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블리즈컨과 G스타 행사 이후 약 1년만에 디아블로3를 플레이 해볼 수 있었다. 물론, 내년 상반기 정식 서비스를 목표로 북미지역에서 베타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그것은 작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일보된 모습이었다. 더구나 이번 G스타 2011 행사에서 시연한 버전은 무려 한글판 베타 버전.



이번 한글판 베타 버전을 체험하기위해 시연장 옆으로 길게 늘어진 행렬은 한국지역 베타 테스트가 늦춰지면서 더해진 디아블로3를 갈망하는 유저들의 갈증을 여실히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짧다. 이번 행사에서 베타 버전 체험을 위해 주어진 시간은 20분. 기자의 신분으로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전달해야 한다. 그동안 셀수 없이 보았던 게임 플레이 영상과 북미 베타 테스트를 기점으로 쏟아졌던 정보들로 길들여진 상태에서 익숙한 조작감마저 더해지니 마치 그동안 쭉 플레이를 해왔던 게임과 같은 느낌으로, 자리에 앉는 순간 순식간에 빠져들 수 있었다.



짧은 체험시간 동안 느낀 디아블로3의 최대 강점은 익숙함에서 뿜어져나오는 디아블로3만의 전투 쾌감, 근래의 온라인 RPG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지만 쿼터뷰 형태의 화면과 핵앤슬래쉬 스타일의 전투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그 몰입도가 상당했다.



전투 시작부터 스킬을 난사하며 다수의 몬스터를 상대하는 그 기분은 통쾌함을, 거기에 더해지는 타격감은 캐릭터를 끊임없이 전진하게 만든다. 그렇다고해서 단순히 스킬 난사만으로 모든 전투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보스급의 몬스터들과 특이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 몬스터를 상대로는 신중한 컨트롤을 필요로하며 전투중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야한다.



즉, 일반 몬스터에서는 전투의 피로도를 줄이고 통쾌함을 선사하고 보스급 몬스터에서는 정교한 컨트롤을 요구하여 전투의 몰입감을 높인다.



전투에서 전작과 조금은 다른 점이라면 핵앤슬래쉬 스타일의 전투를 치를 때 사용하는 스킬과 조작 혹은 쿨타임 관리를 필요로 하는 스킬이 확실히 구분되어있다는 점이다.







한 가지 예로 디아블로2에서 '무한 휠윈드'로 처음부터 끝까지 대부분의 전투가 가능했던 것과는 달리 디아블로3에서는 좀더 빠르고, 쉽고, 재미있게 전투를 하기 위해서 무한으로 사용 가능한 비교적 약한 스킬들로 잔펀치를 날리고 쿨타임 관리와 조작 등의 컨트롤을 요하는 강력한 스킬, 강펀치를 적당히 섞어줘야 한다.



룬 시스템을 통해 직업당 1만개가 넘는 스킬 조합이 가능한 디아블로3는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스킬 난사의 재미에 다양한 강력한 스킬을 섞어 사용하는, 다양성을 추가했다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잔펀치로만 몬스터를 처치하건, 강펀치로만 몬스터를 처치하건, 섞어서 처치하건 그것은 플레이어의 몫이다.



전작을 오랫동안 플레이한 유저들 사이에서는 이점에서 약간의 호불호가 나뉠지도 모른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적어도, 일정 스킬의 사용을 강제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가 있어보인다.



블리자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와 스타크래프트2를 통해 자사 게임의 현지화(한글화)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스타크래프트2에서 보여준 완벽에 가까운 한글화는 게이머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 바 있으며 와우 역시 대격변에 들어서면서 기존에 영어로 사용되어지던 지역 명칭 등을 완전히 한글로 바꾸는 등 보완 작업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야만용사, 부두술사, 수도사와 같은 한글 명칭은 최초 공개되었을 때에는 약간의 어색함이 있었지만 지금은 충분히 익숙해진 상태, 이번 체험에서 경험한 디아블로3의 한글화는 비록 초반 지역이기는 하지만 블리자드답게 완성도있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텍스트 뿐만 아니라 음성부분에서도 어색함이 없었으며 와우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이템 역시, 영어를 한글로 읽는 방법이 아닌, 완전히 현지화(한글화)되어 있으니 전작을 통해 영문으로 익숙해져있던 아이템들의 한글 명칭이 어떻게 바뀔지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게임 플레이 중간에 획득할 수 있는 일부 문서들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는데 이 부분 역시 모두 음성지원을 하고있어 흥미를 더했다.



다만 한글화에서 '지극히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글 폰트에 대한 부분이다. 가독성에 대한 부분은 충분히 만족스러우나 영문 폰트에 비해 디아블로만의 음산함과 괴기스러움을 나타내기에는 다소 밋밋한 느낌이었다.



이 부분은 디아블로3에 영혼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는 기자의 개인적인 느낌이며 욕심이기에 크게 염려하지는 않아도 될 것. 디아블로3의 한글폰트는 별도로 개발된 폰트이기 때문에 한국 베타 테스트를 통해 충분히 개선(?)될 여지도 있다.




이번 시연을 통한 디아블로3에 대한 전체적인 소감을 요약하자면 명불허전!

디아블로3를 미리 체험한 이들이 왜그리 입이 마르지 않게 칭찬을 했는지, 그 이유를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체험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이 짧은 시간동안 디아블로3가 보여준 흡입력만으로도 얼마나 매력적인 게임인지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