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산업은 해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2018년 오버워치 리그가 처음 발족했을 때, 리그 가입비는 대략 2,000만 달러(한화 약 200억 원)이었다. 프랜차이즈를 앞두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의 LCK 가입비용도 100억~150억 선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프로야구 창단 가입비 30억 원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게임 시장 전문 조사기관 뉴주는 2020 세계 e스포츠 시장 보고서를 통해 e스포츠를 통해 얻는 수익이 11억 달러(한화 약 1조 3천억 원)를 돌파할 거라고 예측했다. 이 중에는 스폰서십과 중계권 비용이 수익에 대다수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도 2019년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를 통해 스폰서십 계약 투자의 규모가 1,163억 원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 팀을 운영하는 게임단 입장을 들어보면, 게임단을 운영하면서 흑자를 기대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한다. 오버워치 리그의 경우 2020년 들어 막대한 프랜차이즈 가입비를 지불했음에도 거의 모든 팀이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을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LCK 프랜차이즈에 관심을 둔 모 기업의 임원은 여러 수익 모델을 따져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해 걱정하는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팀을 운영하는 주체인 게임단이 흑자로 운영되는 건, e스포츠의 미래를 생각할 때 매우 중요한 문제다. 실제 게임단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가의 시점에서는 e스포츠의 미래와 수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세계적인 e스포츠 게임단 T1의 CEO이자 오버워치 프로게임단 필라델피아 퓨전을 운영하고 있는 조 마쉬는 6월 3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벤 글로벌 이스포츠 컨퍼런스(igec)에서 ‘생존, 진화, 유지’라는 주제를 두고 프로게임단 운영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해당 강연은 질의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진행은 ESPN 기자인 제이콥 울프가 맡았다.

제이콥 울프는 먼저 e스포츠 사업에서 성공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조 마쉬는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로 정의될 수 있다고 전했다.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여러 의미로 정의될 수 있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목표인 팀도 있을 것이고, 페이즈 클랜처럼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것도 좋은 방향이라 생각한다. 현재 e스포츠 게임단은 팀을 운영하는 것만으로 수익을 창출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e스포츠 산업이 커지면서 선수의 연봉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T1 같은 경우는 현재 e스포츠 관련 분야의 사업 다변화를 목표로 두고 노력하는 중이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많은 신경을 쏟고 있다.”

제이콥 울프는 컴캐스트가 소속팀 필라델피아 퓨전과 T1 운영에 많은 돈을 사용하고 있지 않느냐고 물으며 이런 막대한 투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회수하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이에 대해 조 마쉬는, “운이 좋게 많은 파트너사와 함께 일하는 중이다. 팀 성적도 좋고, 뛰어난 선수를 보유하고 있어, 나이키, BMW, 로지텍, 삼성과 같은 스폰서 사들이 지원을 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 마쉬는 이 밖에도 트위치, 도유와 같은 스트리밍 수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마쉬는 또한, 프랜차이즈가 진행되면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 모델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를 언급했다. 가장 먼저 경기 중계를 통해 얻는 중계권 수입에 대해 전했다. 중계권 수익 분배는 축구, 야구와 같은 인기 스포츠 종목에 이미 적용되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방식이다. 또한, 인 게임 내에 상품 제작 판매, 게임 중계 화면에 배너 등을 통한 광고 노출, 롤파크와 같은 경기장 건설 사업 등을 예시로 들었다. 조 마쉬는 여러 수익 모델 중, 인 게임 상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공유 받는 게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조 마쉬는 e스포츠 경기장 건설, 운영에 대해서도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에는 e스포츠 경기장인 ‘e스포츠 아레나’가 라스 베가스를 포함한 다수의 지역에 설립되어 운영되는 중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롤 파크(LoL Park), 롯데 월드 지하에 위치한 핫식스 아프리카TV 콜로세움 등이 운영되는 중이고, 2022년에는 성남시에 경기 e스포츠 경기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조 마쉬는 T1도 경기장 건설과 운영에 관심이 있다고 전하며, 라이엇 게임즈가 운영하고 있는 롤 파크가 좋은 본보기라고 전했다. 좋은 교통편과 PC방 운영, 레스토랑, 커피숍, 게임 스토어 등 경기장이 가져야 할 장점들을 두루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조 마쉬는 모바일 e스포츠 종목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조 마쉬는 모바일 e스포츠는 e스포츠의 미래라고 생각한다고 전하며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는 이미 많은 모바일 게임들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고, 모바일 e스포츠 시장에서 많은 기회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