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서부의 개척 지대. 히스패닉식 영어를 사용하며 난동을 부리는 무법자 뒤로 모래바람과 함께 정통 아이리쉬 미국식 영어를 사용하는 보안관이 등장한다. 둘은 설전을 벌이다가 회전초가 뒹구는 벌판에서 결투를 벌인다. '3... 2... 1...' 탕. 항상 악당은 2에서 총을 뽑고 보안관의 등 뒤를 노리지만 번번이 빗나간다.

언급한 포맷을 따르는 서부극은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특유의 긴장감이 전 세계인의 입맛에 맞았는지 속칭 '고추장 웨스턴', '스파게티 웨스턴' 심지어 '만주 웨스턴' 등 수많은 파생 장르를 만들었다. 그만큼 대결이란 소재는 사람을 쫄깃하게 만드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는 방증이다.

다시 말해 서부극의 시작과 끝인 결투는 인간의 말초 신경을 건드리는 흥분제이며 카타르시스를 이끄는 장치 인 셈이다. 건맨이 개발하고 액토즈소프트가 서비스하는 '건맨 더 듀얼'은 일대일 결투의 쾌감을 액정 안으로 오롯이 옮기기 위해 부단히 고민하고 노력했다. 모바일로 FPS의 재미를 느끼는 게 가능하냐고? 액정 맛 키스도 존재하는 세상이다.


▲ '건맨 더 듀얼' 실사버전을 보고 계십니다.


기본적인 게임 방식은 설명하기조차 민망하다. 움직이면서 쏜다. 정말 이게 전부다. 모드도 단 한 가지. 1대 1 대결 모드가 전부다. 여느 FPS는 안 그렇겠느냐만은 '건맨 더 듀얼'은 FPS의 기본 문법에 절대적으로 충실하다. 다만 기존의 모바일 FPS가 기본적인 문법을 지키는데 그쳤다면 이 게임은 문법을 변형했다. 마치 출판본과 e북의 차이처럼 본질은 지키면서 페러다임의 변화를 꾀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모바일 FPS가 출시됐다.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성공한 게임을 찾기 쉽지 않다. 터치 인터페이스에 기반을 둔 불편한 조작을 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때문에 '배틀필드'나 '콜 오브 듀티' 같은 유수의 FPS들도 모바일 환경에서는 퓨전 장르로 우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동과 점프 등 움직임을 컨트롤하는 동시에 시선을 움직여 목표를 잡고 사격하는 복합적인 조작을 필요로 하는 방식을 터치와 스와이프만으로 즐기기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게다가 곰 같은 손가락이 화면의 3분의 1을 가려버리는 것도 큰 장애 요소다.

'건맨 더 듀얼'은 시작할 때 가장 큰 목표를 '모바일에 맞는 컨트롤 구현'으로 설정하고 에너지를 쏟았다. 그 결과 간단한 터치만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해졌으며 한 손만으로도 쉽게 타게팅하고 격발할 수 있는 신선한 개념의 컨트롤을 구현했다.


▲ 조준하고 쏜다? 남자라면 바로 쏴야지.

"마우스로 느끼던 재미를 모바일 하드웨어에서도 느끼게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미 나와 있는 모바일 FPS들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으냐. 그래서 컨트롤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개발의 첫 번째 관건이었다. 무조건 단순화시켜야 한다는 발상으로 접근했다.

양손을 다 쓸 수 있는 PC에 비해 모바일 하드웨어는 두 손으로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손으로 조작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FPS의 두 가지 요소 중 하나인 움직임은 디지털식으로 단순화했다. 이동 버튼을 누르면 특정 지점으로 이동하게끔 했다.

대신 쏘는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격발은 아날로그 조작을 도입했다. 보통의 FPS는 목표를 조준한 다음에야 격발하도록 디자인되어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숨 막히는 타이밍 싸움이나 반동의 타격감을 구현하기 힘들다. 그래서 두 개를 하나로 합쳤다.

컨트롤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데만 3~4개월을 투자했다. 쏘는 맛이야말로 FPS의 핵심이기 때문에 정말 많은 공을 들였다. 기존의 게임들처럼 PC FPS의 조작방법을 모방하는 방식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봤다. FPS에서 컨트롤이 가지는 재미가 워낙 크기 때문에 콘트롤 인터페이스를 재창조하지 않는 이상 모바일에서 총을 쏠 이유가 없다."

▲ 리그 상세 정보


'건맨'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 만든 컨트롤 인터페이스를 혁명 혹은 혁신이라고 표현했다. 쉬운 조작 방식을 바탕으로 다른 유저와 실시간 1대 1 대결을 제공한다. 유저는 카카오 친구는 물론 임의의 유저와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

리그는 브론즈와 실버, 골드, 블래티넘, 다이아몬드, 건맨 등 총 6단계로 구분돼 있으며, 유저는 5레벨 달성 시 자동으로 브론즈 리그에 참여하게 된다. 각 리그는 일주일 단위로 진행되며, 기간 내 자신의 플레이 성적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고, 상위 성적을 기록하면 상위 리그에 참여하게 된다.

"매치업은 기본적으로 레벨과 내부적으로 계산되는 ELO시스템으로 이루어진다. 리그제를 채택했기 때문에 체스 룰에서 사용하는 가장 공정한 매칭 방법인 승률을 섞어서 사용하고 있다. 내가 상대할 만한 상대를 매치시켜주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 너무 강하거나 혹은 너무 약한 상대를 피해 말 그대로 쫄깃한 박진감을 느낄 수 있는 결투로 이끌어 준다.


'건맨 더 듀얼'의 리그는 스포츠를 표방한다. 등급별로 각기 단계가 존재해 상위 1, 2, 3등은 승급하고 하위 순위는 강등되는 방식이다. 단순히 아이템의 성능이 좋다고 높은 등급으로 올라가지 않는다. 성능과 함께 컨트롤 실력이 겸비되어야 한다.

대전 방식은 3판 2선승제로 1분씩 시간제한이 있으며 평균 2분 내외에 승패가 갈린다. 단순히 총을 쏘는 행위가 전부가 아니라 상대방의 탄창 교환 타이밍이나 지형지물을 이용한 전략적인 플레이가 승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전장은 총 3종이 제공되며 차후 더욱 생동감 넘치는 맵들을 추가할 예정이다

또한, 일대일 대결에 기반을 둔 스포츠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매치업 과정에서 단순히 불특정 다수와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 간에 서사성을 부여한다. 통산 전적이라든지 복수라든지 연승저지라든지 상대방과의 히스토리를 만드는 것을 부각한다. 이 과정을 통해 유저의 흥미를 유발하고 게임 한판 한판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나아가 스타를 배출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 스포츠는 공정해야한다.


1대 1 전투를 기반으로 스포츠성을 띄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후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건맨 더 듀얼'에는 무기 강화를 비롯해 각종 장비에 능력치가 붙고 장비의 강화를 통해 그 격차를 벌릴 수 있다. 대전의 기본은 같은 환경에서 너와 나의 실력을 겨루는 것인데 게임 외적인 요소가 개입하게 되면 자칫 대전의 본질을 흐려버릴 수도 있다. 게다가 스포츠를 표방하고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얼마 전 공개된 모 게임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이유도 이 같은 본질이 흐려지지 않을까 하는 게이머들의 기우가 발단이었다. 사실 사업 모델은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거니와 게임성과 상관없이 유저들의 질타를 받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다.

"대전 게임은 공정해야 한다. 대전 게임에서 밸런스가 무너지면 게임이 무너진다. 그래서 아이템 성능이 대전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무기를 과금 모델로 모두 풀어버리면 밸런스가 무너질 것은 명약관화다. 시작하자마자 가장 좋은 총을 들고 대전에 나서면 그게 대전인가?

그렇다고 과금 모델을 설정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다.(웃음) 그래서 우리는 한 단계 위 모델만 과금을 통해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5레벨이 되면 새로운 총기를 게임머니로 구입할 수 있는데 이 때 12레벨 총기를 보석으로 구입할 수 있게끔 말이다. 이 정도 차이면 강화나 컨트롤로 커버가 가능한 범위다. 최대한 재미에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밸러스를 깰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과감하게 걷어냈다."

▲ 변화하는 장비


'건맨 더 듀얼'에는 크게 권총, 기관단총, 핸드캐논, 소총 등 4종류의 무기 계열이 존재한다. 계열별로 총기의 특징이 뚜렷해서 유저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 무기를 선택할 수 있다. 권총 계열은 일반 공격력과 치명 공격력이 높게 설정돼 있으며, 기관단총 계열은 치명 공격력이 강하다. 소총계열은 헤드샷 공격력이 높은 편이다.

이처럼 총기의 타입에 따라 일반 공격력, 헤드샷 공격, 탄창 수가 다르며 총기별 반동 또한 다르다. 또한, 각 캐릭터 별로 사용할 수 있는 무기의 종류가 달라 유저에게 여러 가지 선택지를 제공한다. 실제로 잠깐 플레이해본 바로는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모 모바일 FPS와 비교했을 때 보다 상당한 타격감을 선사했다.

"PC FPS에서 총을 쏘는 것을 말로 표현하라고 하면 점사와 탄착군이다. 그 중 중요한 게 반동을 컨트롤 하는 것이다. 게임마다 반동을 표현하는 방법은 다른데 '카운터 스트라이크 오리지널' 같은 경우는 물음표를 그린다. 게이머는 반동을 몸으로 익히면서 자신만의 조준 타이밍을 잡는다. 이렇게 반동이 주는 재미를 모바일에서 표현하고자 했다.

처음엔 실수도 잦았다. 어느 정도였느냐면 게임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쉬운 컨트롤을 제공하면서 미세한 컨트롤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정말로 어려웠다.

총마다 반동과 탄착군이 모두 다르다. 총을 쏘면서 반동을 컨트롤 해줘야 제대로 목표를 맞출 수 있다. 그동안 모바일 게임에서는 조작상의 어려움 때문인지 반동 컨트롤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목표를 조준하는 행위는 있었지만 궤적에 의해 만들어지는 탄착군 개념은 없었는데 건맨은 그 개념을 도입했다. 총 마다 다른 반동을 컨트롤해서 탄착군을 만들어 내는 것이 실력이다.

개인적으로 AK를 좋아하는데 AK 같은 경우 PC와 비교해도 손색없다고 자부한다. 모바일에서도 쏘는 쾌감을 구현하기 위해 무빙을 간소화하고 슈팅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총을 쏠 때 타격감과 반동은 당연히 느껴야 하지 않겠는가?"

▲ 난 아마 안될거야


이렇게 심혈을 기울인 총기를 강화할 수 있다. 총기뿐만 아니라 작은 액세서리부터 상의 하의 모두 강화 할 수 있다. 물론 장비에 따라 외형도 변화한다. 아이템마다 7번의 강화 기회가 제공되며 한 번 강화할 때마다 선택한 배지에 따라 특정 능력치가 1에서 5 사이로 랜덤하게 상승한다.

즉, 유저가 선택한 능력치를 최대 35까지 상승시킬 수 있으며 강화 수치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리셋을 이용해 초기화할 수 있다. 기자같이 운이 타고나게 없는 경우처럼 7번 강화 했는데 능력치가 7 올라갔다면 바로 리셋을 통해 새롭게 강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이템의 핵심은 개인화다. 본인이 선호하는 총기를 자신의 플레이 취향에 따라 강화할 수 있다. 7번 모두 강화한 무기는 금색으로 색상이 변경되며 강화를 통해 상승한 수치가 30 이상 올라간 경우 외형 자체가 변경되어 보다 특별한 무기를 소장할 수 있다."

▲ 레깅스입은 여자는 얕보면 안된다.


'건맨 더 듀얼'을 개발하면서 두 번째로 공들인 부분이 그래픽, 그중에서도 캐릭터다. 실제로 남성적인 캐릭터부터 시원한 복장을 자랑하는 여성적인 캐릭터가 극사실적인 그래픽으로 등장한다. 얼마나 공을 들였느냐면 눈동자와 머리카락 피부가 굉장히 사실적이다. 공들인 티가 묻어난다. 마초적인 카타르시스를 마구 뿜어내는 게임이지만 개인 취향 탓으로 여성 캐릭터의 댕글댕글한 허벅지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캐릭터에 대한 사실적인 그래픽에 많은 공을 들였다. 컨트롤 인터페이스 개발 이후로 가장 공을 들인 게 첫 인트로 화면일 정도로 말이다. 머리와 등만 보이는 게임이 아니라 사람 자체가 리얼하게 보일 수 있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사실 1대 1 전투만 채용한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대전의 효과를 그래픽적으로 극대화하기 위함도 있다."

▲ 모바일 FPS 대전이 예고돼있다.


'건맨 더 듀얼' 이외에도 비슷한 시기에 모바일 FPS가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자신감 충만한 개발사 '건맨'은 경쟁작과의 대결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기 위한 무기로 무엇을 꼽았을까?

"건맨의 핵심은 반동 컨트롤이다. 이동은 단순하지만, 총기 자체의 반동만큼은 100% 게이머 본인이 제어해야 한다. PC의 반동 컨트롤에 버금가는 미세한 컨트롤을 구현해서 모바일에서도 충분히 짜릿함을 줄 수 있는 슈팅환경을 제공한다. 기존의 컨트롤을 단순히 쉽게 만든 것이 아니라 새롭게 만든 것이라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일대일 대전이 가지고 있는 스포츠성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겠다. 개발과정에서 다대다 모드는 왜 안 만드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우리가 개발한 컨트롤 인터페이스를 사용한 쾌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일대일이 최선이었다. 일대일 대전에 베이스를 둔 리그 시스템이 비교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사실적인 그래픽도 큰 무기다."

▲건맨 김세진 기술이사, 액토즈소프트 변경호 PM, 건맨 이종욱 대표


모바일 FPS 장르의 새로운 혁명을 일으키려고 보니까 힘들었다고 말하는 '건맨'. 그들은 개발 과정에서 마땅히 참고할 레퍼런스가 없어서 확인하고 구현하고 검증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옵션을 조정하면 갤럭시2에서도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최적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출시는 안드로이드부터 하며 iOS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출시를 앞두고 걱정보다는 기대감이 크다. 혁명에 비견될 만큼 새로 시도되는 부분이 많아서 흥분감이 크다. 자신감도 크고... 건방지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건맨 더 듀얼'을 모바일 FPS의 시작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단순히 PC FPS를 흉내 내지 않고 모바일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FPS를 구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

"참, 옵션에 들어가면 지하철에서도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게 자이로 스코프를 이용한 조작을 선택할 수 있어요. 이거 좀 꼭 설명해주세요. 잘 모르더라고요."

▲ 이렇게 임팩트 있는 명함을 본 적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