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을 위한 출발선에는 누구나 언제든 설 수 있다


인디 개발사 창업

가슴 설레는 말이다. 최근 게임업계가 보여온 크나큰 변화를 논할 때, 모바일 시장의 가파른 성장과 소규모 혹은 1인 개발사의 확산은 빼놓을 수 없다. 요즘은 1인 개발자가 내놓은, 그러면서도 꽤 높은 퀄리티를 지닌 타이틀을 종종 볼 수 있는 시대. 수많은 게임 개발자들의 심장이 벅차오를만한 현실이다.

하지만 '창업'이라는 녀석은 선뜻 덤벼들기에는 너무 강해보이는 괴물이다. 시작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은 많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엄두가 나지 않아 망설이는 경우는 주위를 둘러보면 종종 볼 수 있다. 그 사이에서 당당히 한 발자국을 내딛는 것은 꽤 용기가 필요한 일.

여기 그 용기있는 길을 걷는 한 사람이 있다. 출발선을 떠난지 1년 가량 지난 '디지트리'는 서형석 대표가 혼자서 시작한 인디 개발사이며 현재는 한 사람의 동료 개발자와 함께 꾸려가고 있다. 그는 시종일관 겸손한 말투로 일관했지만, 그 말투에는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확신이 배어있었다.

스스로를 지극히 평범한 케이스라고 생각하는 서형석 대표는, "아직 이뤄놓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한사코 말을 아꼈다. 하지만 창업을 준비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자의 끈질긴 설득 끝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는 결코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직접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이라고, 스스로 수없이 되뇌이며 써내려갔다. '창업'이라는 막연한 꿈만 꾸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 꿈과 현실의 경계를 지나 단 한걸음이라도 내딛을 수 있었으면 한다.

▲ 디지트리 서형석 대표


Tutorial.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꼭 할 필요는 없는 길, 선택은 자신의 몫


서형석 대표는 평범한 프로그래머였다. 그것도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닌 게임 엔진을 만들던 프로그래머. 업계에서는 꽤 이름있는 회사에서 일하던 프로그래머를 인디 창업의 길로 이끌었던 것은 '만들고 싶은 게임'에 대한 열정이었다.

그는 창업 이전에 '쉐도우진'이라는 게임을 개발해 출시한 적이 있다. 스스로 만들어 출시해본 게임이 있다는 것은 게임 개발에 대한 열정의 증거임과 동시에 그에게는 조금 특별한 이력이 됐다. 그것이 창업이라는 길을 선택하는데 큰 바탕이 되었다는 것이 서 대표의 말.

"블루사이드와 게임로프트에서 게임 개발에 필요한 엔진 툴을 만들거나 그에 필요한 기능을 추가하고 보완하는 일을 했습니다. 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편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었죠.

창업을 하기 전에 출시했던 '쉐도우진'이라는 게임은 회사를 다니면서 틈틈이 만든 것입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퍼블리싱 계약도 잘 되고 전체적으로 순탄하게 흘러가다보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쉐도우진'의 마무리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특정 파트만을 맡았던 입장에서 전체를 살펴야하는 자리에 서는 것은 신중히 판단해야할 일이다. 단순히 '까짓거 하면 되지'라는 마음가짐으로는 안 된다는 것. 확신, 그리고 그에 합당한 각오는 필수로 갖춰야 한다.

"창업을 한 후에는 아무래도 콘텐츠 뿐 아니라 게임 외적인 부분을 많이 보게 됩니다. 프로그래머로만 살아오던 제가 대표 직함을 달고서 총괄 책임을 맡게 됐으니 일의 범위가 좀 많이 커진 셈이죠. 게다가 게임업계의 전반적인 흐름도 봐야하니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매우 분주합니다."

먼저 냉정하게 기억해두어야 한다. 창업이라는 것은 '현실' 그 자체다. '대표' 혹은 '사장'이라는 직함이 빛나기 위해, 누구 앞에서든 당당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수없이 많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꼭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즉, 철저하게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의미.

이것저것 다 제쳐두고 잘 다니는 직장을 떠나겠다고 결심하는 것부터도 쉽지 않다. 아무런 준비없이 맨몸인 상태로 잘 다니던 회사를 사직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창업을 생각한다면 현재의 생활에 충실하면서도 다방면으로 정보를 모으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 선택은 어쨌거나 자신의 몫


Stage 1. 극기(克己), 나 자신을 이겨라


삶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는 '어떤 계기'가 있게 마련이다.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어느 순간 마음을 굳히는 시점이 있다는 것이다. 인디 개발자로 홀로서기를 시도한지 올해로 1년을 넘긴 서형석 대표는 창업을 결정하게 된 바로 그 '어떤 계기'에 대해 먼저 입을 열었다.

"게임로프트에 다닐 때 알고 지냈던 분에게서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 분이 짬날 때마다 혼자서 만든 게임을 보여주시곤 했는데, 그걸 보고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사실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나온 기획대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획 방향이 프로그래머 개인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다수의 의견이 그렇다면 따르는 것이 맞는 거니까요. 작업 중에 프로그래머가 아이디어를 내서 반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바로 그 부분이 창업의 강한 동기가 됐습니다. 보다 적은 숫자의,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웃고 떠들다가 '아, 이런 것을 만들어보면 재미있겠다'라고 의견이 모이면 그게 기획의 출발점이 되는 거죠. 무엇보다도, 개발자들이 만들면서 재미있어야 그것을 유저들에게도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 His Guide.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생각하라.

직접 게임을 개발해 상용화까지 시켜본 그의 이력을 특출난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에 서형석 대표는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며 보다 단순한 이야기를 꺼냈다.

"게임 관련 업종을 선택하신 분들이라면 본인이 만들고 싶은 이상형적인 게임이 하나쯤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창업을 하게 된다면, 스스로가 게임을 직접 기획해서 만들게 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모습대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제 경우도 특정한 게임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창업한 건 아니었습니다.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만들고 싶은, 재밌다고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뿐이죠.

게임을 기획하고 만드는 과정 자체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이 있고, 즐기실 수 있는 분이라면 인디 창업도 충분히 도전해볼만하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 경우 창업을 결정하던 당시를 떠올려보면 '지금이 아니면 언제 뛰어들 수 있겠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네요."


▲ 회사원이던 시절 틈틈이 만들어 출시했다는 게임, '쉐도우진'


Stage 2. 더 높은 벽, 주위 사람들을 설득하라


흔들리는 자신을 어렵사리 다잡은 뒤에도 계획을 실천하기 직전 주저앉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겠지만, 그중 가장 흔한 이유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다. 주변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반복해서 듣다가 결국 그것을 뛰어넘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다.

사실 그럴만도 하다. 많은 반대에 부딪치다보면 '내가 정말 잘하고 있는 건가?'하며 멈칫하게 되는 건 인간의 본성이다. 또한, 멀쩡하게 직장을 잘 다니던 지인이 굳이 험난한 길을 간다 하면 일단 부정적으로 기운 반응을 보이는 것 또한 본능의 일종이다.

서형석 대표 역시 마찬가지였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만류가 있었고, 그것을 헤쳐나가는 동안은 결코 만만치 않은 마음고생이 있었을 것이다.

"주변의 지인분들도 반대하셨고, 아무래도 부모님께서 가장 많이 반대하셨습니다.

지인들은 소규모 창업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부모님께서도 안정적이고 평범하게 사는 것을 원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직장인으로 꼬박꼬박 월급을 받으며 지내는 편이 위험은 덜하니까요. 굳이 창업을 하고 싶다면, 지금이 아니라 돈을 모으고 좀 더 준비를 해서 시작하라는 것이 부모님의 입장이셨죠."


■ His Guide. "지금이 아니면 안 될지도 모릅니다"

'기회'라는 말은 '어떤 일을 하기에 적절한 때'를 가리킨다. 물론 바로 지금이 '적절한 때'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스스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우선 갖춰져야만 가능한 일이라는 것.

"지금같이 모바일 앱을 통한 창업이 활발해지는 시점에서 더 늦어지면 인생에 있어 하나의 큰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차례 말씀드리고 설득을 시도했습니다.

사실상 완전히 설득하는데는 실패했었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여전히 부정적으로 보셨고, 간혹 다시 취업하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하셨거든요. 하지만 어느덧 창업하고 1년 가까이 지나다보니 이제는 부모님께서도 어느 정도 믿어주시는 눈치입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확신을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흔들리는 기색을 보이면, 주위의 반대는 더욱 거세지게 마련이다. 기억하라. 흔들바위를 사람들이 계속 밀어보는 것은, 그것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 확신이 있다면 설득하라. 아니면 모두가 혼란스러워진다


Stage 3. 가장 현실적인 문제, 그 놈의 돈 돈 돈


창업의 길을 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주변의 반대도 극복할만큼 자신감도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실행에 옮기기 전에 경제적인 면에 대해 알아보고 예산을 짜 보는 일.

창업에 필요한 자금은 대략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인지, 현재 확보할 수 있는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해야하는지를 상세하게 파악해두지 않으면 세웠던 계획은 일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중요한 것은 자신이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고려해야한다는 것. 아무리 철저하게 조사했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여유자금까지 포함해서 예산을 세우는 편이 좋다.

"제 경우 운영자금을 많이 모아 시작하지는 못했습니다. 대략 1,000만 원 정도 되겠네요.

처음에는 사무실도 필요없었고, 개발용 장비가 주로 필요했으며, 한 달 생활비를 100만 원으로 잡고 대략 10개월은 버틸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금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거죠. 10개월 정도면 제가 생각하는 수준의 게임 하나 정도는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 His Guide. 여유를 둬라. 미처 생각하지 못한 비용은 항상 발생한다.

서형석 대표는 이 단계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셈이다. 프로그래머로서 일해왔던지라 전반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헤매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동료가 생기면서 인건비라든가 추가적인 장비구입을 비롯한 기타 비용들이 발생하게 되니 제가 생각한 예산으로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늦게서야 현실을 보게 된 거죠. 그래서 예산을 다시 구상하고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구체적인 총액은 수많은 요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그리 큰 의미를 갖지는 못한다. 그래도 대략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를 달라는 요청에 서형석 대표는 몇 가지 지표를 말해줬다.

"자금확보는 '쉐도우 진'의 수익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이 게임을 통해 대략적인 스타트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성공한 게임은 아닙니다만, 회사를 다니던 시절 받던 연봉의 반 정도를 벌었거든요.

그리고 운좋게도 지인 분께서 프로그래밍 외주를 소개해주셔서 부족한 자금을 좀 더 채울 수 있었습니다. 고생은 많이 했지만 개발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구입하거나 운영 및 인건비 등 초기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도 부족한 부분은 기술보증기금을 통한 운영자금지원대출을 통해 충당했습니다."


그는 아직까지 자신이 구상한 '안정적인 1년 예산'에는 어느 정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정과 꿈을 가지고 있는 한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아, 물론 굶지도 않으면서요."라는 웃음섞인 농담과 함께.

▲ 여유있는 예산 수립과 충분한 자금 확보가 필요


Stage 4. 법적인 '대표'의 직함, 실마리는 어디부터?


대략적인 예산은 수립됐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하는가? 시작지점이라도 알 수만 있다면 오기로라도 일단 부딪쳐볼 수 있겠지만, 깜깜한 어둠 속에서 방향조차 없는 상황에서는 그것도 불가능하다. 서형석 대표는 어떻게 시작했을까.

"창업을 결정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개발 외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공부할 방법을 알아보던 중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창업스쿨을 알게 됐습니다.

창업스쿨 프로그램을 통해 기본적인 운영자금 확보에 대한 정보들로부터 사업계획서 작성, 세무적인 부분이나 상표권, 특허 관련 등 창업 전반에 걸친 내용들을 많이 배웠습니다. 저는 야간반을 지원해서 퇴근 후에 찾아다녔는데, 이 과정을 수료하니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할지 대략적으로 감이 잡히더군요."


■ His Guide. 서두르지 말라! 한 걸음부터 차근차근

큰 일을 할수록 서둘러서는 안 되는 법이다. 준비할 것은 산더미처럼 많은데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서두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중요한 일이고 삶의 대업이라는 시각으로 보다 신중하게, 차근차근 준비해야한다.

"저희는 아직은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체입니다. 2013년 중 법인 등록을 목표로 준비 중인데, 사무실도 있어야 하고 기본적인 자금도 마련이 되야 하기 때문에 다소 준비기간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회사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기반자금을 확보하는 중입니다.

말씀드리기 민망합니다만, 지금은 개인적으로 아는 개발자분의 사무실에서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게임로프트에서 일할 때 만난 분인데, 제가 얹혀서 지내고 있는 셈입니다(웃음). 이번에 사무실을 이전해서 넓어진 편인데요. 예전에 있던 곳은 정말 꽉 들어찰 정도로 여유가 없었는데도 흔쾌히 받아주셔서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모양새를 갖추는 측면에서 보자면 아무래도 사람을 구하는 문제가 가장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당장의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보니 같이 일할만한 사람이 있더라도 선뜻 도와달라고 하기가 힘들죠. 그 다음으로 충분한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일, 그 다음이 사무실을 구하는 일 정도입니다."


▲ 이 증서가 올해엔 법인으로 바뀔 수 있기를



Stage 5. 2013년, 그의 홀로서기는 계속된다


서형석 대표에게는 1년차 창업자로서 또 하나의 특이한 이력이 있다. 바로 KGC2012에서 '인디 개발자 1년차 보고서'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던 것. 이로써 그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해 다시 한 번 확신을 드러낸 셈이다.

"술자리를 하던 중에 'KGC에서 한 번 발표를 해보면 어떻겠냐'라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창업이라는 길을 걸으며 그동안 겪었던 어려움이나 부족했던 점들을 이야기해보라는 거였습니다. 제 스스로도 예전 경험을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고, 무엇보다 제 다음에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가 강연 같은 것을 할 자격이 되는지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창업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긴 했지만 아직 딱히 이룬 것도, 성공한 것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경험'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야기하기에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격려를 듣고 용기를 내어 지원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는 첫 번째 산을 오르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어엿한 하나의 법인, 그리고 그 대표자가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하지만 첫 번째 산을 넘으며 많은 경험을 얻고 준비를 해둔다면 다음 산은 보다 수월하게 넘을 수 있지 않을까.

기자이기 이전에 게임업계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는 사람의 하나로서, 그의 의미있는 도전이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관련기사] 회사원에서 인디 개발자로...서형석 개발자의 1년차 보고서

▲ KGC2012 '인디개발자 1년차 보고서' 세션



Bonus Stage. 1년차 인디 개발자가 전하는 작은 팁


서형석 대표는 창업에 앞서 회사를 다니는 동안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팀을 꾸려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기를 추천했다. 업무시간 외에 개인시간을 상당히 투자해야한다는 점을 감수해야하지만, 창업 아이템으로 삼고자 하는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

확실한 사업 아이템의 유무는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데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사무실이나 그외 운영 전반에 관한 부분은 아이템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한 뒤에 고려해도 되는 문제라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창업을 준비할 때 참고할만한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Tip 1. 사무실 구하기

"사무실은 정부차원에서 지원해주는 경우가 꽤 많아서 현재 알아보는 중입니다만, 생각보다 쉽지는 않습니다. 제 경우에는 영등포구에서 지원해주는 사무실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전반기 후반기로 나눠서 1년에 한두 번씩 사업을 진행합니다만, 상황에 따라 한 번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사무실의 경우 2년 미만의 창업 초기에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최대로 기간을 늘려도 2~3년 정도 있다보면 졸업이라는 명목으로 사무실을 비워줘야하고, 그때 비게 되는 사무실을 새 창업자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인데요. 그 졸업이라 불리는 시기를 잘 알고 있으면 보다 수월하게 사무실을 구할 수 있습니다."


■ Tip 2. 상표권 등록

"법적인 부분에 있어 초기 회사의 경우 상표권 등록을 미리 신경써두시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상표권을 대충 처리하거나 등록하지 않아버리면 당장은 별 문제가 없더라도 나중에 걸림돌이 될 소지가 높습니다.

만약 회사가 순탄하게 성장해 이름이 알려지고 어느 정도 영향력이 커질 경우 저보다 먼저 등록된 적이 있는 상호를 쓰면 당연히 문제가 되거든요.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이름만 바꾼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여태까지 쌓아왔던 인지도 면에서도 타격을 입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창업을 준비하신다면, 방어적인 차원에서라도 미리 상표권 등록에 대해 면밀하게 알아보고 진행해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상표권은 출원하고 승인이 떨어지기까지 반 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리미리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 저의 첫 작품인 "쉐도우진" 관련해서도 상표 관련 이슈가 있었고, 회사 이름도 등록하려다 보니 문제가 있어 상호를 변경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상표권관련하여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