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쁘게 달려왔던 2018 롤챔스 스프링도 이제 왕좌를 가리는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시즌 마지막이 되어서야 순위가 확정되는 등, 이번 시즌 역시 치열한 접전과 명경기로 꽉 채워진 봄이었다.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했던 봄. 인벤팀에서는 스프링 시즌 종료를 맞아, 각 팀 별로 스프링 시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첫 번째로 만나볼 팀은 스프링 시즌을 각각 10위, 9위로 마감한 팀, 콩두 몬스터와 MVP다.
■ '4K'로 불리며 파란 불러온 콩두 몬스터의 아쉬운 마무리
시즌 초, 롤챔스를 강타한 단어가 있다. 바로 '4K'다. 4K로 불리는 네 팀은 시즌 초반부터 거침없는 행보로 승수를 쌓아갔다. 4k에는 시즌 1위를 차지한 킹존 드래곤X('K'ingzone), 직전 시즌 월드 챔피언 'K'SV, 그리고 언제나 강팀으로 평가받는 'k't 롤스터, 그리고 콩두 몬스터('K'ONGDOO), 이 네 팀을 일컫는 말이다.
사실, 킹존, KSV, kt가 강팀으로 평가받는 건 당연했다. 시즌 전부터 우승후보로 분류되었고, 실제 세 팀은 나란히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며 결과를 냈다. 하지만, 콩두가 이 세 팀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예상한 팬들은 아마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콩두의 초반 질주는 많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시작부터 상쾌했다. MVP를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따냈다. '레이즈' 오지환의 영입 효과가 실로 대단했다. 레이즈는 적극적인 갱킹으로 게임을 주도했다. 레이즈가 날뛰자, '엣지' 이호성의 경기력도 함께 폭발했다. 더블 에이스를 중심으로 팀적인 시너지를 발휘한 콩두는 확실히 달라졌고, 강해졌다. 콩두의 경기력은 강팀/약팀을 가리지 않았다. 월드 챔프 KSV까지 잡아내며 대파란을 예고했다. 아무도 콩두를 승강전에서 갓 올라온 팀으로 볼 수 없었다.
'올해는 다르다' 콩두 팬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콩두가 몰고온 폭풍은 너무나도 일찍 끝났다. 콩두의 스프링 시즌 최종 성적은 2승 16패. 승률이 채 2할도 되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MVP-KSV를 잡은 2승 외에는 단 한 번의 승리도 거두지 못했다.
최하위인 만큼, 콩두의 문제점은 한 두가지로 요약하기 힘들 정도다. 가장 큰 문제점을 하나 꼽자면,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콩두만의 카드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시즌 초반 콩두의 상승세는 레이즈가 이끌었다. 바꿔말하자면, 레이즈만 봉쇄해낸다면 다른 무기가 없다는 것을 뜻했다. 강팀과 약팀을 가리는 차이는 이곳에서 온다. 강팀은 강점을 봉쇄해도 또다른 카드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콩두는 레이즈가 봉쇄당하자 다음에 낼 카드가 없었다. 그렇게 콩두는 이렇다 할 반전 드라마를 써보지 못한 채 2라운드전패, 승강전으로 떨어졌다.
또다시 승강전으로 떨어진 콩두.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팀 자체의 흐름도 좋지 않지만, 그보다 더 좋지 않은 것은 콩두가 맞이할 상대다.
콩두는 이제, 승강전에서 독기 품은 챌린저스 팀들을 상대해야 한다. 특히, '그리핀'은 콩두에게 큰 위협이다. 그리핀은 '챌린저스의 여포'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씨맥' 김대호 감독을 중심으로 뭉친 이 팀은, 팬-전문가 모두에게 호평받은 바 있다. 과거, 챌린저스의 여포라고 불렸던 팀들이 롤챔스 팀들 앞에 힘없이 무너진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그리핀이 롤챔스로 올라올 것 같다는 의견이 대세인 상황이다.
일찌감치 승강전이 결정되어 잃은 게 없다는 마음 가짐으로 시즌 후반을 보낸 콩두. 하지만, 그 마음가짐으로는 절대 안된다. 콩두는 이제 '잃을 것'밖에 없는 입장이다. 승강전에 임하는 팀들의 무서움은 콩두가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다. 그들 역시 롤챔스 팀을 꺾고 올라왔으니 말이다. 이제 지키는 입장이 된 만큼, 어떻게든 결과를 내야 한다. 콩두에게 물러날 곳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