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에 문득 격아를 되돌아보다가 쓰고싶어서 쓰는 글이며 편의상 음슴체로 진행합니다

본인은 오리지널 때부터 중간중간 쉬기는 했지만 쭉 와우를 해온 유저임
? 오리때부터 했는데 무슨 뉴비냐 그럴텐데 15년 와생 중 공장을 잡아본건 격아가 처음이었음
마이크를 열고 레이드를 해본건 군단이 시작인데 이때는 탱을 하면서 보조 오더를 했었고, 이때까지만해도 공장을 잡게될 것이라곤 생각도 안했음. 왜냐면 당시 공장을 잡을 사람들이 주변에 있기도 했고, 설령 내가 할 수 있나? 하고 생각해봐도 필수 공대 구성, 공대 시너지, 공생기, 직업별 스킬 및 갠생기 등등등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보조 오더로 만족하며 레이드 인생을 살고 있었음. 딱 격아 울디르까진 이렇게 편하게 지내면서 좋았는데 문제는 그훈을 잡고 나서였음.


울디르의 토나오는 넴드 설계와 구인지옥.. 포식자(근딜최소화) - 줄(도적최소4명) - 미스락스(근딜최소화) - 그훈(흑마4명) 4연타를 버티지 못하고 기존 공장분이 와접선언을 해버렸음.. 같이갈 사람들은 그대로인데 공장 잡을 사람이 없어서 각자도생을 해야할 판이었지만 다같이 즐길 파티가 도저히 보이지 않았음. 그래서 부랴부랴 나라도 공장을 해보겠다해서 다자알로 때 공장데뷔식을 치르게 되었음..
갑자기 공장을 잡게되어 여전히 힐 택틱과 공생기는 어떻게 배분해야 좋을지 제대로 몰라서 같이하던 신기가 보조 마이크를 하며 도와주기로했고 한결 편해졌었음.


하지만 편해진 것뿐, 첫주 일정 시작하기 전까진 구인압박(신생 공대라 공대에서 지원자에게 어필할 것도 없어서 그저 좋은 분들이 지원하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음)에 시달렸고, 넴드별로 택틱구성(매주 당연하게 공장이 해오는 것이라 생각안하고 있었지만 막상 첨부터 넴드별로 하나하나 준비하려니 엄청 막막했음)의 압박과 신화 첫주에 진도를 얼마나 나갈 수 있을지 몰라서 그저 최대한 많이 준비하느라 일주일 내내 공대준비만 했던것 같음.
그저 하나의 직업군..나같은 경우는 탱이 뭐하면 되는지 넴드별로 보면 되던 때와 달리 공대 전체가 뭘 어떻게 유기적으로 진행을 해야하고 어떤 타이밍에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를 정하는 걸 넴드마다 정하려니 참 정신이 없었음.


여튼 시간을 때려박아서 준비를 하고 신화 레이드를 시작해보니 마이크로 내가 무슨말을 하면서 진행을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속은 울렁이고 진땀은 나고 말실수는 하지 않았나, 장실좀갔다온다는 귓말에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등등 공장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을 직접 체험을 해보니 그동안 얼마나 내가 공장을 쉽게 생각했었나라는 반성을 엄청 했었던 것 같음.
그래도 나도 택틱준비를 열심히 해왔지만 공대원들도 준비해온 택틱을 열심히 잘 수행하려고 한 것이 통했는지 당시에 2넴 그롱에서 트라이를 11트만 하고 잡아서 기뻤던 기억이 남. 공대원이 아닌 공장입장에서 정해온 택틱대로 잘 이루어져서 넴드가 잡히니 킬뽕맛은 공대원보다 확실히 컸었고, 아 이게 공장을 잡는 맛이구나라는 것을 처음 알게됐음.


이후 뒷넴드들 진행을 하면서, 진도가 막혀서 안나갈 때, '아니 이걸 왜못해요?' 식의 그저 답답함을 표출하는 건 공대 진도와 공대 분위기, 나의 답답함 해소 셋다에 아무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도 배우게 됨.
그리고 누군가 실수를 할 때 내가 화가났다고 단순히 그사람을 갈구기위해 실수지적을 할 것이 아니라, 실수를 다시 안할 수 있게 바로잡아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도 알게됐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다른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공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수반되어야 진도가 좀 더 빨리 나간다는 것도 알게되었음.


막넴을 잡을 때쯤엔 공대 일정관련해서 제대로 조율을 못했는데 이건 아직도 후회가 되고 있음. 당시엔 주말 이틀 공대였고 필요시 월욜 3시간정도 연장할 수도 있지만 연장은 거의 안하겠다가 공대 일정이었는데, 막넴을 박다보니 월욜 연장은 기본에 나중가선 화,수중에 시간되는날 잡아서 어떻게든 더 연장하려고 했었고, 이런 연장지옥에 못이겨 공대원이 공탈을 하게 되는 일도 발생했음.
공대원이 공탈하고 나서야 공대 일정을 개인적인 욕심에 얼마나 무리를 한 건지 깨닫게 되었음. 주말공대에 오신건 주중에 일정이 힘들어서 오셨을텐데 그 생각을 못하고 빨리 잡고 싶다는 욕심에 연장생각만 나 자신이 참 어리석다고 생각이 듬. 아직도 그때 나의 개인적 욕심으로 만들어낸 연장일정 때문에 나간분께는 죄송한 생각뿐임..참 좋으신 분이었는데..


그리고 잦은 실수를 하거나 퍼포먼스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잘하는 사람들이 답답함을 못이기고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도 경험하고 나서야 알게되었음. 막넴을 잡고나서 되돌아보니 공장이 정말로 힘든건 넴드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사람과 관련된 것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다자알로 시즌은 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인적자원 관리를 너무 못한 것 같아 부끄럽고 답답함이나 상처를 받았을 사람들에게 미안함.


영궁 시즌땐 쉬었지만, 나이알로사에는 복귀하게되었고 신화 첫주에 각자도생을 노렸지만 살아남지 못하고 다시 뭉쳐서 뒤늦게 신화레이드팀을 꾸리게 되었음. 한주 늦게 모집하게 되어 사람이 모일까 싶었지만 생각보다 잘 모였고, 생각보다 좋은 분들이 많이 와주셔서 기뻤음. 다자알로 때와는 달리 힐 공생기도 직접 배분하고 힐 택틱도 직접하면서, 다자알로 때 아쉬웠던 부분들과 당시에 했던 실수들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서 막넴까지 잡았던 것 같음. 확실히 한번 공장을 잡아봐서인지 울렁증이나 긴장감은 덜했고 진행하면서 스스로 더 멀티태스킹 능력이 향상된 것도 느꼈음.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공장도 할수록 느는건 확실한 것 같았음.


그러니 혹시나 자기가 공장을 잡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쯤 해본 사람이 있다면 진지하게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함.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고 처음 잡으면 많은 부분에서 미숙하겠지만 자기만의 절대안하겠다 마음먹은 것들만 지키고(예를 들면 마이크로 한숨쉬지 않기 등), 차차 지켜야할 것들의 범위를 늘려나가면 누구나 개성있는 좋은 공장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듬.


세기말에 비도오고 문득 지난 격아 레이드동안 공장했던 생각이 나서 뻘글 썼습니다 ㅎㅎ;

전 이만 퇴근하러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