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게임들이 대만에 모였다. 세계 게임들의 대축제 현장, '타이베이 게임쇼(TPGS2013)'가 1월 31일부터 2월 4일까지 5일간 난강전람관에서 열렸다. 그 속에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는 최대 규모의 부스로 다양한 자사의 타이틀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이와 더불어 소니는 2월 1일 별도의 컨퍼런스를 개최, '언차티드'로 명성을 높인 너티독 스튜디오의 차기작 '라스트 오브 어스'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너티독 스튜디오 커뮤니티 전략 담당 '에릭 모나첼리'가 무대에 올라 '라스트 오브 어스'의 세계관 및 스토리, 캐릭터에 관한 설명을 진행했다. 본격적인 타이틀 소개에 앞서 그는 "'라스트 오브 어스'에 대한 신작 발표를 아시아에서 먼저 소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 너티독 스튜디오 '에릭 모나첼리' 커뮤니티 전략 담당


'언차티드' 이후 너티독에서는 새로운 IP를 선보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으며, 이러한 개발에 앞서 자사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그가 제시한 너티독의 특징은 크게 3가지이다. 첫 번째 특징은 캐릭터 중심의 내러티브를 잘 구현한다는 점. 두 번째는 현존하는 최신 기술들을 모두 적용하고자 최선을 다했다는 점. 마지막으로 영화경험이라 표현할만큼 뛰어난 플레이 경험을 말하며 너티독의 성격을 압축해서 표현했다.



새로운 IP를 만들기 위해 본격적인 게임 개발에 앞서 영감을 줄 만한 서적과 영화를 접했으며, 심리학의 교본이라 할만큼 캐릭터 간의 긴장감을 잘 표현한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 이외에도 '칠드런 오브 맨'(영화), '도둑들의 도시'(소설), '워킹 데드'(만화) 등에서도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유행병으로 인해 세상이 멸망한 그 이후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대재앙이 일어난 이후 자연은 본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채 회복되었으나, 인간은 이러한 자연세계를 포기하고 오직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살아간다. 어둠과 잔인함, 황폐한 환경 속에서 주인공들의 사랑과 충성심, 구원 등이 표현되면서 게임 내에서 이러한 대조적인 개념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곰팡이균에 의해 인간이 전염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에 희생된다. 유행병은 전 세계로 퍼지게 되며 '라스트 오브 어스'는 유행병이 세상을 휩쓸고 간 20년 후의 세계를 다룬다. 정부 역시 모두 파괴되었고,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세계 속에서 주인공들은 생존을 위한 모험을 하게 된다.




이 날 발표에서 공개한 주인공은 총 3명. '라스트 오브 어스'의 주인공이자 플레이어블 캐릭터인'조엘'과 그가 보호하고 있는 어린 소녀 '엘리', 그리고 격리구역에 거주하며 밀수품을 구하는 능력이 뛰어난 협상가 '테스'이다.



격리 구역에 거주하던 그들은 감염된 생명체로부터 자신들의 신변을 보호하면서 도시 중심가의 건물에 있는 '파이어플라이즈'(군대에 맞서기 위한 저항군)와 접선을 하기 위해 외부 세계로 나오게 되며, 그렇게 생존을 위한 전투가 시작된다.

자원은 희소하며, 플레이어가 펼치는 액션 하나하나가 중요한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물론 '생존'이 '라스트 오브 어스'의 핵심 요소이며, 끝이 보이지 않는 생존을 위한 전투를 벌이면서 플레이어들은 게임 속 세상에서 캐릭터들의 역할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에 '에릭 모나첼리'는 '라스트 오브 어스'를 '서바이벌 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규정짓고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서바이벌 액션 장르의 특징은 마음과 영혼이 있는 캐릭터 중심의 스토리, 현실감 넘치는 리얼리티의 구현, 생생하고 격렬한 전투이다.



'타이베이 게임쇼 2013'에서 공개한 데모 버전은 외곽지역 스테이지. '라스트 오브 어스' 전체로 봤을 때 초반에 해당되는 부분이며, 해당 스테이지에서 특히 너티독의 최신 기술을 접할 수 있다고 '에릭 모나첼리'는 설명했다. 그가 언급한 최신 기술은 광원표현에 대한 부분이다. 물체를 비출 때 반사되는 빛의 밝기나 거리 등에 따라 표현되는 강도가 다르며, 이러한 광원기술이 최초로 적용된 게임이 '라스트 오브 어스'라고 밝혔다.





주인공들이 맞서 싸워야 하는 상대들은 유행병에 감염된 본래 인간이었던 자들이다. 감염의 정도에 따라 초기 단계의 감염자인 '러너스', 이미 인간으로써의 모든 기능을 상실한 단계 '클리커'로 구분된다. 이들은 본래 인간이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인지능력이 뛰어나다. '클리커'에게 한 번이라도 물리면 바로 게임 종료이기 때문에 병이나 벽돌 등을 던져서 그들의 주의를 돌리고 원거리 공격을 통해 처치해야 한다.



이들이 죽으면 곰팡이균이 발생하며, 이러한 환경적 요소에 따라서도 주인공이 감염될 수 있다. 발생한 균은 대기중으로 퍼지게 되며 게임을 함에 있어 영향을 주게 된다. '넝굴손' 등의 균류 지층을 만들기도 하며, 이러한 지역은 위험하므로 반드시 피해야 하다.



생존을 위해서는 항상 긴장을 늦추지 말고 플레이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게임 소개 시간 이후 '라스트 오브 어스'를 시연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30분의 시간 동안 '라스트 오브 어스'의 초반 부분인 외곽지역 스테이지를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아래는 '라스트 오브 어스'를 시연해 본 체험기이다.

▲ '라스트 오브 어스' 실제 플레이 영상


첫 시작은 광활한 자연에서의 탐험이었다. 뛰어난 그래픽과 쉬운 조작감을 통해 마치 내가 '조엘'이 되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모험을 하는 듯한 기분이었고, 경외감마저 느껴졌다. 그러나 무너진 건물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 곳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모든 것이 파괴되었고, 병원균으로 인해 곳곳에는 감염되서 죽은 인간의 시체들이 여기저기서 악취를 풍겼다.



공포에 떨고 있는 '엘리'를 보호하기 위해 무섭지만 앞장서서 건물 탐색에 나섰다. 막힌 문을 부수고 길을 막아서는 장애물들을 처리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면 갈수록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점점 밀려온다. 드디어 만날 것을 만났다. 눈 앞에 '러너스'와 '클리커'가 있다. '엘리'와 '테스'를 위해 내가 1층으로 내려가 그들을 처치해야만 한다.

'러너스'는 눈치 못채게 조심스레 다가가서 뒤에서 칼을 꽂거나 목을 조르면 끝이다. 문제는 '클리커'. '러너스'와 싸우다보면 그 소리에 '클리커'가 나에게 오는데 여러 명의 '러너스'와 싸우다보면 어느 순간 '클리커'가 내 뒤에서 목을 물어버린다. 그들이 내는 소리는 공포 영화 '주온'의 '토시오'가 내는 소리와 흡사하다. 이게 정말 액션 게임인가? '클리커'에게 물려 죽는 장면은 '데드 스페이스'에서 주인공이 죽을 때 나오는 장면과 연출이 흡사하다.



원래부터 시점을 돌리며 조작해야 하는 게임에 취약한 나에게는 난이도가 상당히 어렵게 느껴졌다. 분명 내가 하고 있는 데모는 하드코어 난이도일꺼라고 생각하며 위안을 삼았지만, 옆 자리의 타 매체 기자가 데모버전을 클리어하는 모습을 보고 좌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



30여분 동안의 '라스트 오브 어스' 외곽지역 스테이지를 시연해보면서 '과연 너티독의 차기작 답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언차티드'를 상상했던 나였기에 생각 외로 상당했던 게임의 공포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다소 잔인하거나 깜짝 놀래키는 요소가 들어간 게임에 취약한 사람이라면 게임을 즐기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언차티드'와 같이 우리에게 매력적인 게임 경험을 선사할 대작 타이틀임에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라스트 오브 어스'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너티독 스튜디오 커뮤니티 전략 담당 '에릭 모나첼리'와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그는 게임을 시연하면서 '무섭다'고 말한 사람들이 많았으나, 어디까지나 '라스트 오브 어스'는 캐릭터 간의 인물 관계를 중심으로 한 내러티브가 메인요소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이 날 진행된 너티독 커뮤니티 전략 담당 '에릭 모나첼리'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언차티드'도 그렇고 '라스트 오브 어스' 또한 전세계 게임 유저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2007년에 스튜디오를 설립한 너티독은 게임의 한계에 도전하고 이를 초월하는 것을 기본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도 끊임없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며, 그러한 부분이 전 세계 게임유저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너티독의 게임을 좋아하고 플레이해주는 유저들로부터 우리는 많은 힘을 얻고 있으며, 자사의 타이틀에 대해 호평해주시는 점에 대해서는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라스트 오브 어스'의 데모 버전은 언제 일반 공개되며, 그 때 공개되는 데모는 금일 시연한 버전과 동일버전인가?

조만간 '갓 오브 워:어쌘션'이 출시되는데, 해당 타이틀에 DLC 형식으로 '라스트 오브 어스'의 데모를 첨가할 예정이다. 그 때 제공되는 데모가 금일 플레이했던 그 버전과 동일한 것일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정이다.


금일 시연에서는 '조엘'만 플레이가 가능했다. 이전에 듣기로 '라스트 오브 어스'는 협력액션이 가능하다고 했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알고 싶다.

'라스트 오브 어스'의 메인 캐릭터는 '조엘'이며, 이 캐릭터만 플레이가 가능하다. 협력액션은 가능하나 다른 캐릭터를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타이틀에는 향상된 AI를 첨가했기 때문에, 유저들의 플레이 양상에 따라 타 캐릭터가 전투를 보조해주는 방식으로 협력액션이 이루어진다.


실제 플레이를 해보니 발표에서 언급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보다는 공포 콘텐츠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 같았다. 그만큼 공포스러운 게임이었다는 말인데, 시연버전인 외곽지역 스테이지만 공포성이 강했던 것인가?

'라스트 오브 어스'는 호러 요소를 메인으로 하는 콘텐츠는 아니다. 호러 콘텐츠의 경우 미지의 상대를 대상으로 전투를 벌인다. 그에 반해 '라스트 오브 어스'는 친숙하고 이미 알고 있는, 그러나 주인공들에게는 피해야 하는 상대를 대상으로 전투를 벌이기 때문에 호러 게임이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플레이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유저들의 플레이스타일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호러적 요소를 많이 접할 수도 덜 접할 수도 있다. 게임을 하면서 주인공들간의 관계나 상황을 중심으로 보았다면 긴장감을 느꼈겠지만, 잠입 중심의 플레이를 했다면 공포감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


금일 시연한 데모가 개인적으로 어려웠다. 클리커에게 한 번만 물려도 게임오버가 되던데, 이 데모의 난이도가 어떻게 되나?

오늘 선보인 데모는 초기버전이었다. 아직 완성된 버전이 아니어서 AI가 완전히 적용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플레이를 함에 있어 다소 어렵다고 느꼈을 수도 있겠다. 난이도 부분에 대해서는 데모 시연을 통한 피드백을 받아서 개발팀에 전달하여 계속 조정할 것이다. 그러나 클리커의 경우 근접공격을 통해 죽이기 보다는 러너스와는 공격방법을 달리해야 하는 존재이다. 어떤 난이도에서든 클리커에게 한 번 물리면 감염되기 때문에 게임오버가 되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러너스를 죽일 때 뒤에서 몰래 접근하여 목을 졸라 죽이는 방법이 있던데, 이러한 방법으로 적을 처치하면 특별한 메리트가 있나?

적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킬을 하게 되면 2가지의 장점이 있다. 우선은 조용히 죽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적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들키지 않고 처치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이점으로는 총알이나 다른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감염된 생명체들끼리는 왜 싸우지 않는가?

감염체들은 서로 공격을 하지 않는 설정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병균을 미감염자에게 퍼트려야겠다는 본능이 강한 생명체여서, 그러한 본능에 충실할 뿐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는 존재이다.


'라스트 오브 어스'에서 '조엘'과 '엘리', '테스' 이외의 모든 사람들은 다 감염된 존재들인가?

차후 다른 캐릭터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지금 현재로써 공개할 수 있는 인물은 3명이다. 지역에 따라 감염자들의 밀도가 다르기 때문에 러너스나 클리커만 만나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지역도 있다. 지역에 따라 감염자들의 수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로 각기 다른 느낌의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포스터에서는 '조엘'이 '엘리'를 보호하는 듯한 설정으로 보였는데, 금일 시연에서는 '엘리'를 보호하는 전투가 아닌 그냥 동행자 없는 1인 전투의 느낌이 강했다.

'조엘'이 '엘리'의 보호자로 설정되어 있는 것은 맞으며, 대부분의 게임 내 상황에서 '엘리'는 '조엘'에게 있어 지켜야 하는 대상으로 등장한다. '엘리'를 지키기 위해 '조엘'이 위험에 처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 다만, 이러한 힘든 전투를 거치면서 '엘리'의 독립심이 점차 성장하게 되며, 차후에는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단계가 오기도 한다.


공개되었던 영상에서 '조엘'을 향해 '엘리'가 총을 겨누는 장면이 있다. 이는 차후 스토리에 적용되는 부분인가?

오늘 발표에서 보여준 트레일러 영상에는 향후 전개될 '라스트 오브 어스'의 스토리에서 복선이 되는 점들이 녹아들어 있다. 이 영상 이외에도 이전에 공개된 트레일러를 보면 주인공들의 대화 장면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러한 영상들을 통해 스토리를 유추해볼 수 있다. 물론 '엘리'가 '조엘'에게 총을 겨누는 장면도 스토리와 연관이 있다. 하지만 자세한 스토리는 차후 게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게임 내 배경은 미국인가?

그렇다. 전체적인 배경은 미국이며, 금일 시연한 데모 버전의 배경은 보스톤, 지난 E3에서 공개한 버전은 피츠버그가 배경이었다. 미국 내 전염병이 퍼지고 이에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면서 세상의 질서가 무너진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감염되버린 그 이후의 세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성인 남성과 성인 여성, 그리고 어린 소녀를 주요 인물로 등장시키고 있는데, 이러한 캐릭터 설정 및 관계에 대해서는 어디서 영감을 얻었는가?

인물 간 관계설정을 함에 있어서는 '더 로드'라는 소설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나아가 너티독 전작인 '언차티드'에서도 영감을 받았다.


멀티플레이나 커스터마이징 등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되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및 멀티플레이가 구현되기는 하나, 현재는 많은 논의를 하고 있는 단계이므로 상세하게 말할 수 없다.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너티독의 게임을 플레이하고 사랑해주는 한국 팬들이 많다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전작인 '언차티드' 팬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을 만족시킬만한 새로운 게임을 선보이는 것에 대해 많은 부담 역시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게임의 한계를 넘어선 타이트을 제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이번 작품 역시 게임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