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소설가 정명섭이 '프로젝트 혼'에 관해 일단의 소회를 밝혔다.

정명섭 작가는 최근 엔씨소프트 블로그을 통해 '프로젝트 혼을 기대하면서'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해당 글을 통해 변신 및 합체, 뇌 이식 등을 언급하며 충격적인 설정과 압도적인 동영상으로 인해 생긴 기대감을 피력했다.

이번 지스타를 통해 공개된 엔씨소프트의 신작인 '프로젝트 혼'은 대전쟁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메카닉 슈팅 RPG로, 언리얼4엔진을 통해 개발 중이다.

인게임 영상과 컷씬을 모아 극장의 4DX관을 이용해 대중에게 영상을 공개했으며 행사가 진행된 부산 벡스코 근처 센텀시티 CGV와 서울 청담 CGV에서 동시에 상영했다. 영상에는 '프로젝트 혼'의 인게임 장면과 PVP 콘텐츠의 모습, 그리고 개발진의 짧은 인터뷰가 담겨있다.

한편, 정명섭 작가는 '조선의 명탐정들', '마의' 등을 집필하였으며 제1회 직지소설 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래는 '프로젝트 혼을 기대하면서'의 전문이다. (프로젝트 혼을 기대하면서)


「프로젝트 혼」을 기대하면서

최근 엔씨가 발표한 게임들 중에 사람들의 이목을 가장 집중시킨 것은 역시 3년만에 공개된 리니지 이터널이었다. 하지만 내 시선을 끌었던 것은 프로젝트 혼이었다. 얼마전 20분에 달하는 영상이 공개되었는데 이족보행 로봇이 틸트로터기에 매달려서 전장에 투입되고 파괴되고 부수는 장면은 한편의 영화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그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프로젝트 혼에 등장하는 로봇들 중 일부가 일단 변신 및 합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트랜스포머가 떠오르는데 동영상에서는 전투를 벌이던 소형 로봇이 전송되어 온 대형로봇에 그대로 탑승해서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아울러 비행하던 로봇이 오토바이 형태로 변했다가 다시 로봇으로 바뀌는 장면도 등장한다. 인간이 등장하는 슈팅 게임과의 분명한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콜 오브 듀티 어드밴스드 워페어나 타이탄 폴에서 엑소슈트를 입은 병사나 로봇이 등장하는 것과 궤적을 같이 한다.

현실성이 중시되는 슈팅게임에 미래과 기술이라는 아이디어를 접목시켜서 흥미를 극대화시킨 것이다. 또한 개발진이 밝힌 것처럼 게임 유저가 직접 로봇을 개조할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도 제 눈길을 끈 것은 독특한 세계관이다. 플레이엔씨에서 잠깐 소개된 세계관은 다음과 같다.

​2054년, 한정된 자원을 놓고 갈등을 벌이던 아시아 국가 연합과 아메리카 국가 연합은 결국 쿠바에서 무력충돌을 벌인다. 3일전쟁(이것은 필자가 붙인 이름이고, 홈페이지에는 그냥 3일간의 전쟁이라고만 나온다)은 결국 핵전쟁으로 이어지면서 인류는 파멸의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그 후에도 인류는 계속 전쟁을 벌였다. 얼마 남지 않은 안전지대를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20년 넘게 이어진 싸움으로 인해 전장에서 싸울 병사가 고갈되어가자 결국 2079년, 프로젝트 혼을 발동시킨다. 그렇게 되면서 25년전 전쟁터에서 산화한 전쟁 영웅(아마 게이머)은 다시 한번 전쟁터에 서게 된다.

굉장히 애매모호하게 처리했는데 사실 프로젝트 혼의 핵심은 전쟁터에서 전사한 전사자의 뇌를 로봇에 이식시킨다는 점이다. 로봇을 만드는데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이자 벽은 인간의 뇌에 필적할 만한 인공지능을 확보하는 점임을 감안하면 설득력있는 묘사다. 최근 리메이크 된 로보캅 역시 손상된 경찰관의 두뇌에 기계로 만든 육체를 결합시켰던 사례가 있으니까 말이다.

어쨌든 현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설정이라서 움찔했던 기억이 난다. 프로젝트 혼에 쓰일 전사자의 두뇌를 구하기 위해 싸움을 벌인다는 아이러니한 모습은 어쩌면 전쟁의 맨얼굴일지도 모르겠다. 아울러 육체는 모두 사라지고 두뇌만 남은 전사자가 기계로된 육체를 끌고 방사능과 폐허로 가득 찬 전쟁터로 또 다시 나서게 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짜릿한 설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게임의 핵심은 총을 비롯한 각종 무기를 쓴다는 슈팅, 그리고 변신 및 합체가 가능한 로봇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그 로봇을 게이머가 직접 개조할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프로젝트 혼에 등장할 로봇 역시 홈페이지인 플레이엔씨에 등장한다.



로봇은 대략 4종류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3일 전쟁에 등장하는 기체다. 초반 오스프리와 비슷한 틸트로터기의 하부에 매달려서 전장으로 날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오스프리가 대략 17에서 18미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략 10에서 12미터 정도 크기로 추정된다.

아울러 동영상에서 나온 전투 장면에서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험비와 비슷한 사륜구동 차량을 방패처럼 사용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5미터 크기의 사륜구동 차량으로 상체가 거의 가려진 것으로 보면 그 정도 크기로 추정된다. 이동은 주로 두 발을 이용했는데 등 뒤의 부스터를 이용해서 고속주행을 하는 장면도 나왔다.



두번째 기체는 변신이 가능한 기체다. 동영상에서는 쿼드콥터 형태의 비행체가 오토바이 형태로 변해서 도로를 질주하고, 다시 로봇으로 변해서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마크로스나 트랜스포머가 연상되는 이런 장면은 현실성이라는 점은 둘째치고 남자의 로망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3일 전쟁에 등장하는 인간형 이족보행로봇들은 대략 세 가지 무기를 이용한다.

손에 든 소구경 화기와 등에 장착한 대구경 화기, 그리고 동영상에서 ‘클로’라고 언급된 발사가 가능한 손이다. 로프로 이어져있는데 초반 전투 장면에서는 공격하는 헬기를 잡아서 내동댕이치거나 사륜구동차량을 끌어와서 방패처럼 쓸 때 이용된다. 아울러 전기 충격 같은 것도 가능한 것으로 보였다.



세번째는 3일 전쟁 이후 2079년, 프로젝트 혼이 발동되면서 사용되는 기체다. 특별한 언급은 없었지만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뤄보면 크기가 상당히 줄어들어서 거의 인간 크기 정도로 작아지지 않았을까 싶다.



프로젝트 혼에 사용되는 기체로 추정되는 로봇이다. 앞선 기체들보다 머리 크기가 상당히 큰 편이라서 전체 크기가 상당히 작을 것이라고 짐작하게 해준다. 등장로봇들은 이족보행이라는 상상력 속에 기계라는 현실적인 모습들을 결합시킨다. 전투라는 것을 벌이기 위해 실제 전장으로 나가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말이다.



동영상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수송기다. 터미네이터에 나왔던 사이버넷의 헌터킬러와 유사한 성능과 목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위의 로봇도 프로젝트 혼에 등장할 소형 로봇으로 보인다. 탄창이 끼워진 모습에서는 병사의 모습이 그려지지만 어깨의 연막탄 발사장치에서는 전차같은 병기의 이미지가 그려진다. 허벅지와 사타구니에 있는 사각형 역시 전차의 폭발반응장갑을 연상시킨다.



폐허가 된 전장과 상처입은 민간인, 그리고 한쪽 팔이 파손된 로봇을 통해 어두운 세계관을 보여준다.



프로젝트 혼에 등장할 또 하나의 로봇은 개발진이 ‘자이언트’라고 언급한 대형로봇이다. 소형 로봇으로 전투를 벌이다가 전송된 자이언트에 결합해서 전투를 벌이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정말 거대한 기계 덩어리들이 주먹으로 두들겨 부수는 장면들을 보여준다.



제일 뒤에 등장하는 것이 자이언트로 추정되는 대형로봇이다.



역시 자이언트로 추정되는 로봇이 또 다른 자이언트를 공격하는 장면이다. 현장에서 관계자에게 물어본 결과 아직 개발중이라 이른 시기에는 볼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잘 알지도 못하는 내가 이렇게 리뷰를 쓴 게 된 것은 결국 이 게임의 충격적인 설정과 압도적인 동영상으로 인해 생긴 기대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