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불타는 군단 서버에서 성기사를 키우고 있는 유저입니다.
사사게에 글을 쓰는 것은 처음입니다만, 제가 겪은 상황이 어이가 없고, 제가 만난 상대는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0. 사건 전야

지난 주 수요일, 저는 쐐기 클리어 기록은 남기고 끝내야겠다는 생각으로 글로벌 쐐기 팟을 탱커로 신청했습니다. 아귀 9단이었죠. 석주는 신기였습니다.

풀 파티가 모이고, 출발하려는 찰나에 한 분이 갑자기 파티 채팅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남기고 파탈하셨습니다.

'이 힐러분 아즈 8단에서 딜러에게 힐 안 주던 힐러네요. 전 죄송하지만 나가보겠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저는 파탈한 분에게 귓말을 걸어 봤습니다. 아래는 그 대화 내용입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분의 말씀을 들었음에도 계속 파티에 남았습니다. 직접 보기 전에는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말이죠. 그리고 그것이 사건의 시작이었습니다.

1. 딜러들 피가 복구되지 않는다


쐐기돌을 박고 시작하는데, 파탈했던 분 이야기가 머릿속에 남아 전투 중에도 파티원의 피통을 틈틈이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파티원들 피통이 빠지고 있는데도 딜러들의 피는 잘 차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여기까지라면 전투 중 탱커 체력을 주로 보니까 미처 힐을 못 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쫄들을 잡고 1넴을 앞둔 상황에서도 힐을 하는 게 아니라 딜러들에게 직접 탐을 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전율 옵션을 들며 딜러들에게 일일이 탐하라고 하는 건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때 신기의 답변은 이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탐을 하잖아요. 탱님은 제가 책임지고 살려 드림"

뭔가 이상한 답변에 저는 의아함을 느꼈지만, 일단은 쐐기돌이 진행 중이니만큼 길게 꼬집지 않고 네임드와의 전투에 돌입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딜러들 피는 잘 복구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어떤 딜러분은 피가 반 넘게 까인 채로 싸우고 있었고, 결국 전투 중에도 제가 수손을 딜러들에게 넣어서 살렸습니다.
(쐐기돌에서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딜러나 힐러에게 수손을 주는 것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건 딜러들에게 힐이 거의 들어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은 1넴 클리어 후에도 이어졌습니다. 탱커 피는 만땅이고 딜러들은 피가 조금씩 빠져 있어서 힐을 넣어줘도 될 상황인데 그 신기는 계속 멀뚱멀뚱 보고만 있었습니다. 그래도 쐐기돌이 시작된 이상 끝까지 봐야지 하는 생각에 지적하지 않고 계속 진행을 했습니다.

(그 와중에 그 신기는 2넴에서 하르바론의 낫질을 신명나게 맞고 있던 덤. 가까이 있었냐구요? 좀 거리를 두고 있었습니다)

2넴 잡고 다시 갑판 위의 쫄들을 잡는데, 역시나 탱커는 상대적으로 쌩쌩한데 딜러들은 피가 반 까이는 분도 있고 아예 빈사상태까지 간 분도 있었습니다. 수손을 나눠줬지만 결국 한 분이 죽었죠.

그리고 3넴 전투시 중간에 잠수하고 나타나느라 대미지를 안 받는 구간이 있잖아요? 이 때도 탱커와 힐러는 체력이 빵빵했는데 딜러들은 피가 조금씩 까여 있는데도 힐을 안 주더군요.

종합해서 보면, 여빛의 묻힐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딜러들에겐 힐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자료를 첨부합니다.


치유량은 쐐기 한번 도는 동안 이만큼 쌓였는데(여기서 사파이야 외의 성기사가 접니다)


힐의 대부분은 탱커인 저와 힐러인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프라이다즈라도 끼고 있었냐구요?


그것도 아닙니다.

딜러분들이 대미지를 별로 안 받은 것도 아닙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도적님이 좀 많이 맞아서, 치유가 좀 필요한 상황이 잦았습니다.

여기까지 보시면 아시겠지만, 딜러분들의 자가 복구+신기의 묻힐을 합쳐도 딜러분들이 받은 피해량에 못 미칩니다. 제가 중간중간에 수손을 넣어주지 않았다면 눕는 일이 더 많았을 겁니다. (용케 1사망? 정도로 끝냈습니다)

2. 쐐기돌이 끝나고

쐐기돌을 클리어한 뒤, 달라란에 와서 해산하고 저와 그 신기만 파티에 남아 있었습니다. 저는 파티를 나가기 전에 계속 힐 문제가 머릿속에 남아 있었고, 가기 전에 신기에게 한 마디는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화두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그 대화 내용입니다.



네. 이야기를 꺼내니까 하는 말이 무슨 양심없는 소리냡니다. 아니 언제부터 힐 받는 게 특혜가 된 거죠? 마치 자기가 하드캐리를 한 것마냥 제 스펙 탓을 하고 있습니다.(당시 제 스펙이 949/76이었습니다. 9단에서 후달리는 스펙은 아니었죠)

정작 본인은 힐러로서 파티원들을 신경 쓰지 않아 놓고 제 탓을 하는 모양새가 참으로 가관이었습니다. 이런 소리를 더 상대하자니 갑갑해서 그냥 저기까지 보고 파티를 나왔는데, 그러고도 귓말로 계속 따지려 들길래 그냥 차단을 박았습니다.

3. 결말

스크린샷을 찍어놓고 편집을 했지만, 이 글을 올리기까지 고민을 했습니다. 나한테 잘못은 정말 없는 것일까, 신기를 모르는데 이게 정상적인 것일까, 과민반응을 하는 것일까 등등 여러 가지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힐량 문제는 그렇다치고, 생색은 있는 대로 내면서 사람을 양심없는 작자로 몰아가고 있는 꼴을 보니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먼저 왔다 파탈한 분에서 보이듯, 저 사람이 다른 파티에 가서 저런 진상짓을 벌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파티를 모으실 때, 하이잘 서버의 사파이야(성기사)를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