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라고 해서 항상 게이머들에게 비난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필연적으로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직업이 있다. 밸런스 디자이너. 게이머들이 생각하는 밸런스는 항상 자기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사실상 완벽한 밸런스는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밸런스를 조정한다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


특히나 종족과 병력의 상성이 중요한 실시간 전략 게임이면서 전세계의 e 스포츠 팬들과 게이머들이 함께 즐기는 '스타크래프트 2'의 밸런스를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을 수 밖에 없다. 물론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게임에서 중요한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6월 8일(현지시각) 미국 애너하임 현지의 블리자드 프레스 투어, 이제는 한국에도 익숙한 얼굴이자 블리자드에서 스타크래프트 2의 밸런스를 담당하고 있는 데이비드 킴을 만나 최근의 패치 및 확장팩인 '군단의 심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선수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 창구가 있는가?

아직 베타 단계가 아니고 출시까지 시간이 좀 있어서 지금부터 선수들의 의견을 들을 단계는 아닌 것 같고, 베타 테스트가 가까워졌을때 그리고 베타 테스트 기간 중에 의견을 많이 들어볼 생각이다.



Q. 군단의 심장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최근의 스타크래프트 2에서는 저그가 강세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의 패치로 저그가 강해진 것은 사실이다. 대회는 항상 체크, 그랜드 마스터 리그도 항상 체크해본다. 아침에도 보고 왔는데 테란과 저그전에 대해 말이 많았다. 그래도 초반 전략은 저그가 유리한데, 장기전으로 가면 45% 정도로 테란이 이기더라.

현재 GSL에서 저그가 매우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앞으로의 대회를 지켜보면서 좀 더 확인해본 후 조정을 해나가겠다.


Q. 3분간의 방송 송출 지연 기능을 도입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약간 딜레이시켜주는 기능이 게임 외에 방송에서 있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 같지는 않지만, 논의는 한번 해보도록 하겠다.



Q. 빌드 오더가 10분까지 노출되는 문제 및 전적 노출 등에 대해 선수들의 불만이 있다.

한국의 경우 래더 선수들이 전략 노출을 피하기 위해 ID를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미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고, 배틀넷을 담당하는 디자이너들과 의논하고 있다.



Q. 밸런스를 조절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부분이나 주안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밸런스 조절 후에 문제점이 발생하면 어느 정도의 시간을 두고 해결하는지 궁금하다.

특정 유닛이 밸런스 문제가 있다면 파악하기 쉽지만, 그로 인한 종족 전체의 강함이나 약함까지 같이 보는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강력한 유닛이 하나 있는데 약한 종족에 속해있다면, 너프를 시키면 종족 자체가 약해져버리는 것처럼.

밸런스를 조절하는 시간의 경우 사안마다 다르다. 딱히 기간을 정해놓고 보지는 않고, 정확한 정보와 데이터를 수집할 때까지 본다고 하면 될 것 같다.









Q. 대회 중간에 밸런스가 바뀌어버리면 대회가 불안정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정 시점을 두고 안정적인 패치를 통해 대회를 안정적으로 개최할 수는 없나?


처음에는 그런 방법도 사용했었는데 요즘에는 한달에만 메이저 대회가 서너개씩 진행된다. 그래서 언제 밸런스 패치를 해도 결국 어딘가의 대회에는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그래도 해당 대회에서 최대한 영향이 적은 쪽으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 패치는 주로 저그였는데, 대회 기간이긴 해도 GSL 결승전이 테란과 프로토스 대결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서 패치를 단행했다.


Q. 확장팩인 군단의 심장을 개발하면서 신규 유닛을 갖고 플레이를 했을때 어느 종족이 제일 강해질 것 같다는 느낌은 없었나?

개인적으로 플레이했을때 저그가 가장 강한 것 같다. 저그는 지금 상태에서도 강하다고 보는데, 그런 상태에서 후반에 활용도가 높은 신규 유닛들이 추가되면서 더욱 강력해진 것 같다.


Q. 밸런스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확장팩에서 3개 종족의 콘셉이 궁금하다.


테란은 바이오닉 계열은 좋다고 생각해서 이번에는 메카닉을 강화하여 둘 사이의 조화를 추구했다. 프로토스는 우주관문이 초반에 사용된 뒤 후반 전략의 활용이 적어서 공중전 쪽을 강화했다. 저그같은 경우 번식지 테크에서 상대방이 방어 위주로 플레이하고 있을때 이를 뚫을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넣었다.








Q. 군단의 심장이 출시되면 자유의 날개 쪽의 밸런스는 어떻게 되나?

확장팩 출시 전에 자유의 날개가 밸런스가 완성된다면 좋겠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군단의 심장이 출시된 이후에도 꾸준히 자유의 날개쪽도 밸런스를 패치하게 될 것이다.


Q. 이번 패치는 1.43이 아니라 수정 패치가 되었다. 이유가 궁금하다.


서버상에 있는 데이터만 고쳐서 패치를 했는데,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였다. 이 방법이 새로운 빌드를 만들지 않아도 패치를 만들 수 있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는 상황에 따라 빌드 패치와 서버 데이터 수정 패치, 양쪽을 모두 사용할 것이다.


Q. 테란 종족은 처음부터 계속 너프만 된다고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처음부터 밸런스가 완벽했다면 너프가 없었을 것이다. 처음 시작했을 당시에는 테란이 강했었다. 지금 현재의 밸런스가 가장 중요하지, 과거가 너프였냐 버프였냐가 중요하진 않다고 본다.



Q. 밸런스 작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순간은?

쉬웠던 적은 없었다. 그리고 언제나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우리 패치가 선수들이나 커뮤니티의 반응과 일치하지 않거나 생각이 다른 경우가 가장 어렵다.



Q. 중간 레벨 수준에서의 미스 매치나 일방적인 전략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궁금하다.

물론 차원관문 올인이나 벙커링 등 특정 등급에서 막기 어려운 전략이 나와 패치를 통해 막은 적이 있긴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크게 차이나는 전략은 없다고 본다. 그리고 매치 메이커가 승률 등을 확인해 차이를 잡아준다.



Q. 국가별, 대회별로 래더 수준의 차이가 있나?


지난주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과 유럽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미국은 프로토스와 저그전의 승률이 30% 밖에 안 나왔다. 특이하지만 이런 수치는 일주일에 한번씩 확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속단하긴 어렵다. 때문에 보통 한국의 그랜드 마스터나 마스터 리그 정도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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