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꽝스러운 가정 하나

좀 억지스럽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샤를리 엡도 테러 사건이 발생했을 때, 난 문득 한가지 사건을

상상으로 가정하고 이런 사건이 벌어진다면 나는 과연 어떤 입장과 태도를 가질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해본 적이 있음.

 

한국 제일의 언론권력인 조선일보의 보도 행태에 불만을 품은 일단의 극단주의자들이 조선일보

편집국에 침투해서 화염병 공격을 벌였는데 생각보다 크게 불이 붙었고, 그로인해 조선일보 편집진

몇명이 사망했다면...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는 가정하에, 이 때 나라면 과연 어떤 입장과 태도를

가질 것인가 잠시 생각해본적이 있음. 

 

그 때의 결론은, 역시 당연하게도 테러를 벌인 극단주의자들의 행동을 단호하게 비난하고 일체의

테러적 행위에 반대해야 한다는 것이었음. 음... 그런데... 조선일보 편집진들이 사망한 것에 대해서

애도를 표해야 하는 것일까? 라는 지점에서는 솔직히 나는 그럴 맘이 전혀 들지 않았음.

또한 테러에는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것이지만, 동시에 조선일보의 행태에 대해서도 강력한

비난을 했을 것이며, 조선일보 테러 사건을 계기로 불어닥칠 마녀사냥의 광풍에 대해서 경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음.

 

 

샤를리 엡도... 진짜 '총보다 강한 펜'인가?   

참 희안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 테러에 반대함으로 '샤를리 엡도'를 지지해야 한다는 일련의 주장과

행동들이 발생하는 것. 더우기 웃기는 것은 '샤를리 엡도'는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표현의 자유를

사수하기 위해 투쟁하는 (진보.좌파) 언론사'라는 논리를 펼치는 이들이 있다는 것. 더우기 테러 이후

'샤를리 엡도'에게는 "모든 체제와 권위에 저항하기 때문에 좌파적 잡지"라는 말도 안되는 이미지가

덧칠되고 있음.

 

사실 어느 정도의 절차적 민주주의가 통용되고 있는 사회에서는 풍자에 대한 테러 공격이 일어났을

때 적절한 반응이란 정해져 있게 마련임. 즉 피해자들이 순교자가 되는 것. 그리고 풍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저 야만적 살인자들을 비웃어 줌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것. 그래서일까?

할리웃 유명 배우들이 앞을 다투고 나서서 "JE SUIS CHARLIE" 내가 샤를리다를 외치고 있는 상황.

 

그러나 나는 이 사건에 있어서는 "JE SUIS CHARLIE" 내가 샤를리다를 외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함. 왜냐면 '샤를리 엡도'는 줄곳 인종주의적 편견을 조장하던 극우 언론이었음.

물론 이렇게 말하면 몇몇 물어뜯지 못해 안달이 난 무뇌아들은 이렇게 발끈할 것이 틀림없음.

"샤를리 엡도가 극우 언론이었으니 테러를 당한 것이 당연했다는 말이냐?" 라며, 나를 가리켜 

테러옹호자라고 댓글 다는 놈이 분명이 있을 것임. 그러나 그 무지한 포비아들의 땡깡과는 무관하게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은, 테러가 다시는 일어나면 안된다는 테러에 대한 거부와 함께 테러가

일어나는 구조에 대한 논의도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임.

 

샤슬리 엡도가 테러 공격의 타겟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님. 2011년에도 해당 잡지 사무실이 폭탄 

공격을 당한 적이 있었음. <엡도>의 카툰은 종종 프랑스의 인종혐오 사례 중에서도 뻔하고 악성인

인종차별주의를 드러내곤 했음. 그들은 주장하기를 "모두를 평등하게 공격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이

싣는 카툰은 의도적으로 반이슬람적이고, 드물지 않게 성차별적, 호모포비아적이었음.

 

<엡도>의 카툰들은 아무리 너그럽게 보더라도 너무 충격적으로 인종차별주의적이었음... <엡도>의

목적은 자극하는 것이었고, 이들 카툰은 백인 편집진이 자극하고 싶어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명백하게

보여왔음. 그것은 바로 프랑스에서 가장 주변화된, 그리고 종종 공격의 대상이 되는 무슬림 이민자

커뮤니티였음. 심지어 이번 테러 사건 직후 BBC가 개제한<엡도>에 호의적인 프로필에서 초차도

"이번에 살해당한 <엡도>의 편집자 Charb가 얼간이 인종주의자임은 숨길 수 없다." 라고

밝히고 있음.

 

그리고 이어서....

나는 살해당한 사람들을 "얼간이 인종주의자"라고 부르는 것이 무정해 보인다는 것을 잘 알고, 내가

그런 말을 가벼이 던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전혀 모호하지 않다. <엡도>의 편집진은

일관되게 무슬림을 자극하려 했다. 그들은 많은 미국 카투니스틀과 마찬가지로 '날선 백인 남자'

멘탈리티에 기댄다. 그리고 미국 카투니스트들과 마찬가지로그들과 그 지지자들은 틀렸다. 백인을

캔버스에 올리는 것은 좋은 풍자가 될 수 없고, 따라서 끌어내려야 한다. 화난 사람들은 풍자가 좋은지

증명할 수 없다. 그들의 풍자는 나빴고, 앞으로도 나쁠 것이다. 그들의 풍자는 인종주의적이었고,

인종주의적인 것으로 남을 것이다. - BBC -

 

 

테러와 역테러... 집단 배제 사회가 불러온 비극

'샤를리 엡도' 테러 사건 이후 다행히도 저변에서 "무슬림을 배재한 결과로 프랑스 사회가 테러범을

양육한 것은 아닌가"라는 프랑스 내부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는 자성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물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극우 집단들은  테러 사건의 책임을 이슬람주의와 이민정책에 돌리며

이들은 이슬람 근본주의에 전쟁을 선포하고, 파리의 유혈 사건의 원인은 이슬람이라고 몰아세우고

있는 중. 이에 따라 유럽에 반이슬람 정서가 팽배해지며 오히려 반이슬람주의자들이 무슬림을 공격

하는 '역테러'로 보이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음. 

지난 8일 프랑스 동부 도시 리옹의 한 이슬람 사원 인근에서 폭발이 발생했는데, 당국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 폭발은 고의적인 범죄에 해당했다. 이에 반이슬람주의자에 의한 역테러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날 새벽 0시경에도 파리 서부 르망의 한 이슬람 사원에 불발 수류탄이 3발 투척됐으며, 프랑스 남부

나르본 인근 포르 라 누벨 지구의 한 이슬람 기도원에서도 저녁 기도회 직후에 총격이 발생했다.

모두 사상자는 없었지만 무고한 무슬림 사회도 목숨에 위협을 느끼며 공포에 떨고 있는중.

 

 

무슬림 증오에 대한 자성론
이슬람 규탄 시위에 대한 반발 움직임도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역테러를 부르는 극우주의자들의

반이슬람 시위에 국제사회가 반기를 든 것이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 몽드 편집국장 출신인 에드위

플레넬은 이번 테러 사태에 대해 "사회 전체와 증오를 이용하는 사람들, 그리고 공포를 이용하는

사람 모두를 향한 경고"라고 분석했다. 그는 프랑스 사회가 이민자들을 주변부로 몰아가고 정치권

에서는 이슬람에 대한 적의를 정치에 활용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뉴욕타임즈도 전날 사설을 통해 "샤를리 엡도가 이슬람주의자들의 분노를 너무 많이 자극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이라며 "증오가 학살을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프랑스 극우정당 마린

르펜과 같은 외국인 혐오꾼이 모든 무슬림을 테러리스트로 덧칠하게 내버려둬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런던 인스티튜트대 앤드류 허스 교수는 뉴욕타임스 칼럼을 통해 그동안 여러 종교를 풍자의 대상으로

삼아온 샤를리 엡도에 대해 "가난한 이민자들의 눈에는 그들의 종교적 신념이 조롱당하는 것으로 여겨

졌을 것"이라고 신중하지 못한 만평을 지적했다.

독일에서는 반이슬람 시위에 맞서 이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독일 메르켈 총리,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이 새해 '마음속 증오를 버리라'고 화해를 촉구한 데 이어

지난 5일 드레스덴에서 반무슬림 시위가 벌어질 당시 콜른 대성당, 브란덴부르크문, 라인강의 다리

등 유명 건축물들이 시위에 반대하는 뜻으로 소등했고, 맞불 시위대는 시위대를 반대하는 소등을

장려하고 있다. 또 13일에는 라히프치히와 뮌헨, 하노버, 베를린 등 독일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10만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반페기다 시위에 참가했다.

 

 

논게의 이슬람포비아들아... 너희들의 모습이 저기 유럽 극우 반이슬람 시위 군중들 속에 끼어있지

않은지 살펴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