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 '아프리카'를 잠식해나가고 있는 검은 스폰서, 들어보셨습니까?


아프리카는 실시간 인터넷 방송 서비스로 컴퓨터만 있다면 누구나 손쉽게 방송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방송을 시청하는 것도, 방송을 하는 것도 기본은 무료지만 별풍선이라는 시스템이 있어 BJ들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BJ들은 일반 유저들이 현금을 통해 구입하는 캐쉬 아이템, 별풍선을 선물 받을 수 있고 그것을 모아서 아프리카의 수익으로 돌아가는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를 전부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취미생활로 방송을 하는 누구에게는 가벼운 보너스겠지만, 오직 아프리카 방송만 하는 전문 BJ들에게는 직장인들의 월급과 마찬가지의 주 수익원이 됩니다.



▲ 별풍선이란 이런 것입니다.




어차피 BJ가 자신의 방송에 투자한 만큼, 그리고 노력한 만큼 시청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그 인기를 통해 별풍선도 얻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거기서 수익을 내는 부분을 문제 삼을 이유는 없습니다. 단, 경쟁이 과열되면서 일부 BJ들의 선정성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방송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별풍선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그냥 무심코 지나치기에는 너무나도 불편한 '스폰서'에 관한 것입니다.


인터넷에 기반하고 있는 아프리카 방송 특성 상 '게임'과 관련한 방송이 많습니다. 실제로 아프리카 베스트 BJ에 상당 수를 게임 관련 방송 BJ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체 1위인 '소닉입니다'가 스타크래프트1 방송이고, 전체 2위인 '[IB]인범'도 리니지1 방송입니다. 최근 스타크래프트2 오픈베타가 시작하면서 스타크래프트2 방송도 부쩍 늘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2 방송 중에서는 현재 전체 랭킹 7위를 기록하고 있는 'Gisado♬'의 인기가 제일 많습니다.



▲ 베스트 BJ의 절반은 게임관련 방송이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출처: http://www.afreeca.com/





그렇다면 '스폰서'란 과연 무엇일까요?


작년 중순쯤 음료브랜드인 립톤(Lipton)은 엔씨소프트와 제휴해서 립톤 레드티 행사제품을 구입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상급 마법서, 상급 인챈트 무기, 사냥 효율 향상 아이템 세트 등, 리니지 아이템을 100%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흔히 있는 이벤트처럼 생각되지만, 아프리카의 모 리니지 방송 BJ들이 립톤 음료수를 판매하는 도매상과 스폰서 계약을 맺고 방송에서 적극 홍보하고, 대량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립톤 이벤트 자체를 몰랐던 유저들도 방송을 보고 리니지 아이템을 얻기 위해 립톱 음료수를 아예 박스 채로 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BJ가 자신을 통해 립톤을 구입한 유저들 중 이벤트 종료일에 2명을 뽑아 5천만 아데나, 3천만 아데나를 준다는 2차 이벤트까지 진행하니 경쟁은 더욱 과열되었고, 그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이 엄청났으나 스폰서와의 불미스러운 일로 계약이 파기되면서 BJ 자신이 직접 립톤 음료수 판매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 모 BJ가 아프리카 내 방송국에서 한 이벤트 내용




더 나아가서는 유저들이 음료수 자체 보다는 립톤 음료수 병뚜껑에 있는 아이템 쿠폰번호에 관심이 있다는 것에 착안, 음료수를 구입하면 뚜껑을 분리한 후 쿠폰번호만 판매하기도 했으며 방송에서 이러한 장면을 여과 없이 흘려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스폰서와 BJ 간의 이익 배분 문제, BJ가 립톤 홍보 또는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이 정상적인 회계처리와 세금 관련 정산 없이 고스란히 BJ의 주머니도 들어갔다는 점,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리니지라는 게임이 비정상적인 수익을 내기 위한 도구로 사용됐다는 점에 대한 논란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게임방송과 스폰서, 과연 이게 끝일까요?

어제 저녁 모 BJ의 리니지 생방송을 캡쳐한 화면입니다. 스크린샷을 보면 화면 상단에 스폰서 광고가 노출되고 있는데요, 첫 번째 스폰서는 아이템 현거래 사이트고, 두 번째 스폰서는 리니지 캐릭터 육성사이트, 세 번째 스폰서는 제2금융권 대출업체입니다.


분명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약관 상에는 현금거래와 캐릭터 육성과 관련한 계정 양도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만, 아프리카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리니지 방송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여과 없이 시청자들에게 노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생방송 중에 상단에 표시되는 스폰서 광고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생방송 화면뿐 아니라 방송국 홈페이지에 직접 가봐도 화면을 중앙을 가득 채우는 것은 스폰서인 현거래 사이트와 육성 사이트 배너들입니다.


이러한 것은 스폰서 사이트에 가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혀 음성적이지 않아서 오히려 제가 당황스러울 정도입니다. 사실, 리니지 방송뿐 아니라 일부 다른 게임 방송에서도 아이템 거래사이트와 같은 게임사가 부정하는 곳을 스폰서로 두고 활동하는 장면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아프리카내 BJ의 방송국 페이지입니다, 게임 방송국인지 현거래 사이트인지 혼동될 정도입니다.



▲ 해당 아이템 현거래 사이트에 가봐도 버젓이
해당 BJ와 스폰서 계약을 했다는 내용의 배너가 메인에 있습니다.




아래는 실제로 모 리니지 방송에서 아이템 거래사이트 스폰서와 공동 이벤트를 진행한 장면을 캡쳐한 영상입니다. 이 정도면 본 방송의 부가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본 방송 자체가 아이템 현거래 사이트 홍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아이템 현거래 사이트 담당자가 아프리카 BJ와 이벤트를 한다며 인터넷에 올린 홍보글




실 특정 게임의 컨텐츠를 대중에게 방송하는 행위는 문제될 게 없습니다. 하지만, 그 행위가 조금이라도 금전적인 수익을 발생시킨다면, 특히 아프리카 방송의 경우 그 수익을 방송을 한 BJ와 제3자인 아프리카에게 돌아간다면 게임을 개발한 게임사는 충분히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를 거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개발사들은 자신의 게임을 유저들에게 널리 알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 하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깔끔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도 하더라도 자사 게임의 인터넷 방송을 애써 묵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BJ들이 아프리카의 공식 수익 루트인 별풍선 외에도 스폰서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고 그 스폰서가 게임사가 정한 약관에 정면으로 부딪히는 아이템 현거래 사이트와 캐릭터 육성 사이트인 경우라면 어떻습니까? 모 BJ의 말처럼 7000명의 시청자가 생방송을 보는 아프리카 최고의 방송에서 자행되고 있는 일이라면 말입니다.


2차 컨텐츠의 지적재산권이 게임사에 있는만큼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단속할 수 있습니다. 게임사는 지금 당장이라도 무책임한 자세에서 벗어나 아프리카 방송의 실태를 파악, 조치를 취해야할 것입니다. 게임 홍보를 위해 묵인했다는 변명도 통하지가 않는 것이 지금과 같은 수위라면 오히려 해당 게임을 망치는 효과를 내기 때문입니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아프리카 또한 진정 게임계를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말뿐인 단속'의 오명을 씻을 수 있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특히, 현거래 사이트는 현행법상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되어 있어 거대 포탈에서도 직접 노출은 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 모 BJ의 방송은 로그인 없이 자유롭게 방송을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현거래 사이트 광고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될 수 있습니다. 또한, 리니지1의 18세 이상 서버에서 벌어지는 게임플레이 장면을 청소년들에게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도 사실상 위법입니다.


불특정다수의 게이머들에게 활짝 열려있는 아프리카 게임 방송이 더 이상 특정 BJ들의 더 많은 수익을 위한 변태적인 상업도구로 락하거나, 아이템 현거래나 캐릭터 육성 사이트들의 온상이 되기 전에 하루빨리 서둘러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도 아프리카 게임방송은 검은 스폰서에게 조금씩 잠식당하고 있습니다.



▲ 그래야 자신의 열정을 바쳐 게이머들을 위한 진짜 방송을 하는
진짜 BJ들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