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도시 세르니움까지 나온 지금 밝혀진 검은 마법사의 목적은 2가지였습니다.

1. 기존의 세계를 없에고 초월자가 없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2. 세계가 정한 운명을 거스르는 대적자가 탄생한다.

우린 지금까지 1번 목표가 주 목적이라 여겼습니다만, 사실 그대로라면 의문점이 몇개 생깁니다.

1. 뭐 이렇게 일을 거창하게 벌였을까?
 > 사실 1번이 주 목적이라면 이렇게까지 어그로를 심하게 끌 필요가 있었을까요? 800년 전에도 모든 국가들이 연합해서 검은 마법사와 싸운건 검은 마법사가 본격적으로 세계를 침공한 이후이지, 그 전까지는 검은 마법사에 대해 아는 사람도 몇 없었습니다. 만약 검은 마법사가 진짜로 신세계를 만들려 했다면 윌이나 하인즈처럼 자신의 뜻에 동조해줄 몇몇만 대리고 일을 진행했다면 이렇게 모든 국가들이 연합해서 검은 마법사와 싸울 일이 있었을까요? 아니, 그 전에 검은 마법사의 목적이 뭔지나 알 수 있었을까요?

2. 뭐이리 일을 복잡하게 했을까?
 > 검은 마법사에 계획에 필요한 건 창세의 힘(빛의 힘)과 파괴의 힘(어둠의 힘) 이 2가지 입니다. 그걸 위해 타나를 흡수했다고 하는데... 사실 이렇게 복잡하게 할 것도 없잖아요? 그냥 루미너스 죽이면 안됐나요? 물론 오로라의 마법사들도 나름 루미너스를 지키기 위해 여러 수를 썼었지만, 솔직히 검은 마법사가 작정하고 일을 진행했다면 운명을 조작한다는 능력 앞에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있나 싶죠. 즉, 굳이 봉인되면서 800년이나 기다라고 타나를 기다릴 바에는 그냥 루미너스 죽이고 빛의 힘 얻는게 더 빠를텐데 굳이 복잡하게 할게 있나 싶죠.

3. 그렇다고 창세는 너무 극단적이지 않나?
 > 하얀 마법사의 원래 목적은 "세계를 구한다"쪽에 가까웠죠. 그렇기에 빛의 힘으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드려 했지만, 세계의 의지는 그걸 막았죠. 그래서 흑화한것 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아무리 그래도 너무 극단적인 선택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세계의 의지가 그걸 막았다고 해서 "그럼 이 세계를 파괴한다"까지 가기는 어렵죠.

또, 이런 세르니움에서 나온 떡밥들 역시 존재합니다.

1. 봉인석은 세계의 의지가 만들어냈다?
 > 분명 봉인석의 힘으로 대적자는 운명에서 벗어났는데, 그게 세계의 의지라니 뭔가 모순되는 점이 많죠.

2. 검은 마법사는 원래 죽으려 했다?
 > 세르니움에서 에브릴이 언급했죠. 그냥 단순히 계획이 성공하던 실패하던 자신이 죽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긴 하는데, 아무리 봐도 원래 대적자에게 패배하는게 목적이었다는 뉘양스로 들립니다. 그렇다고 일부로 져줬다고 보기도 힘든게, 하보크가 그 말에 "그럼 너가 싸워보던가"라는 말을 보면 딱히 봐준것도 아니었습니다.

그 외에도 좀 더 있긴 한데 너무 길어지니 이정도로 하면, 지금까지의 스토리는 의문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2가지를 가정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여기서는 뇌피셜이니 적당히 걸러 들어주세요.

1. 세계의 의지는 계속 일하는 중이다
2. 검은마법사의 목적은 처음부터 대적자의 탄생이었다.

이 2가지를 가정하면 의문점들이 해결되고, 동시에 세르니움에서의 떡밥까지 모두 해결됩니다.


사실 지금까지 세계의 의지가 조용히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였다면? 

초월자들은 보더리스에서 밝혀진 것처럼 세계의 의지가 만들어낸 대리인입니다. 즉, 초월자들은 세계의 의지가 하는 일을 거역할수 없습니다. 검은 마법사가 타락한 원인도 그것이니까요. 그런데, 다른 초월자들은 굳이 세계의 의지가 집적적으로 명령하지 않았다고 딱히 뭔가 제약이 있었다고 여겨지진 않았지만, 사실 그게 전부 세계의 의지였다면?

검은 마법사들을 제외한 초월자들의 행적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륀느 > 또다른 초월자 제로를 만들어냄. 결국 제로는 검은 마법사의 계획을 저지하려고 함
알리샤 > 처음에는 검은 마법사와 싸울 생각은 없었지만, 결국 류드의 부탁으로 검은 마법사와 대적함
제른 다르모어 > 대놓고 검은 마법사의 계획을 방해했다고 나옴
4번째 초월자 시그너스 > 메이플 연합을 재건해 검은 마법사와 싸움

이미 제른 다르모어에게 흡수당한 크로니카를 제외하면, 검은 마법사에게 대적하지 않은 초월자는 타나 한명이죠. 근데 타나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세계의 의지를 거부하기로 마음먹은 상태였고, 결국 검은 마법사에게 흡수당했죠.

결국 모든 초월자들은 자발적이든, 강제적이든 검은 마법사와 적대하였습니다. 물론 그냥 우연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원래 깨어나지 말았어야 할 예비된 초월자 시그너스까지 각성해서 검은 마법사의 계획을 저지하는걸 보면 진짜 세계의 의지가 뭔가 했다는 생각을 한번 해볼만 하죠. 세계의 의지는 집적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으로는 계속 개입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렇게 되면 자잘한 설정 오류들도 모두 회수가 됩니다. 봉인석도 없는 용병이 어떻게 검은 마법사를 저지했는지, 오로라의 마법사들은 어떻게 검은 마법사에게 숨어 있을수 있었는지, 기타 계획의 여러 허술한 부분도 "세계의 의지가 개입했다" 하나로 퉁치면 되니까요.

하지만 최후까지 와서는 제른 다르모어를 제외한 초월자들은 이미 검은 마법사를 막을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죠. 검은 마법사는 세계의 의지의 방해를 모두 뿌리치고 결국 마지막에 세계의 의지에게 이지선다를 강요하게 만든 것입니다.

1. 그대로 세계가 멸망당한다.
2. 세계의 의지가 만든 봉인석의 힘을 써서 대적자가 운명을 벗어나게 한다.

즉, 이대로 세계가 멸망하던가, 세계의 의지가 본인의 힘으로 운명을 벗어난 자를 만들어 내던가 둘중 하나를 강요하는게 검은 마법사의 계획이라는 것이죠. 여기까지 와서 세계의 의지도 더이상 방법이 없죠. 이미 초월자들은 검은 마법사와 싸울수 있는 상태가 아니고, 남은건 운명에 속박된 대적자가 운명을 거스르고 검은 마법사를 죽이는것, 이것밖에는 남지 않았으니까요. 세계의 의지는 좋든 싫든 세계가 멸망당하는 꼴을 보기 싫으면 대적자가 만들어지는걸 돕는 방법 밖에는 남지 않았던 것이죠.
결국 이 방법을 선택한 세계의 의지는 결국 운명을 거스른 자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검은 마법사의 계획은 성공하게 된 것이죠. 

이걸 바탕으로 해석하면 떡밥 1, 봉인석은 세계의 의지가 만든건데 어떻게 운명을 벗어난 것인지에 대한 것에 대한 해답은 "이젠 대적자가 검은 마법사를 죽이는 방법 밖에 남지 않아서 어쩔수 없이"가 되었고, 떡밥 2, 검은 마법사는 죽을 생각이었는데 봐준건 아니다는 "세계의 의지가 억지로 대적자를 만들게 하기 위해"라는 결론까지 나오게 됩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좀 추측이 많이 섞여있기는 것이긴 하지만, 뭔가 그럴뜻해 보여서 이런 장문을 한번 남겨보았습니다. 뭔가 괜찮아 보였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3줄요약

1. 검은 마법사의 목적은 처음부터 대적자의 탄생이었고, 세계를 멸망시키려 한건 그저 그 계획의 일부였다.
2. 세계의 의지는 다른 초월자들을 움직여 검은 마법사를 저지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3. 결국 멸망을 막을 방법은 대적자가 검은 마법사를 죽이는 것 밖에 없었고, 세계의 의지 스스로 대적자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