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게임쇼' 하면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아마 게임쇼를 잘 아시는 분이라면 'E3'를 먼저 생각하실 겁니다. 세계 3대 게임쇼 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행사이니까요. 혹은 다른 3대 게임쇼를 생각할 수도 있어요.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스컴'이나 일본에서 개최하는 동경 게임쇼 말이죠.

하지만 '세계 최대의 게임쇼'를 생각하면 달라집니다. 오로지 비록 세계 최고라는 권위는 얻지 못했지만, 규모로만 볼 때는 어떤 행사에도 비할 수 없는 대규모 게임쇼. 바로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차이나조이'입니다.

올해 차이나조이는 7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진행됩니다. 무려 14개 관. 그러니까 지스타가 열리는 부산의 '벡스코'만 한 관이 14곳입니다. 이 모든 곳이 오로지 차이나조이 2016이라는 행사를 위한 장소로 사용되지요. 대중에게 공개되는 B2C 관만 해도 무려 7개 관이 만들어지는 차이나조이 2016. 어떤 점을 집중해서 봐야 할지 간략하게나마 정리해 보았습니다.




차이나조이2016, 역대급 규모의 게임쇼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앞서 말한 '규모'입니다. 작년까지도 차이나조이는 그 유례없이 큰 규모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그보다도 더욱 커져 버렸습니다. 행사 시작이 아직 며칠 남아 있는 시점임에도 취재 기자들은 불꽃 같은 조깅과 수영으로 체력 단련을 하는 중이니까요.

▲ 작년 전시장 조감도

작년의 행사장 조감도입니다. 상단의 건물 세 채가 국제 엑스포와 붙어 있는 '캐리 호텔'입니다. 이등변 삼각형 꼴을 이루며 늘어선 16개의 관. 작년에는 총 8개 관이 사용되었음에도 세계 최대 규모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작년 취재 기자의 실험 결과, 저 안쪽의 삼각형을 직선으로 보행 시 한 바퀴에 한 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 2016년... 행사장 조감도

그리고 문제의 2016년 행사장 조감도입니다. 작년에야 크긴 해도 쓰는 공간이 다 거기서 거기라 좀 괜찮았는데 이번에는 문제가 좀 심각해졌습니다. 무려 14개 관. 그중 절반인 7개 관이 B2C 관입니다. 사업적인 이슈나 특수 목적을 띄지 않는 일반 관객이 입장하는 관의 수가 7개 관이라는 뜻입니다.

부대행사 중 하나였던 'CAWAE(Comic & Animation World Amazing Expo)'의 규모는 아예 관 하나를 차지할 정도로 커져 버렸습니다. 솔직히 이 정도 크기면 그냥 독립 행사를 할 수 있는 정도인데, 차이나조이 사이에 끼니 그냥 부대행사 같군요.

새로 만들어진 'eSmart'는 최근 주목받는 VR, AR 산업을 비롯한 최신 하드웨어와 기술 등을 전시하는 일종의 특수 목적 전시관입니다. 사실 게임쇼와는 별개로 진행되는 일종의 부대행사라 볼 수 있음에도 무려 두 개 관을 사용합니다. 이쯤 되면 기자들이 왜 체력 단련을 하고 있는지 아실 겁니다.

▲ 작년 이맘때, 지옥불을 밟던 저 기자는 올해 또 차이나조이에 가게 되었습니다.

단지 공간의 넓이가 늘어났다는 뜻이 아닙니다. 공간이 넓어졌다는 뜻은 그만큼 참가 업체의 수도 늘어났다는 뜻이니까요. 차이나조이 주최 측에서 제공한 자료를 보면 현재 B2C 관에 참가하는 업체의 수는 183개 업체. eSmart가 78개 업체, 그리고 B2B 관과 WMGC(World Mobile Game Conference)에 참가하는 업체의 수가 무려 462개 업체입니다. 물론 겹치는 경우도 많겠지만, 적어도 500업체 이상이 차이나조이 2016에 참가한다는 뜻이죠.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라 할 수 있습니다.



작년부터 이어진 '내실 다지기', 올해는 과연?


작년 차이나조이 2015 당시, 주최 측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부스걸 노출을 최소화하고 내실을 다지겠다." 그 결과 2015년 차이나조이에서 부스걸과 모델들의 노출 수위는 전년보다 상당히 완화된 모습을 보여주긴 했습니다. 재작년 차이나조이 무대를 찾았던 기자가 귀국 날까지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던데 반해 작년 취재조 기자들은 비교적 덤덤히 한국으로 돌아오며 '아 더워'라는 말만 남겼거든요.(왜 더웠을지는 비밀...)

▲ 재작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 했지만 그래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2015년

하지만 '내실을 다진다'는 말은 모두 지키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차이나조이를 진행하는 관의 수는 많았지만, 취재 기자들 말로는 빈 공간이 상당히 많았다고 하더군요. 모든 공간을 꽉꽉 채울 만큼은 아니었다는 뜻이죠.

재미있게도, 올해의 차이나조이 역시 작년과 비슷한 목표를 세웠습니다. 부스걸을 포함한 단순한 눈요깃거리를 최소화하고, 게임쇼로서의 올바른 정체성을 찾겠다는 것이죠.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규모는 더욱 커졌습니다. 과연 차이나조이 2016은 14개의 부스를 가득 채울 수 있을까요? 현장에 가야 확인할 수 있겠지만, 주최 측이 올해 차이나조이를 어떻게 만들어 두었을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 내실을 다졌다기엔 살짝 아쉬운 장면들도 있었죠.



넥슨, 위메이드, 웹젠... 국산 IP 게임들의 대거 진출


또 하나, 주목할만한 소식이 있습니다. 사실 차이나조이 무대에 국산 게임이 오르는 일은 드문 일이 아니었습니다. 시차가 한 시간밖에 나지 않는 나라라는 지정학적 이점도 있긴 하지만, 중점적으로 다루는 분야가 온라인과 모바일이라는 공통점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매년 차이나조이에서는 다양한 한국 게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 한국 게임은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릅니다. 여전히 한국 게임들은 다양하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재미있는 점은 기존 한국 게임의 IP를 이용해 중국 스튜디오가 독자적으로 만든 게임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것이죠. 살짝 살펴봅시다.

일단 넥슨의 '메이플스토리2'가 텐센트의 부스를 통해 공개됩니다. 이번 차이나조이 최고의 관심사 중 하나인 '리니지2'의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2: 혈맹' 또한 중국 현지 개발사인 스네일 게임즈의 부스를 통해 공개되고요. 웹젠의 게임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치후360은 '썬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을, 룽투는 '뮤온라인' 기반의 모바일 게임을 전시하지요.

▲ 메이플스토리2와 리니지2: 혈맹이 참전을 예고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아직 정확히 발표하지 않은 기업들을 포함하면 더욱 많은 국내 기업들이 차이나조이 무대를 준비하고 있겠지요.


차이나조이 2016 주요 행사


차이나조이 2016에서 진행될 주요 행사입니다. 역시 대륙의 기상을 잘 보여주듯 몇 시간동안 하는 행사가 아니라 아예 며칠동안 이어집니다.

■ 차이나조이 2016 주요 행사



CDEC(China Digital Entertainment Congress) : 7월 27일 ~ 29일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 디지털 오락 산업 회의입니다. 거대한 규모의 서밋 행사로 각국의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합니다.

Esmart Expo & Conference : 7월 27일 ~ 31일

최신 기술, 그리고 하이엔드급 하드웨어를 소재로 열리는 엑스포입니다. 이번 연도에는 총 두개의 관을 사용해 큰 규모로 열립니다.

WMGE(World Mobile Game Expo) : 7월 28일 ~ 29일

모바일 게임에 특화된 차이나조이 내 게임 엑스포입니다. 차이나조이의 양대 기둥이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이니만큼, 굉장히 중요한 행사라 할 수 있습니다.

CGDC(China Game Developer Conference) : 7월 28일 ~ 2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GDC NA,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GDC EU와 더불어 GDC라는 이름이 붙는 권위있는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입니다. 게임 개발 및 산업 전반에 대한 권위자들이 주로 찾는 행사이기도 합니다.



Cosplay Carnival : 7월 28일 ~ 31일

이름 그대로 차이나조이를 무대로 하는 다양한 코스프레 팀들의 합동 경연입니다. 작년까지는 리그오브레전드가 주요 소재가 되었지만 올해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네요.

E-sports Competition : 7월 28일 ~ 31일

차이나조이 행사 내내 다발적으로 열리는 e스포츠 대회입니다. 주로 중국 내 인터넷 스트리밍 업체들이 주관하게 되는데, 아직 세부적인 사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굉장히 다양한 무대에서 다양한 게임을 소재로 펼쳐지게 됩니다.

Miss Chinajoy(...!) : 7월 28일 ~ 31일

사실 가장 기대하고 있는 행사입니다만... 작년에 가본 기자의 말로는 너무 훅 지나가버려 뭐가 뭔지 알기도 전에 끝나버렸다고 하더군요. 미스 차이나조이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가능할 경우 추후 아주 디테일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이제 곧 다가올 차이나조이. 수많은 게임들과 그 엄청난 규모를 상상하면 기대감이 커지지만 동시에 걱정도 함께 됩니다. 국산 IP의 본격적인 진출. 생각만으로도 멋진 일이 아닐수 없어요. 하지만 그만큼 경쟁자도 많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행사라는 것은 그만큼의 업체들이 참전했다는 뜻이니 말이죠.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국산 IP. 과연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더 많은 내용은 조만간 이어질 차이나조이 2016 특별취재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