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판을 졸업시킬까 말까 각고의 고심 끝에 큰 결심을 하고 뚫었던 레오 프로토의 탑승기입니다. 잡설은 생략할께요 ㅋ;

 

 

9티어 레오파드 프로토타입

 

독궈를 사랑하는 전차장들도 한번쯤은 자경으로 패스할까 말까 매우 고심하게 만든다는 레오 프로토입니다.

실제로 이녀석의 능력치가 그리 나쁜것은 아닌데, 몇가지의 특징이 복합되어 운용을 좀 까다롭게 만들지요.

 

요녀석의 첫번째 장점은 준수한 기동력. 최고 속도는 평탄한 평지 기준 60을 가볍게 뽑아내며 그에 걸리는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을만큼 순발력도 좋습니다. 선회력도 불만이 없죠. 두번째 장점은 옆동네 찻집의 짱센츄마냥 10티 미듐의 주포를 끌어다가 쓰기 때문에...268의 관통력에 390 평뎀의 펀치력이 좋다는 겁니다. 세번째 장점은 차체가 낮고 크기가 크질 않아, 이웃동네 오공님처럼 몸 숨길곳이 마땅치 않아 쩔쩔매는 일이 적다는 것이지요.

 

다만 이러한 장점들을 쌈싸먹고도 남을만한 이녀석의 최대 난점은 누구나 알만한...물장도 아니고 종이장갑도 아니고 공기장갑이라는 점입니다. 네, 엔간한 경전들이 약점사격은 개뿔 그냥 우클릭 자동조준 해놓고 맘놓고 갈겨도 슝슝 뚫려대죠. 약점 정보 분석같은건 필요가 없습니다. 전면에 탄약고가 있는데 굳이 알 필요가 있나요 흐흐...

거기다 추가해서...낮은 차고에 부앙각이 6도라 사격각을 잡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죠. 게다가 주행시 포 분산도가 의외로 높은데다 조준시간도 빠르지 않기 때문에, 기동 후 에임 조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이러한 특징들이 어우러지면 이제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가?

 

8티 인판을 몰다가 레오 프로토로 올라가면 엔진 업을 하지 않았음에도 인판을 넘어서는 속도, 선회력 덕분에 와 이거 씽씽맨이네 하면서 씐나게 마치 경전마냥 전방으로 달려가는 자신을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쾌속전차의 탑승 느낌에 귓가에 스치는 바람을 만끽하며 우오오 하는 순간 적들이 하나씩 스팟뜨기 시작하면 퍼뜩 정신이 들지요. 서둘러 안전지대를 찾아 이동하거나 좋은 사격각을 찾아 기동하기 시작하는데, 여기서 이제 이놈의 부앙각이 영 거슬립니다. 거기다가 이놈의 에임도 생각만큼 빨리 줄어들질 않습니다. 아 조금만, 조금만 포가 내려가면 조준원에 넣을 수 있는데! 하면서 차를 슬금슬금 움직이다 보면 이제 여기저기서 포탄이 날아오고, 신문지로 제작된게 아닌가 싶은 레오의 장갑은 날아오는 포탄을 거의 방어해내지 못합니다. 그러고 산화하는거죠. 그러면 이제 채팅창에 "아군 레오 던지네" 가 등장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ㅅ-...

 

네 그렇습니다. 레오 프로토가 초반 광탈하는 RR뒈짓 방식이 바로 이겁니다...(이거슨 10티 레오신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숨쉬면서 "인판 탈때가 좋았어..." 라는 말이 나올법도 합니다. 아니 사실 인판이 기동력이 범상한 수준에 생긴게 좀 못생겨서 그렇지 좋은 놈이었다니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몰아야 하는가?

 

레오 플토의 주포는 0.32의 명중률에 268의 관통력을 가집니다. 초장거리 저격이라도 어지간한 떡장들의 측면이나 중전차의 약점 부위는 가볍게 뚫어버릴만한 위력이지요. 뭐...쏘다보면 "이게 안맞네;;;" 라는 말도 종종 튀어나올 정도로 0.32 답지않은 상하탄도 좀 있는 편이긴 합니다만...그래도 대체적으로 믿을만한 편인건 분명합니다. 이런 고명중에 고관통이면서 리로드가 10초나 걸리는 차량입니다. 기본적으로 후방 저격 포지션이 이녀석의 초반 위치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이 후방 저격 포지션의 의미를 잘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죠. 정말 들키지 않을 정도의 후방에서는 상대 전차를 보기도 정말 쉽지 않습니다 ㅋ; 아무리 물장의 비애를 타고 났지만, 레오 플토의 주포는 10티 주포입니다. 이 주포를 가진 차량이 적 전차가 언제 올지도 모르는 곳을 조이고 있으면서 세월아 네월아 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아군들이 그만큼 힘들어지는건 당연한거죠.

 

그래서 미니맵을 필히 확인합니다. 레오 플토 정도의 명중률이면 거리는 큰 상관이 없습니다. 맵에서 우선 확인할 것은 아군과 적군의 조우 상황, 형성된 라인, 그리고 가장 중요한것은 상대 경전이 등대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을 확인하는겁니다. 은폐물 엄폐물 같은건 우선 신경쓰지 않고 상대 가시거리 500미터 밖에서 차근차근 라인으로 접근합니다. 접근하는 방향이 측면이라면 금상첨화입니다만, 상대 경전이 등대를 타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육감이 언제 뜨는지 타이밍을 주의깊게 살펴야 하겠죠.

 

그렇게 라인에 접근하여 결국 500미터 내, 400미터 밖에 상대 전차를 두게 되면 아군의 무전 중계로 인해 스팟이 뜨기 시작합니다. 등대가 없다면 상대가 날 볼 수 없고 난 아군의 중계를 받아 상대를 볼 수 있는 위치라는거죠. 이런 상황이 조성되면 은폐나 엄폐는 필요가 없습니다. 레오 프로토가 라인을 두들길 후방 저격 포지션은 바로 그런 곳이죠.

물론 이건 굳이 요놈에게만 해당되는 얘긴 아닙니다. 중장거리 저격이라는 플레이의 기본이고, 그것만 잘 지키면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럼 기동력은 어따 써먹냐?

 

레오의 기동력은 빨리 달려가서 상대와 치고패고 싸우기 위해 존재하는건 아니지요 ㅋ 그렇게 했다간 상대 중형이라면 그나마 덜 억울한데, 역시 빠르게 앞으로 달려나온 망할놈의 1375나 T71 심지어 채피같은 경전들과 조우할 경우 개피보는걸 면할 수가 없기 때문인데, 설상가상 앞에 등장한놈이 1390이다 싶으면 이를 악물어야 합니다. 즉, 맞아 죽는 한이 있어도 초반에 선점해야 할 중요 포인트가 아닌 한, 적과 정면조우할 가능성이 높은 포인트로 빠르게 달려가는건 던지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거죠. 아니 시밤 경전이 쏘는 은탄도 전탄 관통이라 방법이 없어요 ㅜㅜ

 

따라서 레오플토의 기동력은...일반적으로

 

- 전투 초반엔 예상되는 라인 지역을 장거리에서 포착할 수 있는 후방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하여 대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중반전에는 전황의 변화에 따라 선택해야 할 일들이 있지요. 밀리는 라인에 지원을 갈 것인가, 정면의 라인에 빈틈이 보이는데 그곳을 빠르게 치고 들어가 아군과 함께 적군을 쌈싸먹을 것인가, 기방을 갈 것인가 등등...전세를 판가름할 흐름에서 중요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하여 화력을 지원해 주기 위한 기동력이지요. 빠르게 붙는 가속과 60킬로대의 최고속도는 순식간에 주 전장지에 도착할 수 있게 합니다. 도착했더니 그보다 더 빠르게 아군이 털려있다거나 부각이 안나와 낑낑대는 경우도 있다는건 함정

 

- 종반전...이쯤되면 병력 밀도가 매우 낮아진 상황이죠. 15:15로 북적거려서 조금만 넓은곳으로 나와도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탄에 악 소리 지를 새도 없이 산화하는 초반과는 분명 다릅니다. 맘편하게 물좋은 자리 차고 앉아서 개활지에 누가 기어나오나 낚싯대만 들이밀고 있는 강태공들의 숫자는 거의 없어진 상황이죠. 이럴때야말로 고기동 전차의 진면목이 나오는 때입니다. 전장을 넓게 씁니다. 장전시간이 기니까 크게 반바퀴 돌아서 적 전차의 옆구리를 때려주고, 그놈이 날 볼것 같으면 한두골목쯤 돌아가서 또 한방 먹여주고...막판 캐리가 가능하지요. 레오 프로토의 또다른 장점으로 빠른 후진속도가 있습니다. 빼꼼 내밀고 한방 먹인 다음에 상대가 포탑을 돌려서 사격하기 전에 후진으로 쏙 들어가는게 가능합니다. 애초에 티타임 줄 이유도 없으니 그냥 쑥 들이밀고 쏘고 쑥 빠지면 끝입니다. 레오의 좋은 기동성을 마음껏 활용하셔도 좋은 것은 종반전이죠.

 

- 미듐팩 : 이 경우는 이를 좀 악물어야 합니다. 레오 플토나 레오를 타고 아군 미듐들과 팩을 들어갔을 경우 상대 전차들은 대단히 높은 확률로 포구를 레오에게 돌립니다. 이유는 머 다들 아시겠지만요 -_-; 상대 전차들의 선회가 나쁘지 않고 지형도 썩 좋질 않아 상대 전차들의 포구를 피할 수 없다, 그런 경우는 아군이 상대의 뒤통수를 노릴 수 있는 방향으로 최대한 유도해주면 좋습니다...쿨럭

 

 

 

간단히 요약하자면, "전장에서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씐나게 달려가 장거리에서 화력을 투사해주는 화력지원 전차" 가 레오 프로토 되겠심다...

 

 

 

 

 

스킬은?

 

일반적인 중형들이랑 별다를건 없습니다. 전차장 1스킬 육감 주고 나머지 승무원은 올수리. 전차장은 여유가 있다면 가시거리 증가 관련 스킬들을 찍어주시면 나중에 레오1 을 뚫었을때 나름 장점이 생깁니다.

 

레오 프로토의 수리쪽에 대해 좀더 자세히 얘기하자면...4명 승무원 중 전차장을 제외하고 3명만이 수리 100프로를 찍은 상황에서 공구상자를 이큅으로 장착하지 않았음에도, 궤도가 나갔을 때 수리시간이 4초~5초 사이입니다. 같은 승무원으로 7초 가량이 걸리는 레오1 보다는 궤도 수리가 빨라서, 잠깐이라도 더 있다간 뒈지겠다 싶은 상황이 아니면 수리스킬을 믿고 수리도구를 아끼셔도 됩니다.

 

어차피 맨날 얻어 터지는 탄약고긴 하지만 그래도 장전수 적재함 강화 정도는 찍어주시구요.

포수는 스냅샷을 찍어두시면 그나마 포 분산도가 줄어들겠지요.

운전수는 선회향상 험지주파 뭘 찍어도 상관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차피 선회가 조금 더 좋아봐야 종반전이 아니고서는 큰 의미가 없는놈이라 험지주파를 먼저 찍는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가장비는?

 

머 당연히 장전기 수직안정기는 기본이라 치고요...나머지 하나 자리가 이제 개인 취향이라 볼 수 있습니다.

 

망할놈의 에임 시간 때문에 짜증난다 싶은 분은 조준기.

상황 봐서 등대나 중후반전 이후에 시야에서 우위를 잡고 싶다 싶은분은 광학.

최대한 숨어서 저격하는 스나이퍼로 가겠다 싶은 분은 위장막.

거의 매 판마다 나간다고 봐야하는 탄약고 때문에 돌아버리겠다 싶은 분은 습식 탄약고...;;

 

 

 

개인적으로 위장막을 사용했는데(마지막 하나 뭐 낄까 고민하다가 구찮아서 가지고 있던 위장막 둘둘 말은)

효율은...부쉬 뒤 15미터가 아닌, 부쉬 내에서 숨어서 사격할 경우, 경전이나 패튼류가 아닌 일반적인 구축이나 중형 중전차를 상대할 경우 350미터 정도 까지는 스팟이 뜨질 않았습니다. 실제 스팟뜬 거리는 330~320미터 정도였는데, 육감 발동시간 3초 동안 상대의 이동거리를 생각해보면 대체적으로 350미터까지는 그런대로 안전선으로 보입니다.

 

 

 

 

 

 

마무리

 

레오 프로토 요놈은...경전에게도 슝슝 뚫리는놈이 부앙각도 별로라는 한계 때문에 팀을 캐리하기는 참 쉽지 않은 전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군과 상대의 전력이 비슷하고 실력도 비슷해서 팽팽한데, 자리 하나 잘 잡고 장거리에서 팡팡 뚫어주며 빈곳 생기면 낮은 차체로 바닥에 찰싹 붙어서 슉슉 기어오는 놈 하나가 생기면 상대팀에게 멘붕을 선사하며 라인을 무너뜨릴 수 있겠지요. 그런 놈임니다 ㅋ

물론 그것을 해내기 위해선 전황을 판단하는 능력...아군과의 커뮤니케이션...좋은 지형 찾기...기동력을 이용한 치고 빠지기...놓치지 않는 사격 타이밍 잡기...그런 제반 사항들을 모두 습득하고 있어야겠죠. 그렇지 않으면 물장갑은 살아날수가 없으니까요. 거기다가 축복의 -6도 부각까지 겹쳐 물장갑 사관학교라 불려도 정말 할말이 없...

 

 

 

 

P.S. : 9티가 뒤에서 뭐하냐는 양반들에게 저주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