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는 이번 섬머 시즌에 그동안 잘 사용하지 않았던 탈리야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승리를 챙기고 있다. 이번 시즌 전까지 커리어를 통틀어 탈리야를 두 번밖에 꺼내지 않았었다. 어떤 챔피언이든 능숙하게 다루는 장점은 데뷔 시즌부터 유명해서 이제 특별히 이야기할 거리도 되지 않는다. 그의 탈리야를 보면서 '참 대단한 재능'이라는 생각을 또 했다.

문득 '페이커'가 가장 많이 사용한 챔피언은 누구일지 궁금했다. 또 어떤 챔피언을 사용했을 때 유독 승률이 높았고, 어떤 챔피언을 사용했을 때 승률이 저조했는지까지. 기록실을 두드려보지 않아도 떠오르는 챔피언이 몇 있었지만,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인벤 기록실을 기준으로 했다.


먼저 가장 많이 사용한 챔피언은 오리아나였다. 메타가 정말 빠르게 바뀌는 리그 오브 레전드지만, 오리아나는 특유의 안전성과 변수를 창출하는 궁극기의 이점으로 장기간 사랑받아왔다. 그러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페이커'의 오리아나는 53경기에 출전했고, 33승 20패라는 성적을 거뒀다. 승률이 62%를 약간 웃도는 데, 딱히 좋은 성적은 아니다. 다른 선수라면 당연히 좋은 수치지만, 통산 승률 73%를 상회하는 '페이커'에게 만족스러운 수치이지는 않을 것.

이와 같은 맥락으로 룰루와 아리도 있다. '페이커'의 룰루는 30회나 경기에 나왔고, 이는 출전 횟수 2위에 해당한다. 성적은 20승 10패 66%가량의 승률이며 오리아나보다 조금 높은 편이다. 아리는 25회 17승 8패 68%의 승률로 룰루와 비슷하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그의 통산 승률에 비춰보면 좋은 수치라고 하기는 어렵다.

많이 사용했으면서 높은 승률을 거둔 챔피언은 무엇이 있을까? 20경기 이상을 기준으로 두면 네 개가 눈에 띈다. 라이즈, 빅토르, 아지르, 르블랑이다. 르블랑은 19경기 출전이지만, 20경기에 근접해 이 카테고리에 포함시켰다.

네 개의 챔피언 모두 승률 70%를 넘긴다. 그중에서도 도드라지는 챔피언은 라이즈와 르블랑이다. 이 두 챔피언도 '페이커'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챔피언들인데, 명성 그대로다. 라이즈는 28경기에 출전에 23승 5패를 거둬 82%의 승률이고, 르블랑은 16승 3패로 84%를 넘었다.


기준을 10경기 정도로 잡으면 정말 많다. 제드, 이즈리얼, 신드라, 카시오페아 등 20개 가량이 되고, 모두 승률 70%를 넘는다. 80%를 넘는 챔피언도 다수다. 특히, 그를 세계적인 유명 인사로 만든 제드는 11승 1패로 90%보다 높다.

반면 승률이 50%보다 낮은, 유독 아쉬웠던 챔피언도 있다. 정말 몇 안 된다. '페이커'가 공식 경기에 사용한 챔피언의 총 개수는 47개인데, 단 7개뿐이다. 그리고 7개 중에는 딱 한 번 사용한 챔피언이 3개나 된다. 그리고 나머지 4개의 챔피언 중에 10번은 커녕 5번도 사용하지 않은 친구들도 있다.

한 번 사용한 친구들은 제쳐두고 나머지 4명을 소개해보겠다. 첫 번째는 블라디미르다. 익히 유명하다. '페이커'는 이상하게 블라디미르만 사용하면 썩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래도 블라디미르는 3승 5패로 그나마 조금 나은 편이다.


나머지 세 명의 챔피언은 제라스, 직스, 갱플랭크다. 이렇게 묶어보니, 참 비슷비슷한 챔피언들이다. 사실 몇 판 사용하지도 않았다. 그나마 많이 사용한 게 제라스 정도다. 제라스는 2승 5패를 기록해 30%의 승률도 안된다. '페이커'는 이토록 수비적인 챔피언도 굉장히 공격적으로 사용했는데, 그 점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