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019] 개발사를 살려낸 효자 '데드 셀', 어떻게 탄생했나?
원동현 기자 (desk@inven.co.kr)
로그바니아, 참 독특한 장르다. 횡스크롤 특유의 시원함과 캐슬바니아 시리즈의 탐험적 요소, 여기에 로그라이크의 우연성까지 곁들여냈다. 아무리 플레이해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는 특성 덕에 수많은 인디 게임이 해당 장르에 도전해왔다.
물론 녹록치는 않았다. 단순히 맵이 크다고 탐험의 묘미가 살아나는 것도 아니고, 우연성을 강조한 로그라이크는 되려 짜증만 유발하는 경우도 잦았다.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장르라는 것을 많은 개발자가 간과했다.
작년 8월, 프랑스의 게임 개발사 모션 트윈이 로그바니아 장르의 작품 ‘데드 셀(Dead Cells)’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사실상 PC 액션 게임에 처음 도전하는 회사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은 수준의 완성도에 많은 로그바니아 장르 팬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혜성처럼 등장해 폭풍 같은 인기를 끈 ‘데드 셀’, 과연 어떻게 탄생했을까?
데드 셀의 개발사 모션 트윈은 지난 2001년 창립됐다. 웹 게임과 모바일 게임을 위주로 개발해왔으며, 대부분은 F2P 게임이었다. PC 콘솔 장르에 B2P를 겨냥해 출시한 것은 사실상 데드 셀이 최초다.
모션 트윈은 상당히 특이한 사내 문화를 지니고 있다. 3개의 ‘동일함’을 내세우는 것으로 유명한데, 우선 모든 직원이 ‘똑같은 시간’을 일하며, ‘똑같은 발언권’을 가지고, ‘똑같은 임금’을 받는다. 이러한 평등 정책으로 사내 직원들의 참여율과 만족도를 끌어올린다.
세바스찬 베나드는 데드 셀을 개발할 당시 회사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다며, 사실상 마지막 프로젝트로 임한 작품이었다고 회고했다. 그간 웹과 모바일 위주로 만들어왔으니 마지막으로 PC와 콘솔에 도전하고자 욕심을 냈었고, 성공에 대한 확신 역시 없었다고 덧붙였다.
데드 셀의 개발에는 약 2년 반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마지막 작품이 될 줄 알았던 데드 셀은 출시 직후 돌연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각종 게임 매체 및 비평가들에게도 큰 호평을 받았으며, 유저들 역시 오랜만에 제대로 된 로그바니아 작품이 나왔다고 입을 모아 칭찬했다. 약 100만 장의 판매고를 단숨에 기록하며, 회사는 기사회생했다.
세바스찬 베나드는 데드 셀이란 게임은 전투, 성장, 반복성이라는 ‘3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져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모든 요소를 관통하는 것이 ‘퍼머데스(Permadeath, 영원한 죽음)’ 시스템이다. 퍼머데스는 게임 내 캐릭터가 죽음을 맞이하면 진행 상황이 초기화되어 처음부터 다시 게임을 진행해야 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주로 하드코어한 게임 플레이를 추구하는 게임에 이러한 퍼머데스 시스템이 도입된다.
데드 셀은 퍼머데스를 비교적 가볍게 소화해냈다. 죽음이 플레이어에게 ‘실패’가 아닌 ‘성장’의 요소로 와닿게끔 전체적인 부담감을 대폭 줄였다. 게임오버부터 새로운 게임 시작까지 이어지는 절차를 간소화해서 스트레스를 없앴으며, 죽음을 겪을 때 마다 변화 및 성장하는 요소를 도입해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냈다.
퍼머데스가 재밌게 와닿을려면 한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조작감이 반드시 직관적이어야 한다.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단순한 조작감은 퍼머데스의 압박감과 맞물려 더욱 큰 스트레스를 자아낸다.
데드 셀은 이에 굉장히 다이나믹한 조작감을 추구했다. 단순히 뛰고, 걷는 것뿐만 아니라 마주치는 지형지물에 따라 기어오르기도 하고, 더블 점프를 하기도 하며, 떄로는 순간이동으로 목적지에 다다르는 등 다양한 조작 체계로 재미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아울러 세바스찬 베나드는 데드 셀 개발 과정에서 팬들의 반응에 굉장히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얼리 억세스를 일종의 ‘쇼’처럼 활용했다며, 유저들의 피드백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저들의 피드백을 언제나 십분 반영했으며, 그 반영한 결과를 패치노트에 하이라이트로 표시해놓기도 했다.
강연 말미에 그는 “쉽게 놓칠 수 있는 디테일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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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현 기자 desk@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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