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내놓은 네 번째 세계관을 지닌 게임, 오버워치가 기나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출시됐다. 클로즈 베타가 끝난 후 사전 예약 구매자는 지난 5월 3일부터, 그 외의 유저들을 대상으로는 5일부터 오픈 베타 테스트를 하면서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야'라며 유저들을 반기기도 한 오버워치. 지난 21일과 22일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출시 전 페스티벌을 벌이고, 부산시에서도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을 정도로 사람들이 오버워치에 거는 기대는 굉장히 크다.

오픈 베타가 끝난 후 오버워치 금단현상이 왔다고 할 정도로 대단한 유저 흡입력을 자랑하는 오버워치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e스포츠 종목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기도 하다. 인벤 e스포츠팀은 오버워치가 차세대 e스포츠 동력원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어떤 강점과 보완할 점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e스포츠로서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인만큼 e스포츠팀 내에서도 특히 오버워치를 많이 플레이한 사람들이 자리했다. 앤서(즐겜 유저를 가장한 트롤러), 라쏘(FPS를 섭렵한 자), 플린(비주류 게임 탐지견), 코멧(LoL 전 프로). 서로 오버워치를 잘한다고 우겨대는 4인은 오버워치의 미래를 어떻게 평가했을까?



■ 오버워치, 얼마나 해 봤니?



플린 (신동근 기자) : 일단 오버워치 얘기를 하려면 오버워치를 많이 해 본 사람들이어야겠죠? 다들 오버워치는 얼마나 하셨나요?

코멧 (임혜성 기자) : 클로즈 베타 때는 굉장히 많이 했는데, 오픈 베타 때는 20시간 정도밖에 못했어요. '오린이' 분들이 팀에 들어오니까 그... 아시다시피 오버워치가 화가 나는 게임이잖아요? 제가 딜러를 하면 탱커와 힐러가 없어서 지고, 탱커나 힐러를 하면 딜러진이 상대를 뚫지 못해서 지는 상황을 많이 겪으니까 화를 주체하지 못해 알트 F4를 누르고 멘탈 정화의 시간을 가졌죠. 그러느라 오픈 베타 때는 자연스럽게 많이 하질 못했습니다. 동료 기자분들하고 같이 하면 좀 나아질 줄 알았더니 똑같더라구요.

앤서 (박범 기자) : 클로즈 베타는 당첨이 안돼서 '온리워치'였고... 예약 구매를 했기 때문에 조금 빨리 오픈 베타를 했는데 그때는 하루에 4~5시간씩 한 것 같아요. 하루에 일하는 시간 빼곤 다 오버워치만 했어요. 오픈 베타 때만 40레벨이 넘어갔었죠.

라쏘 (석준규 기자) : 클로즈 베타 때 당첨이 안됐기 때문에 동료 기자들의 아이디로 디지털 유목민 생활을 했어요. 대신 다른 기자들의 아이디를 70레벨에서 100레벨로 만드는 등 공헌을 많이 했죠. 아마 그게 다 제 아이디였다면 최소 70레벨 정도는 하지 않았을까요? 회사에서 오버워치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인벤 참 좋은 곳입니다(웃음).

플린 : 저는 클로즈 베타 때 레벨이 200이었는데, 그게 환영받지 못한 동료 기자들과 친구들이 죄다 제 아이디를 쓰는 바람에... 아마 순수하게 제가 한 것만 친다면 저도 7~80레벨 정도는 됐을 거예요. 오픈 베타 때도 꽤 많이 플레이를 했고요. 며칠 전에는 자는데 오버워치 하는 꿈도 한 번 꾸더라니까요.



■ 새로운 e스포츠는 언제나 환영이야? 오버워치의 e스포츠 가능성



플린 : 제일 중요한 건 오버워치가 e스포츠 종목이 되기에 얼마나 적격인가겠죠. 오버워치의 e스포츠 가능성을 얼만큼으로 보고 있는지 알고 싶네요.

코멧 : 굉장히 긍정적입니다.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주위에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걸 구경하는 것만 봐도 재미있더라고요. LoL같은 것도 친구가 하는 걸 보다보면 옆에서 훈수를 두고 싶어지잖아요? 오버워치도 똑같더라고요. 타 FPS와 달리 샷발 뿐만이 아니라 스킬 응용력에서도 차이가 날 것이기 때문에 그런 걸로 훈수를 두겠죠. 프로들의 스킬 활용을 보면서 '저걸 저렇게도 쓸 수 있구나' 할 수도 있겠고요.

그리고 제가 말씀드렸듯이 오버워치는 '화가 나는 게임'입니다. 이겼을 때의 만족감, 졌을 때의 분노가 굉장해요. 제가 게임을 하면서 LoL보다 화가 나는 게임은 오버워치가 처음이에요. 이런 경쟁심, 승부욕을 발동시키는 요소가 꼭 있어야 합니다. 그런 게 없는 게임은 e스포츠화가 힘들어요. 그런 면에서 오버워치는 합격입니다.

라쏘 : 게임이 정말 재미있고 하는 맛, 보는 맛이 있긴 하지만 약간 우려되는 건 6:6 게임이고, 영웅들이 아주 강력해서 LoL보다 훨씬 자주 죽고 빨리 살아나기 때문에 관전성에서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최근 CS:GO 대회를 보니까 관전 시스템이 굉장히 잘 되어 있다는 걸 느꼈어요. 상대방이 조준하는 곳을 레이저 포인터처럼 표시해주는 등의 새로운 시도도 보여줬죠. 오버워치도 지금까지 관전에 관한 몇 가지 우려가 보였던 만큼,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 그런 시스템을 본받아서 관전 시스템을 보완한다면 보는 맛도 충분히 있을 것 같아요. 친구들이 게임 중일 때 그냥 관전하는 건 이미 충분히 재밌지만 e스포츠 측면에서는 CS:GO처럼 독특하고 새로운 시도가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게임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앤서 : 항상 강조하는 거지만 e스포츠로 성공하려면 게임이 흥행해야 해요. 오버워치가 오픈 베타 덕이 있긴 했지만 어쨌든 피시방 순위에서 3위까지 올라갔었단 말이죠. LoL이나 스타의 경우는 PC방에서 사람들이 많이 하니까 흥행해서 e스포츠가 된 거거든요. 오버워치가 정식 출시 후에도 이런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면 충분히 흥행할 수 있죠.

무엇보다 오버워치는 팀 내 에이스가 누구인지 확실하게 보여줘요. 초상화에 불이 붙기도 하고, 게임이 끝나면 최고의 플레이를 다시 보여주면서 스타 플레이어를 강조하죠. 히어로즈의 단점으로 지적받았던 것이 스타 플레이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임을 감안하면 오버워치에서는 이런 피드백을 잘 반영했다고 할 수 있어요.

플린 : 해외에서 펼쳐진 대회들을 보면 경기를 보기엔 충분히 괜찮았어요. 그런데 제가 최근에 있었던 CS:GO 대회장에 가고 경기를 보면서 느낀 점이, 대회 관전 시스템이 정말 완벽하다는 거였어요. 반면 오버워치는 아직까지는 관전 시스템이 그 정도로 갖춰져 있지는 않아요. 평소에 우리가 매번 보는 1인칭 시점과 헬리캠을 띄워서 보는 듯한 화면 정도에요.

그래서 3인칭 시점으로 화면을 봤을 때 교전이 벌어지면 당장 무슨 상황인지 눈에 쉽게 들어오질 않아요. 캐릭터만 보고 팀을 구별해야 하는데 중복 캐릭터가 양쪽에 다 있으면 누가 누구 편인지 구별이 안되거든요. 게임 자체에는 별로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e스포츠를 위해서는 UI 보강을 해야할 것 같아요.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한 건 관전자용 미니맵이에요. 최소한 관전자는 어느 캐릭터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야 어디서 싸움이 벌어질지 예측하고 화면을 거기로 옮길텐데 그게 갖춰져 있지 않아서 오버워치 페스티벌 경기때 킬 장면을 굉장히 많이 놓쳤어요. FPS에서 제일 중요한 순간을 놓치게 되면 e스포츠로서 보는 재미가 급감하기 때문에 관전자에게만 지원되는 미니맵을 만들어서 좀 더 e스포츠에 특화를 시켰으면 해요.


코멧 : 또 하나 중요한 게, e스포츠에는 직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오버워치에는 그게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픽도 깔끔해서 알아보기 쉽고, 스킬을 쓰는 것도 구별이 쉽게 가요. 한타 각이 눈에 잘 보이고 누가 활약을 했는지가 쉽게 알 수 있어서 e스포츠에 있어서 플러스 요소인 것 같아요.

라쏘 : 저는 직관성에 대한 다른 의견이 있어요. 히어로즈나 LoL에 비해 목표 부분에서 직관성이 떨어진다고 느낀 점은, 두 게임은 상대 본진을 파괴해서 이긴다는 명확한 목적이 있는데 오버워치는 왜 이겼는지 잘 감이 오지 않을 때도 있어요. 스토리와 연관된 승리 형태라고 합니다만, 아무리 화물을 잘 밀어서 승리한다고 해도 상대 본진을 파괴하면서 승리하는 것에 비해 명확한 느낌이 없다는 건 있어요.

코멧 : 화물 운송 맵의 경우는 점령전 맵에 비해 교전이 자주 일어나지 않는 것도 있고, 실력 격차가 날 경우엔 굉장히 허무하게 밀리는 감은 있어요. 모드별로 밸런스를 맞춰야 할 것 같기도 하고, 혹은 초창기에는 인기 있는 특정 맵 위주로 대회를 진행하는 것도 좋겠죠.



■ 오버워치, e스포츠화를 위해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사항은?


▲ 기자들은 관전자 UI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출처 : 오버킬 리그 관전 화면)

플린 : 장점만 있진 않겠죠? 오버워치가 e스포츠로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뭐가 개선돼야 할까요?

앤서 : 일단 관전 시스템이 최우선이죠. e스포츠란 건 어쨌든 남이 하는 걸 보는 것이기 때문에 관전 시스템이 제일 중요해요. FPS의 경우엔 항상 e스포츠화를 위해 관전성을 최우선시해야 해요. 항상 1인칭으로 진행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관전성 향상을 위해 맵을 크게 띄우다가도 1인칭 시점으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써야 해요. 오버워치는 1인칭 시점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가뜩이나 빠른 게임 속도를 관전을 따라가기가 힘들 것 같아요. 거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라쏘 : 관전이나 플레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방향인데, 와우를 보면 몹이나 플레이어 위에 마킹을 띄우고 일점사를 하잖아요? 꼭 그런 것을 말하는 건 아니지만, 만일 음성채팅이 힘든 상황에선 그런 식으로 보기 편한 표시를 할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물론 그렇게 했다가 지형지물 뒤에 숨어있는데 머리 위에 마크가 떠서 들키는 일이 발생하면 안되겠지만요. 테두리가 살짝 다르게 보이는 방법도 되려나요. 이런 시각적 직관성에 대한 부분은 여러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멧 : 타 FPS는 적을 전멸시켜 승리하거나 폭탄을 폭파시킨다는 등의 공통적인 목표가 있어요. 그런 게임조차 대회에서는 일부 맵만 쓰곤 하는데, 오버워치는 맵도 굉장히 많고 맵별로 호불호도 많이 갈려요. 유저들이 좋아하지 않는 맵이 대회에 나왔을 때 과연 유저들이 거기에 대해 흥미를 느낄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아요. 맵 선정 자체도 굉장히 중요하겠죠.

플린 : 관전 시스템은 이미 아까 말을 했고... 또 하나 문제시되는 건 캐릭터 밸런스에요. 지금 영웅 수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벌써부터 대회에서는 나오는 영웅만 나와요. 프로 대회에서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양상이긴 하지만 영웅 수가 20명 남짓인데 이미 나오는 것만 나온다는 건 큰 문제라고 봅니다. 당장 서포터만 보더라도 서포터 영웅이 넷인데 거의 모든 대회 경기는 루시우와 메르시 위주로만 돌아가요. 오버워치 페스티벌 경기에서 맥크리가 없는 경기가 단 하나도 없을 정도였고요.

영웅 수가 적은 만큼 밸런스 관리를 더 확실하게 해야 유저를 잡을 수가 있어요. 히어로즈 초창기처럼 미적지근한 대응을 하다간 금새 유저가 다 떨어져 나갈 수도 있어요. 마찬가지 이유로 공수 밸런스도 손을 봐야겠죠.

히어로즈 처음 나왔을 때랑 똑같이 상황이 흘러가고 있는데, 블리자드가 히어로즈의 실패에서 뭔가 깨달은 게 있다면 밸런스를 잡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거나 혹은 영웅 추가라도 빨리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게임 초창기에 벌써부터 메타 고착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사실 여부를 떠나 이미지에 전혀 좋을 게 없으니까요.

앤서 : 히어로즈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처음 히어로즈가 나올 때 영웅 수는 적지만 맵이 많으니 각 맵마다 특화된 영웅들이 힘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했던 적이 있어요.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맵마다 특화된 영웅은 없고 그냥 강한 영웅들이 모든 맵에서 다 등장했죠. 지금 오버워치도 영웅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대신 맵이 많으니까 '맵으로 밸런스를 맞출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말이 나올 수 있는데, 이미 그건 안된다는 걸 히어로즈를 통해 우리가 겪었잖아요? 영웅 밸런스에 신경쓰지 않으면 반드시 나오는 영웅만 계속 나올 수밖에 없어요.



■ 쟁점 이슈 No.1! 오버워치의 진입 장벽을 말하다



플린 : 게임이 롱런하려면 진입 장벽이 낮을수록 좋다고들 하는데, 과연 오버워치에도 진입 장벽이 있을까요?

앤서 : 없진 않겠죠. 캐주얼 게임들처럼 그냥 상대를 많이 죽인다고 이기는 게임이 아니기도 하고, 맵 마다 헬스팩 위치도 알아야 하고, 돌아가는 길도 알아야 해요. 맵마다 특화된 전략이 필요하고 포지션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은 웬만한 fps보다 높다고 생각해요. 캐릭터마다 탄속도 다르기 때문에 타 FPS보다 꽤 어려운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라쏘 : 팀 게임이기 때문에 전략적 진입장벽이 높은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아요. 그걸 낮추기 위해 캐릭터들을 다 OP로 만든 거라고 생각해요. 서든어택이나 CS:GO처럼 적을 전멸시켜도 이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닌 만큼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죠. 그래도 FPS의 기본 틀을 크게 벗어나는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FPS 감각이 조금만 있다면 게임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크게 어렵지 않을 거예요.

코멧 : 솔직히 제가 게임을 잘하잖아요? 무슨 게임을 해도 두 시간만 하면 금방 적응해서 고수가 돼요, 저같은 사람은. 오버워치는 타 FPS에 비해 진입장벽이 굉장히 낮다고 봐요. 다른 FPS는 샷발이 안 좋으면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계속 못해요. 그런데 오버워치는 그런 이들을 안아주기 위해 바스티온, 토르비욘, 라인하르트 등도 있고 스킬도 쓸 수 있기 때문에 샷발이 조금 안 좋아도 이길 수가 있어요.

라쏘 : 블리자드가 배려를 많이 한 것 같아요. 비교적 샷발에 대부분을 건 위도우메이커같은 캐릭터를 빼면, 스킬 기반이다보니 적당한 센스만 있다면 누구든지 어렵지 않게 캐릭터들을 다룰 수 있어요.

플린 : 서든, CS:GO, 아바 등 기존 FPS는 대부분 돌격과 저격수만 있고 킬을 많이 따면 이기는 방식이에요. 그런 사람들이 오버워치에 오면 '색다르니까 재밌다'란 반응을 보이는 부류와 '뭐가 이렇게 복잡해'하면서 안하는 사람 둘로 나뉠 거예요. 다양함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게 일종의 진입 장벽이 될 수는 있겠죠. 게임 자체는 크게 어렵진 않지만 다른 FPS가 다 그렇듯이 맵을 제대로 숙지해야 게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만큼 그런 걸 익히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코멧 : 저는 생각이 조금 달라요. 지금 서든이나 CS:GO를 하는 사람들 모두 LoL을 해 봤어요. 그런 식으로 AOS를 접해봤다면 서포터 포지션을 이미 알 것이고, 오버워치는 AOS처럼 포지션이 있는 FPS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그나마 거부감이 덜 할 것 같아요. 그냥 그걸 하겠다 안하겠다로 싸울 뿐이지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을 거라고 봐요.



■ 쟁점 이슈 No.2! 타.격.감



플린 : 조금 민감한 주제이기도 한데, 말이 많이 나오는 타격감에 대해 얘기를 좀 해 보죠. 이거 잘못 말하면 큰일나는 거 아시죠?

라쏘 : 극초창기 알파 때 PAX 행사에서 제가 플레이를 했었어요. 아마 제가 일반 한국인 유저들 중 오버워치를 가장 먼저 플레이한 순위로는 제법 순위권 안에 들 지도 모릅니다.(자랑) 그때는 피가 나기도 했지만, 묘하게 타격감이라고 할 게 전혀 없었어요.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내가 플레이할 때의 타격감은 굉장히 많이 개선됐지만, 그게 관전 상황에서 제대로 나타날지는 모르겠어요. 특히 3인칭 시점에서 전장을 내려다봤을 때는 그게 반영이 될 것 같지가 않아요.

다만 내가 맞았을 때의 타격감은 아주 만족스러워요. 특히 체력이 바닥날 만큼의 치명상을 입었을 때 '흐으읍'하면서 숨을 들이삼키는 소리가 있는데 그게 그렇게 참신하고 좋더라고요. 그리고 위도우메이커의 저격이나 파라 로켓이 옆으로 스쳐 지나갔을 때 나는 바람 소리가 있는데 그것도 정말 좋아요.

코멧 : 타격감 찾는 분들이 항상 하는 말이, 내가 총을 맞춰도 맞췄는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적중시켰을 때의 소리를 조금만 키워도 타격감 소리는 많이 줄어들 것 같아요. 내가 때렸을 때 총알이 박히는 소리가 더 크다면 아마 상당히 괜찮아질 거라고 봅니다.

플린 : 저는 타격감이란 것 자체에 대해 묻고 싶어요. 타격감이 없다는 소리는 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항상 나오는 것 같은데, 도대체 그들이 원하는 '뛰어난 타격감'이란 것의 기준이 뭐냐는 거죠. 당장 타격감 없다고 물어뜯기는 오버워치도 리퍼 잡고 근거리에서 샷건 쏠 때 총소리도 그렇고 꽤 만족스럽거든요.

타격감이 부족하다면 최소한 무엇에 비해 어떤 이유로 타격감이 부족하다는 건지 비교 대상이라도 나와야 이해를 할텐데 그런 것도 없이 다짜고짜 타격감이 없다고 하면 뭐가 기준인지 누가 알겠어요.

앤서 : 저는 FPS에서의 타격감은 딱 2개라고 봐요. 첫 번째가 소리에요. 쏘는 소리와 맞는 소리가 귀에 쾅쾅 울려야 해요. 두 번째는 내가 쏘고 있다는 이펙트가 강해야 합니다. CS:GO의 경우엔 내가 쏘고 있으면 총이 앞뒤로 움직이면서 격한 움직임을 보여주는데 오버워치는 그렇지는 않거든요. 파라나 리퍼, 로드호그같은 캐릭터는 소리가 펑펑 울리기 때문에 '내가 쏜다'는 느낌이 팍팍 드는데, 윈스턴 궁극기나 자리야 레이저, 시메트라는 좀 심심하긴 해요.

특히 일부 영웅한테 죽었을 때를 빼곤 죽는 모션이 다 똑같아요. 위도우메이커한테 헤드샷을 맞았는데 뒤로 나자빠지는 게 아니라 그냥 대부분 똑같은 모션으로 앞으로 쓰러지고 끝나거든요. 죽는 모션도 보는 재미 향상을 위해 꽤 중요하다고 봐요.

라쏘 : 특히 근접 공격이 때리는 느낌이 정말 심심해요. 적과 붙어서 근접 공격을 해도 이게 맞는 건지 아닌지 모르겠어요. 뭔가 따로 누르기도 번거로울 수 있고... 그리고 이게 오버워치가 15세 이용가죠? 그게 문제라고 봅니다. 더 화끈하게 맞아야 합니다. 수위를 올려서 19세로 나왔어야 해요.

※ 라쏘 기자의 발언을 시작으로 기자들은 더 좋은 타격감을 만들기 위해 각자가 원하는 방식을 이야기했으나 그 내용이 모탈 컴뱃이나 둠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끔찍하고 잔인무도해 차마 기사에 실을 수 없었습니다.



■ 스타 플레이어와 중복 캐릭터 선택, 오버워치에 날개를 달아 줘요!


▲ 대회에서 이런 장면을 보여준다면 팬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플린 : 예전 히어로즈가 출시될 때 나눴던 얘기이기도 한데, 오버워치에서는 스타 플레이어가 나올까요? 일단 저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게임이 끝나고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초상화에 불이 붙는 것도 그렇고 스타 플레이어를 꽤 부각시켜주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코멧 : 헬스팩과 힐러들의 존재 때문에 스타 플레이어가 더 부각될 것 같아요. CS:GO는 아무리 잘해도 1:1 승부에서 이기더라도 체력 손실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걸 회복할 수단이 없거든요. 혼자서 올킬을 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데, 오버워치에선 힘들지만 가능은 해요. 스타 플레이어가 상대적으로 쉽게 나타날 수 있다는 거죠.

라쏘 : LoL에서는 미드나 원딜이 서포터에 비해서 굉장히 주목받는 편인데, 오버워치는 힐러들에게도 주목받을 수 있는 공평한 기회가 있어요. 당장 메르시 4인 궁극기만 잘 들어가도 그것 때문에 게임이 터질 수도 있잖아요. 서포터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사람도 주목받을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부분의 스타가 더 잘 부각될 거라고 봐요.

플린 : 게다가 오버워치 페스티벌 경기에서 이미 김도현과 장지수처럼 팀 내에서 유독 돋보이는 스타 플레이어가 존재한다는 게 드러났어요. 그런 선수들의 샷 하나하나에 팬들이 환호하는 걸 보면 오버워치에서 스타 플레이어의 등장 여부는 이미 검증이 된 것 같아요.

▲ 히익!

플린 : 오버워치의 또 하나의 특색은 캐릭터 중복 선택이 가능하다는 건데, 이게 e스포츠에서는 어떤 요소로 작용할까요?

라쏘 : 중복 캐릭터 자체는 전략적으로 사용될 수 있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밴 시스템 만큼은 꼭 빨리 추가가 돼야 할 것 같아요. 캐릭터가 적을수록 오히려 밴 시스템이 있어야 더 다양한 캐릭터가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1밴 정도가 지금은 딱 좋을 것 같아요. 혹은 라운드나 진영이 바뀔 때마다 밴을 새롭게 할 수 있어도 좋을 것 같고요.

앤서 : 중복 캐릭터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게임이 성립하지 않을 것 같아요. 당장 초장거리 저격이 가능한 건 위도우메이커 뿐인데, 누가 이미 위도우메이커를 가져가버리면 상대는 뭘 할 기회도 없으니까요. 나중에 캐릭터가 40개가 넘어가고 밸런스도 적당히 맞으면 중복 캐릭터를 금지해도 되겠지만 아직은 중복 캐릭터 허용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요. 다만 지금은 영웅 수가 적으니 어쩔 수 없다지만 나중에 정석 조합이 고착화되면 게임 출시와 동시에 굳어져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긴 해요.

플린 : 오버워치의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전 오히려 좋아요. e스포츠에서 또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날빌'이라고 보거든요. 하나무라나 볼스카야같은 맵에서 6디바, 혹은 6윈스턴으로 순식간에 거점을 뚫어버리는 날빌이 가끔씩이라도 나온다면 보는 재미도 더 있지 않겠어요? 만약 중복 캐릭터를 금지시켜버리면 그런 전략이 완전히 사장되어 버리겠죠. 전 중복 캐릭터를 허용해야만 오버워치의 특색이 산다고 봅니다.



■ 마치며...


4명의 기자들이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음에도 불구하고, 오버워치가 가진 다양한 매력, 장단점, 특징 등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다 풀어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기자들은 오버워치라는 게임의 경쟁력은 이미 검증이 되었으며, 다듬기에 따라 충분히 차세대 e스포츠 동력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물론 아직 다듬고 보완할 점도 많지만 이미 오버워치가 그 자체로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하고, 그에 걸맞는 파급력도 선보였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미래가 상당히 밝다고 할 수 있다. 좋은 재료는 갖춰졌다. 입소문을 듣고 오픈 날짜만을 바라보는 수많은 손님들도 대기 중이다.

남은 것은 블리자드가 오버워치를 흥행시키기 위해 얼마나 밸런스, 운영에 신경을 쓰느냐다. 사후 관리가 제대로 효과를 거둔다면 오버워치는 e스포츠 최대 종목 중 하나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오버워치가 e스포츠 시장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어줄지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