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정말 몰입해서 플레이했던 게임을 꼽으라면 단연 '마크 오브 닌자'다. 메타크리틱에서 리뷰 평점 91을 기록한 게임이 스팀에서 75% 할인까지 하길래 덥석 구입했는데 순간 20여 시간이 삭제됐던 사건이 아직 기억에 남아 있다.

그래서 이 강연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놓칠 수가 없었다. 이름 하여 "어떻게 우리는 (완전한 )멘탈붕괴 없이 마크 오브 닌자를 만들 수 있었나." (How we created Mark of the Ninja without 'totally' losing our minds.)

▲ 강연대에 서 강의를 진행하는 클라이 엔터테인먼트의 창업자 '제이미 챙'


클라이 엔터테인먼트의 창업자, '제이미 챙'의 발언은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개발자들이 보통 야근과 초과근무의 이유를 어떤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솔직하지 않은 주장이다. 형편없는 작업 과정을 감추기 위해 '예술'이라는 방패 뒤에 숨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제이미 챙은 평범한 게임을 만드는 것은 회사를 망하게 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개발 스타일을 사용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회사와 개발자 모두를 질식 시킨다고 주장했다. 제이미 챙은 이를 숲에서 팀 전체가 나무를 베는 것에 비유했다. 나무를 베는 것 뿐 아니라 팀의 누군가가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올바른 숲'에서 일하고 있는지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가장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무나 잎사귀는 문제도 아니다. 잘못된 숲에서 일을 할 때다."

물론 마크 오브 더 닌자도 이 경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초기 마크 오브 닌자를 살펴보면 전투와 소리 경보 시스템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었고 먼 미래에 등장할 후반 레벨 디자인에 너무 신경을 썼다. 개발팀은 단지 기능이 추가되면 게임은 더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가졌는데 모두다 잘못된 가정에 기반한 것이었다.





과연 우리의 게임 개발 프로세스가 제대로 되어 있는 가? 마이미 쳉은 이에 대한 답변으로 "열쇠는 '원칙'(theory) 을 만들어내는 데 있었다. 그 원칙을 테스트하고, 테스트 후 실패한 부분에서는 교훈을 얻고 결과물에 대한 보정 작업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계속 반복해야 한다. 멘탈 붕괴할 필요 없다. 이 단계를 차분히 밟아 나가면 된다."고 전했다.

클라이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그들만의 원칙은 마크 오브 더 닌자에 그대로 적용됐다. '잠입'이 주였던 게임은 '잠입' 요소를 가미한 액션게임으로 바꼈고 매몰비용(Sunk Cost)를 고려하지 않고 잘못된 가정에 의해 만들어진 콘텐츠는 과감히 삭제했다. 또한, 중간 관리자(Producer)가 특성화된 숙련자를 다루는 방식에서 벗어나 아티스트가 레벨을 만들어 내면 기획자가 조정하고 그 결과물을 다시 아티스트가 검토하는 식의 새로운 업무 형태, 제이미 챙의 표현해 의하면 일명 "T-people"을 고안해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과연 그 결과는 어땠을 까? 클라이 엔터테인먼트는 최소한의 초과근무를 유지하며 16개월 만에 작년 한해 동안 가장 성공한 인디게임으로 평가받는 마크 오브 더 닌자를 당당히 출시할 수 있었다.

"나는 마크 오브 더 닌자가 더 이상 다듬는다면 부러졌을 정도로 정말 훌륭하게 제련된 검이라고 생각한다."

클라이 엔터테이먼트의 창업자 제이미 쳉과 디렉터 제프 아갈라는 샌프란시스코 GDC 강연장에서 개발 프로세스 검증의 중요성을 전 세계 개발자에게 각인시키며 박수와 함께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