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게임컨퍼런스(IGC) 발표자 소개] 블리자드의 그랜트 데이비스는 다시 한 번 '스타크래프트'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의 리드 엔지니어다. 그랜트 데이비스 선임 엔지니어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통해 과거의 게임플레이를 바꾸지 않으면서 4K 그래픽과 다양한 피처를 구현해냈다.

지금은 2017년, 화려한 그래픽을 장착한 게임들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는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8년에 개발된 '스타크래프트'는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얼마전 '스타크래프트' 및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의 리마스터 버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출시됐다. '스타: 리마스터'는 '스타크래프트'를 사랑하는 유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도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 할 수 있도록하고 싶었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되었다.

IGC 2017의 마지막 날에는 블리자드의 그랜트 데이비스 선임 엔지니어의 '오리지널 스타크래프트 코드베이스에 대한 탐구: 리마스터 개발 과정에서의 발견들' 강연을 통해 '스타: 리마스터'의 여러가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 볼 수 있었다. 그랜트 데이비스 선임 엔지니어는 '스타크래프트'의 코드베이스 속에 함께 들어있었던 과거의 모습과 이를 계승한 리마스터 버전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본 강연 기사는 강연자의 시점에서 서술했습니다.



몇 주 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출시됐습니다. 4K 그래픽 지원, 리마스터된 오디오, 온라인 리더보드와 대전 상대 찾기, 향상된 언어지원 등 다양한 부분에서 개선되었지요.

한국에는 한 달 전 광안리 해변에서 ‘스타: 리마스터’ 런칭쇼를 진행해 방문한 적이 있는데요. 현역과 전역 프로선수들의 ‘스타: 리마스터’ 매치는 보는 내내 흥미진진했습니다. 당시에는 리마스터 런칭에 집중하느라 한국의 다른 모습들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요, 그만큼 다시 방문하게 되어 기쁩니다. 오늘은 ‘스타: 리마스터’ 프로젝트의 비하인드 스토리, 프로젝트의 역사와, 진행하면서 마주했던 문제점들,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프로젝트의 시작은 2015년, 우리가 ‘스타크래프트’를 신중하게 되짚어보면서 시작됐습니다. 유저들이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하는데 문제가 많더라고요. 1998년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게임을 유지해주던 주요 프레임워크가 무너지기 시작했고, 그래픽 왜곡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지요. 또한, 인터넷이 우리 생활의 중심이 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방화벽을 강화하게 됩니다. ‘스타크래프트’가 개발된 1998년 당시에는 방화벽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방화벽에 대한 해결방안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고, 문제가 생겨났습니다. 유저들이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포트 6112를 계속 열어놔야 하게 된 겁니다.

다행스럽게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스타크래프트’만을 위한 전용 호환성 레이어를 구축해줬습니다. 따라서 수년간 유저들이 수월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지요. 그동안 이 방식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몇 주 전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심각한 문제를 발견하기 전까지요.

우리는 블리자드 데스크탑 앱이 1.20 이후의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1.19에서 1.20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게임뿐만 아니라 그 이외 다운받아야 할 것들을 추가했지요. 그런데 호환성 문제가 생긴 겁니다. 최종점검을 진행하면서 설치가 안 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문제는 지금까지 유저들이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주던 호환성 레이어가 오히려 이제 설치를 방해하고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당시 금요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날 밤은 악몽이었습니다. 잘 해결했지만요.

그래픽 왜곡현상, 방화벽 문제 등등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많았지만, 여전히 게임을 사랑해주는 마니아분들이 계셨어요. 우리는 이런 유저들이 더욱 편하고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기로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스타크래프트’의 코드 베이스를 확인해 보게 되는데…

‘스타크래프트’에는 거의 25년 된 코드도 있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의 고대 암호를 해석하는 느낌이었죠. 그렇게 유물을 발굴하듯 90년대 중후반의 블리자드를 파헤치기 시작했습니다.

몇가지 코드는 블리자드의 예전 이름인 '카오스 스튜디오', '실리콘 & 시냅스'로 되어있는 것들도 있었어요. 그걸 바라보고 있자니 1993년도, 마이크 모하임과 프랭크 피어스가 직접 코드를 쓰던 시기로 돌아간 느낌이었죠.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신기한 일이 하나 발생합니다. 한 Reddit 유저가 오리지널 소스 코드 CD를 이베이를 통해 얻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희로서는 미궁 같은 사건이었습니다. 유저에게서 나왔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죠. 블리자드가 오리지널 소스 코드를 잃어버려서 모든 걸 뒤엎고 맨땅에서 새로 게임을 개발 중이라는 이야기까지 떠돌기 시작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 소스 코드

결론적으로 우리는 잘 해결할 수 있었고, 코드를 살펴보기 시작했지요. 많은 코드가 격식 없는 언어로 되어있더라고요. 마치 서로 잘 아는 사람들끼리 관심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대화하듯이 구성되어있었습니다. 마치 인디 스튜디오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게임에 대해 열정적으로 대화하는 것처럼요. ‘스타: 리마스터’ 팀은 ‘스타크래프트’에 대해 열정적인 사람들로 이루어진 작은 팀이었는데, 오리지널 ‘스타크래프트’ 팀도 우리와 비슷하다는 걸 볼 수 있었어요. 오리지널 블리자드 팀원들의 이름을 보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무게감이 느껴졌습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거대한 유산을 무너뜨리지 말아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패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작된 '리마스터 프로젝트'


소스 코드를 확인하면서 가장 먼저 중요하게 여긴 것은 ‘패치’였습니다. 블리자드 앱과 아직 통합되지 않은 만큼 오리지널 패치 프레임워크에 잠시 의존할 수 밖에 없었지요.

확인해보니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오랜기간동안 업데이트가 안 되어있었고, 수년 동안 운영체제, 프로그램 언어가 진화하면서 어울리지 않게 된 겁니다. 패치 프로세스를 확인해보니, 3페이지 분량의 작업을 수동으로 해야 했습니다. 모든 패치가 느리고, 오류가 많았어요. 잠재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었고, 바로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피드백을 받으면 빠르게 대응을 해야 합니다. 밸런스가 잘 이루어진 게임을 위해서는 유저 피드백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고 그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요.

이상적인 해결방법은 블리자드 앱으로 게임을 가져와 패치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블리자드 앱의 장점은 유저가 따로 유저명과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들의 전 프로필을 블리자드 앱 계정에 연결해서 몇 번의 클릭으로 바로 게임이나 채팅을 시작할 수 있지요.

1.17버전에서는 내부적 오류를 수정해야 했습니다. 유저가 게임을 하는데 방해되는 요소와 우리가 유저의 피드백에 빠르게 반응하는데 방해가 되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했지요. 데드라인에 가까워지면서 우리는 ‘스타크래프트’ 커뮤니티를 통해 유저 애드온(Add-on)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애드온의 문제는 매 패치마다 업데이트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마지막 패치가 8년 전이었던 만큼, 우리의 업데이트가 애드온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유저가 업데이트를 원치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있고요. 또 다른 문제는 우리는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패치를 추가했는데, 이것이 유저들이 애드온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애드온 유저들을 혼란시키지 않는 방법을 알아내기 전까지는 1.17을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애드온이 제공하는 기능을 보장하는 방법은 우리가 인게임에서 직접 제공해야 한다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좀 더 큰 프로젝트로 진입하게 됩니다. 파일 시스템의 교체, 애드온 기능의 보장, 그리고 랜더러가 최신 운영체제에서 작동하도록 개선하는 것까지, 많은 논의가 오갔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는 Mac의 기능 회복, 네트워크 시스템을 개선하고, 서버를 모던 인프라로 맞추고, 4K 그래픽으로 리마스터하자는 큰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됩니다.



■ UI의 개선과 언어 지원 확대


블리자드 앱을 ‘스타크래프트’에 적용하는 것은 독자적인 프로젝트로, 완전히 다른 UI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Windows native U를 사용한 만큼 Mac과는 호환되지 않았지요. 따라서 기존 블리자드 앱을 모든 게임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블리자드 앱을 적용하는 방법과 UI를 아예 새로 구상해야 했습니다. 완전히 Mac에 맞게 다시 써야 했지요. 이 과정에서 모던 UI를 사용해 더욱 많은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지만, 기존 ‘스타크래프트’ UI는 이를 담아낼 수 없었죠.

기존 ‘스타크래프트’ UI는 최대 2 레벨의 UI를 지원합니다. 스크린과 최대 1개의 팝업창으로요. 그리고 가장 기초적인 위젯만 지원하는데, 버튼, 텍스트 상자 등이었고 이마저도 각각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리스트 박스는 254줄까지만 지원하고 언어도 한국어 정도만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UI를 웹 브라우저에 탑재했습니다. 더욱 복합적인 UI를 구현할 수 있었지요. 그리고 IME 및 UTF-8을 통해 좀 더 다양한 언어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타: 리마스터’에서는 13개의 언어를 지원하고 있지요.



■ 그래픽 랜더러, 넓어진 화면은 유리한가?

그래픽 부분에서는 렌더러의 변화가 가장 주요했습니다. 전 소프트웨어 랜더러는 고도로 최적화되어있었고, 화면을 동일한 치수의 섹션으로 나눠 마우스 커서가 움직이는 위치만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되어있었습니다. 메모리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이었죠. 하지만 현대 디스플레이 어뎁터에서는 이게 최적화된 방식이 아닙니다. 오히려 역으로 느린 방식이었죠.

우리는 원래 OpenGL 백엔드을 통해 하나의 랜더러로 Mac과 윈도우를 유지할수 있고 앞으로의 다른 플랫폼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전 버전 디스플레이 어뎁터가 OpenGL 버전을 지원하지 못했고 우리는 DirectX에서 두 번째 백엔드를 만들었습니다. 현재 우리는 두 개의 DirectX 렌더러를 지원하고 있는데, 구버전을 이용한 유저들을 위한 DirectX 9과 그 이상 버전의 DirectX 11 입니다.

화면 비율에 대해서도 고려되었습니다. 기존 ‘스타크래프트’는 640 x 480만을 지원했는데, HD로 지원한다는 것은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즘은 많은 유저들이 와이드 스크린 모니터를 사용하니까요. 다만 이렇게 되면 HD로 플레이하는 유저는 좀 더 큰 맵을 보게 된다는 것을 의미했고, 우리는 이를 통해 다른 유저에 비해 이득을 취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해 고민에 빠졌습니다.



▲비율이 변화하면서 더 넓은 맵을 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의 프로선수들에게 보여주고 시연을 통해 피드백을 받았는데, 좀 더 맵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지만, 그만큼 마우스를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 단점 또한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런칭했을때도 이게 밸런스가 맞다는 근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경기 중에, 이제동 선수와 김택용 선수, 그리고 이영호 선수가 플레이하고 있었는데, 김택용 선수의 컴퓨터에 문제가 생긴 겁니다. 따라서 김택용 선수는 SD 4:3로 플레이해야 했고, 나머지 선수들은 와이드스크린 HD로 플레이했지요. 결과적으로 그는 한 게임은 지고 한게임은 이겼어요. 물론 이게 완벽한 증거는 아니지만 우리는 어떤 모드도 특별한 이득을 주진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해상도는 왜 한가지로만 했을까?


몇몇 사람들은 우리가 왜 해상도 조절을 지원하지 않는지에 대해서 의아해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게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까지 ‘스타크래프트’는 640 x 480 해상도만을 지원해왔습니다. 이제 CRT 모니터를 사용하는 사람이 없고 대부분 LCD 모니터로 플레이하죠? 이는 SD를 실행하면 640 x 480이미지를 모니터에 맞게 스케일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모니터의 원 해상도를 놔두고 디스플레이 어뎁터를 통해 스케일링하는 방법이지요.

어떤 쪽이든 원본 이미지를 최적화된 하드웨어을 통해 빠르게 스케일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어뎁터를 이용하면 이미지 크기가 어떻게 조정될지에 대해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엔진이 화면 해상도에 따라 게임을 렌더링한다는 오해가 종종 있습니다. 근데 아닙니다. 모든 유저들이 동등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엔진은 세 해상도 중 단 하나로만 렌더링 합니다. SD, 640 x 480이지요. HD는 디스플레이 어뎁터에서 가능한 비디오 RAM에 따라 달라지며, 2K 혹은 4K 백버퍼가 사용됩니다.

우리가 해상도 조절을 지원한다면, 백버퍼를 가상 해상도로 스케일링해야 하고, 그 다음에 모니터의 원 해상도에 따라 다시 한 번 스케일링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결과물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속도가 느려집니다. 따라서 어떤 사이즈든 렌더러는 SD로만 작동하고 따라서 오리지널 이미지를 해치지 않습니다.

해상도와 관련해서 또 한가지 문제는 SD 해상도가 텍스트, UI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두 배 크기로 렌더링하고 다시 크기를 줄이는 단계를 거치지요. 단, 이 작업은 인게임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아요. 인게임은 언제나 SD의 640 x 480으로만 렌더링되며, 두 배로 늘리는 작업은 메뉴에서만 이루어집니다.



■ 네트워크 포트 6112


‘스타크래프트’를, 혹은 클래식 블리자드 게임을 해본 분들이라면 포트 6112는 잘 아실 거에요. 클래식 블리자드 네트워크 포드죠. 한가지 재밌는 이야기를 하자면 6112라는 숫자가 BLIZ와 비슷해서 나온 겁니다.

다시 돌아와서, 방화벽이 강화되면서 유저는 게임을 하기위해서 방화벽을 직접 수정해야 했습니다. 만약 포트 6112를 사용할 수 없다면? ‘스타크래프트’는 100개 정도까지 작동하는 다른 포트를 찾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서버 오류 때문에 서버는 포트 6112에 연결됐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물론 포트 6112는 언제나 열려있는 만큼 유저는 하나의 포트만 열어두면 문제가 없었습니다.

‘스타: 리마스터’에서는 네트워크 기술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Bonjour를 사용해서 로컬 네트워크를 위한 포트를 자동으로 찾아주도록 했습니다. 또한, 블리자드 앱에 프록시 서버를 추가해 더는 유저들이 게임에 연결하기 위해 포트를 열 필요가 없도록 개선했습니다. 과거에는 게임에 참가하려다가 거절당하기도 하고, 게임을 호스트하는데 아무도 안 들어올 때가 생겼지요. 이제 프록시 서버를 통해 게임 매치가 나아져 사람들이 게임 상대를 언제든지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디자인 초이스, 폐기되었던 피처들이 있었다?

‘스타크래프트’의 코드베이스를 탐구하면서 흥미로운 파일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게임 빌드를 조절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지요. 어떤 피처를 넣고 뺄지에 대한 파일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피처들은 포함되어있었지만, 어떤 피처들은 1998년 당시 폐기된 것들도 있었습니다.

먼저 렐리포인트에서의 오토로 미네랄을 캐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커맨드센터에서 미네랄로 렐리포인트를 설정하고 일꾼들이 가서 자동으로 수확하게 되지요. 또한, 자원을 거래하는 시스템도 있었습니다. 같은 편끼리 거래가 가능했지요. 무한 유닛 설렉션도 있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는 유닛 설렉션이 12개로 제한되어있지요. 하지만 이 파일을 통해 한때는 다른 방향으로 구성되었던 적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피처들은 ‘스타크래프트2’와 ‘워크래프트3’에서 나타납니다. 그리고 지속해서 논의되었던 부분이지요. 결과적으로 ‘스타크래프트’를 위한 옳은 결정이었다고 여러분도 동의하실 겁니다.

근데, 우리는 이 피처들이 적용되면 어떤 모습이 될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냥 재미로요! 그래서 무제한 유닛 설렉션을 적용해봤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었던 것은 유닛을 일관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그룹보다 큰 그룹일 때요. 패스파인딩때문에 작은 유닛이 유리했지요. 물론 ‘스타크래프트’ 유저라면 이미 아는 사실이긴 하지만, 이 이유가 ‘스타크래프트’에서 무한 유닛 설렉션이 제외된 이유라고 생각했습니다.



■ 경사로 아트워크


오랫동안 커뮤니티는 게임 플레이를 새롭게 하는 피처들을 만들어왔습니다. 그중 하나가 ‘경사로’입니다. 원래 ‘스타크래프트’에서 지원하던 요소는 아니지만 기발하고 더 밸런스 잡힌 맵을 만들어줬습니다. 하지만 보기에 완벽한 것은 아니었죠.

우리는 ‘스타: 리마스터’에서가 이런 경사로 아트워크를 새롭게 할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산에서 런칭할 때 아직 작업 중이었음에도 살짝 공개했었죠.

그리고 앞으로 에디터에서 새로운 경사로 아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각 맵을 새로운 아트워크로 업데이트 하실 수 있을 겁니다. 기대해주세요!



■ 어쩔 수 없이 사라진 EUD, 자체적으로 지원한다

커뮤니티가 만든 또 하나의 작품은 ‘EUD(Extended Unit Death)’입니다. 유즈맵을 세팅하는 기술 중 하나이죠.

EUD는 오리지널 코드베이스의 실수에서 만들어진 기술입니다. 맵 제작 기능에서 어떤 값이든 따지지 않고 입력하는 오류가 있었던 겁니다. 맵 제작자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유효하지 않은 값들을 집어넣기 시작했고,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읽고 쓰게 되었지요. 그렇게 ‘스타크래프트’를 마음대로 수정하고 변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떤 것들은 그래픽 변형을 이용한 기발한 맵들도 있었는데, 슈퍼마리오를 심어놓은 맵도 있었습니다! EUD를 사용해 게임을 극단적으로 바꾼 사례죠.

▲슈퍼마리오로 그래픽을 변형한 예

대부분은 ‘스타크래프트’의 게임 플레이를 확장하기 위해 사용됐습니다. EUD를 통해 만들어진 인기 있는 장르 중에는 타워디펜스가 있었지요.

▲타워디펜스

대부분의 맵들은 EUD를 책임감 있게 사용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더 재밌고 새로운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사용했지요. 하지만 EUD가 보안상 구멍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언제든 악용의 가능성이 있지요. 10년 전부터 계속 이를 제거하고자 패치를 해왔지만 언제나 유저들은 다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불러들이곤 했어요. 하지만 이제 EUD는 올해 초에 이루어진 1.18를 통해 끝나게됩니다.

우리가 EUD를 삭제될 수 있었던 이유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우리가 자주 패치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한 주에 두 번을 할 때도 있지요. 두 번째로, 새로운 부정행위 방지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제3자 소프트웨어가 실행 파일에 개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부정행위 방지 시스템이 모든 사람들이 공정하게 플레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까지 플레이어들이 오랫동안 즐겨왔던 EUD 맵을 더는 플레이하지 못하게 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유일한 해결방법은 EUD 맵을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엄청난 양의 작업량을 의미했습니다. 1.18 버전을 통해 우리는 유저들이 플레이하는 맵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 결과적으로 현재 250,000개의 맵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어떤 EUD맵은 유닛 체력만을 건드린 간단한 것도 있었고, 어떤 것은 더욱 복잡한 맵들도 있었죠. 예를 들어 아예 다른 픽셀값을 사용한 맵도 있었어요. 마리오처럼. 4K를 지원하기 위해 렌더러가 바뀐 만큼 이 맵의 픽셀 또한 다 바뀌어 있었죠.

블리자드에서 일할 때 가장 멋진 점은 능력 있는 엔지니어 동료가 많다는 것입니다. 엔지니어 중 한 명이 엄청난 양의 EUD를 몇 달 만에 처리해낼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아까 언급했던 타워디펜스 모드가 ‘스타: 리마스터’ 1.20의 스페셜 빌드를 통해 실행 가능해졌습니다.

▲구현된 타워디펜스 모드

언제 어떻게 이 새로운 피처, EUD 맵을 공개할지는 미정입니다. 지금 생각하는 목표는 제한된 수의 EUD 맵, 우리가 안전하다고 확인한 맵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주로 인기가 많았던 맵을 위주로 생각하고 있어요.

한국에 온 것은 두 번째인데 첫 번째 방문만큼이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기쁩니다. 언젠가 또다시 오고 싶고요. 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들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