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는 신화레이드 유저였지만, 일반 난이도까지 가서 저렙 유저들에게 나눔해 주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아이템에 대해서는 불군 최고의 욕심꾸러기였지만, 지인들에게 비싼 템 사주는 걸 좋아했습니다. 

 고인이 사망했던 바로 그 주, 저에게 다른 고정팟에 있는 본캐 꼼냥쿰 캐릭터와 제팟의 부캐 꼼냥꿈 캐릭터를 바꾸고 싶은데 다른팟 공장의 기분이 나쁘지 않을까 물었습니다. 꼼냥꿈/꼼냥쿰 어느 캐릭터가 본캐인지 사람들은 전혀 모를 걸. 그 정도로 사람들이 너한테 관심이 있질 않아. 그 정도로 관심이 있질 않아, 이게 마지막 대화였네요.

 지난 10여 년간 불타는 군단 서버에서 꼼냥쿰/꼼냥꿈/냥쿰/나이트클럽앨프로 활동했던 허원강 군이 지난 4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랜 친구이자 레이드 동료였고 수천번 같이 레이드를 했지만, 사망한지 한달이 지난 오늘에야 뜻밖의 비보를 접했습니다.

 그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또 완전히 잊고자 여기에 글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