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하 넥슨코리아 리드 연출]

  • 주제: <마블 배틀라인> 토탈연출: 유니티 타임라인을 사용한 연출 제작
  • 강연자 : 김경하 - 넥슨코리아 / NEXON KOREA
  • 발표분야 : 비주얼아트&사운드
  • 권장 대상 : 게임 연출 관련 작업 아티스트
  • 난이도 : 사전지식 불필요 : 튜토리얼이나 개요 수준에서의 설명


  • [강연 주제] 유니티 타임라인을 이용한 마블 배틀라인의 2D연출, 타임라인을 이펙트 제작에 활용한 사례, 카드 연출 제작 파이프라인, 타 직군과 협업을 진행하는 과정을 아트 작업자의 시선에서 발표해 보고 싶습니다. 참관객은 유니티 타임라인을 2D 연출과 이펙트 작업에 어떤식으로 활용 했는지 사례 중심으로 체험 할 수 있습니다.

    연출은 게임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감초 같은 존재다. 게임은 플레이어와 기기 간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는데, 여기서 유저가 어떤 명령을 입력해다는 것을 스크린이나 재생장치를 통해 전달해주는 과정이 연출이기 때문이다. 초기의 게임들, 그리고 일부 비주얼 노벨 형태의 게임들은 이를 텍스트로 대체하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게임들은 시각적, 청각적 연출을 기본으로 갖추고 나오게 된다.

    '마블 배틀라인'은 마블 IP를 바탕으로 하는 2D 전략 카드 배틀 게임이다. 코믹스의 느낌을 담은 고퀄리티 일러스트를 특징으로 내세웠으며, 이를 최대한 게임 속에서 녹여내는 방향으로 연출을 만들어야 했다. 또한 기획 과정에서 엔진이 바뀌는데, 소프트 런칭 시기를 미룰 수 없는 등 여러 가지 상황까지 겹쳤다. 김경하 리드 연출은 이번 NDC 2019 강연에서 유니티 타임라인을 어떤 식으로 활용해서 '마블 배틀라인'의 연출을 만들어냈으며, 다른 부서의 인력들과 협업을 할 수 있었는지 소개했다.


    ■ 왜 유니티 타임라인이었나? - 아티스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 타임라인

    ▲ 소재와 일러스트는 잡혀있었지만, 그 외에는 다 재구축해야 했다

    김경하 리드 연출은 자신이 프로젝트에 합류했던 초창기를 언급했다. 당시가 2017년이었는데, 마블 배틀라인의 일러스트는 어느 정도 구축이 된 상태였지만 게임의 방향성과 엔진이 바뀐 상태였다. 소프트 런칭 시점까지는 약 1년 정도 남았는데, 이를 연기할 수도 없었다. 즉 연출을 위해서 시간을 많이 투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빠르게 작업을 할 수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부터 생각을 했다. 시간 관계상 각 작업마다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야만 했기 떄문이다. 그러면서도 각 단계의 완성도도 높여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


    여타 영상과 달리 게임 연출에서는 프로그래머와 아티스트가 협업을 하게 된다. 여기서 다수의 게임 연출에서 연출자들과 아티스트들이 어려움을 표하고는 한다. 서로 성향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협업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아서 시간을 불필요하게 소모하기도 하고, 떄로는 감정 소모까지 일어나는 일도 있다.

    김경하 리드 연출은 빠르게 작업하기 위해서 우선 필요한 것을 최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연습을 하고, 필요한 툴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렇게 피드백을 계속 하면서 프로그래머와의 협업이 조금씩 쉬워졌지만, 작업을 하면서 자신이 직접 좀 더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툴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다.

    그렇게 해서 고른 툴이 그 당시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던 유니티 타임라인이었다. 아티스트 입장에서 유니티 타임라인은 굉장히 편한 툴인데, 왜냐하면 영상 편집 과정에서도 대다수가 타임라인식으로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베타테스트 과정이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미완성이었고, 2D 튜토리얼이 부족했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유니티 타임라인을 선택했다. 자신이 직접 시각적으로 작업 과정과 요구 사항에 대해서 프로그래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툴이 필요했고, 아티스트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이를 진행할 수 있는 툴이 유니티 타임라인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단순히 모션을 넣는 것뿐만 아니라, 이펙트나 사운드를 쉽게 넣고 연출에 맞춰서 작업하기도 좋다는 장점도 있었다



    ■ 타임라인 기초 알아보기 - 타임라인, 엔진에 대해 몰라도 쓸 수 있다

    김경하 리드 연출은 유니티 타임라인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자마자 시간관계상 R&D와 컨셉 작업을 동시에 시작했다. 타임라인 방식이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것에 적응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타임라인에서 작업하기 위해서는 하이어라키창에 배치된 에셋을 타임라인에 드래그하면 된다. 그 전에 어떤 트랙에서 작업을 할지 선택하는데, 주로 애니메이션 작업은 애니메이션 트랙으로 선택하고 이펙트는 액티베이션, 사운드는 사운드 트랙에 넣어서 관리하게 된다. 그 외에 몇 가지 트랙이 있지만, 주로 작업한 것은 이 세 가지 트랙이었다.

    유니티 애니메이션 툴과 동일하게 좌측 하단의 녹화 버튼을 누르면 움직임이나 애셋에 변화가 생길 때마다 키가 생성된다. 그렇게 키프레임을 만든 뒤에 마우스 우클릭으로 애니메이션 클립으로 변환이 되고, 그렇게 변환이 된 것을 수정하려면 클릭을 두 번하면 된다. 그러면 애니메이션 툴로 전환이 되는데, 여기에서 모션 그래프나 키프레임을 좀 더 디테일하게 수정할 수 있다. 물론 클립 상태로 만들지 않아도 단순 키프레임으로도 편집이 가능하지만, 작업이 많아지면 키프레임이 백 단위를 넘어가기 때문에 제어를 클립으로 나누어서 하는 것이 더 편하다.



    사전에 만들어둔 이펙트를 연출에 삽입하려면 타임라인의 액티베이션 트랙에 집어넣고 작업을 하게 된다. 그리고 모션을 보면서 이펙트의 타이밍이나 위치를 조정하게 된다. 이때 유의할 점은 각 이펙트별로 트랙을 나눠서 배치해야 각각 이펙트를 따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는 타임라인에 있는 클립을 조작해서 이펙트를 언제 재생하고 오프할지, 혹은 길이를 어느 정도로 할지를 결정할 수 있다. 유니티 타임라인은 재생 상태에서 작업해도 오프가 된 후에도 변경된 것들이 저장이 된다. 그래서 모션을 플레이하면서 그에 맞게 실시간으로 이펙트를 수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 액티베이션 트랙에 옮겨둔 뒤에, 모션을 플레이하면서 이펙트 편집도 가능하다

    여기까지만으로도 기초적인 연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게임플레이로 구축하기에는 부족한 점들이 있었다. 우선 리더 캐릭터에 뜨는 유저명은 데이터에서 불러와야 했고, 각 캐릭터가 보유하고 있는 카드의 상태에 따라서 일러스트가 달라지는데 이것도 데이터에서 호출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이렇듯 프로그램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을 체크해서 프로그래머들에게 작업해야 할 내용을 설명하는 과제가 남았다. 그 외에도 각 캐릭터마다 일러스트가 화면에 배치되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조정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프로그래머에게 요청해서 옵셋 툴을 만드는 것으로 해결했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연출은 각각 단독의 씬을 만드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실제로는 여러 연출이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그것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다른 연출과 잘 어울리지 않으면 키프레임을 확인해서 수정하거나, 이펙트를 조절하는 등 추가 작업이 이루어진다.

    이런 과정에서 유니티 타임라인은 상당히 유용했다. 우선 프로그래머에게 어떤 것을 구현할 예정이니 이에 맞는 것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할 떄 시각적인 프로토타입을 만들기가 편했다. 영상 툴과 유사해서 영상 편집을 해본 아티스트라면 별 무리 없이 금방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툴의 완성도도 개선이 되고 있어서 가면 갈수록 편의성도 높아지고 있다.



    ■ 마블 배틀라인 연출은 어떻게 만들었나? - 작업 분류 및 파이프라인 구축이 중요


    마블 배틀라인 속 연출을 만들기 위해서 김경하 리드 연출은 우선 연출의 종류를 두 가지로 분류했다. 하나는 카드가 나오고 사라질 때, 그리고 특수 능력을 활용했을 때 등 실제 플레이와 연관되는 카드 연출이었다. 두 번째는 그 외에 카드를 뽑거나, 랜덤박스를 열거나, 리더를 획득하는 등 일반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일반 연출이었다.

    연출은 두 가지로 나누었지만 파이프라인 자체는 동일했다. 우선 연출팀에서 연출을 기획하면서 영상을 만든 뒤, 이를 보면서 각 팀 간 작업 협의가 이루어진다. 그 협의가 끝나면 타임라인으로 연출 에셋을 제작하고, 프로그래머가 이를 구현한 뒤 검수 작업을 거친다. 여기서 통과하면 완성이 되는 형태로 진행이 됐다.

    ▲ 처음엔 영상으로 시각화했으나, 나중에는 유니티 타임라인으로 직접 처리했다

    기존 게임의 경우 예전에 에셋이 구축이 되어있기 때문에 이를 편집해서 새로운 컨셉 단계에 활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마블 배틀라인'은 처음부터 구축한 상태였기 때문에 연출 자체가 마치 아티스트가 컨셉 아트를 그리는 것과 유사하게 진행이 됐다. 머릿속 연출을 게임 속 모습과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해야 했던 것이다. 김경하 리드 연출은 그렇게 해야 각 직군 간 커뮤니케이션이 쉬워진다고 강조했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시각적 자료가 잘 갖춰져야 서로 이해하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마블 배틀라인' 연출 과정에서 프로그래밍 팀과 협의를 할 때는 주로 프리펩 생성과 하이어라키 등을 협의했다. 그러면서 어떤 부분을 각 팀에서 만들지도 정하고, 프로그래머가 아티스트들을 위해서 R&D를 할 부분이 있나도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 뒤에 연출을 구축해나갔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마블 배틀라인'의 랜덤박스 연출을 살펴보면, 버튼을 누르고 - 로딩 루프 - 일정 등급 이상일 때 등급 표현 - 랜덤박스 연출 - 레어도별 다른 연출 - 연출 종료라는 구조로 되어있다. 처음에 로딩 루프와 이펙트만 만들어서 적용해서 테스트한 뒤, 프로그램팀에 박스를 흔드는 연출이 필요하다고 전달했다. 이는 단순히 연출로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마우스를 드래그하고 클릭하는 것에 맞춰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박스가 흔들리면서 이펙트를 어떤 식으로 넣어야 하는지 프로그래머에게 전달하는 것도 필요했다. 이런 작업도 타임라인으로 제작해서 어떤 식으로 연출해서 작업해야 하는지 시각화한 뒤에, 프로그래머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작업이 진행됐다. 등급별 연출은 레어부터 연출을 넣기로 정했으며, 각 등급별로 연출과 사운드가 달라지도록 결정한 뒤에 그에 맞게 적용하는 식으로 작업을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카드 연출도 일반 연출과 큰 틀에서는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카드 연출은 각 카드별로, 그리고 캐릭터 카드는 캐릭터 고유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방향으로 처리를 해야 했다. 200여 장이나 되는 카드를 그런 식으로 작업을 진행해야 했지만, 그래도 2D 일러스트가 기존에 이미 있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해서 연출을 잡아가는 식으로 진행했다.

    그 뒤에는 카드의 특수 능력을 확인하고, 특수 능력에 맞는 연출을 기획하고 구축했다. 예를 들어 로켓라쿤은 주변 유닛을 로켓에 띄워서 임의의 자리로 보내는 능력이 있는데, 이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원작에서 나오는 것을 토대로 기획한 것이다. 이를 어떻게 원작의 느낌으로 살려낼지 고민하고 참고하면서 작업을 진행했다.


    스킬 연출을 작업할 때는 1초 안에서도 많은 일이 벌어지는 만큼, 0.1초 혹은 그 이하의 단위에서 작업을 해야 했다. 연출이 진행되는 타이밍이 약간만 달라져도 연출의 자연스러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런 타이밍을 아티스트가 직접 세밀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었고, 이는 프로그래밍팀에서 카드 연출 명세서 툴을 작성하는 것으로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 연출은 협력과 분업으로 완성된다 - 아티스트가 할 일, 프로그래머와 같이 고민할 일은?


    이렇듯 게임 속의 연출은 연출가, 아티스트들만이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래머 등 다른 직군의 도움이 필요한 작업이다. 김경하 리드 연출은 특히나 툴 같은 부분에서 프로그래머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각종 작업을 하다보면, 디폴트 설정에서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을 느낄 때가 많다. 이를 보조하는 툴들을 만들어서 아티스트들을 지원하는 일은 프로그래머들이 할 수 있는 만큼, 그들과 협업이 중요하다고 그는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연습을 할 것과, 어떤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지 시각적인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말로 하는 것보다, 이미지나 시각적인 것으로 볼 때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머와 타임라인을 활용해서 같이 작업할 때 씬 상태로 전달하지 말고 프리펩으로 전달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래야 전체를 보고 수정하지 않고 문제가 있는 한 부분만 고쳐서 바로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타임라인에서는 각 모션도 단계별로 프리펩화가 되는 만큼, 이 프리펩 중에 고쳐야 할 부분만 전달하는 것이 작업을 단축하는 지름길이다.


    또 타임라인만으로 안 되는 동작은 프로그래머가 코드로 조작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고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를 아티스트가 파악해두어야 한다. 그걸 파악해서 전달해야 프로그래머들이 아티스트들에게 맞춰서 툴을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티스트와 프로그래머는 서로 맡은 역할과, 그 역할에 요구되는 능력이 다르다. 따라서 서로 각자의 영역에서 분업을 진행하게 된다. 연출 역시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프로그램 내에서 진행되는 부분도 있는 만큼, 기존의 연출과는 조금 다른 식으로 진행된다. 이때 프로그래머와 같이 할 수 있는 일, 혹은 프로그래머가 어느 정도 세팅을 하면 이후에 프로그래머의 도움 없이도 아티스트가 작업을 할 수 있는 분야를 확인해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유니티 타임라인도 많이 개선이 되고, 그 외에도 아티스트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여러 툴들이 있다. 김경하 리드 연출은 미리 이를 활용해서 작업해보고, 어떤 점이 프로그래머를 통해서 개선이 되어야 하고 어떤 부분이 혼자 작업할 수 있는지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래야 게임 속 연출을 더 원활하고 완성도 있게 작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