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유럽 지역은 메타의 시작점이라고 불릴 만 하다.

한국시각으로 3일 자정, 2016 EU LCS 섬머 시즌이 화려한 막을 올렸다. 다양한 선수들이 이적한 가운데, 진행 방식에도 큰 변화를 겪었다. 하루에 단판 6경기가 진행되던 방식이었는데, 섬머 시즌부터 두 경기가 동시에 진행되며 2전제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선수들은 자신의 챔피언 폭을 자랑이라도 하듯, 깜짝 카드를 계속 꺼냈다.


최근 진행된 '대격변 패치'로 변화를 겪은 스웨인과 블라디미르가 '핫'했다. 특히, 블라디미르의 인기가 돋보였다. 블라디미르는 1일 차에 높은 밴픽률을 보였다. H2K와 로캣의 대결에서는 블라디미드가 두 번 연속 밴 됐다. 2경기에서는 FC 샬케 04의 '폭스'와 스플리스의 '센쿡스'가 블라디미르로 활약해 상대의 블라디미르 밴을 유도하기도 했다. 프나틱과 자이언츠 게이밍의 대결에서도 블라디미르는 밴픽 단계에 계속 얼굴을 내비쳤다.

신기한 점은 스웨인과 블라디미르가 모두 미드 라인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솔로랭크에서 스웨인은 탑 라인 챔피언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역시 몇 번의 버프 패치 이후, 탑 라인에서 쓸 만 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정작 EU LCS에서는 두 챔피언이 미드 라이너로 활약했다. 그들의 메타 선구자적인 모습은 알아줘야 한다.

솔로랭크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탑 탱커 피즈도 등장했다. '소아즈'가 G2 e스포츠와의 대결에서 꺼내들어 높은 KDA를 기록했다. 비록, 팀은 패배했지만 탑 피즈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대가 마오카이를 가져간다면, 탑 라인에 피즈를 배치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인 듯 싶다.

늘 등장하는 챔피언만 주야장천 나오는 대회는 팬들의 하품을 유발하곤 한다. 승리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메타는 돌고 돌게 마련이다. 언제나 메타의 시작을 알렸던 유럽 지역인 만큼, 이번에 등장한 미드 블라디미르와 미드 스웨인 등이 전세계의 유행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기대된다.


유럽 지역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한국 선수들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1경기에 나선 '파랑' 이상원과 '레이즈' 오지환은 괜찮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상대가 유럽 '3강'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H2K였지만, 1세트에 에코와 쓰레쉬로 활약했다. 2경기에 나선 '폴리스' 박형기와 '마이티베어' 김민수는 나쁘지 않은 정도였다. 스플리스와의 1세트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끊기는 모습을 보였지만, 2세트에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유니콘스 오브 러브의 '무브' 강민수와' 베리타스' 김경민은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다. 아직 팀원과의 의사소통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1세트와 2세트 모두 FC 샬케 04의 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팀 전체가 무너졌던 경기인 만큼 두 선수의 EU LCS 활약 가능성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마지막 경기에 출전했던 '나이트' 나건우는 프나틱이라는 큰 벽 앞에 쓰러졌다. 두 세트 모두 '페비벤'에게 판정패를 기록했다. 1티어 미드 챔피언으로 불리는 아지르와 '핫'한 블라디미르를 연달아 선보였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그래도 나건우 역시 팀 전체가 밀리는 경기였기에 개인 기량을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

시작부터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래서도 안된다. 분명 EU LCS로 향한 한국선수들은 1일 차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하지만 기나긴 여정의 시작이었을 뿐이다. 얼른 개인 기량을 더욱 끌어올리고, 팀원들과의 의사소통 등을 해결한다면 EU LCS를 지배했던 여러 한국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2016 EU LCS 섬머 시즌 1일 차 결과

1경기 H2K vs 로캣 - 무승부
1경기 오리진 vs G2 e스포츠 - G2 e스포츠 승리
2경기 FC 샬케 04 vs 유니콘스 오브 러브 - FC 샬케 04 승리
2경기 스플리스 vs 팀 바이탈리티 - 무승부
3경기 프나틱 vs 자이언츠 게이밍 - 프나틱 승리


■ 2016 EU LCS 섬머 시즌 순위 현황

1위. 프나틱 +3
1위. G2 e스포츠 +3
1위. FC 샬케 04 +3
4위. 스플리스 +1
4위. 로캣 +1
4위. 팀 바이탈리티 +1
4위. H2K +1
8위. 유니콘스 오브 러브 0
8위. 자이언츠 게이밍 0
8위. 오리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