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이 힘드니 갈수록 힘들어진다.

삼성 오존이 형제팀 삼성 블루와의 4강전 1세트에서 승리하며 1승을 선취했다.



롤챔스 결승을 두고 진행된 삼성 형제팀의 단두대 매치. 블루는 이색적인 픽을 했다. 강력한 정글러로 사용되는 카직스를 탑 라인으로, 그리고 서포터로 종종 뽑히곤 했던 카르마를 미드 라이너로 기용했다. 오존의 선택 역시 예사롭지 않았다. 작년 스프링 이후 모습을 감추었던 '미스 포츈'을 원거리 딜러로 뽑은 것. 최근 미스 포츈이 상당 부분 상향되었기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사뭇 기대되는 픽이었다.

초반 기선을 잡은 쪽은 오존이었다. 블루는 원활한 초반 운영을 위해 오존의 레드 버프를 먼저 확보하려 했으나, 오존의 견제에 두 챔피언을 잃고 말았다. 블루도 1킬을 추가하긴 했지만, 득보다는 실이 많은 싸움이었다.

이득을 본 오존은 미스 포츈을 미드 라인으로, '폰' 허원석의 룰루를 봇 라인으로 보내며 각 라인별로 한 명의 라이너를 배치했다. '마타' 조세형의 애니는 활발한 로밍을 다니며 킬찬스를 만들어냈다. 이로 인해 봇 라인에서 블루는 또다시 두 명의 챔피언을 잃었고, 초반은 오존의 큰 우세로 흘러가게 되었다.

블루는 총체적 위기에 처해 있었다. 라인전이 썩 좋게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스피릿' 이다윤의 녹턴도 정글링이 상당 부분 꼬여 있었다. 12분이 채 되기 전 양 팀의 골드 차이는 2500골드 이상. 오존은 쉽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오존은 지속적인 라인 스왑으로 약점을 없애나갔고, 틈을 내주지 않았다. 후반으로 간다 하여도 뚜렷한 후반 하드 캐리가 없는 블루는 어떻게든 상황을 반전시킬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쉽지는 않았다. 역전의 기회를 내주지 않고 상대를 몰아붙이는 운영은 오존의 주특기였다. 그리고 그 운영을 보여주기 위한 전제조건까지 갖춰진 이상, 돌아가는 오존의 탈수기 운영은 멈추기 힘든 속도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블루는 오존의 운영에 맞서 침착하게 대응했다. 오존의 빈틈을 노려 급습을 가하는가 하면, 드래곤까지 확보하며 조금씩 추격을 가했다.

하지만 27분경 벌어진 한타는 두 팀의 격차를 완벽하게 가르기에 충분했다. 블루는 순간적인 딜 집중으로 '마타' 조세형의 애니를 즉사시켰으나 미스 포츈의 쌍권총 난사와 '루퍼' 장형석의 문도 박사를 이기지 못하고 한타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이어 바론과 드래곤까지 확보한 오존은 끊임없는 푸시를 가했고, 30분 경 1세트를 승리로 끝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