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승빈, 채광진, 조용인.

'아마추어 원딜 3대장'으로 불리던 이 세 선수 중 유일하게 한국 무대에서 빛을 보지 못 한 선수가 있다. '코어장전' 조용인. '3대장'의 일원이던 다른 두 명이 롤챔스와 롤드컵을 정복한 반면 조용인은 롤챔스 16강의 문턱에서 좌절해야만 했다. 그런 그가 이제 한국을 떠나 새 출발을 한다. 디그니타스에서 새 보금자리를 찾은 그는 이제 머나먼 북미 땅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인벤은 이메일을 통해 미국으로 떠나는 그의 심경과 각오를 들을 수 있었다.

이하는 조용인과의 이메일 인터뷰 전문이다.

▲ 사진 출처 : 디그니타스 공식 홈페이지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에서는 빅파일 팀에 활동 했었고, 이번에 디그니타스에 입단하게 된 원딜 코어장전, Corejj 입니다.


Q. 한국을 떠나 타향살이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우선 팀을 구할 당시 한국 팀 상황이 뒤숭숭한 상태이기도 했었고, 학교를 자퇴한 게 아니라 휴학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돌아갔을 때 영어를 배워두면 좋겠다는 생각에 북미로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Q. 본인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프로들이 해외로 떠나고있는데, 이유가 뭐라고 보시나요?

재능이 있는 한국 프로 선수들이 많은데, 그 선수들이 전부 무대에 설 수 있는 게 아니었고, 해외에서의 조건이 한국에서보다 더 괜찮기 때문인 것 같아요. 다양한 무대에서 서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을 테고요.


Q. 1급 한국선수들이 한국에 계속 활동하기 위해선 뭐가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프로게이머이니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금전적인 면이겠지만, 금전적인 면에서 밀린다면 팬분들의 많은 응원이 있어야겠죠. 또, 여러 1급 선수들이 해외로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리그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실력을 지닌 무대가 된다면 선수들도 자부심을 느끼며 활동하지 않을까요?


Q. 북미 이야기로 넘어가보죠. 디그니타스엔 어떻게 진출하게 됐나요?

가장 먼저 디그니타스에 접촉하게 된 계기는 디그니타스의 전 원딜러인 QTpie가 탈퇴했다는 인벤 기사를 본 이후였어요. 다음팟 시청자분들의 도움으로 주섬주섬 지원서도 보내보고 주위 분들도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셔서 디그니타스에 입단하게 됐습니다.


Q. 디그니타스도 리빌딩을 거치면서 멤버가 많이 바뀌었는데,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우선 저는 원딜러기 때문에 서포터랑 친해지는 게 적응하는 데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영어가 부실해서 처음엔 원활한 의사소통이 힘들 것 같지만 최대한 몸으로 부딪혀가면서 배우다 보면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행히 친절한 것 같아서 많이 기대되네요(웃음). 정말 잘하는 멤버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저랑 '개감수'랑 디그니타스 기존 멤버에 잘 스며들 수 있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Q. 북미에 진출하면 수많은 유명 팀과 원딜러들 사이에서 경쟁해야합니다. 본인은 몇 급(혹은 몇 등)정도 된다고 보시나요?

1등. 팀도 1등을 위해서 저를 데려가고, 저도 1등이 되고 싶어서 가는 것이니 1등을 못 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Q. 한국에서는 아마추어 3대장이라고 불린 것에 비해 빛을 못 봤는데 미국에서의 활동은 어떻게 그리고 있나요?

정말 한국 무대에서 짧았던 6경기가 너무 아쉬워요. 순간순간의 실수들과 더 잘 할 수 있엇는데, 하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어서 미국에서는 돌아왔을 때 후회 없는 게임들을 하고,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많은 부분들을 다 쏟아내고 오고 싶어요.


Q. 빅파일 당시 팀원들과는 어떻게 지내나요? 연습할때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빅파일 때 팀원들과는 여전히 자주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빅파일에서 같이 있을 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우리는 지금처럼 한 팀으로는 안된다. 다들 다른 팀으로 흩어져야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랬었는데 정말 다들 여기저기로 흩어지게 됐네요. 이제 다들 흩어졌으니 전에 했던 말을 증명할 일만 남은 것 같아요.


Q. 미국행을 결정했을 때 가족이나 지인들의 반대는 없었나요?

낯선 땅에 간다는 것에 걱정을 많이 하시긴 했지만, 잘 하고 올 거라고 믿고 보내주셨어요.


Q. 말도 잘 안통하는 미국에서 멘탈이 무너지면 큰일날텐데, 본인만의 멘탈 관리법이 있나요?

어차피 짜증나고 답답해도 말이 안 통하니까 부처님 멘탈이 돼서 그 순간순간 최선의 플레이만 할 생각이에요.


Q. 미국에 함께 가는 선수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선수와 함께하게 된 이유는?

네. 삼성에서 연습생으로 있던 '개감수'랑 같이 가는데, 사실 디그니타스에 가서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많이 들던 때였어요. 그런데 개감수도 같이 간다는 얘기를 듣고 이 팀에서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정말 실력이 좋은데 무대에 못 선 아까운 선수라고 생각 했었거든요.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개인 차원이든, 팀 차원이든요.

개인적인 목표로는 북미 최고의 원딜이 돼서 디그니타스가 저를 데려간 걸 후회하지 않게 해 주고 싶어요. 팀으로서는 당연히 우승하고 싶어요!


Q. 이제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 주시죠!

한국에서 좋은 모습 못 보여드리고 북미로 가게 돼서 정말 아쉽지만, 북미에서 많이 성장해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먼 타지로 게임 하러 가지만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ps. 파딱미만 악플금지!(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