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개봉한 '반칙왕'이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은 낮에는 소심하고 평범한 은행원이지만 밤이면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는 레슬러로 돌변한다. 주인공은 우연히 접하게 된 레슬링에서 그동안 숨어 있던 열정과 즐거움을 발견한 뒤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나가는 내용이다.

e스포츠 팬들에게는 'BJ 소닉', 일반 대중들에게는 신발 브랜드 스베누의 대표로 더 알려진 황효진 대표도 반칙왕의 주인공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게임 방송 BJ와 한 회사를 대표하는 CEO가 동일 인물이라니.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순수하고 게임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BJ 소닉이 대답을 했고, 사업 이야기가 오고 갈 땐 최근 10대와 20대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스베누' 황효진 대표가 얘기를 건네는 듯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이 사이에서 고민한다. 그리고 황효진 대표는 이에 대한 가장 모범적인 답안을 제시했다. 그저 게임이 좋았던 게임 방송 BJ에서 이제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까지 진출하며 엄청난 고공행진 중인 스베누의 대표가 되기까지, 황효진 대표는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게임에 대한 열정'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 스타1 엽기 전략의 대명사 BJ 소닉

Q. 이제는 BJ보다 대표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먼저 인벤 독자들에게 간단히 인사 한마디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뼛속부터 e스포츠를 사랑하는 BJ 소닉이자 스베누 대표 황효진입니다. e스포츠를 워낙 좋아해서 아직도 가끔씩 개인 방송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인벤은 평소에 제가 모니터링을 많이 하고 있는 사이트에요. 가끔 보면 안티팬 분들이 많이 계시는 데 다 관심의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e스포츠에 꾸준히 후원을 많이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Q. 2005년부터 스타크래프트1 개인 방송 BJ를 시작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때부터 스타1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셨던 것 같은데?

2005년부터 방송을 시작했어요. 제가 진짜 스타1 초창기 시절부터 지금까지 모든 경기를 거의 다 본 것 같아요. 스타1은 어릴 때 친척 형이 가르쳐주면서 접하게 되었는데 정말 너무 재밌는 거에요. 군대에서도 vod를 챙겨볼 정도였으니까요.


Q. 개인방송 BJ 시절 다양하고 독특한 전략 전술로 스타덤에 올랐는데, 당시를 회상해보면 어떤 기분이신가요?

그때는 저 말고도 많은 스타1 BJ들이 있었어요. 저는 항상 새로운 전략을 보여드리려고 맨날 아이디어도 짜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굉장히 재밌었고, 지금 다시 영상을 찾아보면 이불킥을 유발하는 영상이 대부분이더라고요(웃음).


Q. 전역 이후에도 다시 방송을 시작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시 스타1으로 방송을 시작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입대하기 이전에 나름 방송인(?)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했었어요.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이 하나, 둘 군대에 가더라고요. 언젠가 가야 하는 군대니만큼 미련없이 더 늦기 전에 다녀오려고 마음먹었죠. 그리고 앞서 말했지만 저는 아직도 스타1이 재밌고 좋아요. 그래서 망설임 없이 스타1으로 방송을 재개했던 것 같고요.




■ BJ 소닉, 사업가로 변신하다

Q. 전역 이후 신발팜이라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과 개인 방송을 병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군인 시절 여자친구가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습니다(웃음). 제가 개인방송 BJ라는 이유로 '미래에 대해 비전이 없어 보였다'가 이유라고 하더군요. 그때 큰 자극을 받았어요. 그래서 군대에 있을 때 여러 가지 사업구상을 끊임없이 했어요. 드라마나 영화에도 종종 등장하는 장면들이죠. '나중에 내가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말거야"같은 느낌이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얼마 전 전 여자친구 SNS를 우연히 발견해서 들어가 봤거든요. 근데 스베누로 커플화를 신고 있었어요. 저도 모르게 좀 통쾌하더라고요(웃음).


Q. 스타1의 인기가 하락하고 선수들이 스타2로 전환하고 있음에도 꾸준히 스타1 리그를 직접 개최했어요. 어떻게 준비하게 된 건가요?

스스로 생각할 때 스타1을 통해서 지금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스타1 리그를 꾸준히 여는데 다른 이유는 없어요. 그냥 제가 좋아서 하는 거에요.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2012 온게임넷 티빙 스타리그 이후부터 소닉 스타리그가 열린 줄 아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2006년부터 꾸준히 해왔던 리그에요.

다만, 6차리그까지는 개인 사비로 대회를 열었는데 슬슬 한계가 보였어요. 그래서 스폰도 여기저기 구해봤는데 쉽지 않았죠. 7차 리그에 원래 후원해주시려는 스폰서가 있었는데 갑자기 취소되면서 당시 제가 운영했던 '신발팜'으로 대체해서 신발팜 스타리그로 쭉 이어갔죠.


Q. 신발팜이라는 신발 멀티샵에서 자체 브랜드인 스베누를 어떻게 런칭하게 되셨나요?

오래전부터 자체 브랜드를 런칭할 준비를 했어요.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신발팜을 운영하면서 약 10억 원을 손해 봤어요. 짧은 시간이지만 제대로 된 인생 수업료를 지급한 셈이죠. 이후 신발팜 운영을 통해 배운 노하우와 실패를 통한 교훈을 토대로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하고 노력하며 남들보다 2, 3시간 잠도 덜 자면서 스베누 브랜드를 준비했어요.




■ 스베누의 성공 비결은 좋아하는 것을 부족함 없이 하기 위한 열정에서 비롯

Q. 스베누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어요. 대표님이 생각하는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요?

제 자신을 스스로 평가할 때 노력형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저 운이 좋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BJ시절 개인방송을 준비할 때도 멘트 하나하나 대부분이 애드립이 아니라 짜여진 대본이었고, 항상 대본을 준비해서 방송을 진행했어요. 스베누를 준비할 때도 그랬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1 리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죠. 어떻게 보면 스타1 리그를 계속 키워나가기 위한 열정이 사업 성공의 가장 큰 동기부여가 아닌가 싶네요.


Q. 스베누라는 브랜드 명칭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이름을 정할 때 많은 후보들이 있긴 했어요. 그런데 평소 제 닉네임 소닉의 이니셜이기도 하고, 영어로 신발의 첫 자인 S가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스베누가 탄생했죠. '베누'가 이집트에서 전설 속의 동물인 불사조라는 뜻이고요. 그래서 로고도 불사조를 형상화한 부분도 있고요. 그런데 안티팬들은 그걸 보고 주작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로고를 변경할 계획도 가지고 있어요.


Q. 국내에서는 아직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이미 성공을 거둔 것 같습니다. 해외 진출 계획은 없나요?

중국은 이미 진출해 있는 상황이고, 앞으로 세계적으로 나아갈 계획은 있죠. 중국 내 큰 백화점에도 들어가 있고요, 아직 큰 성과를 얻진 못했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는 점을 감안할 때 나쁜 성적은 아닌 것 같아요.


Q. 온게임넷 무대에서 직접 하는 게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매년 소닉 스타리그라는 이름으로 대회를 운영해가면서 느낀 점이 많아요. 스타1의 인기가 줄어들어가는 것 같아 보이지만 해가 거듭되어도 시청자는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났죠. 제가 진행하는 방송에 찾아오셔서 응원하고 격려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직도 스타1을 좋아해 주시는 팬들이 많다는 걸 정말 몸으로 실감했죠. 아직 팬들이 많다면 온겜임넷을 통해 스타리그가 부활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현실화 시킬 수 있는 열정과 능력이 있을 때 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서 이번 스베누 스타리그를 탄생시키게 되었습니다.


Q. 스타2 리그에 대한 관심은 없으신가요?

관심이 없는 건 아니에요. 실제로도 전역 이후 스타2 개인 방송을 준비했던 적도 있고, 하지만 스타1과 스타2 둘 다 후원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요(웃음). 결정적으로 아직은 스타2보다 스타1이 너무 좋아요.




■ 앞으로도 꾸준히 e스포츠를 후원할 것

Q. 현재 롤챔스도 후원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가장 큰 인지도를 가진 대회인 만큼 그 홍보 효과를 실감하고 있는지?

스베누 롤챔스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아직 직접적인 효과는 피부로 느끼고 있지 못해요. 하지만 홍보에는 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피부에 와 닿는 효과로는 오히려 드라마 PPL(product PLacement, 간접 광고) 통해 체감하고 있어요. 주말에 하는 ‘장미빛연인들’ 이라는 드라마에 스베누가 메인으로 제작지원을 하고 있는데요. 아주머니들이나 학생들이 드라마를 보고 구매하러 많이 오시더라고요.

Q. 추후 새롭게 생길 종목의 대회에도 꾸준히 후원할 생각이 있나요?

물론이죠. 스타1 광팬이긴 하지만, 넓게 보면 e스포츠를 사랑하거든요.


Q. BJ 소닉이자 스베누 황효진 대표의 꿈은 무엇인가요?

제가 사업을 하는 이유는 제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에요. 거듭 강조하지만, 앞으로도 e스포츠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질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하면 욕을 먹을지 모르겠으나 저는 스타1이 다시 예전 명성처럼 떠오를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거든요? 스타1의 부활. 이게 BJ 소닉으로서의 꼭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 입니다.

그리고 현재 한국에 외국 브랜드가 많이 점령하고 있는데,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글로벌 그룹을 만드는 게 사업가 황효진으로서의 꿈입니다.


Q. 오늘 인터뷰 감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분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저에 대한 말도 안 되는 루머들이 굉장히 많다고 알고 있어요. 그래도 안티분들이 이야기 해주는 것도 하나의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차라리 무관심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가끔은 말도 안되는 루머나 악성 댓글에 조금 화가 나긴 하지만, 시간이 흘러 생각해보면 '안티들도 그렇게 말했던 이유가 있구나' 하고 받아들일 때가 있는데, 그런 느낌을 받을 때마다 20대의 황효진도 조금씩 성숙해지고 있고 성장해간다고 느껴지곤 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계속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고, 아무도 하지 못했던 것들을 계속해서 시도하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게임방송 BJ 출신으로서 한 마디만 덧붙이자면 게임을 하거나 게임을 중계한다고 하면 아직도 좋지 않은 시선이 많은 게 현실인 것 같아요. 하지만 게임도 하나의 취미고, 이제 e스포츠도 스포츠로, 하나의 문화로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말하면 '엄마 나 운동하게 피시방갈 돈 좀 주세요'라는 댓글이 나올지 모르겠는데(웃음). 앞으로도 계속해서 e스포츠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BJ 소닉이자 스베누 대표 황효진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