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심즈4 출시 이벤트가 열렸던 시드니는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주도(州都)이자 국가 전체 인구의 4분의 1 가량이 몰린 오스트레일리아 최대의 도시입니다. 인구가 많은 곳에는 그만큼 다양한 소비 흐름이 존재하기 마련이죠.

1년을 기준으로 볼 때 해외에서 열리는 정기 행사는 꽤 많습니다. 어림잡아도 열 손가락을 넘길 정도인데요. 하지만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 정기적인 행사가 없다보니 소개할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게임 전문매체 입장에서는 일종의 미개척 지대인 셈이죠.

관련 뉴스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닙니다만, 몇 가지 사례들로 인해 오스트레일리아의 게임시장은 다소 엄격한 심의기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으로, 작년 6월 '세인츠로우4'가 성적 표현을 비롯한 오스트레일리아 내에서 통용되지 않는 컨텐츠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등급분류 거부(RC, Refused Classification)를 당한 사례가 있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심의기준을 가진 나라의 게임매장에는 대체 어떤 게임들이 진열되어 있을까? '세인츠로우4'의 유통 불가 판정은 수많은 사례 중 단 하나일 뿐이지만, 기준이 이토록 엄격하다면 대체 어떤 게임이 유통될 수 있을까 우려가 됐던 것도 사실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여타 국가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성적 표현, 약물 사용 등을 다룬 컨텐츠를 면밀하게 심사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게임에 유통 불가 판정을 내릴 수는 없을 테니까요. (진짜 평화로운(?) 타이틀로만 가득 찬 게임매장이었다면 정말 특이한 그림이 되긴 했겠습니다만...)

시드니 도심을 중심으로 검색해보니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글로벌 게임 유통사인 'EB게임즈' 매장이 보입니다. 좀 더 남쪽에 있는 차이나타운 근처에 퀀트로닉스(Quantronics)라는 이름의 게임매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만, 어딘가에 꽁꽁 숨어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외에도 시드니시티에는 게임 워크샵(Game Workshop), 게임 파라다이스(Game Paradise), 게이밍 테크놀로지스(Gaming Technologies) 등의 보드게임판매점이 군데군데 위치해 있죠.

EB게임즈가 거리상으로 가장 가깝기도 하고, 잘 알려진 이름이라서 이 곳을 방문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EB게임즈 시드니시티 지점 탐방기를 전해드립니다.

여기는 퀸 빅토리아 빌딩 맞은 편에 위치한 쇼핑센터입니다.

쇼핑센터를 몇 바퀴 빙빙 돌고서야 게임샵 던전(?)으로 가는 길을 찾았습니다.


대략 이 정도 규모. 그리 큰 편은 아닙니다.

게임 세 개에 45달러. 할인판매 치고는 가격이 꽤 된다는 느낌입니다.

여긴 세 개에 30달러네요. DS 타이틀보다 쌉니다.


주목할 만한 타이틀은 좀 더 눈에 띄게 배치해 둡니다.

베스트셀러는 베스트셀러인데 '중고 베스트셀러'라니...

약간 거리를 두고 보니 꽤 화려한 그림이 나옵니다

'심즈4' 출시에 맞춰 다시 눈에 띄는 자리에 배치된 '심즈3'와 그 아이(?)들


이런 매장에 WoW가 있다니... 한국 게임매장을 떠올리면 위화감이 드네요.

자, 잠깐... 얼마라굽쇼?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국내 시장과는 성향이 다소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양한 색깔의 누드 디자인 Xbox360 패드들


게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나 굿즈들도 취급합니다


열혈 게이머들을 위한 주변기기도 빠질 수 없죠

헤일로~!!


얼라이언스 휴대폰 케이스가 보이는군요

일부 국가에서 기념일로 삼고 있는 Father's Day.
"아빠, 게임 좀 사다줘요" 이런 의미일까요...?

한정판 500달러!
호주 달러의 환율은 1,000원을 좀 밑돌기 때문에 대략 40만 원 중반대 가격이 되겠네요.


연쇄할인마의 입김은 여기도 예외가 아닙니다.

익숙한 브랜드의 제품들도 보이네요.


EB게임즈의 역사


글로벌 규모의 대형 게임매장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히는 EB게임즈는 1977년 펜실베니아 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초대형 쇼핑몰 '킹 오브 프러시아'(King of Prussia)에서 일렉트로닉스 부띠끄(Electronics Boutique, EB)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습니다.

또다른 글로벌급의 게임 유통업체인 게임스탑(GameStop)이 본래 EB게임즈의 모회사였는데요. 당시 본사는 미국 텍사스 주 북부의 댈러스(Dallas)로부터 북서쪽 교외에 있는 그레이프바인(Grapevine)에 있었습니다. 일렉트로닉스 부띠끄라는 새 이름을 내걸고 독립했을 때는 필라델피아 서쪽의 웨스트 체스터 근교에 있는 웨스트 고션(West Goshen)에 본사를 뒀죠.

일렉트로닉스 부띠끄라는 상호명을 쓰던 초창기에는 계산기와 디지털 시계 등을 판매했지만, 1977년부터 1990년대 중반 사이에 성장세를 타면서 컴퓨터, 소프트웨어 및 관련 상품들을 취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1990년대 이후 TV 기반의 비디오 게임과 콘솔로 주종목을 변경하면서 현재는 많은 지점이 게임 판매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000년 5월 경부터 현재의 'EB게임즈'라는 상호명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이후에도 본사는 여전히 웨스트 체스터 지역에 남아있고, 2004년 10월 펜실베니아 주 새즈버리 타운쉽(Sadsbury Township) 지역에 29,200㎡ 규모의 통합 유통센터를 오픈했는데요. 이 센터는 2005년 10월 게임스탑과 EB게임즈가 합병될 때까지 운영됐습니다.

현재 미국, 캐나다,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덴마크, 핀란드, 독일, 이탈리아,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웨덴, 오스트리아 등 세계 여러 나라에 2,300여 개의 EB게임즈 매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 내용 출처 : 위키피디아 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