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에도 좌니 우니 하며 특정 현상이나 지나간 역사에 대해
딱지 붙이기를 했던 일이 많았더랬다.

90년대만 해도 온라인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얼굴 맞대고 대화하는 자리이거나
과방에 있는 '무기명 대화노트', 혹은 흔하디 흔한 뒷다마와
그 여파로 인한 소문 들이었지.

하지만 온라인과는 다르게 오프라는 건 전혀 알 수 없는
사람과는 관계 형성이 안되는 까닭에 무척 조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로간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 잦았었다.

겉으로 보이는 인상, 말투, 부모의 직업 등등으로 발현된 선입관,
그리고 켜켜이 쌓여져 가는 쓰레기 같은 감정들...

이런 감정들이 '이념'이나 '사상', '신념'이란 잣대를 등에 업고
서로를 불신하거나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등의 감정을 유발했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이 남아있다.

꽤나 시간이 흘러 대학을 졸업한 뒤에 서로가 사회 속의
작은 파편이 되고 만난 뒤에야 그런 감정들이 오해였음을,
성급한 판단이었을 깨달았던 추억이 무수히도 많았다.

아. 물론. 이게 나쁜 것 만은 아니었다.

핑크핑크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른 즈음해서
꽤나 쌉싸름한 경험을 아무렇지도 않게, 친구라는 걸 핑계삼아
위로해 줄 수 있는 양념이 되어주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말야.

그러니까...

니들도 평행선을 내닫듯 귀 닫고 입만 여는 러쉬는 좀 관두고
타액과 살을 섞을 각오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봐.

조낸 재미가 없어.
최근 논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