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편에서는 확장팩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의 배경인 드레노어가 워크래프트 세계관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를 알아봤습니다.

다중 우주관이 적용된 과거의 드레노어는 세계관 설정 뿐만 아니라 그 곳에 살고 있는 종족, 특히 강철 호드를 이끄는 전쟁군주들에게 새로운 면모를 선사했습니다. 어떤 유저들은 '내가 알고 있던 그들과는 다르잖아! 설정 파괴 아냐?'라고 말할 정도로 파격적이었죠.

이러한 설정들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기존 세계관에 새롭게 추가된 설정인가, 과거의 드레노어에만 해당하는 설정인가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만약 기존 세계에 추가된 설정이라면 다른 설정과 충돌을 일으켜서는 안되며, 과거의 드레노어에만 해당하는 부분이라면 해당 캐릭터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를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과거의 드레노어 무대에서 등장했다가 최후를 맞이한 전쟁군주들, 카르가스 블레이드피스트, 넬쥴, 파괴자 블랙핸드의 운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일러두기

『전쟁의 군주』 5부작은 다중 우주관으로 설정이 달라지는 부분이 아니라 기존 워크래프트 세계관에 추가되는 설정입니다. 이는 실제 역사에 해당하는 시기를 직접 겪었던 '구원자 마라아드'가 자신이 듣고 경험한 내용으로 바리안 린 국왕을 설득하기 때문이죠.


▲ 드레노어 원정대 파견을 설득하는 구원자 마라아드!


※ 이하의 내용은 확장팩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스토리를 담고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 타락한 호드 대족장 카르가스, 100인의 검투사로 최후를 맞다.


카르가스 블레이드피스트는 으스러진 손 부족의 족장입니다. 그는 2차 전쟁 이후 결성된 넬쥴 호드의 선봉장으로 고대 오크 부족을 규합하고 지옥불 첨탑에서 드레노어 원정대를 막는 임무를 담당했습니다. 또한, 드레노어 파괴 이후 타락한 호드의 대족장이 되어 (자신이 생각하는) 오크 부족의 미래를 위해 싸웠습니다.

호드 역사에서 그는 타고난 전사로, 잘린 손목에 칼날을 연결하는 등 언제 어디서나 전투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호드의 명예와 생존을 최우선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철저하게 적을 파괴하는 호드의 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리자드는 확장팩 시네마틱과 함께 공개된 카르가스의 『전쟁의 군주』에서 으스러진 손 부족의 생성 배경과 잘린 손목에 칼날을 연결한 이유를 처음으로 소개했습니다.

이 시기는 도대체 언제쯤으로 볼 수 있을까요? 왜냐하면 오우거 제국과 투기장이 카르가스 일화에 등장한다는 사실은 오우거 제국이 실제 드레나이 역사에 존재했다가 호드가 결성되기 전에 몰락했다고 봐야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각 시기의 전쟁군주들의 나이와 행동, 그리고 드레노어에서 있었던 일을 파악할 수 있는 역사적 자료를 살펴보는 것인데, 공식 소설 『호드의 탄생』은 듀로탄의 어린 시절부터 1차 전쟁 시작까지를 다루고 있는데다가 대부분의 전쟁군주들이 등장하므로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 소설에서 카르가스와 관련해 중요한 부분으로는 듀로탄이 성년이 된 열두 살에 다른 전쟁군주들을 처음 만나는 코쉬하그 축제입니다. 듀로탄은 블랙핸드 옆에 과묵하게 앉아 있는 카르가스를 으스러진 손 부족의 족장이며 잘린 손목에 칼날을 장착하고 있다는 묘사를 합니다. 즉, 카르가스는 듀로탄보다 더 나이가 많으며 오우거 제국의 투기장을 탈출한 후 으스러진 손 부족을 세워 다른 부족의 인정을 받는 일련의 과정을 끝낸 상태라는 뜻입니다.


▲ 으스러진 손 부족은 카르가스의 반란으로 결성!


확장팩에서 드레노어 원정대와 처음으로 만나는 카르가스는 백 명의 목숨을 빼앗아야 투기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면서 으스러진 손 투사들과 전투를 치르게 합니다.

99명을 처치하면 카드가는 얼음 회오리로 주변에 있는 전투원을 얼리고 투기장을 탈출하는데, 카르가스가 '흥. 아직 한 명이 남았다. 마법사'라고 쏘아붙이자 '흥, 하나는 나중에 네놈으로 채우지'라는 말로 받아칩니다.

이러한 카드가의 예언(?)은 지역별 퀘스트, 주둔지 대장정 퀘스트라인을 거쳐 높은망치 투기장에서 모험가들이 카르가스와 마주치면서 이뤄집니다. 물론 카르가스는 자신을 조롱하는 높은군주 마르고크에게 '재미를 보는 건 나다. 관중들에게 저런 머저리 따위가 아닌, 진짜 검투사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외치면서 자신만만한 성격을 드러내지만, 결과는 모험가들의 승리로 끝나게 되죠.


▲ 카드가의 "하나는 나중에 네놈으로 채우지."의 결과는?


▲ 모험가들은 타나안 밀림의 카르가스 투기장에서 만난 적이 있죠.


카르가스는 시작과 끝이 같은 인물입니다. 이번에 추가된 설정에 따르면 부족이 없었으며 오우거들의 손에 투기장 검투사로 자랐습니다. 자유를 얻기 위해 100명의 동족을 죽였지만, 풀려나지 못하고 다른 검투사들과 마찬가지로 투기장 지하에 감금됩니다. 그가 다른 검투사와 달랐던 것은 희망이라고 믿었던 목표가 산산히 깨지더라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카르가스는 자신을 구속하는 수갑에서 벗어나기 위해 검투사의 낙인이 찍힌 손목을 잘라내고 다른 검투사들에게 이러한 고통을 이겨낼 자신이 있다면 도전하라면서 돌을 던집니다. 이렇게 자신을 따르는 오크들과 반란을 일으켜 투기장을 탈출한 후 으스러진 손 부족을 창단합니다.




여기까지가 기존 역사와 동일한 부분입니다. 카르가스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 구 호드, 넬쥴 호드, 타락한 호드를 거치면서 오크 부족의 미래를 찾으려 했습니다. 다중우주 드레노어에서도 마찬가지로 강철 호드의 전쟁군주로 아라크 첨탑에 자리잡은 아라코아를 정복하고 무너뜨리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양쪽 모두의 카르가스를 봤을 때 그는 고통과 증오라는 키워드로 극한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운명을 비틀어 쥐어서라도 자신만의 길을 나아가려는 단호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타 서버에서 처음 공격대 보스로 등장했을 때는 죽지 않고 도망간다는 설정이었으나, '더 이상 스토리 상에 카르가스가 등장할 수 없다"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방향으로 설정이 변경되었습니다. 일부 유저들은 이러한 성격의 카르가스가 좀 더 오래 살았다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합니다.

앞으로 아제로스 역사에서 카르가스는 더 이상 등장하지 못합니다. 불타는 성전 당시 으스러진 손 전당에서 최후를 맞이했고, 이번 확장팩에서는 높은망치 투기장 돌바닥 위에 차갑게 식은 시체로 죽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카르가스 블레이드피스트는 역사 속의 인물로 우리 기억 속에 남으리라 봅니다.


▲ 높은군주 마르고크를 대면한 카르가스 블레이드피스트


▲ 다시 플레이어에게 최후를 맞이하는 카르가스, 이제 더 이상 등장 불가!




■ 리치왕 넬쥴, 공허와 계약을 맺는다?


넬쥴은 어둠달 부족 족장으로 종족의 미래를 이끄는 정신적 지도자였지만, 다른 영웅들에게 배신당하거나 이용당하면서 잘못된 선택을 하다가 비참하게 죽는 인물입니다.

그의 생애는 어둠달 부족장, 드레노어 대족장, 초대 리치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어둠달 부족장 시기에는 킬제덴에게 기만당해 오크의 타락을 주선했으며 굴단의 배신으로 허수아비가 됩니다. 게다가 드레노어 대족장 시기에는 고대 오크 부족을 모아 넬쥴 호드를 결성하지만 다수 어둠의 문을 열어 드레노어를 파괴하는 과오를 저지릅니다.

넬쥴은 호드는 다시 만들면 된다면서 파멸하는 드레노어를 떠나 다른 차원과 연결된 균열로 도망치지만, 킬제덴에게 사로 잡혀 육체를 잃게 되고 갑옷과 서리한 속에 정신만 남아 아제로스의 노스렌드 얼음왕관 꼭대기로 떨어집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초대 리치왕으로서 노스렌드를 정복하고 스컬지를 창단해 아제로스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떠오릅니다.

이후 넬쥴은 3차 대전쟁 당시 고귀한 아서스 메네실 왕자를 타락시켜 2차 대전쟁 때 호드가 마지막까지 점령하지 못했던 로데론 왕국을 손에 넣습니다. 그는 킬제덴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서스와 하나가 되는 의식을 치르지만, 불시의 기습을 당해 완전히 소멸되면서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 자취를 감춥니다.




▲ 초대 리치왕은 아서스가 아니라 넬쥴!


드레노어 원정대는 타나안 밀림에서 카르가스의 추적을 피해 동굴로 도망치고, 어둠달 부족이 이상한 의식을 치르고 있는 사실을 목격합니다. 거대한 차원문을 열고 있는 파괴자 켈리단을 처치하면 넬쥴이 등장해 '그래... 와라! 강철 호드의 이름으로 너희 모두를 산 채로 묻어 주마!'라면서 동굴을 무너뜨립니다.

안타깝게도 이 만남 이후로 호드는 드레노어의 넬쥴이 어떤 계획으로 강철 호드에 가담했는지, 그의 목표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얼라이언스의 초기 지역인 '어둠달 골짜기'에서 펼쳐지는 퀘스트라인에 모든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죠.


▲ 넬쥴의 일대기가 궁금하다면 얼라이언스 퀘스트가 필수입니다.


어둠달 골짜기 이야기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그롬마쉬 헬스크림의 강철 호드가 결성되면서 드레노어 각 지역에 살고 있는 세력들은 전쟁이냐 예속이냐를 두고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어둠달 부족을 이끄는 부족장 넬쥴은 강철 호드에 속한 다른 부족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 수백 년 전에 하늘에서 떨어진 '검은 별'과 관련된 금기를 깨고 어둠의 힘을 손에 넣습니다. 이 과정에서 넬쥴의 아내 룰칸은 넬쥴의 뜻에 동조하지 못하는 부족원들을 이끌고 추방자의 언덕에 자리를 잡습니다.

넬쥴은 벨렌과 총독의 의회가 최후의 방어선을 펼치고 있는 카라보르 사원을 공격하려는 강철 호드를 돕기 위해 검은 별을 깨우는 계획을 세웁니다. 벨렌과 모험가는 룰칸과 접촉해 검은 별의 정체를 밝혀내고 사마라를 구출하려고 하지만, 넬쥴의 의식이 성공해 검은 별 크아라(K'ara)는 공허의 존재로 변합니다.

예언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 벨렌은 자신을 희생해 크아라를 정화하고, 모험가는 구원자 마라아드와 함께 카라보르 사원을 공격하는 강철 호드를 밀어내면서 어둠달 골짜기에는 평화가 찾아옵니다.


▲ '검은별' 크아라(K'ara)의 이름을 기억해두세요.


◎ 카라보르 사원 이후 그롬마쉬와 넬쥴의 대화

그롬마쉬 : 넬쥴! 네 군대는 흩어지고 요새는 폐허가 됐다. 너의 검은 별도 쓰러져, 이제 드레나이를 돕는다. 넌 우리 이름에 먹칠을 했어!

넬쥴 : 우린 그래도 강철 호드를 섬길 것이다, 헬스크림. 우리 마법은...

그롬마쉬 : 내 강철 호드에 너희 자리는 없다! 초라한 너희 마을로 돌아가라. 강철 해일이 너희를 쓸어내기 전에 별 구경이나 실컷 해 둬라.


넬쥴은 강철 호드에서 쫒겨난 이후 남은 부족원을 이끌고 많은 선조가 대대로 최후의 안식을 취하고 있는 장소인 어둠달 지하묘지에 어둠의 제단을 세웁니다. 그는 선조의 영혼을 어둠의 의식에 제물로 바쳐 드레노어 대륙의 모든 것을 공허에 빠뜨리려고 합니다.

이에 모험가들은 소수의 인원으로 어둠달 지하묘지에 침투합니다. 새다나 블러드퓨리, 날리쉬, 해골아귀를 차례대로 처치하며 어둠의 제단에 도착하자 넬쥴은 어둠의 영역으로 끌여들여 죽음으로 인도해주겠다고 외칩니다. 현실의 경계선으로 떨어진 모험가들은 치열한 전투를 벌여 간신히 넬쥴을 처치하게 되고, 넬쥴은 "내 힘은... 영원토록... 공명하리라..."라는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죽습니다.


▲ 넬쥴의 최후. 마지막 유언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넬쥴 이야기를 마무리하기 전에 검은 별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카라보르 사원 시나리오를 완료하고 나면 벨렌이 남긴 홀로그램을 볼 수 있는데, 여기에는 검은 별의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 카라보르 사원 이후 벨렌의 환영 대사

벨렌 : 반갑네, 우리 민족의 구원자여! "이걸 듣고 있다면, 내가 이 세상에 없단 얘기겠지... 하지만 카라보르는 건재할 터.

자네에게 설명해 줘야 옳겠지. 우리 드레나이가 숭배하는 나루는 순수한 빛으로 이루어진 생명체이네. 하지만 죽음이 가까워지면 나루는 정수를 잃고 어둠의 존재로 무너져 내리게 되지.

우리 드레나이가 처음 이 세계에 왔을 때, 나루도 우리와 함께 있었네. 하지만 함선이 추락하는 걸 막진 못했지. 그 끔찍한 밤에 드레노어 하늘에 나타났던 검은 별은... 사실 진짜 별이 아니라네. 그건 타락한 나루였어. 혼란과 공포의 순간에 우리 함선에서 빠져나간. 그 이름은 크아라(K'ara)라네.

한때는 믿음과 아름다움의 생명체였던 것이 어둡고 탐욕스러운 신, 살아 있는 어둠 그 자체가 되었지. 우리는 크아라에게 엄청난 빚을 졌네. 그 나루가 없었다면 우린 고향 아르거스 행성에서 탈출하지 못했겠지.

크아라가 암흑으로 변하는 걸 보는 건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었네. 나루가 돌아왔을 때... 난 해야만 하는 일을 했지. 기억하게... 생명은 곧 빛이며... 빛은 생명 그 자체임을. 서로 형태가 바뀔 뿐, 영영 없어지는 게 아니라네.

우리 민족이... 이해하길 바랄 뿐일세.


▲ 그러니까 처음부터 모든 걸 알고 있으셨다는 말이죠?


이 대사에서 우리는 원래 역사와 다중우주 드레노어가 처음부터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게 됩니다.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 드레나이의 성립을 다루고 있는 콘텐츠는 『호드의 탄생』과 불타는 성전의 배경 스토리입니다. 드레나이 성립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영웅들로 보는 확장팩 제8탄, 구원자 마라아드와 예언자 벨렌 제1부'를 참조하시면 되고, 여기에서는 필요한 부분만 요약하겠습니다.

벨렌, 킬제덴, 아키몬드 세 명의 지도자 통치 아래 아르거스 행성에서 에레다르 종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살게라스는 막대한 힘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하게 되고, 신중한 벨렌은 종족이 타락하는 길이라는 예지를 하지만 다른 지도자들은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절망에 빠진 벨렌에게 아타말 수정을 통해 나루 크우레(K'ure)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게 되고, 벨렌은 추종자들과 함께 탈출에 성공합니다. 이렇게 벨렌을 따르는 에레다르 무리는 추격해 오는 킬제덴의 불타는 군단을 피해서 크우레의 우주선을 타고 끝없는 어둠 저편을 오랫동안 여행합니다.

벨렌의 무리가 드레노어에 도착했을 때 크우레의 힘이 크게 약해지며 나그란드의 오슈군 지역에 불시착합니다. 더는 우주로 나갈 수 없게 된 벨렌의 무리는 자신들을 에레다르 어로 '추방당한 자'라는 뜻인 드레나이로 부르기로 합니다.


▲ 나루 크우레(K'ure)가 함선과 함께 불시착한 위치는 나그란드의 오슈군!


이제 눈치채셨나요? 다중우주 드레노어에서 달라진 설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아르거스 행성에서 벨렌의 무리가 탈출하는데 도움을 준 나루의 이름이 각각 크우레(K'ure), '검은 별' 크아라(K'ara)라는 사실, 두 번째는 어둠달 골짜기 매장지에는 어둠의 존재로 변한 '검은 별' 크아라가 나루 함선이 드레노어에 불시착하는 과정에서 함선을 빠져나와 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즉, 다중우주 드레노어에서는 가로쉬 헬스크림이 악마의 피를 마시지 않고 만노로스를 처치해서 바뀐 시간축 뿐만 아니라 드레나이가 아르거스를 탈출하는 시간축도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다는 뜻입니다.

물론 두 역사 모두 나루와 연관되어 있지만, 크우레는 함선 안에 탑승한 상태로 오슈군에 떨어진 후 엔트로피가 역전되려는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오크 선조들의 영혼이 나루의 힘에 이끌려 모여드는 신성한 장소로 만들었으나 크아라는 엔트로피가 역전된 상태로 함선을 나와 매장지에 혼자 떨어지면서 오크 종족이 공허와 접촉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역사에서 넬쥴과 어둠달 부족은 자연의 힘을 이용하는 주술만을 알았지만, 다중우주 드레노어에서는 어둠의 힘을 이용하는 흑마법에 접근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흑마법은 살게라스의 불타는 군단이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타입으로 공허 그 자체를 바탕으로 어둠의 힘을 이용하는 흑마법입니다. 이에 관한 설정은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도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므로 이후 스토리 전개에 따라 더 자세히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 앞으로 워크래프트 스토리 전개에 '어둠과 공허' 그리고 나루는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요.





■ 호드의 대족장 블랙핸드, 용광로에서 파괴자의 면모를 보이다.


블랙핸드는 검은바위 부족의 족장입니다. 그는 드레나이 종족에 맞서 결성된 구 호드의 초대 대족장으로서 드레노어를 통일하고 아제로스의 7대 왕국 중 하나인 스톰윈드 왕국과 전쟁을 벌였습니다. 그는 오직 힘과 권력을 최고로 여기는 인물로, 타인의 말을 쉽게 믿고 눈에 보이는 성과에 집착하는 성격입니다.

블랙핸드는 호드 역사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이들이 전심전력을 쏟아붓도록 유도하는 카리스마와 지휘력이 있는 지도자였지만, 적과 아군 모두를 파멸로 이끈 파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중우주 드레노어에서 블랙핸드는 기존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는데, 마치 몸 안에 불꽃을 품고 있는 듯한 모델에 검은 색상으로 변한 오른손이 유저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이러한 블랙핸드의 변모는 기존 설정에 으스러진 손 부족 탄생 배경이라는 새로운 설정을 추가한 카르가스와는 다르게 다중우주 드레노어에서만 추가된 설정으로 오그림 둠해머가 파멸의 예언이 두려워 용암 웅덩이에 둠해머를 던지면서 바뀐 시간축을 담고 있습니다.


▲ 블랙핸드가 불타는 설정은 다중우주 드레노어에서만!


블랙핸드의 몸이 불타는 이유는 공식 만화 『블랙핸드』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블랙핸드는 오우거들의 공격을 받아 검은바위 부족이 전멸의 위기에 놓였을 때, 부관인 오그림 둠해머와 함께 최후의 항전을 준비합니다. 그 전투가 있기 하루 전, 그는 용암 웅덩이에 있는 유서 깊은 망치 둠해머를 정령들로부터 되찾아 검은바위 부족에 희망을 불어넣으면서 최후의 결전을 승리로 이끌어냅니다.

그러나 블랙핸드는 승리의 대가로 오른손을 비롯한 반신이 검고 묵직한 바위로 뒤덮게 되고, 이러한 일화에 따라 '검은손(Blackhand)'이라는 이름을 얻는다고 공식 홈페이지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설정은 다중우주 드레노어에 추가된 부분이므로 실제 역사에서 그의 이름이 블랙핸드인 이유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아제로스 역사에는 다중우주 드레노어 설정과는 다르게 블랙핸드 개인과 관련된 일화는 없지만, 검은바위 부족의 전사는 자신이 사용하는 무기를 직접 만드는 유능한 대장장이라는 점과 1차 대전쟁 당시 검은바위 산을 점령한 이유가 대장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용광로 건설이라는 묘사로 봤을 때, 블랙핸드라는 이름은 대장장이가 제품을 제작을 하는 과정에서 석탄 등 기타 재료로 손이 검게 변하는 것을 염두에 둔 이름으로 보입니다.


▲ 상단 워크래프트 세계관의 블랙핸드 컨셉아트, 하단 타나안 밀림에서 등장한 모습


드레노어 정령인 격노의 힘을 몸 안에 두고 있는 블랙핸드는 확장팩 두 번째 공격대 던전 검은바위 용광로의 최종 보스로 등장합니다.

블랙핸드는 강철 호드에 합류한 첫 번째 족장으로서 가로쉬가 전해 준 도면으로 용광로에서 밤낮을 쉬지 않고 파괴의 무기를 제련했습니다. 그 결과 철갑을 두른 오크와 오우거 그리고 그론으로 이루어진 병력을 이끄는 지도자로 자리를 확고하게 지켰습니다.

소수의 모험가들은 검은바위 용광로에 진입해 탈라도르로 연결되는 수송로를 점령하고, 강철 호드의 해군을 막아낸 후 용광로 열기의 핵심인 격노를 쓰러뜨립니다. 이 과정에서 굴단을 추격하기 위해 카드가가 요청한 마법 재료인 바위의 생물들과 연합을 맺은 비밀을 알아낼 수 있는 정령의 석판을 확보합니다.

이후 도가니 제일 윗층에서 만난 블랙핸드와 용광로 최심층까지 떨어지는 힘겨운 사투를 한 끝에 간신히 그를 처치합니다. 이렇게 블랙핸드는 최후를 맞이하게 되며 강철 호드는 무기 생산의 거점이자 그론을 병사로 만드는 장소인 고르그론드를 잃습니다. 그 결과 강철 호드는 모든 병력을 타나안 밀림으로 후퇴시키게 되죠.


▲ 치열한 사투 끝에 최후를 맞이한 블랙핸드!


이제 남은 전쟁군주들은 그롬마쉬 헬스크림, 킬로그 데드아이 그리고 굴단입니다.


제3장 검은바위 용광로 제압 연속 퀘스트를 완료하면 블레이드퓨리 요새에서 이들 세 명의 전쟁군주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시네마틱 영상을 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 굴단이 그롬마쉬 헬스크림을 제압한다거나 킬로그 데드아이가 악마의 피를 마시는 등 유저들이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6.2패치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분위기입니다.

다음 기사는 '한 눈으로 보는 확장팩 스토리 대장정 기획'를 마무리하는 이야기로, 공식 단편소설 『헬스크림』, 『통치자의 자격』 그리고 6.1패치의 전설 퀘스트 시네마틱 영상을 바탕으로 킬로그 데드아이와 그롬마쉬 헬스크림의 과거ㆍ현재ㆍ미래를 다룰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