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게 브랜드 PC의 장점인 줄 알았는데.. 이젠 가격까지 우월하다고? - MSI MEG 이지스 Ti5

벌써 일 년.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우리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국내의 시장, 더 나아가 글로벌 환경까지 대격변을 맞이하고 있으니까요.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이며, 게이머의 관점에서 기억나는 대표적인 사건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작년 2, 3분기를 뒤흔든 '닌텐도 스위치 품절 사태'이며, 또 하나는 11월부터 현재까지 게이머들을 괴롭히고 있는 '그래픽카드 대란'이 그것입니다.

닌텐도 스위치는 원인이 명확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외출 자체를 못하게 하다 보니 자연스레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 즉 게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게 되었고 누군갈 이겨야 하는 경쟁과는 거리가 먼 모동숲은 게임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힐링게임 측면으로 접근할만했으니까요. 아직까지 PC 및 모바일 시장에 비해 콘솔 시장이 작기 때문에 폭발적으로 급증한 스위치 기기의 수요로 인한 품절 대란은 당연지사였습니다.

다만 실사용자와 되팔렘 간의 경쟁구도를 띄었던 닌텐도 스위치 구매와는 다르게 그래픽카드 분야는 생산성 명목으로 뛰어든 경쟁자들을 이겨내야 쟁취할 수 있습니다. 성능 좋은 RTX 30 시리즈의 그래픽카드로 이더리움 등의 여러 암호 화폐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기업이건 개인이건 전 세계적으로 그래픽카드의 수요가 하늘을 찌르게 됩니다. 그로 인해 그래픽카드 경쟁 규모는 차원이 달라지게 됩니다.

내년까지 품귀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추측이라던가, "오늘이 가장 저렴하다" 등의 위험한 발언은 실제로 그래픽카드를 구하지 못해 답답함을 겪고 있는 게이머들에게 괴로움만 더할 뿐입니다. 당장 모동숲을 즐기기 위해 10만 원이라는 프리미엄에도 눈 딱 감고 구매할만했던 닌텐도 스위치와는 다르게도 현재 플래그십 라인인 RTX 3070 그래픽카드는 평균 공시가격이었던 60만 원의 두 배를 넘어 160만 원대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 스위치도 대란이었지만.. 그래픽카드는 공식 가격의 2배 이상은 기본입니다

▲ 보통 동급 부품 대비 3배는 더 비싼 eGPU가 그래픽카드 단품보다 저렴하다니..

수년간, 국내 컴퓨터 시장은 조립 PC가 꽉 잡고 있었습니다. 입맛대로 원하는 제품으로 골라서 선택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완제품 PC에 비해 압도적으로 저렴했기 때문입니다.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게이머야 알아서 잘 사겠지만, 저렴하다는 유명세에 너도나도 조립 PC를 구매했던 탓에 판매처에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분명 있었고요.

조립 PC의 급부상으로 인해 브랜드 PC가 국내 소비자 시장에서는 발자취를 감췄지만 해외에서는 불티나게 잘 팔렸고 이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원하는 가격대에 맞춘다거나, 예산 절감을 위해 표준 규격에서 약간 엇나가지만 리스크를 감안하고서라도 가성비를 챙기는 등이 가능한 조립 PC와는 다르지만 브랜드 PC도 제 나름의 특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제품 간의 호환과 그에 따른 안정성이 대표적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겠지만, 브랜드 PC에는 필요한 특정 부품이 있으면 기업에서 직접 제작하거나 최적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글로벌 PC 제조사에서 진행하는 호환성 필드 테스트로 검증된 제품들이기 때문에 호환성과 관련해서는 탁월하겠군요. 물론 소프트웨어적인 호환도 중요하겠지만 물리적으로 발생되는 발열 혹은 소음 등에 대한 설계도 높게 쳐줍니다.

국내 소비자 시장에서는 약세였지만 특수한 목적을 갖고 있는 업무용 워크스테이션만큼은 브랜드 PC로 구매하는 편입니다. 대량 구매도 가능하며 구입한 제품들의 부품 종류가 동일하기 때문에 비상시에도 대처가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대기업의 제품이다 보니 A/S 및 유지 보수 등에도 특장점이 있습니다.

그래픽카드 가격의 말도 안 되는 가격 상승으로 인해 다시 끔 브랜드 PC가 날개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특정 옵션에서는 압도적으로 더 저렴한 가격대에 형성이 되기도 하는데요. 그래픽카드로 인해 조립 PC가 가져가는 가격적인 이점이 사라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편리하고 호환성이 좋은 브랜드 PC가 강세가 되려는 추세입니다만, 아직까지 '브랜드 PC=덤탱이'의 인식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그런지 살펴볼까요?

▲ 대부분의 부품이 기업 자체 제작으로 들어간 브랜드 PC - DELL 에일리언웨어 오로라 데스크톱

▲ 브랜드 PC = 가성비? 진짜야? (영상: 뻘짓연구소 유튜브 채널)





■ 중급형 PC: 방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레노버 리전 Tower 5i (i5-10400 + GTX 1660S)


PC 사양이 높을수록 게이머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집니다. 하지만 예산 문제라는 게 그리 녹록지만은 않죠. i7 급의 고사양 게임은 어렵지만 인기 게임들을 랙 없이 즐길 수 있는 마지노선, i5 구성입니다. 아쉽게도 인텔 11세대는 출시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텔 11세대가 탑재된 데스크톱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Lenovo(이하 레노버)'가 유명한 글로벌 PC 제조사라는 것에 대해 모두가 인정할 것입니다. 하지만 '레노버 리전'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어색합니다. 리전은 레노버에서 파생된 게이밍 브랜드로, 비록 2017년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역사는 짧지만 다양한 e스포츠 대회와의 연계 등으로 국내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레노버 리전이 PC 부품보다는 모니터, 노트북 등으로 유명하지만, 해외에서는 명실상부 브랜드 PC 1위의 기염을 토하는 브랜드입니다. 그 유명하다는 레노버 리전의 브랜드 PC도 실제 견적과 함께 가격을 책정해보았습니다. 비교 군은 레노버 리전의 담백한 철학이 담긴 '레노버 타워 5i(이하 리전 5i)'로 선정했습니다.

▲ 좌: 조립 PC 견적 사이트(132만) / 우: 레노버 공식 사이트(129만) (클릭 시 확대 됩니다)

가격 차이는 4만 원 내외로 리전 5i 쪽이 더 저렴했습니다만 짚고 넘어갈 부분이 몇 개 있습니다. 첫 번째는 리전 5i는 독자적인 기술이 적용된 수랭 쿨러와 케이스가 제공되는 데에 비해, 견적 구성에서는 저가형 쿨러와 케이스를 채택했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로는 인텔 11세대의 여부입니다. 견적에서는 동일한 조건을 고려하여 10세대로 구성했지만, 보통 지금 조립 PC를 사게 된다면 2~3만 원 정도 더 주고라도 11400를 선택하겠죠.

파격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요?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노버 리전의 제품을 소개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윈도우 10 탑재와 현장 방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설정할 수 있는 옵션 중 '3년 현장 방문 서비스'는 할인가로 5만 원만 내면 PC를 잘 모르는 게이머라도 3년간 A/S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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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사양 PC: 약 30만 원 차이 - ASUS ROG Strix GA35 (5800X + RTX 3070)


글로벌 게이밍 PC 제품군 판매 업체인 'ASUS(이하 에이수스)'에서는 하이엔드 게이밍 브랜드인 'ROG'를 통해 고가의 장비를 택하는 게이머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살면서 언젠간 제 PC 환경을 에이수스로 떡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하는데요. 한발 앞선 기술력과 대체할 수 없는 디자인을 통해 전 세계 수많은 게이머들을 매료시키고 있지만 워낙 고가의 품목을 취급하는 브랜드다 보니 가질 수 없는 너, ROG Strix PC를 검색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쇼핑 사이트를 열고 ROG PC를 검색했는데 '에이수스 ROG Strix GA35(이하 GA35)'의 '5800X + 3070' 구성이 250만 원 정도더라고요. 굉장히 놀랐습니다. 이는 PC 구매 사이트에서 동일한 견적을 짰을 때보다 보수적으로 40만 원 저렴한 금액이었습니다. 보수적이라는 얘기를 덧댄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좌: 조립 PC 견적 사이트(283만) / 우: 11번가 ASUS 공식 판매(249만) (클릭 시 확대 됩니다)

첫 번째, 현재 기준(21.04.15) 가장 저렴한 RTX 3070 그래픽카드를 최저가인 140만 원 대에 구매할 수 있는지에 대해 확인해봐야 합니다. 현재는 의뢰하는 업체에 따라 20만 원 내외의 추가 비용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업체를 제외하고 모두 160만 원 내외로 책정하는 것을 보면 아마 최저가로 구하기는 어렵지 싶습니다. 또한 3070 라인업부터 파워 선호도가 성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견적 구성에 파워를 포함하지 않았지만 10만 원 정도로 쳤습니다. 물론 더 고가의 제품을 넣겠지만요.

두 번째, 견적 내에 전용 수랭 쿨러와 케이스를 GA35에 비해 저렴한 제품으로 구성했습니다. i7 이상부터 쓸 수 있는 비교적 저렴한 제품들로 구성했는데도 ROG의 완제품 PC가 더 저렴하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함입니다. GA35를 선택하면 RGB로 빛나는 ROG 로고가 깃든 쿨러를 만날 수 있으며 ROG 전용 PC 케이스를 통해 SSD를 편리하게 교체할 수 있는 '핫 스왑 SSD 베이 기능', PC 환경의 개인화를 가능케하는 'Keystone II' 기능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 밖의 'Wind Shear'라는 공기 순환 관련 기술과 그에 따르는 소음 방지 기술 등, 에이수스의 기술이 집약된 브랜드 PC를 보니 저도 구매에 대한 충동이 오는데요. 에이수스에서는 5월 경, 새로운 데스크톱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더 기대됩니다.

▲ 예전 신제품 발표회 때 봤었는데, SATA SSD를 본체 앞에 삽입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합니다





■ 하이엔드 PC: 약 80만 원 차이 - OMEN 30L (i9-10850KF + RTX 3090)


제 구매 리스트에는 포함도 안 되어있는, 현존 최고의 그래픽카드인 3090 구성은 어떨까요? 판매가 300만 원 이상은 가볍게 갱신하며, 예전 같았으면 PC 2대에 모니터까지 흡족하게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예산을 우습게 만들어버리는 제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쨌건 파는 사람이 없고 가격만 하늘을 찌르며 치솟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뜻이겠죠? 해당 구성은 OMEN의 데스크톱인 'OMEN 30L(이하 30L)'로 비교해보기로 했습니다.

OMEN이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겠지만 'HP OMEN'이라고 하면 "아하!"를 외치실 분들이 많을 겁니다. OMEN은 작년 여름부터 국내 게이머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인 HP의 게이밍 브랜드입니다. 지금은 LCK 공식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 중에 있습니다.

현재 쇼핑몰 등에서 OMEN 30L의 고사양 옵션 데스크톱은 재고가 없습니다. 이에 공식 사이트에서 제세한 가격과 견적 사이트의 최저가와 비교해보니 어림잡아 80만 원 차이가 났습니다. 이 가격은 마찬가지로 30L에 탑재된 'OMEN x 쿨러마스터'의 수랭 쿨러, 담백하고 멋스러운 30L의 전용 케이스, 지금은 재고가 없는 'HyperX Fury RGB 메모리'의 가치는 배제하고 비교했다는 것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장담하건대 저 제품들의 가치를 포함하면 아마 100만 원 이상의 차이가 날 겁니다.

▲ 좌: 조립 PC 견적 사이트(535만) / 우: HP OMEN 공식 사이트(459만) (클릭 시 확대 됩니다)





■ 브랜드 PC 제품도 품절로 이어지고 있어..


사실 이 기사를 기획한 것은 새로 출시된 'MSI MEG 이지스 Ti5'를 보면서였습니다. 기존 라인업과는 다르게 우주를 모티브로 한 듯, 다소 파격적인 디자인을 갖추고 있던 데스크톱을 동료 기자가 사용하는 것을 보며 브랜드 PC만이 가질 수 있는 특장점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저것 둘러보다 보니 어느새 제 눈높이는 '델 에일리언웨어' 브랜드까지 맞춰지더라고요. 안본 눈 삽니다..

최근 접한 소식으로는 브랜드 PC를 구입한 후 그래픽카드는 구매자가 사용, 나머지 PC를 중고로 판매한다는 얘기까지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도 손해가 없을 정도로 수지 타산이 맞는다는 얘기죠.

컴퓨터를 잘 아는 게이머들에겐 현재 좀 더 저렴한 것, 각 부품을 한 브랜드로 통일할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브랜드 PC가 갖는 장점이 크게 와닿지 않겠지만, 컴퓨터에 별 관심이 없는 게이머들에게 브랜드 PC 만큼 편리한 것이 없습니다. 전문가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A/S 편차가 없다는 부분과 소통 창구가 하나라는 것만 해도 메리트는 충분합니다.

현재 조립 PC를 각개로 구입하는 것보다 완제품 브랜드 PC를 구매하는 것이 경우에 따라 더 저렴하며 브랜드마다 윈도우 탑재의 유무, 사은품 증정 등의 혜택까지 따지면 상대적으로 장점이 훨씬 많습니다. 그래픽카드 대란이 끝나기 전까지는 국내에도 이제 막 불기 시작하는 브랜드 PC 열풍이 당분간 지속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사실 그래픽카드 대란이 잦아들고 가격이 정상화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게이머라면 지금 컴퓨터를 구매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용도에 맞는 견적을 짜도 그래픽카드를 구하는 것부터 문제니까요. 다만 당장 사용할 PC가 없어 꼭 구매해야 하거나 어느 정도의 가격 거품은 감수할 정도로 급한 분이라면 조립 컴퓨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브랜드 PC를 고려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 MSI, MEG 이지스 Ti5 데스크톱 리뷰 바로가기

▲ 브랜드 PC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준 'MSI MEG 이지스 Ti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