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기억하는 '인벤'이란 곳은 어떻습니까? 가장 많은 유저들이 모여 있어 북적북적한 '리그오브레전드 인벤'을 중심으로 다양한 게임 커뮤니티가 존재하고 있지요. 많고 많은 인벤 사이트 중에서 '인벤 방송국'은 단언컨대 가장 특이한 곳이기도 합니다. 게임을 소재로 다루는 인터넷 방송국인 만큼, 인벤 전체를 통틀어 비범한 예능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다고들 하지요.

인벤 방송국에는 다양한 역할을 맡은 직원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얼굴'에 해당하는 출연진들은 여러분들에게 가장 친숙한 직원들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놀자' 이현진과 이기민 캐스터는 그야말로 인벤 방송국의 간판!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하스스톤에 관심아 있는 유저라면 더할 나위 없이 친숙한 이름입니다.

최근 인벤 방송국은 하스스톤 리그를 성공리에 진행하면서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습니다. 이 중심에는 이기민-놀자가 있었고,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깔끔한 중계로 많은 호평을 받았죠. 사실 이 자리에 올라서기까지 순탄하지만은 않았답니다. 이기민 캐스터는 목이 쉬어버렸고, 놀자는 체중이 계속 증가하는 '인벤 버프'를 카운터하기 위해 다이어트에 들어가야 했으니까요.

심야 방송도 불사하는 들쭉날쭉한 스케쥴 때문에 힘들 법도 하지만, 이기민 캐스터와 놀자는 시청자들을 만난다는 보람 하나만으로 게임 방송일을 '천직'이라 칭합니다. 메이저 종목부터 신생 게임까지 가리지 않고 다루는 곳이 인벤 방송국이라 볼멘소리를 낼 법도 한데요. 그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놀자와 이기민을 여기까지 이끌었을까요?



■ 인벤 방송국의 터줏대감! 이기민 캐스터와 '놀자' 이현진을 만나다

▲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의외로 잘 어울리는 두 남자, 놀자' 이현진(좌)과 이기민 캐스터(우)


기자가 근무하는 인벤 e스포츠팀과 인벤 방송국은 서로 같은 건물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오고 가기 쉬운 만큼, 지나가면서 인사를 나누기도 했고 때로는 같은 공간에서 협업을 나눈 적도 있었죠. 말하자면 이웃사촌과도 같은 이기민 캐스터와 '놀자' 이현진의 이번 인터뷰는 기자에게는 새로운 모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기민 캐스터와 '놀자' 이현진은 첫 인터뷰에 무척 긴장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놀자'는 사전 인터뷰 질문지에 예상 답변을 모두 적어오는 센스(?)를 발휘하고야 말았는데요. (그러라고 준 질문지가 아닐 텐데?) 잔뼈가 굵은 방송 베테랑들도 잔뜩 긴장한 모습이 어찌 보면 귀엽기도 했습니다. 잔뜩 얼어붙은 두 방송인의 긴장도 풀겸, 유쾌한 질문들로 시동을 걸어야 했지요.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놀자' 이현진 : 인벤방송국에서 방송 BJ로 활동하고 있는 놀자 이현진입니다.

이기민 캐스터 : 안녕하세요! 게임캐스터 이기민입니다.

'놀자' 이현진 : 너는 왜 캐스터야? 난 BJ인데?

이기민 캐스터 : 난 캐스터니까? 넌 해설이라고 해도 될 듯?

'놀자' 이현진 : 해설가라고 하기엔 부족하고, 인터넷 방송인? 방송 기자가 제일 나을 것 같아요.


Q. 얼마전 워크샵을 다녀오지 않았나요? 다녀온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놀자' 이현진 : 워크샵 가기 전 주말부터 토요일 월화수목을 하루도 쉬지않고 일을 하고 목요일날 새벽까지 방송했어요. 그 상태에서 금요일에 워크샵을 가는 바람에 피곤할 수 있었는데 워크샵 일정이 알차게 잘 짜여져 있어서 정말 피곤한지도 모르고 재밌게 놀다 잘 왔어요.

이기민 캐스터 : 저는 하스스톤 난투 진행을 진행하고 있고, 이제 HCC 시즌2 중계를 위해서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어요.


Q. 워크샵에서 이기민 캐스터가 정장 차림이었다는 제보가 있습니다. 어째서 이기민 캐스터는 정장 스타일만 고수하나요?

이기민 캐스터 : 이것밖에 옷이 없어요(웃음). 농담이고, 예전부터 정장을 정말 좋아했어요.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깔끔한 이미지가 생각이 나는 그런 옷차림을 좋아해서 정장 차림만 찾다 보니 평상복까지 정장 차림을 입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캐주얼 스타일은 안 사고 옷이 정장밖에 없네요. 워크샵은 어차피 1박 2일이라서 구태여 트레이닝복 입고 갈 필요도 없었고, 놀이공원을 정장 입고 가지 말란 법은 없잖아요

'놀자' 이현진 : 입어도 안 된다는 것은 없지만, 보통 놀이동산 갈 때는 정장 입지 않잖아요? 비슷한 예로 등산도 정장을 입고 하진 않을 텐데(웃음).

이기민 캐스터 : 등산갈 때는 안 입지만, 놀이공원은 괜찮지?

'놀자' 이현진 : 놀이공원은 아버님들도 가는 곳인데 정장 입고 오는 분은 없잖아?

이기민 캐스터 : 옷이 그것밖에 없다고 칩시다(웃음).


Q. 이기민 님은 '차도남' 느낌이라 아무래도 다가가기 어려운 것 같아요. 원래 성격도 차갑나요?

이기민 캐스터 : 안 그래도 "다가서기 어렵다"란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요.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요새는 아무래도 목이 많이 쉬어있을 때가 많아서 말보다는 돈으로(?) 해결을 봅니다. 주로 맛있는 것을 많이 사주죠.

'놀자' 이현진 : 이 말은 맞아요. 잘 사주긴 해요. 근데 사실 저희가 방송이 끝나면 새벽이기 때문에 살 뺀다고 밥을 안 먹거든요. 그 외에도 회사에서도 항상 잘 해줘서 언제나 배불리 먹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미지 개선에는 효과가 별로 없을 것 같아요(웃음)


Q. 놀자 님은 본인의 캐릭터가 '개그성'이 강한 것에 대해 불만은 없나요?

'놀자' 이현진 : 저는 좋아요. 오랜만에 연락해온 동생이 우연히 인벤에서 일하는 것을 알고 제 방송을 봤다고 하더라고요. 예전 일상생활과 방송의 모습이 똑같거든요. 그래서 부담감도 없고, 평소와 같은 나의 모습을 방송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아요.

오히려 리그와 같이 진중하고 무거운 방송이 처음엔 어려웠거든요. 지금은 어느정도 해소가 됐고, 대체로 좋은 것 같아요.


Q. 혹시 길을 걷다가 자신들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었나요?

'놀자' 이현진 : 길에서는 별로 없고요. 밥집이나 음식점에서는 간혹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지만 많지는 않아요. 몇 달에 한 번정도? 팬들이 저를 알아봐 주시는 것은 언제나 감사하고 좋죠.

이기민 캐스터 : 방송국 주변 카페에서 제일 많이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요. 카페에 주로 커피를 마시러 가면 아르바이트나 손님들이 와서 알아봐 주시고, 사인도 받아가시고 하는데 감사하죠. 흔치는 않은 일이에요(웃음).


▲ "그러나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인터뷰 도중 팬의 사인 요청을 받은 놀자




■ 하스스톤의 중심, 인벤 방송국! 세계적인 열풍 하스스톤을 말한다

현재 걸음마 단계인 하스스톤 리그는 인벤 방송국을 중심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에서는 하스스톤이 이미 대세 게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매니악한 TCG에 가장 근접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 하스스톤이 세계적인 열풍의 중심에 있다는 것은 앞으로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는 의미입니다.

이기민 캐스터와 '놀자'는 입을 모아 "하스스톤은 보는 게임"이라고 평합니다. 보는 게임은 e스포츠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드로우 운과 임의의 하수인을 선정하는 부분 등에서 '운'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게임이기도 한데요. 이런 하스스톤이 e스포츠의 주력 종목으로 도약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Q. 현재 하스스톤 리그가 인벤 방송국의 주력 콘텐츠로 자리 잡아가고 있죠. 하스스톤의 매력에 대해 어필한다면?

'놀자' 이현진 : 하스스톤은 카드 게임, TCG의 형태와 흡사한 CCG죠. 제가 처음 접했는데도 불구하고 부담감 없이 쉽게 즐길 수 있었거든요. 제가 특정 게임 장르에 까다롭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정도면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고, 특히 와우를 즐겼다면 쉽게 즐길 수 있죠.

최근에는 아이패드와 연동이 되면서 휴대성이 용이해졌고, 그렇다보니 남녀노소 누구나 어디에서도 즐길 수 있죠. 외부에서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몇 안되는 게임인 것 같아요.

이기민 캐스터 : 하스스톤의 매력 포인트는 실력이냐 운이냐 논란을 제쳐두고 보는 재미가 제일 좋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보거든요. 내가 직접 하스스톤을 플레이하는 것도 재밌지만, 개인방송을 찾아보는 분들과 e스포츠 경기를 즐기시는 분들 공통으로 느끼는 부분은 방송을 보면 정말 자기도 모르게 한 시간 두 시간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어요.

선수들이 정말 탄탄한 기본기가 쌓인 운영에서 나오는 승부수도 좋고, 운으로 한 번에 경기를 뒤집는 요소도 재미있고요. 기본 운영과 운이 합쳐졌을 때 변수가 나오면서 판을 뒤집어 엎을 때 느껴지는 재미가 있어요. 확실히 하스스톤은 '보는 게임'인 것 같아요.


Q. '봤을 때 재밌는 게임'은 게임의 e스포츠 종목화의 필수요소입니다. 주력 종목으로의 도약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놀자' 이현진 : 보는 재미가 있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능성은 있지만, 시간이 지나가 봐야 알 것 같아요. 인벤 방송국에서는 하스스톤이 지금은 잘 나가고 있기 때문에 곧 좋은 날이 올 것 같기도 해요.

이기민 캐스터 :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요. 이 가능성을 더 끌어올리는 역할이 저희의 일이라고 봐요. 트위치TV의 하스스톤 시청자 수가 전 종목 통틀어서 거의 탑이거든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한 개의 게임이 독보적이지만 하스스톤 e스포츠 리그를 5천 명 이상 볼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었어요?

국내에서는 다른 종목들이 이미 성공한 사례가 있고, 한국 e스포츠 시장도 성장해가는 추이를 봤을 때 주력 종목으로 도약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Q. 이번 한중마스터즈 시즌2 예선을 진행하면서 눈여겨 보이는 선수가 있었나요? 그 선수의 강점은?

'놀자' 이현진 : '레페' 김정호 선수가 한중마스터즈 최강자전에서 우승했는데 이 선수가 방송 경기는 처음이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이면서도 승부수를 띄워야 할 상황에 과감한 판단으로 이긴 적이 있었어요. 한중마스터즈는 HCC와 다른 룰이 있었는데 이런 부분까지 준비가 많이 됐다는 점에서 본선에서도 중국선수들과 선전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어요. 하지만 뜻대로 잘 안됐죠.

이기민 캐스터 : 시청자분들이 오해할 수도 있는 것이 집에서 하는 등급전과 오프라인 대회는 완전히 다르거든요. '레페' 선수 같은 경우에는 공식대회 첫 출전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색깔대로 우승할 수 있는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였기에 정말 안타깝죠.

하스스톤 원탑이라고 불리는 '레니아워' 이정환 선수가 유일하게 살아남은 상황이잖아요. WEC 국가대표로 선정되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지난 HCC(하스스톤 클랜 챔피언십) 우승까지 차지한 엄청난 경력이 있기에 센세이션을 일으킬 선수가 될 것으로 봅니다.


▲ 찌…찍지마! 카메라 플래시만 터지면 얼어붙는 그대


Q. 시즌1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시즌2에서는 활약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유는 무엇일까요?

'놀자' 이현진 : 시즌1과 시즌2의 가장 큰 차이는 낙스라마스의 저주(이하 낙스)의 출시죠. 낙스가 등장하면서 시즌1에서 유행하던 직업이 너프아닌 너프를 당했고, 반면 새로운 카드로 인해 버프를 받은 직업도 있죠.

예를 들어 낙스 이후 드루이드가 꺾이면서 사제, 사냥꾼이 올라오면서 그 직업들을 잘하던 선수들이 뜨게 됐죠. '슬시호' 정한슬은 드루이드를 잘하기로 유명했잖아요. 그래도 기존에 잘했던 선수들은 본선에 못 올라갔더라도 다른 대회에서 활약하고 있으니까요. 한중마 예선에서 운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했던 것도 무시할 수 없죠.

이기민 캐스터 : 제 생각에는 메타도 많이 변했고요. 룰도 변했어요. 하스스톤 한중마스터즈 룰이 시즌1때 간단한 수준이었다고 한다면, 시즌2에서는 뭔가 제대로 해보려는 느낌이거든요. 지금도 조금씩 발전해나가고 있고요.

지금도 시청자분들이 긴박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대회 전체적으로 발전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먼저 적응하고, 대응할 수 있는 선수들이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요?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선수만이 살아남고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Q. 하스스톤은 매 턴마다 다양한 해법이 존재하다 보니 해설이 까다롭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놀자' 이현진 : 하스스톤이 나온 직후에는 한 명의 유저로서 '전설' 등급을 꾸준히 찍어왔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게임을 많이 한다기보다는 다른 선수들의 영상을 보거나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게시물을 많이 보고 있고, 그래도 궁금한 점은 선수들에게 물어보기도 해요. 새로운 메타의 등장으로 선수들 사이에서도 사기로 불리는 덱은 몸소 체험을 해보기도 하고요.

상황에 대한 해석이 어려운 부분은 있어요. 하지만 선수마다 30장의 카드가 정해져 있고, 양 선수의 핸드를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대처하는 적절한 방법이 정해져 있긴 해요. 그래도 주어진 시간에 보이지 않는 묘수를 찾는 점이 어려울 뿐이지 AOS 게임보다는 변수가 오히려 적은 편이거든요. 이점을 빠르게 캐치하는 것이 해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이기민 캐스터 : 플레이하는 것은 선수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선수의 기량이 뛰어난 북미 대회를 많이 참고 하고요. 두 번째로 참고를 많이 하는 곳은 아프리카에서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개인방송을 많이 하거든요. 선수들의 개인방송을 많이 참고하는 편이죠.

그리고 플레이하는 선수들도 중요하지만, 그 플레이를 느끼고 느낀 점을 쏟아내는 커뮤니티의 반응도 중요하기 때문에 하스스톤 인벤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여론도 살펴보고 있어요.


▲ 상황에 대한 해석은 어렵지만, 이 점을 빠르게 캐치하는 것이 해설의 요령


Q. 시즌1 준우승자 '하스스톤' 최승하는 운이 정말 좋았죠. 그래서인지 비판의 시선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이 선수에 대한 평가는?

'놀자' 이현진 : 저는 절대 운이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하지만 선수가 화면상에 보이는 웃는 모습과 승자 인터뷰에서 본인을 낮추고 서글서글한 말투로 진행했던 점이 마이너스가 된 것이 아닐까 해요. 물론 운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실력의 한 부분이라고 보기 때문에 선수의 쇼맨십과 이펙트가 적어서 많은 오해를 받지 않았나 싶어요.

e스포츠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대회의 주인공은 선수들이란 말이죠. 쇼맨십과 게임 외적인 부분을 선수들이 더 신경을 써서 본인을 가꾸고 맨트라든가 이런 부분을 신경 써주는 것이 선수와 팬 서로 좋다고 생각해요.

이기민 캐스터 : 하스스톤이란 게임은 덱과의 상성도 있지만, 선수와의 상성도 있거든요. 정말 잘하는 선수가 신인급 선수에게 매번 지는 사례도 있던 만큼 사람과의 상성도 무시할 수 없고요. 변수는 분명히 있어요. 다만, 한 번의 패배로 너무 많은 비난보다는 한 번 더 따뜻하게 바라봐주셨으면 하고, 선수 역시도 한 번 실패했다고 포기하는 것보다는 다음에 다시 나와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 반응도 좋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Q. 하스스톤은 실력과 운을 겸비해야 하는 게임이죠. 실력과 운의 비율을 몇 대 몇으로 정해본다면?

이기민 캐스터 : 저는 실력과 운은 10:0이라고 봐요. 실력이 10, 운이 0. 왜 이렇게 말씀드리느냐면 운으로 경기를 뒤집어놓을 수는 있지만, 실력이 바탕이 안 되면 운만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게임이 하스스톤이에요. 기본적인 운영능력을 바탕으로 놓고 운이 변수가 되는 것이지 운만으로는 이길 수 없어요.

카드 드로우나 불의 군주 라그나로스의 '갓제구'등은 매우 강력한 변수이긴 하지만, 기본적인 실력이 없다면 그 변수들만 가지고는 결코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놀자' 이현진 : 저는 실력7에 운3 정도요. 이기민 캐스터 말씀처럼 실력도 중요하지만 원하는 카드가 적시에 나오지 않으면 힘들거든요. 또 임의의 하수인, 확률을 요구하는 카드들이 있기 때문에 중요한 순간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분명히 있단 말이죠.

그래서 최소한 3할은 운이 작용하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이를 만회하기 위해 대회 방식에서 다전제를 도입하거나 더블엘리미네이션 제도로 리그를 운영하거든요. 운은 분명히 있지만, 선수들이 극복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겨루는 게임이 바로 하스스톤이라고 봐요.

이기민 캐스터 : 운은 분명히 있고, 이런 것들을 실력으로 극복하는 게임이 하스스톤인 것 같아요.

'놀자' 이현진 : 올라갈 사람은 올라간다!


Q. 현재 하스스톤에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이기민 캐스터 : 관전모드가 빨리 생겼으면 좋겠어요. 방송국 입장에서도 편하겠지만, 도타2 관전모드는 관전모드의 끝을 보여주는 편의성이 있잖아요. 기존 유저들과 신규 유저들의 차이를 극복해주는 장치가 될 것 같아요. 또 보는 재미가 더 많은 게임이기 때문에 관전모드가 생기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놀자' 이현진 : 저도 관전모드가 나온다면 해설을 하거나 대회를 진행하면서 편의성도 좋아지겠지만, 일반 유저들도 커뮤니티만 보고 배우기에는 어렵단 말이에요. 이런 부분은 관전 모드로 직접 보는 것만 한 게 없어요. 관전모드가 생기면 실력자들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면서 실력도 키우고, 해설자들만 게임을 보는 것이 아니에요.

그것 외에도 선수들도 쇼맨십이나 자기PR에 신경을 써줬으면 해요. 다른 게임 선수들도 이 부분은 약하지만, 팬이 선수들을 보고 싶게 만들어주는 것도 선수의 역할이거든요. 팬들이 선수를 보고 싶게 행동하고 나아가서 게임을 보고 싶게 한다면 하스스톤 e스포츠 시장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앞으로 하스스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기민 캐스터 : 잘 나아가야겠죠?(웃음). 이런 것은 개발자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에요?

'놀자' 이현진 : e스포츠의 왕국에서 거주하는 한국 게이머들에게 있어서 가장 빨리 직면하는 문제는 콘텐츠 소모 속도거든요. 낙스라마스의 저주가 있긴 해지만 이런 대규모 패치보다는 1~2장의 카드가 조금씩 업데이트되면 메타도 주기적으로 빨리 바뀔 것이고, 새로운 콘텐츠를 바라는 유저들의 갈증도 어느 정도 해소가 될 것 같아요.

이기민 캐스터 : 저도 이 의견에 동의하는 게 카드가 갑자기 많이 추가되면 신규 유저들이 기존 유저들을 따라갈 수 없게 만드는 진입 장벽으로 만들 수 있거든요. 한 달에 한 번, 두 달에 한 번 정도 낙스라마스 한 개 지구 정도가 주기적으로 나온다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하스스톤 e스포츠를 진행하면서 제일 많이 걱정되는 점이 '게임 스타일의 정형화'가 제일 두렵거든요. 게임 방식이 정형화가 되기 시작하면 어쩔 수 없이 루즈해지고 지루해져서 이런 것들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는 콘텐츠 추가가 이루어졌으면 하네요.


▲ 방송 준비는 언제나 진지하게! 마치 고독한 하이에나 같은 모습이에요



■ 각자의 길을 걷던 두 남자, 인벤 방송국으로 향한 이유

이기민 캐스터와 '놀자' 이현진은 각자의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이기민 캐스터는 월드 오브 탱크 해설을 통해 외국 게임사 워게이밍에 자리를 잡았고, 이현진은 리그오브레전드의 프로게이머로 활약하고 있었습니다. 이 두 사람은 인벤 방송국과 인연이 닿아 방송인의 삶을 살기로 결심합니다.

최고 인기 종목의 LOL 프로게이머와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하고 방송인의 길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더구나 새벽 방송도 잦고 남들 쉴 때 일을 하기도 하며, 업무량이 적지도 않습니다. 말하자면 고행의 길을 본인들이 스스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은 이 생활에 만족하고 있을까요?



Q. 과거의 이야기를 해볼게요. 인벤 방송국 입사를 마음먹은 계기가 무엇인가요?

'놀자' 이현진 : 저는 LOL 프로게이머 할 당시에 아츠 팀장님을 통해서 랭커초대석에 나가게 된 것이 첫 인연이 됐고요. 추후에 연락을 받아서 방송국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하다 보니 직원이 되어서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이기민 캐스터 : 저는 나이스게임TV에서 월드오브탱크 해설을 했었고, 이후 온게임넷-곰TV에서 월탱 해설을 했었죠. 잠시 워게이밍에 들어갔었고요. 이후 인벤 방송국에서 워게이밍 운영자로 방송하게 됐는데 인벤에서 같이 방송을 해보자고 제안하셔서 함께하게 되었네요.

Q. 두 분은 모두 스카우트 된 것이군요! 자부심이 대단할 것 같은데요?

'놀자' 이현진 : 지금도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저를 알아봐 주시고 채택해주신 사장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제가 여기 있다고 생각해요. 인벤에 들어온 지 1년 반의 시간이 지났는데 1년 전과의 나를 비교해보면 정말 많은 성장이 있었고, 이와 같은 배경에는 저를 뽑아주신 사장님의 통찰력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3 프로게이머를 하는 지인들이 많아서 프로게이머가 얼마나 배고픈 직업인지를 잘 알았어요. LOL도 프로를 할 생각은 딱히 없었어요. 단지 학교에 다니면서 대회를 나갔는데 우연히 본선을 올라가서 시드를 받아 다음 대회에 나갔고, 막상 올라가니 롤드컵도 있고 상금을 타고 싶어 또 대회를 나가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러다 보니 어느샌가 프로게이머란 칭호가 생겼죠. 오래 활동할 생각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도 프로게이머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어요.

이기민 캐스터 : 성공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자부심이 있을텐데 지금의 제 모습은 성공과는 거리가 먼 것 같아서 자부심 보다는 목표감, 의무감이 더 크고요.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더 열심히 해야 해요.

한가지 예상을 하자면, 제가 워게이밍 코리아에 빠른 시기에 입사해서 지금까지 있었다면 초창기 맴버로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 게임캐스터를 하고 있는 지금이 정말 좋고 인생에서 이 직업보다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어요. 지금이 정말 행복해요.


Q. 왜 게임 방송인의 길을 택했나요?

이기민 캐스터 : 주변 사람들에게 제가 정말 소름돋는 상황을 느꼈을 때, 다른 사람들도 같이 느낄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아해요. 이걸 발전시킨 역할이 '게임 캐스터'같아요. 자신이 하고 싶은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잖아요? 이런 점이 제게 많이 와닿아서 이 길을 선택하게 됐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정말 좋아요.

'놀자' 이현진 : 제가 게임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말을 하는 것을 더 좋아하거든요. 저는 방송이 좋아서 이 길을 택했어요. 추후에 저희가 더 커지면 게임 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을 하는 것도 좋아요.

이기민 캐스터 : 이 말은 시트콤에 진출하겠다는 뜻인가? 사장님! 놀자가 다른 생각 품고 있어요!

'놀자' 이현진 : 인벤 화이팅!(웃음)


Q. 인벤 방송국을 통해 다루어지는 게임들이 상당히 다양해요. 이 게임들을 전부 이해하고 방송을 진행하는 것인가요?

'놀자' 이현진 : 저희가 메이저 게임뿐만 아니라, 기타 장르나 생소한 신작 게임도 많이 방송하잖아요. 방송이 잡히면 1주일에서 2주일의 준비시간이 있죠. 이 시간동안 게임을 마스터하는 것은 당연해요. 우리를 믿고 게임을 맡겨주신 게임회사와 방송을 보게 될 유저들에게 지켜야 할 당연한 예의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완전히 마스터 수준으로 이해하기엔 어려워요. 그래도 게임을 소개해주는 방송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이 이 게임의 매력이 어떤 점인지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수준은 되어야죠. 방송이 결정되면 이 게임의 어떤 부분을 어떻게 보여줄지 많은 구상을 해요.

이기민 캐스터 : 저는 한 명의 게이머였었고, 게임회사 직원이기도 했고, 이제는 방송인으로서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게임 회사에서 이 게임에 대해 알아주길 원하는 부분도 있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게임에 대한 호기심이 게임회사보다 더 강하면 심했지 덜하다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저희들이 시청자들보다 훨씬 많이 아는 입장에서 방송을 보길 원하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하는 방송을 보는 것은 그 누구도 원치 않을 것이거든요. 게임 홍보 방송이나 중계에서는 시청자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앞서서 숨겨진 의미나 플레이, 팁을 드릴 수 있는 수준으로 게임을 접근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의무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생소한 게임을 빨리 이해하는 것도 능력이죠. 하지만 오만에 빠져서는 안되는 것이 이런 점은 개인의 주관이잖아요? 커뮤니티의 반응을 종합해서 팬들의 입장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중요해요. 또 방송인이다보니 맨트에 주의를 요하고, 무게감을 지키는 것이 방송인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해요.


▲ 여러가지 게임을 짧은 시간 안에 마스터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텐데…


Q. 게임 방송인의 길을 걸으면서 너무 힘들었거나, 후회를 한 적은 없었나요?

'놀자' 이현진 : 저희 어머니가 하는 말씀이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셨어요. 저는 게임도 하고 방송도 하고, 돈까지 버는 일석삼조의 일을 하기 때문에 후회할 일도 없었고 굉장히 좋아요.

이기민 캐스터 : 어떻게 보면 외국계 게임기업에서 넘어와서 여기로 이직을 결심했을 때 주위 사람들은 단 한 명도 제 이직을 찬성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단 1초라도 후회란 감정이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만큼 이 길이 저한테 딱 맞는 길인 것 같아요. 정말 좋고, 앞으로는 다른 일은 못할 정도로 이 일이 정말 좋아서 더 좋은 반응을 얻어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을 해야겠죠.


Q. 자신을 여기까지 이끈 원동력을 꼽아보자면?

'놀자' 이현진 : 인벤 방송국의 특수성이 아닐까요? 인벤이라는 회사의 방송팀은 다른 부서보다 늦게 만들어졌고, 인원도 정말 적게 출발했는데 그만큼 어려운 환경 속에서 가족같은 분위기로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로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나중에 같이 웃을 수 있는 상황을 생각하며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 위로가 많이 됐고요. 이런식으로만 가준다면 2~3년 후에는 게임 방송 업계에서 저희도 한자리를 꿰차고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이 있습니다(웃음).

이기민 캐스터 : 저도 처음부터 방송을 그렇게 잘 했던 사람은 아니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저를 믿고 서포트해준 방송국 직원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이런 부분이 원동력이 됐고요. 여기에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도 힘이 됐어요. 저도 명백히 도움을 받은 만큼, 지금까지 저를 믿고 따라와줬던 스탭들에게 제가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는지 찾아보고 힘을 보태고 싶어요.


Q. 인벤 방송국의 주요 출연진으로서 앞으로 어떤 방송을 만들어가고 싶은가요?

'놀자' 이현진 : 최근 들어서 하스스톤의 비중이 높아지다보니까 대회 해설에 집중해서 하고 있죠. 저희가 인터넷 방송국이잖아요. 공중파 방송과 비교되는 가장 큰 장점이 시청자와 출연진끼리 직접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장점이 있는데 아직 저희가 그런 방송을 하고 있지 못해요. 자리가 잡히면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송을 하고 싶어요.

이기민 캐스터 : 우리가 '이 방송을 해야지'라고 해서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중계 방송을 하던 홍보 방송을 하던 지금까지 보여드린 것, 그 이상의 방송을 보여드리고 싶고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그 이상으로는 재미있고 재미를 넘어서 감동까지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저만이 아니라 인벤 방송국 모든 스탭들의 같은 생각이 아닐까 해요.


Q. 마지막으로 인벤 방송국 시청자와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이기민 캐스터 : 그간 인벤방송국을 시청해주신 시청자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드릴 수밖에 없고요. 항상 좋은 방송만 나갔던 것은 아니거든요. 이제는 더욱 새로워진 모습으로 예전에 실망했던 분들까지 포함해서 재미를 넘어서 감동까지, 신뢰를 보여드릴 수 있는 방송을 할 수 있는 상태니까요. 앞으로도 발전해나가는 인벤 방송국과 함께해주시길 바라고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놀자' 이현진 : 예나 지금이나 저희를 사랑해주신 분들이 있기에 그 점을 발판 삼아 도약하고 있어요. 덕분에 아직은 미약하지만 지금의 저희가 있다고 보고요. 휴식하는 시간에 저희 방송을 시청해 주시는 것인데 아까운 시간 헛되이 쓰지 않고 다시 한 번 찾아 주실 수 있는, 웃을 수 있는 방송을 하고 싶어요.

대회 방송 뿐만 아니라 시청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방송으로 더 많은 팬분과 시청자들과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 인벤 방송국의 활약, 앞으로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