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리그오브레전드에 8.15 패치와 함께 챔피언 '아칼리'의 리워크가 적용되었다. 은신과 암살이 특징적이었던 아칼리는 리워크를 통해 이러한 특징이 더욱 부각하고, 다양한 스킬 효과를 추가했다. 특히 은신 능력은 크게 강화되었다. 기존에 아칼리도 뛰어난 성능의 은신 스킬을 가졌지만, 리워크된 '황혼의 장막'은 포탑의 감지까지 회피할 수 있다.

이렇게 아칼리는 다양한 스킬 효과와 함께, 다른 챔피언들은 해낼수 없는 특수한 능력까지 손에 넣었다. 리워크가 적용된지 보름이 지난 지금, 아칼리는 협곡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을까?

▲ 어려워진 아칼리, 협곡에 잘 적응하고 있을까?


■ 조건에 조건이 붙는 스킬, 고난이도로 돌아온 아칼리

리워크는 아칼리에게 많은 조건을 부여했다. 먼저, 타겟 지정 스킬이었던 Q 스킬과 궁극기는 논타겟팅 스킬로 전환되었다. 이외에 스킬에 각종 조건부 강화 효과가 부여되었다. 예를들어 '오연투척검(Q)'은 기력 보유량에 따라 스킬에 흡혈(치유) 효과가 부과되고, 스킬 사거리 끝 부분에 적중시켰을 경우에는 슬로우 효과를 적용한다.

궁극기도 다소 난이도가 높아졌다. Q 스킬과 마찬가지로 논타겟팅 스킬로 전환된 궁극기는 기본적으로 두 번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되었다. 다만, 스킬 사용에 몇 초간 간격이 있고, 두 번째로 사용할 때에는 잃은 체력에 비례해 추가 대미지를 주기 때문에 사용 타이밍에 주의해야한다.

▲ 기력 충전 상황, 사거리 끝부분까지 강화 조건이 까다로운 Q 스킬


'표창곡예(E)'는 유용하지만, 활용이 중요한 스킬이다. 스킬을 사용하면 뒤로 이동하며 적에게 표창을 던진다. 만약 표창이 적중했다면 대상에게 돌진할 수 있다. 또, 표창은 '황혼의 장막(W)' 스킬에도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응용이 기대된다. 리워크 전 단순히 근처 적들에게 피해를 주던 E 스킬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여기에 기본 패시브 효과도 생각해야한다. 리워크된 패시브는 스킬 적중 시 일정 범위가 표시되고, 이 범위를 넘어가면 다음 피해를 강화시켜준다. 이 때문에 아칼리는 전투 중 이리저리 이동할 것을 요구 받는다.

▲ 'W-E' 스킬 연계. 이외에도 아칼리의 스킬들은 유기적인 연계가 중요하다

▲ 아칼리에게 이동을 강요하는 패시브 효과


이렇게 아칼리는 '조건부'로 강력한 스킬 효과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조건부'인만큼, 스킬들의 조작 난이도는 높아질수밖에 없었다. 조건이 까다롭고 연계, 응용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아칼리를 처음 사용하는 유저는 공격 콤보를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구버전 아칼리와 콘셉트를 공유할 뿐, 전혀 다른 챔피언으로 돌아온 아칼리는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하고 있다. 조건이 잔뜩 붙은만큼 최적의 플레이를 펼친다면 상당한 이득을 얻을 수 있겠지만, 챔피언에 대한 이해가 낮다면 좋은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다.


■ 최근 사용되고 있는 아칼리 빌드

아직 연구가 한창 진행중인만큼, 아칼리의 빌드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아칼리는 탑-미드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스킬의 경우 '오연투척검(Q)' 마스터 이후 '황혼의 장막(W)' 마스터와 '표창곡예(E)' 마스터로 나뉘고 있다. 장막과 표창 모두 스킬 레벨에 따라 쿨타임이 감소한다. 더 많은 선택률을 보이는 '황혼의 장막'은 지속시간과 기력 회복량이 증가하며, '표창곡예'는 대미지 상승에 치중할 경우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 레벨 증가에 따라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황혼의 장막(w)'


아이템의 경우 대부분의 상황에서 '마법공학 총검'을 첫 아이템으로 선택하고 있다. 사용 효과를 통한 추가 피해와 슬로우 효과, 아칼리의 지속력 증가가 목적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존야의 모래시계'가 자주 선택된다. '존야의 모래시계'는 '황혼의 장막(W)' 스킬과 함께, 아칼리의 생존 능력에 크게 기여한다.

그 외에는 주로 주문력을 올려주는 아이템을 선택하는 편이다. 확실한 암살을 위한 '모렐로노미콘'(치유 방해)이나 평타 공격이 잦은 만큼 '리치베인'도 자주 선택된다. 은신 효과를 이용한 '드락사르의 황혼검'과 같은 물리 빌드도 연구되고 있으나, 선택률은 낮은편이다.

▲ 아칼리가 자주 선택한 아이템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최근 아칼리는 프로게이머들도 자주 플레이 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프로게이머들의 경우 대체로 Q 마스터 이후 W 선마를 선택하고 있으며, '감전' 룬 중심의 폭딜형 아칼리를 활용한다. 아이템은 대부분의 아칼리 유저들이 선택하는 '마법공학 총검-존야의 모래시계-모렐로노미콘'을 선택하고 있는 편이다.


▲ kt 롤스터 '유칼'의 최근 랭크 게임 '아칼리' 빌드



■ 솔로 랭크에서는 고전하고 있는 아칼리, 앞으로의 운명은?

현재 리워크 이후 아칼리의 랭크 성적은 좋다고 말할수 없다. 최근 일주일 동안 솔로 랭크에서 아칼리는 45.3%의 승률을 기록했다. 승률 꼴찌 '누누'와 '아지르-라이즈' 다음가는 순위로, 전체 141 챔피언 중 138위를 기록했다. 다만 확 바뀐 대규모 리워크의 영향으로 2%대에 머물던 픽률은 크게 증가했다. 패치 이후 픽률도 어느정도 내려갔지만, 아직 11.4%나 된다.

▲ 최근 일주일간 랭크 성적. (승률 최하위 챔피언 5, 통계 출처: fow.kr)


아칼리의 낮아진 승률은 아무래도 전면적인 챔피언 변경과 높아진 난이도 탓으로 보여진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아칼리는 리워크로 스킬 활용의 난이도가 높아졌다. 대부분의 스킬은 콘셉트만 공유할 뿐, 원형을 찾아볼수 없어 기존의 아칼리를 다뤘던 경험도 새로워진 아칼리를 다루는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변경된 아칼리는 적응하기 쉬운 챔피언은 아니다.

거기다가 물리/마법 하이브리드 콘셉트는 유지되어 아이템 선택 폭까지 넓다. 물론 이런 점은 오히려 장점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너무 넓은 활용 가능성이 아칼리 입문에 어려운 점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강력한만큼 복잡한 스킬이 랭크 게임에선 독으로 작용?


리그오브레전드에 등장하는 신규 혹은 리워크 챔피언들은 대체로 초기에 낮은 성적을 기록하는 편이다. 높은 관심으로 준수한 픽률을 기록하지만, 챔피언에 대한 숙련도가 부족해서 승률이 낮게 나오는 현상이다. 간혹 예외적으로 출시 초기부터 좋은 승률을 기록하는 챔피언들도 있다. 보통 그런 챔피언들은 입문 난이도가 낮거나, 순도 높은 OP 챔피언이였던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아칼리를 현재 성적만 놓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다.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챔피언은 그 조건을 만족시켰을 때 큰 보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프로게이머들이 아칼리를 자주 플레이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황혼의 장막(W)'을 통해 다른 챔피언들이 할 수 없는 플레이도 해낼 수 있는만큼, 그녀의 차후 활약도 기대 되는 상황이다.

▲ SKT T1 '페이커'의 랭크 게임 아칼리 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