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글:


안녕하십니까. 

입문에 이어서 바로 2편 딜링편 시작해보겠습니다.

일단 명언 하나 보고 가시죠.

"공부 못하는 놈들이 꼭 국어시간에 수학하고 수학 시간에 과학 공부하고 이래요. 한가지만 하자 한가지만 좀."

문득 예전 고딩 때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이 떠오르네요.

이 말 듣고 움찔하시는 분들이 많을 걸로 예상됩니다.

이제 막 투기장을 시작하신 초보자는 정말 아기에 불과합니다.

아기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과학을 가르치고 영어를 가르쳐봤자 뭐하겠습니까.

가르치는 사람을 보며 '헤헤..' 하고 해맑게 웃어주는 게 다겠지요?

초보자인 지인을 데리고 시작하신 분들은 반드시 이런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가르쳐야 할 건 단 하나. 바로 '엄마, 아빠'입니다.

애미애비도 못알아보는 자식은 필요 없듯이 바로 그 엄마, 아빠 부르는 것부터 시작해 보고

좀 한다 싶으면 다른 것도 시켜보고 하는 겁니다.

말로는 "천천히 해.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투기장 시작하면,

자신이 평소 인성이 이랬나 싶을 정도로 분노 조절 장애로 돌변하여 욕만 빼놓고 다 쏟아붓지 않으셨습니까?

보통 초심자는 여기서 바로 손절하고 PVP 자체를 멀리할 정도로 트라우마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투기장 인구가 많아지길 그토록 원하는 여러분 손으로 직접 투기장 우리를 오함마로 때려부수고 있었던 겁니다.


투기장 배우기의 핵심은 바로 "인내와 스스로 깨닫기"입니다.


투기장은 상호작용의 결정체로 레이드나 인던과는 너무나도 확연히 다른 인터렉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이 좋게 너 한 방, 나 한 방 하는 턴제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연속으로 처맞고 1라운드에 KO 되는 인실좆 현장인 겁니다.

피드백은 많이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한 번에 한가지만 하는 겁니다.

딜러로 시작하신 분은 딜링만 하고, 힐러로 시작하신 분은 힐링만 하는 겁니다.

메즈, 차단, 무빙 이런 것은 아예 단축키에서 빼도 됩니다.

딜만 하세요.

허수아비 때리시면서 딜싸이클이나 이런거 연구 많이 하시죠? 투기장도 똑같습니다.

딜만 넣으면서 상대방을 잘 관찰하세요.

제가 흑마라서 흑마로 예를 들어 보자면,

기본 딜 스킬은 소각, 점화, 제물, 혼화가 있습니다.

레이드에서 몹 잡듯이 제물 넣고 발화점 띄운 후에 점화 넣고 가속 올리고 소각 몇 번 넣어서 조각 채우고

조각 풀로 차면 악영 켜고 혼화 날리는 겁니다.

차단을 당한다? 기다렸다가 카볼 날립니다.

메즈 당한다? 메즈 끝나고 카볼 날립니다.

그렇게 딜 넣고 차단 당하고 메즈 당하다 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 깨닫는 시기가 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파트너의 설명과 피드백은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이 시기에는 피드백이 필요 없습니다.

아직 피드백이 머릿속으로 들어올 타이밍이 아닌 겁니다.

스스로 의문점이 생겨서 파트너에게 물을 때, 그때야 비로소 답해주면 되는 겁니다.

파트너는 인내심을 가지고 상대방이 의문점이 생겼을 때 답해주고 평소에는 묵묵히 스킬로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런 인내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느 초심자를 데리고 와도 분명 자신의 영파로 키워낼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원하시잖아요? 자신의 영파. 

잘하는 사람이랑 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것도 쉬운게 아니겠죠. 잘하는 힐러가 왜 당신이랑 투기장을 하겠습니까.

주변의 못하는 지인을 잘 꼬셔서 사랑으로 가르치면 분명 영파로 키워낼 수 있는 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번에는 (3) 차단으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