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AFK에서 일산구흑마법사라는 캐릭터로 와우를 했던 유저입니다.

작년에 좋지 못한 언행으로 인벤 탈퇴 후 많이 반성하고 있었는데

최근 WFK 레이스를 보고나니 격전의 아제로스를 한번 되짚어보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조금 길어요.

 

1. 울디르-라이브 스트리밍의 시작과 Method의 건재함

 

울디르는 초반에 잡기가 불가능한 수치의 포식자가 잠시 수문장 역할을 했었고

너프된 이후 Limit가 가장 먼저 잡았습니다.

이후 Method가 국민 택틱으로 자리 잡은 다수의 잠행 도적으로 줄을 썰어버리면서 잠시 역전한 후

Limit가 미스락스에서 재역전을 하는 등 굉장히 치열했죠.

여기서 Limit에겐 WFK 가능성이 높은 첫 기회였을 것입니다.

 

(군단 때 헬리아에 가장 먼저 도착했던 이력이 있지만 군단은 MethodExorsus 두 공대가 너무 강력했죠.)

 

여기서 Limit는 인스 연장이라는 초강수를 두고 결과는 실패로 끝났죠.

저는 인스 연장을 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왜 그런 짓을 했을까 의구심이 들더군요.

1주차 마지막 날 Method가 어느 정도 진도가 나갔었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Limit가 연장을 할 만큼의 진도는 아니었다고 기억합니다.

어찌됐건 이후 Limit는 반투스+레이저 매트릭스+고흑의 급성 발병 아제라이트 너프 3종 세트에

소숫점 이하 전멸을 겪은 후 멘탈이 터져 자러가고

Method2주차 아이템으로 손쉽게 WFK을 달성하게 됩니다.

보이스는 송출되지 않았지만 택틱이나 조합, 메모장 등은 전부 노출되는 상황에서

WFK을 달성하는 Method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2. 다자알로 전투-본격적인 개인룻 배수의 시작, 당시 제작시스템의 맹점과 Method의 노련함

 

개인룻 맞춤 배수파밍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즌이자

제작진의 여러 부분에서의 엉성함이 아쉬운 그런 시즌입니다

(이후 개인룻 배수파밍은 당연한 것이 됐으므로 영원한 궁전이나 나이알로사에서는 크게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전이 열리기 전 티탄 잔재 시스템이 도입되고 이후

직업 전용 방어구가 아닌 다른 종류의 방어구를 분해할 경우(: 흑마가 판금 분해) 티탄 잔재를 주지 않게 되자

Method는 방어구별로 공대를 짜서 티탄 잔재를 몰아주기 시작했는데

영웅 18+신화 10회 등 팬들의 엄청난 도움으로 최상위 공대들도 따라 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준비를 합니다.

다전이 열리고 난 후에는 1억 골드 가량의 빚을 지면서 제작가능한 모든 부위를 준비해서

결과적으로 아제라이트 3부위+방어구 2부위+장신구+반지가 거래가능한 채로

배수에 들어가고(기억이 맞다면 인당 5캐릭 제작) 첫 주에 나올 수 있는 일반적인 템렙 수준을 훨씬 넘어버리죠.

그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1주차 마지막 날 제이나 WFK로 나타납니다.

그들의 노력을 템빨 정도로 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전 시즌은 제작템을 통한 아이템 나눔에 관해서 맹점이 존재했고

(영궁 시즌부터 제작아이템은 템렙-5대신 보석홈 적용)

Method는 그 수많은 WFK이 딱지치기로 얻은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이 부분을 정확히 파고들어 최고의 공격대라는 위용을 이어나가게 되죠.

다른 공격대들이 미처 생각 못한 것이 잘못한 거 아니야?’ 라는 말도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사전에 개발진이 이런 부분은 확실히 잡아내서 제한을 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템파밍 차이를 떠나서 Limit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Limit는 제이나에서 다른 공격대들과는 다른 막페에 블러드를 이용할 수 있는 독특한 택틱을 사용했습니다.

아마 1주차에 모자란 딜을 보충하기 위해 생각해낸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썩 좋지는 않았죠.

운영적인 부분, 택틱이나 조합같은 실력적인 부분에서도 Method에게 완패한 레이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추가적으로 신화 제이나에 대해 더 이야기할 거리가 있는데

신화난이도의 변경점인 물정령이 분열하는 것과 연발 물화살을 차단하면 얼음 회오리를 시전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개발진이 제이나 마지막 페이즈를 미완성했거나 뭔가 설계에 실수가 있었던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신화에서 추가적인 변경이 있다면 그 부분을 파훼하여 공략하는 것이 정석적인데

제이나의 물정령은 분열한다는 점이 중요해 보였지만 마지막 보스의 마지막 페이즈 전투라기엔 조금 심심한

영웅난이도와 거의 동일한 추가적인 탱킹+차단 압박정도의 기능만을 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2갈래 얼음 폭포의 랜덤성은 덤이죠.

개발진의 의도가 맞는지 아닌지는 그들만이 알겠지만 이러한 이유로

저에게 신화 제이나는 꽤 석연찮은 보스로 기억에 남게 되었습니다.

 

 

3. 폭풍의 용광로-Pieces의 깜짝 WFK이 갖는 의미

 

첫날 Limit의 다수 암사기용+극한의 버프활용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빡빡한 모습이 보이면서 보통난이도가 아님을 다들 직감했을 겁니다.

네임드가 둘밖에 없는 만큼 1넴도 엄청 어렵겠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유럽 오픈 첫날 PiecesWFK을 성공해내죠.

이후 보통 하루 이틀 정도의 트라이로 대다수 최상위 공대들이 순조롭게 1넴을 잡아냅니다.

(Limit는 이후 몇몇 공대원들의 MDI 참여 때문에 레이스 이탈)

개인적으로 1넴은 공격대의 딜, 무빙, 차단 등 기본기가 최고 수준인지를 시험하는,

와우 실력 자체를 키워주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굉장히 맘에 들었습니다.

 

막넴인 우우나트는 너프 이전엔 문제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는데

가불기수준의 이상한 스킬패턴 때문에 1페에 두어번 정도 운에 의존해야하는 바닥이 있었고

3가지의 유물 중 가장 많이 사용해야 하는 폭풍우 소환기의 엄청난 광딜 압박과 딜로스

근딜을 도저히 쓸 수 없게 만드는 네임드의 체력과 쫄 

잦은 빈도의 채울 수 없는 고통 등 공략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세부적인 너프가 트라이기간동안 1~2일 꼴로 이루어져서

자고 일어나면 달라진다.’ 같은 우스갯소리를 했던게 생각나네요.

윤회를 사용하지 않으면 딜힐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너무 별로였습니다.

 

택틱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대다수의 공대들이 근딜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쫄을 이용한 단일딜 부스팅이 가장 좋은 정술과 거기에 더해 뛰어난 자생능력을 통해 힐부담을 덜어주고

막페 디버프도 여유로운 관리를 가능케 하는 고흑을 다수 기용해서 공략했습니다.

Method도 중후반까지 이런 정석적인 조합을 사용했다가 채울 수 없는 고통을 고흑의 자생으로 메꾸고

힐러의 힐을 탱과 근딜에게 집중하기 위해 10명이 넘는 고흑을 쓰면서 네임드를 마무리하고 있을쯤

Pieces가 우우나트마저 잡아내며 신화 레이스에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음을 알립니다.

택틱도 Method와는 방향성이 완전히 달랐는데

원딜 거의 전부를 고흑으로 바꾼 Method와는 달리 다수 정술은 그대로 유지하고

고흑들조차도 피죽대신 쏟재, 특성에서 완부대신 생착을 사용해서

자생대신 네임드 단일딜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식이었죠.

두 공대의 킬타임이 거의 50초가량 차이를 보였는데

Method가 막페 치감 디버프에 지나치게 포커스를 둔게 패인이 아닌가 합니다.

 

그 외에 특기할만한 점은 폭풍의 용광로는 템파밍 운영이 필요없는 순수 기량싸움을 해야 하는 레이드였는데

이 부분에서 Pieces라는 무언가 2프로 부족했던 공대가 WFK을 거머쥐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다수의 배수파밍캐릭 준비+수천만~억단위 골드사용 같은 운영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최상위 공대들의 실력차는 그리 크지 않다는 방증이 아닐까 합니다.

후원이 붙는다면 Pieces도 충분히 1등을 노릴만한 공대로 거듭날 수 있어보입니다.

 

4. 영원한 궁전-전설의 2힐 그리고 해저 장비

 

공짜였던 초반부 3넴드를 지나서 Limit가 첫날 애쉬베인을 못잡고 넘어간데 반해

Method가 애쉬베인을 먼저 잡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합니다.

이후 올고조아에서의 Method 암사() vs Limit 고흑()의 소소한 조합차이와

여왕의 궁정을 탄탄한 기본기+예술적인 광폭 드리블 등 2시간 만에 잡아내는 Method

처음으로 고스트 와우왕을 선보이며 자쿨을 잡아내고 하루 먼저 아즈샤라에 도착한 Limit

아즈샤라 전까지 굉장히 치열한 순위경쟁을 보여줍니다.

어찌됐든 아즈샤라에 먼저 왔기에 이득을 봤어야 할 Limit지만

아즈샤라는 초중반까지 절대 마지막 페이즈를 갈 수 없는 상황이었고

결국 두 공대는 막넴에서 같은 출발선에 서게 됩니다.

몇 번의 너프 이후 Limit2페이즈에 블러드를 올려서 2유혹을 안보는 정석적인 3힐 조합 택틱을,

Method2힐로 딜러를 늘려서 2페 블러드를 쓰지 않고도 2유혹을 보지 않는 괴물 같은 딜을 보여줍니다.

이후 Method는 블러드와 딜러 한명이 더 많은 차이점을 이용

바닥, 레이저, 과부하, 유혹 모두 한번 덜 보고 비교적 여유롭게 마지막 페이즈를 수행하면서

(3정수가 뚫린 이후의 일반적인 공략법을 2주차에 수행함)

3페이즈까지의 고생을 모두 보상 받고 WFK을 가져갑니다.

일찍 도착한 이점이 사라진 게 Limit 입장에서 보면 아쉬웠겠지만

Method를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든 과감한 2힐 판단이 돋보인 레이드였습니다.

 

또 영궁 시즌은 해저 장비를 빼놓고 가면 섭섭하겠죠.

해저 장비는 획득 방식은 굉장히 잘못됐지만

모든 공대들의 아이템을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 해주면서 파밍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를 덜어 주는,

나중에 좀 더 보완해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시스템이었습니다.

나이알로사에서는 왜 도입하지 않았을까 이해가 안가네요.

 

 

5. 나이알로사-격아 최후의 승리자 Limit, 살짝 아쉬운 느조스 전투

 

레이드가 열리기 전 LimitComplexity Gaming의 후원을 받습니다.

여기서 잠깐 후원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AFK에서 제이나를 잡고 얼마 지나지 않아(아마 3월 초로 기억)

다음 레이드에서 티탄 잔재를 그대로 쓸 수도 있으니 아제라이트를 뽑지 말라는 공대장님 지시가 있었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예상이 적중해서 대부분의 본캐들이 첫주에 신화 아제를 뽑고 들어갈 수 있었긴 합니다.

하지만 영궁 레이드까지 4달넘게 본, 부캐릭터 모두 잔재를 쓰지 않고 모아야 했는데

앞에서나 뒤에서나 반발이 꽤 거셌습니다.(전 아님)

신화 레이스도 재밌고 좋지만 이렇게까지 시즌 하나를 통째로 참아가면서 준비하고 싶지는 않다는 게 이유였죠.

만약 여기서 물질적인 보상이 뒤따랐다면 반발심이 생겼을까 라는 의문이 들게 됩니다.

물론 게임 자체를 재밌게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보상도 큰 대체재가 되지 못하겠죠.

하지만 분명 무언가 보상이 있다면 그런 것에 대한 스트레스와 받아들이는 자세는 크게 다를 것입니다.

물론 LimitWFK을 노리기 때문에 다수의 캐릭을 키우고 잔재를 모으는 것쯤은

당연시 여기겠지만 그래도 후원이 있고 없고의 마인드 차이는 분명히 있겠죠.

Method에게는 꽤 오래부터 있어서 무뎌진 그 감각이 Limit에게는 이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을테고

공대장이 코칭만을 하기로 결심하게 된 것도 후원이 꽤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다시 레이드 이야기로 돌아와서 Limit3일차에 순조롭게 느조스까지 도착 후 2시간 일찍 쉬러갑니다.

하지만 Method는 조금 달랐죠.

자네쉬부터 트라이 수가 벌어지기 시작하더니 문제의 라덴에서는

파흑의 리셋 버그를 이용해서 잡으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죠.

Limit는 초블, Method는 막페블이긴 했지만

8배수를 한 Method가 딜이 모자랐든, 조바심이 났든 버그를 쓴다는 건 여러 측면에서 논란의 여지를 낳았습니다.

결국 리셋시간의 차이를 감안하고도 진도가 하루 늦어진 채 느조스에 도착하지만

Limit는 개발진의 실시간 트롤링에도 불구하고 멘탈을 다잡으며 WFK에 성공했고

Method는 진도가 2일까지 벌어지며 상처 입은 2등을 하게 됩니다.

Scripe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데 Limit의 코칭 시스템이 효과가 있다는 건 입증되었지만

와우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대기하게 되면 재미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만큼

개인의 즐거움과 프로의식 사이에서 현재 가장 머리 아픈 사람이 아닐까싶네요.

 

느조스의 히든 페이즈에 관해서도 하나 이야기하겠습니다.

보통 히든 페이즈가 있는 네임드들은 전투의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아닌게 있다면 지적바람)

마르고크의 초갈 전투, 아키몬드의 뒤틀린 황천, 굴단의 일리단 내면의 악마, 아르거스의 묵시록 모듈 등

전혀 다른 새로운 메커니즘을 보여주는게 그동안의 히든 페이즈였는데 반해

느조스의 히든 페이즈는 마지막 페이즈의 사잇페 같은, 잠깐 지나가는 느낌이어서 많이 실망했습니다.

심지어 심장의 방에 2번째로 갈땐 다르지 않을까 하는 예상은

개발진이 ‘2번째 포탈이 활성화 되는 것은 버그이며 한번만 가면 된다라고 못박으며

택틱을 여러번 수정한 Limit를 물먹이죠.

그래도 마지막에 정배를 무조건 이용해야만 하는 설계는 괜찮았습니다.

 

Limit가 후원이 들어온 직후에 WFK을 거머쥔 것도 꽤 의미가 있습니다.

이에 관해 KR공대 정용님께서 이런 요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계속 2등만 하다가 스폰서를 달고 WFK을 한다면

스폰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판이 더 커져서 재밌어지고

더 나아가 와우가 좀 살아날 수도 있지 않을까.’

다만 좀 걱정되는 점은 다전 때 제작템 비용을 충당한 Method도 그렇고

이번에 Limit25천만 골드나 빚을 내면서 착귀를 마련했는데 

다른 공대들이 따라 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그들만의 리그(애초부터 이렇게 느끼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여기서 더욱)로 고착화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6. 마치면서

 

매 시즌 아 이건 나중에 꼭 썰 풀어야지하는 것들이 참 많았는데

어디다 적어놓고 그러질 않아서 부정확한 이야기가 조금 있을 수 있습니다.

글이 조금 긴데 장황하게 적어놓고 줄이고 줄인게 이 정도네요.

아 맞아 이때 이랬었지이런 느낌으로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고

반응이 좋다면 나중에 다른 주제를 찾아서 한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