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평은 2016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과 블리즈컨 등에서 뛰어난 성적으로 세계를 제패한 한국 e스포츠에 대한 내용입니다.

화려했던 롤드컵 결승에서 명실상부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의 위상을 떨친 지 얼마나 되었을까요? 지난 5일(현지 시각), 다시 한 번 한국 e스포츠 선수들이 블리즈컨을 통해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것도 오버워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스타크래프트 2 등 굵직한 세 종목의 경기에서 말입니다.

가장 먼저 소식을 알린 것은 오버워치였습니다. 단 한 세트의 패배도 내주지 않고 결승까지 달려 온 한국 팀은 마지막 상대로 러시아를 만났습니다. 이미 뛰어난 경기력을 보인 한국이었기에 어느 정도 승리의 예측은 나오는 분위기였지만, 혹시 모르게 터져 나올 러시아의 저력을 두려워하는 팬들도 있었죠. 하지만 걱정은 웬걸, 한국 선수들은 이렇다 할 반격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4:0이라는 완승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정통 FPS에서의 경험으로 자부심을 지니던 서구권 국가들에게, 무시할 수 없는 한국 FPS의 존재감을 완벽히 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경기였다고 평가받습니다.

두 번째 소식은 스타크래프트 2에서 들려왔습니다. 전통적으로 RTS 장르에서 항상 두각을 나타내 온 한국이지만, 최근 프로리그의 폐지와 함께 지켜왔던 자긍심에 불안함이 다가온 것은 선수와 팬 모두에게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그런 불안함을 싹 날려주듯, 압도적인 한국의 실력은 결국 한국인과 한국인의 결승전을 성사시켰고, 역시나 치열한 명경기를 보여주며 전 세계에 스타크래프트 2 최강국임을 더욱 깊이 새길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만들어지는 불변의 강국 이미지를 통해, 국내 리그 상황의 불안함을 해소시키고, 선수들의 게이머 생활 유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많은 팬들이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마지막 소식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 들려 왔습니다. 유난히 한국에서는 크게 대중적인 인기를 끌진 못했다고 평가받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하지만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경쟁 무대에서는, AOS 잘하는 그 실력이 어디 가질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결승전에서 유럽의 강호 프나틱을 상대로 다양한 영웅 폭을 자랑하며 역대급 재미까지 보여줬다고 평가받기도 합니다. 리그오브레전드가 흥행하는 한국 AOS 시장에서 아직까지 크게 활성화되지는 못한 히어로즈. 이번 결승전을 통해 이제껏 발견하지 못했던 재미를 느낀 많은 팬들이 리그와 히어로즈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으로도 아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롤드컵으로 시작하여 블리즈컨의 세 종목까지. 그리고 각 종목들의 우승이 가지는 수많은 의미들까지. 점점 쌀쌀해지는 2016년 하반기지만, 한국 e스포츠의 선전은 국내 e스포츠 팬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궜을 것입니다.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게 된 종목도 있는 만큼, 새롭게 다시 가능성을 찾아야 하는 종목도 있는 국내 e스포츠 시장. 희망 넘쳤던 블리즈컨의 결과가 이러한 시장에 큰 활기를 불어 넣어주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