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의 게임큐브라는 기기를 아시나요? 2001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0년전 닌텐도에서 발매한 가정용 콘솔 기기입니다. 게임 큐브는 발매될 때만 해도 플레이 스테이션 2를 압도한다고 평가받았던 그래픽 능력과 게임을 만들기 좋은 환경을 갖추었지만, 당시 대세를 이루었던 플레이 스테이션 2에게 밀려 콘솔 시장에서 최하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비운의 기기이기도 합니다. 비록, 판매와 흥행에는 다소 뒤쳐졌을지 몰라도, 큐브로만 즐길 수 있었던 명작 타이틀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특이한 기종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피크민 또한 그런 명작 타이틀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피크민이 이번 닌텐도의 최신 기종인 Wii 전용 소프트웨어로 다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한글화 출시는 덤으로 말이죠. 피크민은 닌텐도의 최고 캐릭터인 슈퍼 마리오와 젤다를 제작한 미야모토 시게루의 작품입니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지금도 닌텐도 개임 개발의 메인을 담당하고 있으며 마리오의 아버지로 불리우며 게임계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게임 디자이너 입니다. 피크민은 이러한 미야모토 시게루가 자신의 앞마당에서 열심히 일하는 개미를 보고 영감을 얻어 제작된 타이틀입니다. 그렇다면 지극히 닌텐도스럽지만 새로운 느낌의 명작 타이틀 피크민을 알아보겠습니다.



[ ▲ 눈차크를 활용하여 보다 직관적인 조작법으로 개선 ]



피크민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매우 단순합니다. 베테랑 우주 비행사 '캡틴 올리마'는 우주를 여행하던 도중 미지의 행성에 불시착하게 됩니다. 불시착하면서 근처에 우주선 부품들이 뿔뿔이 흩어져 버렸으며 이때 신비한 생명체인 피크민이 등장하게 됩니다. 플레이어는 이 올리마가 되어 피크민을 이용하여 뿔뿔이 흩어진 부품을 모아 우주선을 다시 완성하여 미지의 행성을 탈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피크민은 세 가지 종류가 존재하며 각 피크민의 고유한 능력을 이용하여 지형을 개척해나가며 목표물을 운반하고 적과 전투를 벌여야합니다. 이러한 피크민을 이용하여 30일 이내에 주변에 흩어진 모든 부품을 모아 행성을 탈출하는 것이 목표인 게임입니다.


비교적 단순한 스토리와 쉬운 조작법. 그리고 평화스러운 OST와 귀여운 피크민과 배경등 이 게임의 겉모습은 너무나도 귀여운 모습으로 마치 가볍게 즐길 캐쥬얼 게임이라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를 해본다면 생각이 분명히 바뀔 것입니다. Wii로 등장하게 되면서 과거 패드를 이용하여 플레이할때보다 직관적인 느낌으로 피크민을 호루라기를 이용하여 불러모으거나 위치를 지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로 눈차크를 이용한 새로운 플레이 방식으로, 포인트를 직접 패드로 옮겨서 플레이하던 것을 그저 화면을 가리키기만 하면 매우 손쉽게 피크민을 조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 불시착한 우주선을 수리하여야 하는 캡틴 올리마 ]


[ ▲ 피크민을 모아 지형을 개척하여 길을 만들자! ]


처음에는 그렇게 귀엽고 소중했던 피크민을 수많은 전투로 희생(?)시키며 불속으로 던지고 굳은 일은 모두 시키게 됩니다. 피크민의 플레이 방법은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실상 진행을 하다보면 상당히 전략적으로 플레이를 해야합니다. 기자도 처음에는 피크민이 거대 생물에게 잡아먹히는 모습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파서 플레이어 캐릭터인 올리마로 직접 전투를 벌이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불구덩이 또는 물을 향해 던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수십마리의 희생을 감수하고 눈 앞의 적을 처치하기 위해 피크민을 마구 던지는 자신을 발견하였습니다. 피크민은 귀여운 외모와 아기자기한 게임 풍경과 OST를 전면에 내새웠지만 실상은 상당히 매정한 타이틀이었습니다.


게임의 주 무대가 되는 세계에선 낮과 밤이 존재합니다. 낮에는 괜찮지만 밤에는 피크민의 천적이 활동하기 때문에 최대한 낮시간을 활용하여 게임을 진행하고 밤이 되면 다시 여기저기 흩어진 피크민을 모아 우주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인 캡틴 올리마는 이 행성에 존재하는 유해한 가스때문에 이곳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총 30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한정된 시간에 맞춰 얼마나 효율적으로 피크민을 활용하여 게임을 플레이하느냐가 바로 피크민이 가지고 있는 핵심입니다.



[ ▲ 이 귀여운 녀석들이 바로 피크민이다! ]



주인공을 도와주는 미지의 생명체인 피크민은 저마다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총 세종류의 피크민이 등장하며 최대 100마리까지 피크민을 데리고 다닐 수 있습니다. 후반부에서는 거의 군대 수준으로 엄청나게 많은 수를 움직일 수 있게 됩니다. 한 마리 한 마리가 가지고 있는 힘은 작지만 그들이 뭉치면 거대한(?) 생물도 무찌를 수 있는 피크민! 그 피크민의 특성을 알아보겠습니다.

● 빨강 피크민
이 피크민은 공격력이 다른 피크민들보다 높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코가 달려 있는 귀여운 모습이며 불에 타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 파랑 피크민
파랑 피크민은 적당한 수준의 공격력을 가지고 있으며 물에 빠져도 죽지 않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 노랑 피크민
귀가 달린 모습의 귀여운 노랑 피크민은 가벼워 다른 피크민들보다 좀 더 멀리 그리고 높게 던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폭탄돌을 운반할 수 있어 매우 전략적인 활용이 가능합니다.



피크민은 총 세단계로 성장하게 됩니다. 적의 시체를 우주선으로 가져가면 해당 우주선에서 피크민의 씨앗을 뿌리게 됩니다. 땅에 묻혀 있는 피크민을 바로 꺼내면 잎사귀 하나가 보이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피크민은 바로 뽑아내지 수확하지 않고 땅에 조금 더 묻어두면 피크민에게 작은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꽃봉오리가 생기고 조금 더 지나면 꽃이 활짝 피게 되는 단계를 거쳐 진화하게 됩니다. 이렇게 머리에 꽃이 핀 피크민은 바로 뽑아 냈을때의 잎사귀 피크민보다 빠르고 강합니다. 봉오리 상태나 잎사귀 상태의 피크민들도 게임 도중 필드에서 발견할 수 있는 노란꿀을 먹이게 되면 잎사귀에서 한 단계씩 진화하게 됩니다.


이렇게 고생해서 얻은 피크민은 조심하지 않으면 쉽게 죽어버립니다. 지나가다 적에게 잡혀먹히거나 조작 미스로 물에 빠뜨리기도 하고 폭탄돌을 잘못 터트리거나 조개에 진주를 꺼내다가 먹히기도 합니다. 특히, 적과의 전투에서 한입에 애지중지 키우던 10마리의 피크민이 잡혀 먹힐땐 마음이 아려오기까지 합니다.



[ ▲ 많은 수의 피크민으로 빠르게 부품을 모아보자 ]


[ ▲ 피크민을 적에게 던져 전투를 진행한다 ]



30일이라는 시간 제한을 활용하여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피크민을 이용하여 우주선의 잔해를 모아야하는 캡틴 올리마의 모험기를 다루고 있는 피크민은 과거 게임 큐브의 명작 타이틀로 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종의 보급률이나 이런저런 이유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한 점은 상당히 아쉬운 일입니다.


큐브 버전의 피크민은 아는 사람만 아는 타이틀이었습니다. 하지만 새롭게 Wii로 등장한 지금 피크민이 가지고 있던 숨겨진 명작이라는 꼬리표를 띠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인기에 힘입어 1편인 피크민에 이어 큐브판 최고의 명작이라고 손 꼽을 수 있는 후속편도 등장해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속편은 전작에 대비하여 두종류의 피크민이 추가되었으며 시간 제한이 없어져 좀 더 느긋하게 플레이가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물론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는 동일합니다.)


세 종류의 엔딩을 가지고 있는 피크민! 처음에는 피크민의 귀여움에 반하고 두 번째는 그 깊은 게임성에 반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