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PlayStation Experience 2016(이하 PSX 2016)에서는 다양한 게임들이 공개돼 게이머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너티독의 신작인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이하 라오어 파트2)'의 트레일러가 이날 최초로 공개돼 뭇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트레일러가 공개되자마자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영상을 통해 너티독이 뭘 보여주고자 했는지에 대해 여러 의견이 발 빠르게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라오어 파트2' 트레일러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공개된 정보

▲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의 메인 디렉터 닐 드럭만

게임의 메인 디렉터인 닐 드럭만은 '라오어2'의 엘리가 19살이라고 밝혔다. 1편에서의 엘리가 14살이었으니 5년의 시간이 흐른 후가 배경이다.

또한, 닐 드럭만은 PSX 2016에서 "1편에선 조엘을 플레이하셨고 2편에선 엘리를 플레이하게 됩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그뿐입니다"라며 엘리가 플레이어블 캐릭터라고 못 박았다. 이어지는 여러 질문에 그는 '라오어2'의 테마는 '증오'라고 밝혔다.

  • '라오어 파트2'의 시대적 배경은 전작에서 5년이 지난 시점이다.
  • 엘리는 19살이 됐다.
  • 엘리는 조엘과는 다른 플레이 방식을 보여준다.
  • '라오어 파트2'의 메인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엘리다.
  • 이번 작품의 테마는 '증오'다.



  • ■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트레일러 분석

    1. 메인 적은 파이어플라이?


    트레일러 영상 초반, 폐허가 된 마을의 모습과 파이어플라이의 표식이 그려진 표지판이 등장한다. 이는 이 지역이 파이어플라이가 관리하는 지역, 혹은 그들과 연관이 있다는 걸 나타낸다.

    또한, 전작에서 조엘은 엘리를 구하기 위해 그들의 리더인 마를렌과 다수의 파이어플라이를 사살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라오어 파트2'에서는 파이어플라이가 메인 적으로 나올 거란 걸 유추할 수 있다.

    ▲ 전작에서 주인공과 적대하는 관계인 파이어플라이


    2. 손을 떠는 엘리의 모습


    불안한 듯 손을 떨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피는 엘리의 모습을 통해,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또한, 손톱에서부터 팔 여기저기에 묻은 핏자국을 통해 엘리가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렇듯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상처 입은 엘리의 모습을 통해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엘리의 보호자인 조엘은 어디에 있는 걸까?


    3. 조엘과의 연결고리인 기타를 치는 엘리


    2014년 '라스트 오브 어스 리마스터' 발매를 기념해 너티독은 '라스트 오브 어스 원 나잇 라이브'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서는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이 직접 중요 장면을 연기하는 대본 리딩 행사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닐 드럭만이 직접 각본에 참여한 후일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후일담에서 조엘이 엘리에게 기타 치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하는 부분이 있다. 즉, 엘리가 기타 치는 모습을 통해 조엘과 엘리의 연결고리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감염된 흉터를 갖고 있던 엘리가 팔뚝에 문신을 한 걸 볼 수 있다. 해당 문신에 대해서는 정확히 어떤 의미가 있는지 파악하긴 어렵지만, 일반인 속에서 살아가는 엘리가 감염된 흉터를 가리기 위해 한 것으로 추측된다.



    4. 엘리가 부르는 노래는 'Through the Valley'


    엘리가 부르는 노래 'Through the Valley'는 '죽음의 그늘진 골짜기를 간다 해도 무서울 것 없나이다 - 시편 23:4'을 인용한 노래로 대략적인 가사는 다음과 같다.

    "내 마음과 총이 날 안심시키지, 적들이 내게 오면 내가 그들을 죽일 테니까. 잔잔한 물가를 걸으면 내 영혼은 치유되겠지만, 난 이미 틀렸기에 옳은 길을 걸을 수가 없네"

    이러한 가사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건 엘리 자신도 복수에 눈이 멀어 옳지 못한 일을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할 수밖에 없는 심정을 엿볼 수 있다.


    5. 엘리가 피를 흘리는 모습


    이마의 상처로 인해 피가 뺨을 타고 흐르는 엘리의 모습은 흡사 피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인다. 흔히 피눈물이라 하면 처절한 감정을 표현하는 장치로 쓰이곤 한다.


    6. 조엘의 등장, 그리고 꼬리를 무는 의문들


    조엘이 등장하는 장면은 어쩐지 몽환적이다. 난장판인 건물 안과 비교하면 흰색으로만 표현된 밖의 모습은 어딘지 다른 공간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더욱이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바로 조엘의 행동이다. 시니컬하지만 감정적이기도 한 조엘인데, 엘리의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차분한 걸음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온다.


    건물 안의 시체들과 엘리의 상태로 봐서 파이어플라이로 추정되는 자들과 싸운 건 역력해 보인다. 그런데 그녀의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는 조엘의 모습은 다소 괴리감을 불러일으킨다. 전작에서는 엘리를 구하기 위해 약탈자를 고문하고 그들의 무리를 처치했으며, 최후에는 인류 전부보다 엘리를 구하는 길을 선택한 조엘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엘리의 상태와는 대조적으로 조엘은 너무도 침착해 보인다.

    또한, 엘리와는 대조적으로 트레일러에서는 단 한 번도 조엘의 얼굴을 직접 보여주지 않는다. 거기에 더해 핏자국이 역력한 엘리와는 달리 조엘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깔끔해 보인다. 이와 같은 트레일러의 연출을 통해 현재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스토리에 관한 각종 추측이 쏟아지고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가설들은 다음과 같다.


    6-1. 조엘 사망설


    현재 가장 힘을 얻고 있는 가설은 조엘의 사망설이다. 파이어플라이에 의해 조엘이 사망하고 이에 엘리가 파이어플라이에게 복수한다는 거다. 이 같은 가설은 트레일러 초반 파이어플라이의 표식과 주변의 시체들, 그리고 조엘과 엘리의 대화를 통해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조엘이 엘리를 바라보며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했니?"라고 묻자 엘리는 "그들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서 전부 죽여버릴 거다"라며 증오에 찬 눈빛을 보낸다. 그렇다면 영상 속 조엘은 뭘까? 트레일러의 연출로 추측할 때 조엘은 작중 이미 사망한 상태고 엘리가 보는 환상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 증거로 전작과는 너무도 차이나는 조엘의 성격을 들 수 있다. 앞서 조엘은 시니컬하지만 감정적인 성격이라고 한 바 있다. 그런 조엘이 엘리가 다쳤음에도 너무도 침착하다. 또한, 엘리와 대조되는 조엘의 모습 역시 주목할 만하다. 깔끔한 모습에 5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세월이 비껴간 듯한 그의 모습. 아울러 엘리가 연주하는 기타 장면을 조엘에게 바치는 일종의 진혼곡으로 본다면 썩 그럴듯하기까지 하다.


    6-2. 조엘 생존설


    사망설에 힘이 실리고 있는 와중 생존설 역시 조금씩이나마 거론되고 있다. 우선 트레일러에서 조엘이 등장하는 장면의 경우 단순히 극적인 연출일 뿐이며, 흥분한 엘리를 아버지로서 진정시키기 위해 조엘이 침착하게 행동한 것일 수도 있다. 침착하게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 역시 기타 소리로 엘리가 무사하다는 걸 알기에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흰머리도 없고 늙지 않았다는 의견 역시 아직은 추측에 불과하다. 전작을 해본 유저는 알겠지만, 전작에서 조엘의 머리칼과 수염은 다소 희끗희끗했다. 즉, 트레일러에서 늙지 않은 듯한 모습이라는 건 짙은 음영으로 인해 조엘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기에 나온 의견에 불과하다는 거다.

    한편, 조엘의 사망과 그로 인한 엘리의 분노는 너무 뻔하다는 의견도 있다. '언차티드4' 역시 처음 공개될 당시만 해도 심각한 이야기가 진행될 거로 추측했지만, 실제로는 전작과 같은 밝은 분위기였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너티독은 의도적으로 트레일러를 통해 게이머들 조엘이 죽었다고 믿게 하고 싶어 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조엘이 살아있다고 할 때, 엘리가 이토록 분노하는 이유는 뭘까?

    가장 그럴듯한 이유로는 조엘과 엘리가 살던 토미의 마을을 파이어플라이가 습격해 토미를 비롯해 가까운 사람들이 죽었고 이에 복수심을 불태운다고 볼 수도 있다.

    ▲ 조엘의 동생 토미. 엔딩 이후 조엘과 엘리는 토미의 마을에 정착한다

    생존설과는 별개로 트레일러 속 조엘이 정말 조엘인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라오어 파트2' 트레일러에서 조엘의 머리카락을 보면 짙은 갈색에 가까운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전작에서 조엘의 머리카락은 검은색이었다. 염색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게임의 배경상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기에 조엘이 아닌 다른 사람이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 '라오어 파트2' 트레일러 속 조엘의 머리카락 색은 갈색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 아직 밝혀진 정보는 적다


    과연 조엘과 엘리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났던 걸까? 트레일러를 통해 유추한 대로 정말 조엘은 죽은 걸까? 만일 조엘이 살아있다면 엘리는 도대체 왜 그토록 분노하고 있는 걸까? 아직 이와 관련된 명확한 정보들은 트레일러만으로 추측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한편, 닐 드럭만은 '라오어 파트2' 공개와 동시에 플레이스테이션 북미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아직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초기 단계"라며, "몇 달 안에 '라오어 파트2'와 관련된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할 테니 기대 바란다"고 밝혀 가까운 시일 내에 게임플레이와 같은 자세한 정보들이 E3와 같은 게임쇼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