는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동양에도 이렇게 강한 팀이 있다'라는 것을 어필하고 싶었는데 실패해서 마음이 무겁다.

이준수 : 3위를 해서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딱 중간이다. 유니티를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힘멜스도르프에서 패배한 것이 정말 아쉽다.



Q. 유니티와의 첫 번째 경기인 힘멜스도르프에서 초반에 AMX 50 100한 대가 잡히면서 승기가 기울었는데.

이준수 : 시후파파님(AMX 50 100)의 스팟이 지워진 다음에 움직였어야 했는데, 지워진 줄 알고 섣불리 움직였다가 당해버렸다. 아 '이게 러시아 팀이구나' 싶었다.

송준협 : 자잘한 실수를 놓치지 않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이준수 : 유니티 팀이 당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잘하진 못해서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쉽다.



Q. 강력한 우승 후보인 나비를 유니티가 꺾고 올라오는 이변도 있었는데.

송준협 : 모든 팀이 나비가 결증에 올라올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상대 전적이 8:2 ~ 9:1에 달한다. 나비 생각에는 가볍게 생각한 대회가 아니었다 싶다. 무겁게 생각했다면 그런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



Q. 예선전에서 유니티가 나비를 꺾고 올라왔다. 나비보다는 유니티가 조금 더 수월한 상대가 아니었나.

송준협 : 두 팀을 나열하면 유니티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지만 어느 팀이 오더라도 버거웠던 것은 틀림없다. 넘어야 할 산이었다고 생각했다. 유니티가 거기서만 2인자지 다른 대회에서는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팀이다. 러시아에서 2등이 아니라 우주에서 2등이라고 보면 된다.



Q. 3, 4위전은 어땠나?

송준협 : 굉장히 가벼운 마음으로 임했다. 그래도 우리가 아시아 챔피언이지 않나? 멤버 몇 없다고 해서 망하는 것도 이상할 것 같고. 지금 멤버가 그렇게 나쁘지도 않았다. 중국만큼만 이겨보자는 심정으로 담담하게 임했다. 부담없이 해서 좋은 결과 있었던 것 같다.



Q. 3, 4위전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을 꼽으라면?

송준협 : 엔스크에서 극적인 장면이 있었다. 110의 스프로킷 보기륜을 끊으면 대미지가 들어가면서 트랙 수리 상황이 리셋된다. 그래서 원콤으로 100%짜리 110을 혼자 날려버렸다. 시후파파가 돕긴 했지만 80%정도 남은 탱크를 단 번에 잡은 것이 하드캐리였다. 막판에 110을 못끊어내서 위험했는데 스프로킷을 끊어내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정말 대박이었다.



Q.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WGL과는 여러가지 환경에서 차이가 있었는데.

송준협 : 한국에서 하는 리그는 부스를 비롯한 시스템이 외부에서 침범을 받을 경우가 별로 없다. 해외 리그에서는 네트워크가 원할한 곳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열악하다. 환경 탓만 하기도 그렇지만 그렇다고 말없이 연습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런 것도 개인적인 멘탈 관리에 속한다. 질땐 지더라도 다른 팀에 비해 경험을 계속 쌓아 나가는 셈이니 정신력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 이번에 이만큼 했으니 다음에 더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Q. 이번 경기가 아레테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지.

송준협 :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 적어도 유니티가 어떤 수준이란 것을 알았다는 것이 크다. 단순히 보는 것과 직접 경기를 치르는 것은 굉장한 차이가 있다. 다음에 유니티나 다른 러시아 팀을 만난다면 지금보다는 더 나아간, 어느정도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송준협 : 늦은 시간까지 방송 봐주시면서 응원해준 분들 감사드린다. 이번에는 3위에 그쳤지만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주는 ARETE가 되겠다. 여러분의 곁엔 항상 ARETE!

이준수 : 끝까지 응원해준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송준협 : 우리가 직접 운영하는 페이스북 ARETE 페이지(http://facebook.com/wotarete)가 있다. 많은 방문을 부탁드린다









취재=러시아 쿠빈카, 김지영 기자(Lev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