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 보다 치열했던 봄. 인벤팀에서는 스프링 시즌 종료를 맞아, 각 팀 별로 스프링 시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마지막으로 만나볼 팀은 스프링 시즌 결승에 올라, 왕좌를 놓고 겨룬 킹존 드래곤X와 아프리카 프릭스다.
■ 5위의 벽을 넘다! 팬들을 놀라게한 아프리카 프릭스
해가 갈수록 LCK에 참가하는 팀들의 전체적인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이번 2018 롤챔스 스프링 시즌에도 여러 팀들이 저마다의 타이밍에 자신들의 특색을 보여주면서 팬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켜주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팀이 있다. 바로 '아프리카 프릭스'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지난 시즌 5위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포스트 시즌까지 참가하는데 성공했지만, 와일드카드전에서 SKT T1에게 패하며 5위 기록에 만족해야했다. 2017년, 다수의 영입으로 보강 작업을 거쳤던 아프리카로서는 이전과 다르지 않은 성적표는 불만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달랐다. 지난 시즌에 이어 내부적인 발전이 눈에 보였다. 직전 시즌, 운영적인 측면에서 불안함을 보이면서 기복이 큰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과는 달리, 코치진을 보강한 아프리카는 운영은 물론 밴픽에서도 앞서갈 수 있는 팀이 되었다.
한편, 아프리카는 팀의 맏형이자 베테랑 탑 라이너였던 '마린' 장경환을 떠나보내고 '에버8 위너스' 출신의 유망주 '기인' 김기인을 영입하며 선수 보강을 완성했다. '마린'이 베테랑으로서 아프리카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데 많은 기여를 했지만, 시즌 후반 챔피언 폭의 한계를 보이는 등, 아쉬운 모습도 있었던만큼 메카닉적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인 유망주의 영입은 팬들로 하여금 또다른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기인'은 아주 잘 해줬다. 아프리카의 탑 라이너로서 정규 시즌 41경기를 출전한 기인은 28승 13패, 68.3%의 고승률을 기록했다. '기인'은 뛰어난 피지컬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지만, 챔피언 폭 또한 준수한 편이다. 시즌 초반 '나르-갱플랭크'를 시작으로, 메타에 따라 '카밀-라이즈-사이온'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한 챔피언을 선보이며 밴픽 단계에서부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우수한 라인전 능력, 메타와 전략에 따라 다양한 챔피언을 소화할수 있는 준수한 챔피언 폭, 데뷔한지 얼마안된 신인 선수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안정감도 갖춘 '기인'은 아프리카가 정규 시즌 2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
'기인'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기존 선수층 역시 잘해줬다. 이미 지난 시즌, 완성형 미드 라이너로 진화했다고 평가 받은 '쿠로'는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팀의 허리 역할을 톡톡히 맡아냈다. '쿠로'는 한층 성장한 킹존 드래곤X의 'Bdd'와 함께 LCK 최고급 미드 라이너로 떠올랐다.
서포터 '투신' 박종익 역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줬다. '투신'은 기초적인 시야 장악은 물론, 로밍이나 이니시에이팅도 잘 해내면서 시즌 내내 '캐리형 서포터'로 활약했다. 이렇게 '투신'이 활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메타 변화도 크게 작용했다. 이번 시즌 '알리스타-라칸' 등의 탱킹-이니시에이팅 중심의 챔피언들이 대세를 차지했는데, '투신'은 이러한 챔피언들을 잘 다루는 서포터이기도 했다.
미드 라이너 '쿠로'와 봇 라인의 서포터 '투신'의 활약은 아프리카의 든든한 밑바탕이 되었다. 두 선수의 활약은 900점(동률 2위)이라는 높은 MVP 포인트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팀 보조에 치중하는 서포터 역할을 맡은 투신이 많은 MVP 포인트를 확보한 것도 아프리카의 폭넓은 캐리 라인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할수 있을 것이다.
시즌 첫 경기를 강팀 kt 상대로 2:1 승리를 거둔 아프리카. 이후 킹존 드래곤X와 KSV에 패배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이어진 경기에서 '강팀'의 면모를 확고히 하며, 차곡차곡 승수를 쌓아갔다. 결국 시즌 마무리 단계에서 아프리카는 13승 5패를 기록하며 정규 시즌 2위에 올랐다.
마침내 벽처럼 느껴졌던 5위 기록을 넘어선 아프리카. 아프리카는 스프링 시즌을 13승 5패, 비슷한 성적으로 마무리 지은 호적수 kt를 상대로 3:1로 승리했다. 시즌 상대 전적 역시 1:1이었던만큼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지만, 결국 아프리카가 결승 티켓을 쟁취해냈다.
아프리카는 플레이오프 2R 경기에서도 봇라인 최신 메타인 '케이틀린-모르가나'를 선보인 것은 물론, 미드에서 '쿠로'가 '야스오'를 꺼내들어 승리를 확정 짓는 등, 메타에 적응하는 능력과 필요에 따라 과감한 픽도 소화할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결승전 상대는 킹존 드래곤X. 16승 2패, 2라운드 전승을 기록한 '용'이 아프리카의 마지막 상대였다. 킹존 드래곤X는 이번 시즌 상위권 팀 중에서도 가장 강한 팀으로 분류되었다. 강력한 라인전과 스노우 볼을 숨쉴틈 없이 굴리는 킹존 드래곤X는 모든 팀들이 풀어야 하는 과제였다. 아프리카 역시 킹존 드래곤X를 상대로 시즌 전적은 0:2 (세트 승패 1승 4패)로 불리한 상황이었다.
부산에서 치러진 결승 무대. 1세트 승자는 아프리카였다. 아프리카는 최근 OP로 분류되는 원거리 딜러 '카이사'를 풀어주고, '탐 켄치'를 가져오는 선택을 했다. '투신'이 '탐 켄치'를 가져와서 로밍으로 게임을 풀어가는 형태는 아프리카가 정규 시즌에서 종종 보여주었던 전략이었다.
전략은 먹혀들었다. 이번에도 어김 없이 '투신'의 탐 켄치는 점수를 따냈다. 하지만 불안한 점이 없지는 않았다. 풀어준 '카이사'에 대한 대비책이 부족했다. 이미 대회에서도 활약한 전적이 있는 '카이사'는 비록 1세트 패배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주도권은 오히려 '카이사'를 선택한 '프레이'가 가져갔다.
나머지 세트는 요약하자면 '카이사'의 판이었다. 아프리카는 동일한 전략을 고수했다. '카이사'는 풀어주고, '탐 켄치'는 가져왔다. 한편, 킹존은 열린 '카이사'와 함께, '카이사'의 캐리력에 힘을 실어줄수 있는 서포터를 픽했다. 최근 봇 라인의 떠오르는 챔피언 '모르가나'와 함께, 킹존의 봇 라인의 화력이 불을 뿜었다.
남은 세트, 아프리카의 전략은 전체적인 틀이 유지됐다. 세부적인 수정은 있었지만, 밴픽에 관해서는 비슷한 챔피언이 계속해서 밴 되면서 준비된 전략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가 수반되지 못한 전략은 결국 실패한 전략이다. 매번 풀어준 '카이사'는 킹존의 핵심 챔피언으로 활약했다.
1승 3패. 2018년 스프링 시즌, 아프리카의 결승은 이렇게 끝을 맺었다. 항상 5위의 벽에서 머물러야 했던 아프리카가 장족의 발전과 함께 2위를 기록한 것은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결승전 패배가 아쉽게 느껴질 것이다.
이번 시즌, 아프리카의 발전은 명확히 드러났다. 베테랑이자, 명확한 단점을 찾아보기 힘든 라이너들과 운영이 어우러진 아프리카는 이제 '강팀'이라는 명칭이 잘 어울려 보인다. 준우승을 차지한 아프리카. 이들의 다음 시즌 행보가 더욱더 기대된다.
■ 2회 연속 우승! 킹존 드래곤X, LCK의 용이 되다
2018 스프링 시즌, 롱주와의 스폰서 계약이 끝나고 'KING-ZONE'과 새로운 스폰서 계약이 체결되면서, 게임단의 이름도 '롱주 게이밍'에서 '킹존 드래곤X'(이하 킹존)로 바뀌었다. 단순히 팀명만 바뀐 것은 아니었다. LCK 4회 연속 결승 진출 기록을 가진 '피넛'과 계약하며 '커즈'와 함께 정글풀을 넓혔다.
그 외에 직전 시즌 우승을 이끌었던 기존 맴버들과는 재계약을 성사시키며, 킹존은 2018 스프링 시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킹존의 강점은 한마디로 기초가 강하다는 것이다. 게임을 가장 쉽게 이기는 방법 중 하나는 모든 라인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선수의 기복부터 정글러의 개입, 로밍 등 다양한 변수가 개입하는 소환사의 협곡에서 모든 라인을 승리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하지만 그것을 해낼수 있는 팀이 바로 '킹존'이었다. 탑 '칸', 정글 '피넛-커즈', 미드 'Bdd', 봇 '프레이-고릴라'까지. 마치 올스타 팀을 만들어 놓은 듯한 조합이 바로 킹존이다. 모든 선수들이 압도적인 기량을 보유했고, 덕분에 서로가 서로를 캐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킹존의 이름을 단 LCK 첫 경기는 KSV에게 0:2 패배를 당하긴 했지만 직후 킹존이 보여준 경기력은 어마어마했다. '칸'의 합류와 여전히 강력한 킹존의 맴버들은 라인전 단계에서부터 쉽사리 주도권을 가져왔다.
특히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하는 '칸'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 '제이스'를 포함해 공격적인 챔피언들로 상대를 압박했다. LCK 리그를 대표할만한 미드 라이너로 성장한 'Bdd'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Bdd'는 '라이즈-탈리야-갈리오'처럼 로밍 중심의 챔피언들을 선택하며 게임 중반 힘싸움에 힘을 실었다. 다른 선수들이 기피했던 탈리야까지 잘 다룰 수 있는 넓은 챔피언 폭도 'Bdd'의 힘으로 작용했다. 'Bdd'가 MVP 포인트 1100점으로 이번 시즌 1위를 차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렇게 탑-미드 라인이 쉽게 풀려나가면 당연히 정글러의 동선도 넓어지기 마련이다. 적을 몰아 넣는 킹존의 라인전 능력이 자연스럽게 시야 확보와 정글러의 운영으로 연결되었다. 특히 공격적인 운영을 선호하고 잘 해내는 '피넛'과 상성이 잘 맞아 떨어졌다. '피넛'은 예전부터 유리한 상황에서 적 지역 깊숙히 침투해 차이를 벌리는 능력이 뛰어나기로 소문난 선수였다.
봇 듀오 '프레이-고릴라'도 빼놓을 수 없다. 최고의 봇 듀오로 꼽히는 '프레이-고릴라'는 어떤 팀과 만나도 반반 이상의 라인전을 보장하는 카드다. '고릴라'의 시야 장악을 비롯한 팀 서포팅 능력과 '프레이'의 게임을 캐리하는 능력은 다시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있다.
스포츠나 게임, 어떤 장르라도 기본기를 강조하지 않는 종목은 없다. 리그오브레전드 역시 마찬가지다. 주도권, 오브젝트, 넓은 시야, 운영까지 모든 것은 기본적인 라인전에서 시작된다. 킹존은 기본에서 앞섰을 뿐만 아니라, 부드럽게 스노우 볼을 굴려갈 줄 아는 팀이었다.
덕분에 킹존은 시즌 내내 승리를 거듭했다. 강팀을 상대로도 대부분 승리한 것을 보면 킹존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시즌 킹존의 패배는 KSV와의 첫 경기와, 1라운드 종반 bbq와의 대결 단 2개 뿐이었다. 킹존은 2라운드에 접어들어서는 1패도 허용하지 않고, 2라운드 전승을 달성했다.
16승 2패, 단독 1위를 달성한 킹존은 포스트 시즌 결승으로 직행했다. 결승에 올라온 팀은 정규 시즌 2위를 기록했던 '아프리카 프릭스'였다. 킹존 앞에선 아프리카는 호적수 kt를 쓰러뜨린 강적이었다. 보강된 팀원, 강화된 운영은 아프리카를 강팀으로, 그리고 롤챔스 결승에 어울리는 도전자로 만들었다.
4월 14일, 드디어 2018 스프링 시즌 결승전이 시작됐다. 결승전 1세트는 킹존의 패배였다. 탑 라인에서 '칸'이 '기인'에게 솔로 킬을 허용하고, 전체적으로 잔 실수가 발생하는 등, 아쉬움이 드러난 1세트였다. 하지만 무력하게 패배한 것만은 아니었다. '프레이'는 밴에서 풀린 '카이사'를 뽑아 주도권을 잡았고, 한타 단계에서도 킹존이 유리한 상황도 있었다.
2세트 이후에도 아프리카는 '카이사'를 풀어주는 선택을 했다. 대신 정글-미드 챔피언들이 주로 밴 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모든 라인이 캐리가 가능한 킹존으로선 풀린 '카이사'를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거기에 최근 봇 라인의 떠오르는 지원형 서포터인 '모르가나'를 선택했다.
남은 모든 세트를 '카이사-모르가나'를 조합한 킹존은 '프레이-고릴라'의 압도적인 봇 캐리 능력을 어김없이 보여주었다. 아프리카는 '카이사'를 내주는 대신 '탐 켄치'를 뽑아들며 합류전을 통해 우세를 점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킹존은 'Bdd'에게 합류가 빠른 '탈리야-사이온'챔피언을 쥐어주면서 아프리카의 밴픽 전략을 무너뜨렸다.
결국 이번 2018 스프링 시즌의 주인공은 킹존이 되었다. 시즌 내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킹존은 결승에서도 본연의 플레이 스타일을 살린채 LCK 2연속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킹존은 LCK 우승으로 Mid-Season Invitational(MSI) 진출까지 확정되었다. 지금 킹존의 경기력을 보면 MSI에서의 활약도 매우 기대되는 상황이다.
기본기부터 탄탄한 팀, 킹존. LCK의 용이 된 킹존이 이번 시즌 해외 무대에서도 좋은 활약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줄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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