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리하고, 중국은 일단... 생략하죠. 애칭이 아직 붙지 않았어도 뭐 소개하는 겸 쓸 수는 있겠는데 이건 뭐 쓸 내용이 있어야죠... 중티어까지는 그럭저럭 할 말이 있는데 고티어 중국 전차들은 도저히...


1. 경전차

1티어 RenaultFT -> 르노FT
=현대 전차의 조상님이 됩니다. 1917년에 등장한... 음... 할아버지 쯤? 회전식 포탑에 주무장 장착, 엔진을 수용할 엔진룸 분리, 전차장용 큐폴라 등의 개념을 최초로 보여줬죠. 나온 시기를 고려하면 성능에도 문제는 없었고, 여기저기 수출도 되었기에 소련과 중국의 1티어 전차들은 다 이 녀석의 개조판입니다. 사실 진짜 문제는 이후 프랑스 육군이 ‘전차엔 2명만 타도 충분하지?’같은 마인드를 갖게 하는 시초가 되었다는 것이겠군요. 순식간에 졸업하는 1티어라 그런지 특별한 애칭이 있지는 않습니다만, 다른 전차들과의 구분을 위해 FT와 관련해서 부릅니다.

2티어 D1 -> 디원
=중전차 쪽 트리로 가는 전차입니다. 프랑스 저티어의 상징처럼 되어있는, 썩어빠진 엔진마력과 애매하게 두꺼운 장갑의 무게로 인한 낮은 속력, 그리고 저 화력을 여기서부터 체험하게 되지요. 사실 이 개성의 정점은 따로 있기에, 이 녀석은 별다른 애칭도 없이 그냥 불립니다. 애초에 부를 일도 별로 없지요...

2티어 Hotchkiss H35 -> 호치키스
=중형전차 쪽 트리는 이쪽입니다. 2탑에서는 아주 튼튼한 장갑으로 전선을 밀어붙일 수 있지만, 그것도 구축전차가 앞에 없을 때나 가능하지요. 독일 독치키스의 원조가 됩니다. 애칭은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불러서 호치키스. 그리고 프랑스 발음을 살려 오치키스, 라고 부르는 분도 있습니다.

3티어 AMX 38 -> 아맥스38, 미니 보노보노, 폴리곤, 비둘기
=하위 전차에서부터 뭔가 살살 냄새가 난다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3티어 전차로는 매우 우수한 장갑과 처참한 기동성, 빈약한 화력을 지녔습니다. 일반적인 경전차의 개념과 반대되는 녀석인데, 이 고난은 아직 끝나지 않지요... 애칭은 상위 전차의 압도적인 인기에 편승한 '미니 보노보노', 그리고 각진 모습과 그 포탑 형상에서 유래한 폴리곤이 있습니다. 고전 3D 게임의 그 폴리곤 같기도 하고, 137번 포켓몬의 그 폴리곤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포탑 형상에서 연상해서 비둘기라고도 부릅니다. 비둘기야 포탄 먹자 구구구구구구~ [포릉님, 총쏘는베이더님 제보 감사합니다!]

4티어 AMX 40 -> 아맥스40, 보노보노, Duck
=드디어 나왔습니다. 보노보노. 전 사실 이 애칭 정리를 망리, 신부님, 김병일, 너숙청, 보노보노의 애칭에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시작했는데, 그래도 체계는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 싶어서 독일부터 정리하다보니 일이 급격히 커진 것이죠. 이제 최초의 목표는 모두 달성하게 되어서 감개가 무량합니다... 일단 이 보노보노는 특정 스킨을 사용하면 더욱 명확해지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보노보노와 매우 흡사한 생김새와 ‘색깔’까지 지니고 있습니다. 거기다 그 특유의 끔찍한 기동성과 두꺼운 곡면장갑이 어벙한 캐릭터인 보노보노에게 매우 잘 부합되기까지 하지요. 외국에서는 이 포탑 특유의 생김새에 착안해 Duck으로 취급받습니다. 한섭이라면 ‘나 때릴꺼야?’, 북미섭이라면 ‘Quack, I CAN SWIM!’을 외쳐주면 다들 좋아... 할겁니다, 아마도. 하여튼 이래저래 컬트적인 인기 때문에 지뢰전차라고 욕을 먹기보단 장난 섞인 관심의 대상이 되지요. 특별 취급으로 다른 경전차처럼 고탑방에 동원되는 일은 없다는 것이 장점... 이라고 하기엔 좀 슬프네요.

5티어 ELC AMX -> 엘크, 엘퀴벌레
=보노보노의 역경을 딛고 올라선 유저에겐 천지가 개벽하는 것 같은 순간을 보여줍니다. 이 녀석의 특징은 엄청나게 작은 덩치와, 덩치에 어울리는 빠른 속력과,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최종포의 우수한 화력, 그리고 경전차로는 황당하게도 시야 거리가 무전 거리와 같다는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요약하자면 미국의 채피가 전문으로 삼는 등대정찰이나, 소련의 떼오공 형제가 보여주는 강행정찰보다는 고기동 구축전차나 후방 난입이 주 임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단점도 있는데, 2인승이라 전차장이 맡은 역할이 너무 많기에 승무원 부상에 취약하다는 점, 그리고 포탑에 조종수 석이 포함되어 있다 보니 주행 중에는 포탑을 돌리는 각도가 제한 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능숙한 유저는 어지간한 전차의 포탑 선회보다도 더 빨리 뺑뺑이를 돌면서 상대를 농락하지요. 애칭인 엘크는 이름을 그대로 읽은 것인데, 다른 애칭인 엘퀴벌레는 엘크의 성능을 잘 살리지 못하면서 엘크를 운용하는 유저에 대한 비하하는 의미도 있지만, 납작하고 작고 성가신 것이 사사사사삭 본진으로 기어들어오는 모습에서 따왔다 하겠습니다. 엘크 3인 소대가 득달같이 후방을 향해 달려드는 모습을 보면 정말 딱 맞는 애칭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지요. [하루빨리님 지적 감사합니다!]

6티어 AMX 12t -> 아맥스12티, 12톤, 악마숭배자의 인형
=엘크에 비해 커진 덩치와 느려진 기동성이 유저에게 또 다시 당혹감을 줍니다. 여기서부터 클립식 주포를 사용할 수 있고, 이 특성을 얼마나 살리느냐에 따라 성능이 갈리지요. 가속력과 선회력이 떨어졌기에 함부로 멈추거나 망설이면 그대로 차고로 사출당하는 경우가 생기니 운용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애칭 중 12톤은, 독일의 경전차 35, 38 형제들과는 달리 정말로 12톤이기 때문에 거짓말이 아닙니다. 35, 38 형제에 붙은 t는 사실 체코(Tczech)의 t죠. 그리고 ‘악마숭배자의 인형’은... 이 녀석에게 후방이 박살나 본 경험이 있는 전차장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7티어 AMX 13 75 -> 아맥스1375, 악마의 장난감
=악마숭배자의 인형에 비해 기동성과 포각이 향상되고, 대신 주포는 그대로입니다. 대신 재장전이 좀 빨라졌죠. 그 외의 특징들은 악마 시리즈들이 공유하는 것이다 보니 딱히 말씀드릴게 없네요. 애칭 ‘악마의 장난감’은... 이제 숭배자가 아니라 악마가 직접 가지고 노는 장난감으로 승격했지요. 이 녀석에게 포착당한 자주포 들이 순식간에 산화하는 것을 보면 그저 한숨이...

8티어 AMX 13 90 -> 아맥스1390, 악마의 달구지
=미국의 클립식 트리와 중국이 추가되기 전까지는 최고 티어의 경전차였습니다. 하여간 어디에 가서도 사방을 들쑤시다 앗차하는 사이에 전차를 박살내고 또 어디론가 사라지는 그 모습에 헌정된 증오와 찬탄의 그 애칭, ‘악마의 달구지’. 능숙한 유저가 운용하는 전차라면 뭐든 무서운 상대입니다만, 이 녀석의 잠재력이 폭발하는 때엔 정말 악마가 따로 없지요. 미국과 중국의 고티어 경전차 추가로 입지가 위협받고는 있습니다만, 그동안 경험을 쌓아온 달구지 장인의 손맛은 아직도 매섭습니다.


경전차는 여기까지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티어 경전차는 곧 프랑스였고, 지금도 저티어의 암울함을 넘어서면 고티어의 황당한 성능으로 유저에게 보답하지요. 물론 그만큼 유저 자신도 숙련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습니다만... 이어서 다음 편을 마저 준비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