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지스타에서 처음 개최된 '월드 e스포츠 게임 앤 리그'(이하 WEGL)를 기억하는가. WEGL은 오버워치, 하스스톤 등 수많은 메이저 e스포츠 종목 외에도 마인크래프트 최초의 e스포츠 대회를 시도하고, 4종의 인디 게임까지 대회 종목으로 선정하며 관심을 모았다. 또한 프로 선수들의 경기와 팬들의 관람으로만 진행되온 단순한 형태의 e스포츠에서 벗어나 현장 아마추어 대회 및 게임 시연 등의 각종 참여형 행사를 유치해 e스포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한편, WEGL을 개최한 액토즈 소프트는 지난 3월 프로게임단 액토즈 스타즈를 정식으로 창단했다. 사무국장은 액토즈 소프트의 자회사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의 e스포츠사업본부 김로한 팀장이 겸직한다. WEGL의 총괄 기획을 담당했던 김로한 사무국장은 e스포츠 업계에 오래 몸담으며 굵은 잔뼈로 또다시 기존 e스포츠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민다.

완연한 봄으로 접어든 따스한 4월의 어느 날, 한 카페에서 김로한 사무국장을 만났다. 인터뷰 내내 들려준 자신감에 찬 목소리에선 액토즈 스타즈에 대한 애정과 성공에 대한 확신을 엿볼 수 있었다. 액토즈 스타즈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없었던 e스포츠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먼저 인벤 독자들에게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에서 e스포츠 사업 실무를 총괄하고, 이번에 액토즈 스타즈 프로게임단의 사무국장을 맡게 된 김로한이다.


Q. 작년 지스타 이후로 5개월 만에 인벤과 하는 인터뷰다. 지금까지의 근황이 궁금하다.

근황을 말하기에 앞서, 작년 처음으로 개최한 WEGL에 많은 관심을 준 모든 e스포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올해는 e스포츠 대회인 WEGL를 넘어 다각도의 e스포츠 사업을 전개하고자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액토즈 스타즈 창단은 그중 하나고, 앞으로도 다양한 방면으로 e스포츠 팬분들께 다가갈 예정이다.


Q. 말이 나왔으니, 액토즈 스타즈에 앞서 WEGL과 e스포츠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작년 첫 WEGL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는데, 한동안 소식이 없다. 향후 WEGL의 계획을 간단하게 말해줄 수 있나.

구체적인 계획은 추후 공개하겠지만, 빠르면 올해 하반기 초부터 개최될 여러 상설 대회들을 통해 WEGL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Q. 스마일게이트가 WCG를 인수하면서 올해부터 WCG가 다시 개최된다. 세계인의 e스포츠 대회를 만든다는 점에서 WEGL과 유사한데, WEGL이 내세울 수 있는 특색이나 장점이 있다면.

우린 'eSports for everyone'이라는 슬로건을 철저히 강조할 것이다. WEGL의 컨셉 자체가 모든 게이머를 위한 축제인 만큼, 프로 선수가 아니더라도 같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아마추어 및 현장 대회, 체험 및 관람 프로그램 등을 알차게 꾸며 내세울 예정이다. e스포츠의 가치와 즐거움을 모두가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게 WEGL의 개최 목표다.


Q. 지난 4월 2일 발표한 사업 계획에서 액토즈의 신사업 방향으로 e스포츠 엔터테인먼트 IP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나.

지금까지는 프로 대회에 관한 브랜드만이 e스포츠의 IP로써 거론됐다. 하지만, 우린 e스포츠도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로써 고유의 IP를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육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TV의 예능, 쇼 프로그램처럼 e스포츠 역시 특정 게임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으로 제작이 가능하다고 본다.

조만간 선보일 GSK가 그 시작이 될 것이다. 오디션과 인큐베이팅, 대회가 종합된 e스포츠 엔터테인먼트 IP를 최초로 시도하는 것인데, GSK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종목을 확장하거나 다른 여러 방향으로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Q. GSK의 첫 종목으로 배틀그라운드를 선정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오랜 시간 e스포츠를 지켜보며 소위 말하는 1.5세대나 2세대 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에 아직 e스포츠로써는 초창기인 배틀그라운드가 프로게이머 육성 프로그램에 가장 적절한 종목이었다. 여기에 아직 배틀그라운드 프로팀을 창단하지 않은 기존 유명 프로게임단이 시장에 들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또다른 이유는 너무 당연한 것이다. 배틀그라운드는 현재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TV에 나왔을 때 가장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게임이 배틀그라운드였기 때문이다.


Q. 아직까지 모든 게 베일에 싸여있는데, GSK는 어떤 부분을 강조할 예정인가.

재야의 고수들을 양지로 끌어내 스타 플레이어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지금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유명 스트리머가 아니고서야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매력을 보여주기가 상당히 어렵다. 이에 우린 참가자들 하나하나가 가진 개성과 매력을 보여주는 것에 최대한 중점을 둘 예정이다. 또한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과 연습을 하는지 보여준다면 팬들이 프로게이머의 가치를 더 알게 될 거라고 믿는다.


Q. 이제 프로게임단 얘기로 넘어가자. 최근 액토즈 스타즈를 정식으로 창단했는데, 프로게임단 운영에 뛰어든 배경이 궁금하다.

종합 e스포츠 사업을 구축하며 사업 다각화와 콘텐츠 확대를 위한 스타 플레이어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알게 됐고, 이에 우리의 스타 플레이어를 육성하기 위해 프로게임단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우리 선수들은 앞으로 공개할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스트리밍 등의 온라인 채널을 통한 콘텐츠 노출로 팬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매니지먼트 플랜을 통해 우리 팀의 선수가 스타 플레이어로 발돋움한다면 액토즈 소프트가 앞으로 진행할 e스포츠 사업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다.


Q. 선수 모집 공고를 올린 후 상당히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고 들었다.

정확한 수는 밝힐 수 없지만, 정말 많은 메일이 왔다(웃음). 선수 선발 과정에서는 신예지 임시감독의 역할이 컸다. 배틀그라운드 선수, 코칭스태프, 스트리머들에게 조언을 구해 철저하게 선발했다. 특히 게임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성적인 면을 많이 봤다. 자존감이 높고 구체적이고 뚜렷한 목표가 있는 선수들을 눈여겨봤는데, 그런 선수들은 스스로의 동기부여를 통해 지속적으로 좋은 활약을 보이기 때문이다.


Q. 또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봤는지 알려달라.

우린 게임 외적으로도 많은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선수들을 찾았고, 본인만의 개성을 가진 선수들을 뽑았다. 우리가 선수들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절대 평범하지 마라. 무조건 튀어라. 배틀그라운드 특성상 경기 내적으로 무언가를 보여주는 건 한계가 있다고 본다. 이에 경기 외적으로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선수 본인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Q. 액토즈 스타즈 레드와 인디고 모두 대회에 참가 중인데, 연습과 관련된 선수들의 제반 환경은 어느 정도 준비됐는지 궁금하다.

두 팀 모두 창단한지 얼마 되지않아 선수들과 단합 및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조만간 새로 단장된 정식 숙소에 들어가게 되는데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 열심히 알아보고 있다.


Q. 현재 액토즈 스타즈는 배틀그라운드 팀만 운영하는데, 다른 종목에도 관심이 있나? 있다면 어떤 종목이 유력한가?

물론이다. 배틀그라운드 팀을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종목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종목은 천천히 정할 예정인데, e스포츠 비즈니스 중 가장 시장성이 높은 스트리밍과 콘텐츠 생성이 용이한 종목을 우선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게임사의 e스포츠 육성 정책도 중점 고려 대상이다. 자사뿐만 아니라 협력사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게임사의 e스포츠 종목에 액토즈 스타즈의 새로운 팀을 만들 것이다. 또 국내에서 인기가 적은 게임이라도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면 충분히 프로게임단을 운영할 의지가 있다.


Q. 마지막 질문이다. 액토즈 스타즈의 향후 계획을 말해달라.

먼저 프로는 좋은 경기력과 성적으로 말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에 우리 선수들이 최정예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고의 제반 환경을 구축해줄 것이고, 개성 있는 팀 컬러를 위해 고유의 전략, 전술, 스타일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오랜 기간 e스포츠를 지켜보며 성적이라는 잣대에 치우쳐져 선수들의 개성이나 스타성, 매력이 많이 부각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것을 아쉽게 생각했다. 이에 우리는 팬을 위한, 팬에게 친숙한, 팬과 함께하는 팀을 모토로 선수 개개인의 개성이 충분히 팬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 앞으로 잘 지켜봐 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