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블리즈컨에서, '스타크래프트2' 역시 다른 게임들처럼 많은 콘텐츠가 발표됐습니다. 새로운 인게임 콘텐츠를 획득할 수 있는 '워체스트'(전쟁상자, 가칭)와 노바 비밀 작전의 세 번째 임무팩, 새로운 협동전 사령관 스투코프와 지도, 밸런스 조정안. 거기에 아케이드 기능에 대한 언급도 있었죠.

인벤에서는 이번 '블리즈컨 2016' 현장에서 스타크래프트2의 '데이비드 킴' 수석 디자이너와 이번 블리즈컨에서 발표한 콘텐츠와 향후 업데이트 방향 및 e스포츠로서의 향후 계획등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데이비드 킴 수석 멀티플레이어 디자이너

데이비드 킴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스타크래프트2: 공허의 유산' 팀의 수석 멀티플레이어 디자이너로서, 게임의 멀티플레이어 경쟁 부분을 담당하는 디자인 팀을 이끌고 있다. 멀티플레이어에 집중하면서도, 관련 시스템에 디자인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으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도 영웅 및 지도 디자인 개발에 참여했다.


Q. 이번에 발표한 '워체스트'를 도입한 계기가 궁금하다.

A. 팬 커뮤니티에서, 스타크래프트2 내에서 스킨을 구입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게임을 서포트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렇게 커뮤니티에서 먼저 나서서 게임을 서포트 하고 싶다는 경우는 처음 봤던 것 같다. 워체스트의 수익은 게임 개발에도 쓰이고, e스포츠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도 쓰일 것이다.


Q. 스타크래프트2는 다른 블리자드 게임에 비해서 보상이 될만한 요소가 적다는 의견이 있다. 데칼이나 스킨 외에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는가?

A. 우리도 인지하고 있고, 계속해서 고민 중인 부분이다. 많은 의견을 받아들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Q. 게임을 하다보면, 스타크래프트2는 견제 수단이 너무나 강력하고 많아서 한순간 이를 놓치면 게임을 내주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상황이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인지하고 있으며, 그런 이유로 프로토스의 '사도'와 같은 유닛들을 너프했다. 그리고 저그에서는 히드라가 보다 코어 유닛화되었고, 속도, 사거리 등에서 장점을 받았다. 때문에 해방선 같은 수단에 더욱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급격한 변수, 견제는 줄이고자 하고 있고, 지금 간혹 보이듯 오직 견제만 하는 플레이 양상은 우리도 건강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양상의 플레이가 나오도록 유도하고 있다.


Q. 유닛들이 점점 액티브 스킬이 많아져서 누를 게 많아지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

A. 해외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주고 있다. 이번 패치에서 우리의 큰 목표 중 하나는 되도록 액티브 기술을 추가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지금 안 쓰이는 유닛들이 쓰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대격변 패치를 통해서 새로 추가된 액티브 기술은 하나이고, 나머지 부분들은 새롭게 추가하는 부분을 최대한 줄이면서 변화를 꾀할 예정이다.


Q. 대격변 패치 버전 게임 양상은 개발팀에서 생각했던대로 흘러가고 있나? 그리고 대격변 패치는 언제쯤 될 예정인가?

A. 의도대로 흘러가는 그런 분위기가 살짝 보이는데, 베타 때는 언제나 그렇듯 좀 어렵다. 유저들이 베타 플레이를 꺼리는 성향이 크기 때문이다. 오프 시즌을 사용해 라이브 게임을 지켜보면서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하나씩 체크하고 있다.


Q.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2'의 프로 리그가 공식적으로 종료돼어 수많은 한국 선수들이 팀 해체로 인해 무소속이 됐다. 내년에는 이들을 위한 WCS 룰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나?

A. 당연히 있다. 몇 주 내로 'WCS 2017' 플랜이 나올 텐데, 선수들이 그것을 보고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한국 선수들에게 내년에도 좋은 기회를 계속 제공하여, 스타크래프트2를 계속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Q. 협동전이 출시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비슷한 패턴을 오랫동안 유지해왔는데, 새로운 방식이나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은 없나?

A. 협동전을 처음 출시 때는 캠페인 플레이 이후 PVP로 가는 단계 중 하나로 계획했다. 캠페인 이후의 플레이는 하고 싶은데, 경쟁 PVP는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부담 없이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모드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게임을 오랫동안 하고, 하드코어 한 유저들이 할 때는 좀 지루할 수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위클리 챌린지를 매주 진행하고, 내년에는 하드코어한 협동전 플레이어를 위한 콘텐츠도 추가할 예정이다. 리더보드 시스템도 그중 하나다.


Q. KeSPA 컵에서 스타2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선수가 우승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점점 성장하고 있는데 해외 대회를 좀 더 늘릴 생각은 없나?

A. 모든 리전의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목표이고, 올해는 블리즈컨 밖에는 다른 리전의 선수들 간에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앞으로는 그 기회를 늘리고자 하고 있다.


Q. 구글 딥마인드가 스타크래프트2 종목에 도전을 선언했는데, 딥마인드가 스타크래프트2를 배우기 위한 관건이 무엇이라고 보나?

A. 리얼타임에 적응하는가가 역시 가장 큰 관건이다.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니까. 바둑은 모든 수를 계산하고 시간을 가지고 하는데, 동시에 여러 가지 변수를 경험으로 깨닫고 행동해야 하는 것은 그와 좀 다르다.

▲ 패널토론에서도 꽤 심도있게 다뤄진 구글 딥마인드

Q. 구글 딥마인드 에이전트와 어느 선수가 붙는다면 재미있는 경기가 나올 것 같은가?

A. 해외에선 역시 '니브' 선수가 좋은 것 같고, 한국에서는 '변현우' 선수가 재미있을 것 같다. 다만 정말로 딥마인드 스타크래프트2 챌린지가 시작된다면 그때는 또 다른 선수가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중이다.


Q.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확장팩 같은 타이밍에 큰 변화를 주는 게 어렵게 됐다. 앞으로 이런 변화가 필요하면 어떻게 할 예정인가?

A. 이번 메이저 패치가 좋은 예시가 될 것 같다. 다만 스타크래프트2에서 최고의 경험이 오랜 시간을 들여서 마스터함으로써 오는 성취감인 만큼, 오프시즌에 너무 큰 변화를 주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꾸준히 조율을 하면서 큰 메이저 패치로 틀을 잡는 방식을 쓰려고 한다.

만약 내가 특정 유닛을 잘 써서 전략을 세워서 다이아 레벨에 올라갔는데 갑자기 그 유닛이 너프를 먹고 전략이 사장되면 허탈하지 않을까. 그런 식으로 급격한 변화가 필요 없는 환경이 되도록, 기틀 자체를 잘 잡고자 한다.


Q. 그동안 전략의 다양화를 계속해서 강조해 왔는데, RTS에서 전략의 다양화가 어째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A. 예를 들어, 벙커 러시가 가장 강력한 전략으로 남아서 100경기를 하는 동안 매 번 벙커 러시를 한 상대를 만나면 엄청나게 지루한 게임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각 게임마다 서로 다른 전략을 사용하면서 상황과 상대에 맞는 전략을 선택해 플레이한다면 굉장한 재미를 얻게 된다. 이런 것은 우리가 맵 측면에서도 보조하게 되는데, 러시 맵, 물량전 맵 등 다양한 양상을 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스타크래프트2'를 꾸준히 즐겨주는 유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부탁한다.

A. 지난 1년 동안 우리 개발팀과 커뮤니티가 같이 게임을 만들어 왔다는 것에 많은 감사를 드린다. 항상 모든 지역의 의견이 같을 수는 없기에 크게 갈리는 부분도 있는데, 여기서 어떤 한 쪽이 마음에 들고 좋아서 편을 들거나 하는 게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모든 피드백을 듣고 보다 큰 그림 하에서 통합될 수 있는 목표로 나가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쭉 우리 모두가 같이 개발을 해나갔으면 좋겠다.


블리즈컨2016 특별취재팀(=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오의덕(Vito), 김지연(KaEnn), 석준규(Lasso), 이명규(Sawual)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