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

FXOpen의 이형섭 감독이 GSTL 곰티비 강남스튜디오에서 긴급 기자 인터뷰를 갖고 이른바 '선수 빼가기'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형섭 감독에 따르면 넥슨 내부 관계자가 FXOpen의 선수를 몰래 다른 팀으로 이적시키려고 했다는 주장이다. 아래는 이형섭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Q.무슨 일로 인터뷰를 자청했나?

내 상식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생겼다. 우리 팀 선수들이 넥슨 지원으로 미국에서 열린 T.I(더 인터내셔널3)를 참관 갔다. 그때 넥슨 모 직원이 우리 선수에게 이상한 제안을 했다고 하더라. 말인즉슨, '기업팀을 소개시켜줄 테니 옮겨라'라는 것이었다. 이적 시 연봉에 대해 "월 200만원의 급여에 상금 100% 지급"이라는 상세한 조건까지 제안했다고 들었다. 도대체 넥슨이 우리 팀에게 이런 대우를 하는지, 그 직원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바로 인터뷰를 자청했다.

그 직원이 수시로 우리 선수들과 접촉했다는 걸 오늘에야 들었다. 팀 감독이 있는 상황에서 왜 선수들에게 직접 이적건을 말했는지 모르겠다.

현재 우리 팀에 계약서가 없다고 선수들에게 이런 식으로 접근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며, 이것이 그 직원의 개인행동이 아니라 넥슨 기업차원에서 벌인 일이면 정말 가만있지 않겠다.

팀 창단도 넥슨이 연맹을 통해서 요청한 것이다. 근데 팀 와해 직전까지 만드는 이유를 모르겠다. 씁쓸하고 분하다.


Q. 도타2 팀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가?

오늘 가서 조금 더 이야기 해 봐야 알 것 같다. 리그 불참 등 최악의 상황은 막을 것이다. FXO의 스폰이 유지되던 당시부터 우리 선수와 접촉했다고 들었다. 우리는 넥슨의 도타2를 도와주려고 팀을 만들었다. 근데 이런 팀에게 감독과 상의하지 않고 접촉할지는 몰랐다. 심지어 그 직원은 e스포츠쪽에 오래 있던 사람이기도 하다. 정말 억울하고 분하다.

심지어 이 사실을 이제 알았다고 연맹을 통해 그 직원에게 확인을 요청했지만 그런 적이 없다고 바로 발뺌을 했다. 하지만 내 손에는 팀 이적에 대해서 주고받은 문자 기록이 있다. 이 자리에 오기 전까지 그 직원이 사과 전화를 할 줄 알았다. 그러나 반응이 없었다. 이대로 넘어가면 다음에도 똑같은 일이 생길 거 같아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이다. 이게 그 직원 개인의 뜻이지 넥슨 전체의 뜻이 아니길 바란다. 이렇게라도 이야기 해야 넥슨이나 그 직원에게 답변이 올 것 같다.


Q. 선수들의 반응은 어떤가?

정확히 이야기하기 힘들지만 선수들 간에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오늘 GSTL이후 숙소에 가서 상황을 수습할 상황이다. NSL 16강에 진출해야 하니 팀이 와해되는 것 같은 일이 없으면 좋겠다.


Q. 넥슨쪽에 직접 연락해 보았는가?

아침 8시 반에 다른 넥슨 관계자에게 연락했는데 관계자가 전화를 받지 않더라. 대체 선수를 막무가내로 빼가려는 그런 부도덕한 기업팀이 어디인지 궁금하다. 선수를 영입할 거면 정당하게 접촉하면 될 것인데 이렇게 일을 진행하는지 모르겠다.

이번 스폰서 리그에서 우승하면 선수들에게 개인당 1,800만 원씩 지급하기로 되어 있었다. 국내 최초로 도타2 팀을 만들어 고생했는데 이런 식으로 대우하니 정말 화가 난다.


Q.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가?

NSL은 도타2 선수들을 키우기 위한 리그이다. 그런데 이런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를 빼가려고 한다면 누가 도타2 팀을 고생해서 만들려고 하겠는가? 이건 도타2의 저변 확대라는 NSL의 취지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다.

어찌되었건, 이것이 넥슨 전체가 아니라 그 직원 한 사람의 행동이었으면 좋겠고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었으면 한다. 정말 감독의 입장에서 너무 속상하다.

이번에는 이렇게 넘어가지만, 다음에는 그 직원의 실명을 거론하겠다. 각자 자기 역할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FXOpen의 스폰 종료로 팀 전체가 매우 힘든 상황인데 이런 일까지 겹치니 정말 모든 힘이 빠지는 거 같다.







(2보)

한편, 넥슨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e스포츠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자사 직원이 평소 친분이 있던 선수들에게 개인적인 조언들을 해주는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한 것 같아 유감스럽다."며

"넥슨은 도타 2 의 저변이 확대되고, 좋은 환경에서 선수들이 육성될 수 있도록 PC방 리그에서부터 프로팀 육성대회인 넥슨 스폰서십 리그 개최 등 많은 지원과 대회 개최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구단, 선수들, 단체 등과 협업을 강화해 나가며 도타 2가 e스포츠로서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