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영원한 강자는 없고, 누군가 물러나면 새로운 이가 그 강자를 채운다.

카트라이더 판에서 수 년간 절대자로 군림했고, 3년의 공백기가 있었음에도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던 문호준이 기존의 강자였다면, 그런 문호준을 꺾고 팀을 우승으로 이끈 유영혁은 그 뒤를 이은 두 번째 시대의 주인이다. 문호준과 같은 시기에 활동했고 만만찮은 실력을 지녔음에도 문호준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유영혁.

그러나 유영혁은 2015 카트라이더 에볼루션 결승 에이스 결정전에서 0.005초 차이로 문호준을 꺾고 최후의 승자가 됐고, 2016 카트 버닝타임 8강 최종전에서도 문호준의 소속 팀 알앤더스를 꺾으면서 자신의 시대가 왔음을 알렸다. 기존 강자들이 모두 무너진 와중에도 홀로 살아남아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는 유영혁에게는 문호준에 대한 라이벌 의식, 스스로 최고의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자부심이 함께 느껴졌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번 시즌 유베이스 알스타즈에 소속된 유영혁이라고 합니다.


Q. 팀원은 같지만 팀장과 매니저는 달라졌어요. 새 팀장님과 매니저님은 어떤가요?

저는 팀장님 운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이번 시즌 팀장님과 매니저님이 선수들을 잘 대해주시기도 하고 팀장전에서도 자주 이겨주시기 때문에 매우 만족합니다.


Q. 기존 팀장님과 현 팀장님의 차이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실력 차이가 나나요?

사실 실력은 두 분 다 좋은 편은 아닌데...(웃음) 운이 좋으신 것 같더라고요. 두 분이 공통적으로 팀원들에게 말하는 방식부터 해서 굉장히 세심하세요. 물론 더 정이 가는 분은 오랜 시간 함께했던 팀106 시절의 팀장님이에요.


Q. 팀106 시절의 팀장님에게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나요?

혹시 다시 대회에 나오시게 되면 꼭 다음 시즌에 함께하고 싶어요(웃음).


Q. 지난 시즌 결승전 에이스 결정전에서 문호준 선수와의 대결이 엄청난 화제가 됐어요. 당시 심정이, 특히 초반에 실수를 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사실 같은 질문을 엄청나게 많이 받아봤어요. 그 때는 '또 준우승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화가 나서 오기로 따라붙었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보자는 심정으로 악으로 달렸더니 간신히 앞지를 수 있었어요.


Q. 당시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고, 실제로도 0.005초 차이였는데 본인이 이긴 줄 알고 있었나요?

0.005초 차이였는데, 정말 간발의 차이였지만 눈으로 보기엔 제가 아주 약간 앞서 있는 게 보였어요. 그래서 끝나자마자 팀원들과 껴안고 환호를 했죠.


Q. 외나무다리에서 문호준 선수의 팀을 두 번 만나 다 이겼어요. 문호준 선수와 차별화되는 본인만의 강점이라면 뭐가 있을까요?

문호준 선수가 개인전에 특화된 선수라면 저는 팀전에서의 성적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약간 더 팀워크를 잘 맞춰주는 팀플레이형 선수라고 봅니다.


Q. 오랫동안 문호준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는데, 이제는 본인의 시대가 왔다고 봐도 될까요?

그래서 이번 이벤트전에서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어요. 제가 개인전에서도 문호준을 앞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이벤트전이지만 엄청나게 연습을 했어요.


Q. 신흥 강자들이 많이 나타나고 기존 강자들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본인만은 꾸준한 기량으로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어요. 실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도 있나요?

(문)호준이는 3년 정도 카트라이더를 쉬었지만 저는 꾸준히 리그에 출전하고 대회 방식의 변화에도 적응해왔기 때문에 아직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 같네요.


Q. 스스로 생각하기에 현재 자신의 입지를 위협할 만한 선수가 있다면 누구일까요?

문호준, 전대웅이 있는 팀은 다 한 번씩 이겨본 경험이 있어요. 오히려 그런 선수보다는 같은 팀의 김승태 선수가 제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라고 봐요.


Q. 본인이 보는 김승태의 장점은 뭐가 있는지 궁금한데요?

일단 그 선수가 상대를 괴롭히고 짜증나게 하는 방법을 알아요. 상대 주행을 엄청나게 방해하고, 본인 스스로도 주행에 특화된 선수에요. 딱히 단점이 없기 때문에 다른 팀으로 가더라도 에이스로 대활약을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죠.


Q. 결승 상대인 예일모터스&그리핀의 기세가 굉장합니다. 상대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이름 자체만 보면 네임밸류가 떨어지긴 하지만 리그 초기부터 올라오는 과정이 지난 시즌 우리 팀과 비슷해요. 에이스 결정전에서 한 번 지고 4강을 뚫은 뒤 결승에 올라온 것까지 똑같죠. 힘든 과정을 거치고 올라온 팀이기 때문에 절대 얕잡아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에요. 이기기 위해서 저희도 최선을 다해야죠.


Q. 상대 팀 에이스인 박건웅 선수가 4강에서 엄청난 캐리를 했어요. 그 선수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요?

리그에 나온지 2, 3차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이제서야 빛을 보는 것 같아요. 사실 박건웅 선수는 예전부터 잘했는데 이제 발동이 걸렸다고 봐요. 결승 전까지는 박건웅 선수의 팀과 연습을 했는데, 온라인보다 대회에서 더 잘하는 것 같아요. 이번 결승에서도 호각으로 싸우지 않을까 생각해요.


Q. 결승을 앞두고 팀 내 분위기와 준비 상황은 어떤가요?

결승이다보니 같이 연습할 팀이 점점 없어지고 있어요(웃음). 예일모터스는 상대 팀이기 때문에 자주 연습을 하고 있지는 않고요. 팀 내에서 2:2를 하면서 연습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요.


Q. 이번 결승전에서 주목할 만한 팀 동료를 꼽자면 누가 있을까요?

이번 시즌에 김승태 선수가 많은 활약을 했지만 조성제 선수도 상대를 마크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활약을 했어요. 같은 팀인 제가 놀랄 정도로요. 조성제 선수가 상대를 얼마나 마크해주느냐에 따라 우리 팀 승패가 갈릴 것 같아요.


Q.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를 듣고 싶네요.

저는 이번에 이긴다면 2연패이기도 하고, 이은택 선수는 우승한다면 4연패를 달성해요. 우리 팀이 다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떄문에 모두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에이스로서 많은 노력을 해야죠.


Q. 지난 시즌도 그렇고 이번 시즌에도 유난히 카메라에 많이 잡히는데, 이유가 뭐라고 보시나요?

여자친구가 생긴 후로 관객석에 앉아있다 보면 저를 자주 잡아주더라고요. 여자친구 덕분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카메라에 잡히는 게 많이 부끄럽긴 해요(웃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 주세요!

여자친구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대회 때마다 연습하느라 잘 못 놀아주는데 이해해줘서 고맙고, 꼭 우승으로 보답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