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예술발전소에서 개최된 '글로벌 게임문화축제 e-Fun 2013' 현장은 지금까지 보아 왔던 게임쇼와는 느낌이 사뭇 달랐습니다. 게임에 모든 포커스를 맞췄다기보다는 게임을 매개체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융합한 뒤 소개하는 자리로 보여졌죠.

행사장으로 낙점된 '대구예술발전소'도 부산의 벡스코나 일산 킨텍스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는데요. 그 둘이 거대한 홀을 보유한 컨벤션 센터였다면, 대구예술발전소는 복층으로 이루어진 고등학교와 비슷한 형태였습니다. 그 때문에 처음에는, 게임 페스티벌이 열릴 만 한 곳이라는 느낌이 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부는 충실했어요. 그리 넓지는 않지만, 지스타에서는 볼 수 없는 아기자기함은 가득했습니다. 방이 다수 배치되어 다양한 콘셉트의 전시들을 감상할 수 있었고, 왠만한 콘서트도 너끈히 진행할 수 있는 규모의 홀도 확인했습니다. 일정표를 보니 모든 장소에서 이벤트가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진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고요.

대구에서 바라보는 게임 시각은 점차 상업적으로 변해 가는 대도시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조사 과정에서 보기는 했습니다만, 현장에 도착하니 그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넥슨, 네오위즈, 넷마블과 같은 대형 게임업체들이 후원으로 나서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게이머라면 이름만 들어봐도 알 만한 그들의 블록버스터 작품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게임 이상의 가능성을 품은 소규모 인디 게임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프로테우스'나 '저니', '림보'같은 작품들은 대형 개발사에서 만든 작품은 아니지만, 예술적 시각으로 봐도 인상깊은 작품들인데, 이런 게임들 위주로 행사장은 채워져 있었다는 거죠.

상업적인 행사장이 아닌, 예술품들을 전시해 놓은 '갤러리'가 연상된 이유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완성도 높은 게임 일러스트가 다수 전시된 것,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대형 트릭 아트 작품들도 행사장 한 켠에 배치되어 있었죠. 비록 평일에 취재를 갔기에 참여 관람객이 아주 많았던 것은 아니지만, 기존 게임쇼와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대구시의 의지만은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글로벌 문화축제 e-Fun 2013'의 독특한 분위기를 계속 말로 설명하기는 애매할 듯 합니다. 현장을 생생하게 담은 사진을 준비했습니다. 직접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북적임에서 오는 흥행성 평가는 잠시 뒤로 미뤄두시기 바랍니다.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대구시의 넓은 시각을 확인하는 게 우선이니까요.




▲ 듣는 순간 무슨 게임인지 아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