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콘솔 게이머들에게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한국어화가 된 적이 없었던 세가의 간판 타이틀 '용과 같이'의 시리즈 신작인 '용과 같이:키와미'가 한국어판으로 정식 발매된다는 이야기였다.

신작 게임 하나가 한국어화 된다고 생각하고 넘기는 이들도 있겠지만, '용과 같이:키와미'의 한국어판 발매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이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용과 같이는 일본에서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외전 포함 총 13개의 타이틀을 선보이고 있는 장수 타이틀이다. 하지만 국내 콘솔 시장의 규모나 현지화 비용 대비 수익에 대한 현실적인 우려 등이 어우러지면서 '용과 같이'의 국내 로컬라이징은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용과 같이:키와미'의 한국어화에는 SCEJA의 소프트웨어 부문 부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카와우치 시로' SCEK 대표의 힘이 컸다. 마지막으로 지스타에서 만났을 때, 그는 "용과 같이 시리즈를 한국어판으로 내기 위해 나고시 프로듀서에게 몇 년 동안 계속 매달리며 설득했다"고 여담을 전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어쨌든 이제는 잘된 일이니 출시일만을 기다리면 된다. 하지만 10년 만에 처음으로 로컬라이징을 하게 된 타이틀이라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이 많았다. 그래서 도쿄에 있는 세가 게임즈를 방문, '용과 같이' 시리즈 총괄 디렉터인 나고시 토시히로 PD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용과 같이 시리즈 총괄 디렉터 '나고시 토시히로'



Q. 시리즈 최초로 '용과 같이:키와미'가 현지화되어 한국어판으로 정식 발매되는데, 한국어화를 결정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우선 이전에 발매한 '용과 같이 제로'의 아시아판이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세가 쪽에서도 로컬라이징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를 토대로 SCEJA 측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기에 저희도 응하게 되었다.

대만이나 홍콩 시장이 이전에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곳이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로컬라이징판을 냈더니 결과가 상당히 좋았었다. 한국에서도 '용과 같이' 타이틀을 발매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한국어판으로 출시하면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Q. 올해가 용과 같이 10주년이다. 정식 넘버링 최신작이 아닌 '용과 같이1'의 리메이크를 결정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

'용과 같이1'은 두 세대 전 하드웨어 타이틀이다. 시리즈 중에서도 특히 1편이 팬분들이 많다. 최신 기술을 토대로 다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을 투자해서 만들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았었다. 그러다 10주년이라는 좋은 타이밍이 왔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시도하게 되었다.


Q. '용과 같이:키와미'가 10년간 노하우의 집대성이라고 불리우고 있는데, 그래픽 개선 외에 어떤 부분에서의 업그레이드가 진행되었는지?

물론 기술적인 부분은 최신 엔진으로 작업되었기에 말할 필요도 없다. 한층 진보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게임 내에 들어간 서브 시나리오라던가 미니 게임 등도 '용과 같이1' 때는 분량이 상당히 적었다. 그래서 '키와미'에서는 이런 부분을 비약적으로 증가시켰다. 팬들에게 평가를 좋게 받았던 내용을 골라서 집대성한 타이틀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 '용과 같이:키와미' 속 미니게임인 '메스킹'

Q. '용과 같이 제로'는 '용과 같이1'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과거 이야기이다. 이번 리메이크작인 '키와미'에서 제로를 플레이 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특징 등이 있을까?

'용과 같이 제로'부터 시리즈에 입문한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고 들었다. 제로 다음의 스토리가 '용과 같이1'이기 때문에, 속편을 플레이한다는 느낌으로 즐길 수 있을 거라고 본다.


Q.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유저들로부터 수많은 피드백을 받았을 텐데, 이러한 피드백을 실제로 게임 내에 반영한 것들이 있었나?

우리는 유저들의 피드백을 정말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그래서 평가가 좋았던 부분은 갈고 다듬어서 시리즈에서 계속 이어가는 것은 물론이며, 이와 동등하게 팬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던 부분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평가가 좋지 않았던 시스템이나 요소를 다음 시리즈에서는 도입하지 않거나 혹은 개선해서 보여주는 식으로 노력하고 있다.

게임 완성도 부문에서는 10년 동안 꾸준히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게임 내에 반영해 오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 측면에서는 우리가 자신 있게 구성해 나가고 있다.



Q. '용과 같이'는 일본 게임에서 잘 다루지 않는 민감한 소재를 다루는 편이다. 터부시 되는 소재를 다루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없는가?

민감한 소재를 다루는 것에 대해 신경은 쓰고 있고 조심은 하고 있다. 단지 현대극을 다루고 있는 스토리이기 때문에, 시의성 있는 소재를 배제한다면 그것이 더 게임의 퀄리티를 저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인기 있는 영화들을 보면 시의성 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미션 임파서블'도 좋아하지만 007시리즈도 좋아한다. 007은 오래된 액션 영화 시리즈이지만, 그 안에는 제작 당시의 시의성 있는 소재들이 다수 담겨 있다. 이러한 부분이 영화의 인기 요소라고 생각하고, 나 역시 굉장히 좋아한다.

영화에서는 시의성 있는 소재를 다루거나 보여주는 게 흔하다. 게임이라고 해서 이런 부분을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래서 '용과 같이'에서도 다소 민감할 수는 있지만, 현재의 삶이나 흐름을 볼 수 있는 요인에 대해 도입하고 있다.


Q. '용과 같이1'에는 없던 새로운 시스템이 '키와미'에 도입되었다. 대표적으로 '어디서나 마지마'를 꼽을 수 있는데, 본래의 '마지마 고로'에서 다소 가벼운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하는데, 왜 이런 요소를 추가했는가?

마지마의 설정은 변하지 않았다. 게임 시스템으로써 '어디서나 마지마'라는 부분이 들어갔을 뿐이다. 키와미는 '용과 같이1'을 베이스로 리메이크된 것이기에, 마지마 캐릭터의 성격이 변하지는 않았다.

다만, '키와미'를 만들면서 여러 가지 새로운 시스템에 대해 고민했는데, 재미있을 것 같아서 '어디서나 마지마'를 추가하게 됐다. 키류에게 관심이 있어서 질척대는 마지마라는 설정만으로는 무언가 아쉬웠다. 그래서 재미있는 플레이를 위해 마을 어디를 가도 마지마가 튀어나와 유저들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Q. 시리즈 중에서도 특히 '용과 같이1'이 유저들에게 상당히 호평을 받았다. 유저들의 눈도 상당히 높아진 상태에서 리메이크를 제작하는데 걱정되는 부분은 없었나? 혹은 리메이크작을 만들면서 반드시 지키고자 했던 방침 등이 있었는지 알고 싶다.

어느쪽이냐고 하면 '용과 같이1'은 스케줄 상의 이유로 포기했던 부분이 많았다. 빠졌던 부분을 확실하게 채우는 것만으로도 게임의 퀄리티를 원작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았다.

일반적인 리메이크 타이틀에서는 그래픽이 좋아졌다거나 조작성이 용이해졌다거나 하는 식의 칭찬들이 있다. 하지만 '용과 같이:키와미'는 게임으로서의 깊이, 본래 원했던 퀄리티에 접근해 완전체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리메이크작과는 차별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Q. '용과 같이1'은 PS2, PS3, Wii 등으로 이미 HD에디션을 발매한 바 있다. 그 때와 비교했을 때 '용과 같이:키와미'가 가지는 개선점은 무엇이 있을까?

게임 엔진이 우선 다르다. 기존 HD리마스터를 PS4 타이틀로 포팅도 해봤는데, 그것만으로는 전혀 의미가 없다고 봤다. 다시 만드는 리메이크를 산정해보니 HD리마스터 제작비용의 약 10배가 책정됐다. 비타 타이틀을 하나 만들 수 있을 만한 가격이 나왔다.


Q. '용과 같이:키와미'가 성공을 거뒀을 때, 차후 '용과 같이2'를 리메이크 할 가능성도 있을까?

'용과 같이1'과 '용과 같이2'를 비교해보면 콘텐츠 볼륨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물론 2편이 많은 쪽이다. 그렇다고 해서 제작비도 2배가 든다는 건 아니지만, 이번 '키와미'를 만들면서도 높은 분들의 분노를 많이 샀다(웃음).

'또 다시 혼나고 싶지 않은데'라는 마음도 있지만, '혼나도 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의 유저들의 요청이 있다면 만들고는 싶다.



Q. '용과 같이' 시리즈가 거의 매년 1개씩 신작이 나오고 있다. 상당히 볼륨이 큰 타이틀을 1년에 1개씩 내면서 여러 고충이 있었을 듯 하다. '용과 같이6'가 '키와미'와 함께 2016년에 나올 걸 생각하면 정말 바쁠듯 한데?

고생이야 물론 한다(웃음). '용과 같이1'을 개발할 때도 힘들었지만, 그보다는 차기작인 '용과 같이2'를 낼 때가 훨씬 힘들었다. 있을 수 없는 스피드로 1년에 1개씩 만드는게 상당히 어렵지만 유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서 기뻤다.

통상 신작을 내는데 2-3년이 걸리지만, 이를 단축시켜 1년 만에 한 개씩 냈다. 이정도의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건 우리 밖에 없지 않을까 싶었고, 그런 프라이드가 시리즈를 10년동안 이어 온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


Q. '용과 같이6'는 어느 정도 개발된 상태인가? 나아가 한국어판 정식 발매를 기대해봐도 좋을까?

'용과 같이:키와미'를 1월 21일에 발매가 결정된 상태이다. 그 안에 '용과 같이6' 체험판의 코드가 동봉되어 있다. 기본적인 플레이 방법과 조작법은 정리되어 있다. 게임에 대한 기본틀은 완성된 상태이나, 배틀 시스템과 신규 요소 등에 대해서는 아직은 말하기 이른 단계이다.

한가지 확실한 건 '용과 같이 제로'에서 사용된 최신 엔진과는 완전히 다른 엔진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체험판을 통해 '용과 같이6'에 적용된 새로운 엔진을 엿볼 수 있다.

한국어화를 하고 싶지 않은 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지금보다 여러 지역에 서비스를 넓혀가고 싶다. 하지만 여러분들의 목소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한국어판'에 대한 한국 게이머 분들의 목소리가 있어야, 우리 역시 로컬라이징을 추진할 수 있다.



Q. 한국어화 하니까 생각났는데, 이번 '용과 같이:키와미'의 한국어판을 발표하면서 카와우치 시로 SCEK 대표가 "현지화를 위해 나고시 프로듀서에게 울며 매달렸다"라는 농담 섞인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 사실인가?

정말 열심히 노력한 건 사실이다. "분명 한국 게이머들도 좋아할 것이다" 라며 대단히 열성적으로 우리를 설득했다.

한국에서 진행된 소니 컨퍼런스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본래 참여할 예정이었다. 한국 시장은 앞으로 더 신경써야 할 중요한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용과 같이:키와미' 한국어화는 카와우치 대표의 끈질긴 설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Q. '용과 같이 제로' 중국어판에서는 일부 캐릭터가 일본판과는 달리 중국 배우로 등장한다. '용과 같이:키와미'가 한국어판으로 처음 출시되는데, 한국 만의 오리지널 요소가 있을까?

로컬라이징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아시아 시장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캐스팅 문제나 드라마를 만들어 나감에 있어서도 지금까지 이상으로 의식하고 신경써서 만들고 싶다. '용과 같이:키와미' 이후의 작품에 대해서도 이러한 측면에서의 의식은 하고 있다.


Q. 10년 전의 타이틀을 리메이크 하면서 음성 녹음 작업을 새로 했는데, 성우들이 녹음 작업하면서 있었던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알려달라.

기존 음성 데이터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99%가량을 다시 새로 녹음했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조무래기 캐릭터까지 다시 녹음했다. 그래서 제작비가 증가했던 것이다(웃음).

이유는 연기의 깊이 때문이다. 지금은 시리즈가 10년 동안 이어오면서 '키류 카즈마가 쿠로타 성우다.'라는 인식이 정착됐지만, 당시에는 성우들도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한 상태였다. 어설픈 부분도 있었기에, 지금 이 시점에 1편을 연기함으로써 연기의 완성도가 더 깊어질 거로 생각해 다시 녹음작업을 진행했다.

이와 더불어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다 보니, 1편에 참여했던 성우분들 중에서는 이미 세상을 떠난 이들도 있었다. 그래서 새롭게 다른 성우를 찾아서 고용하기도 했다.

▲ 10년 동안 '용과 같이' 시리즈에서 '키류 카즈마'로 연기하고 있는 쿠로타 성우

Q. 사실 지금까지 10년 동안 한국에서 현지화가 된 적이 없다 보니, 팬들이나 헤비 유저 외에 라이트 유저들은 용과 같이를 잘 모르는 경우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걱정은 없나? 나아가 처음 접하는 한국 게이머들이 중점적으로 봐주었으면 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우선 한국 시장에서의 첫 도전이기에 '모든 걸 즐겨줬으면 좋겠다'는게 본심이다. 하지만 오히려 한국 게이머들이 어떻게 '용과 같이'를 즐길지를 우리가 알고 싶다. 한국 유저들의 게임 스타일을 관찰하고 피드백을 받고 싶은 게 제작자로서의 솔직한 입장이다.

우리는 게이머가 아니지만,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 감각적으로 맞는 부분이 많다고 개인적으로 느꼈다. 한국 영화도 많이 봤다. '살인의 추억'이나 '추격자'나 '의뢰인' 등을 봤는데, 일본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을 만들어 내는 점에서 충격이었다. 충격적이 장면을 만든다는 것이 아니라, 영화 제작이나 열정, 방향성 등에서 놀라웠던 부분이 많았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한국 유저들이 '용과 같이'를 봤을 때 이질감을 느낄 만한 부분은 크게 없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용과 같이:키와미'를 기다리고 있는 게이머와 처음으로 '용과 같이'를 접할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용과 같이'가 시리즈로서의 역사는 오래된 타이틀이지만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내는 게임이기에 도전자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 많은 분이 기대하고 있다고 들어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번 작품에 대한 여러분의 반응을 보고, 이를 반영해, 더 나은 게임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