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 도착한 날 저녁. 심즈4 출시 이벤트 행사에서 약 한 시간 반 가량 게임을 플레이해볼 시간이 주어졌다.
원하는 플레이 장면을 스크린샷이나 영상으로 캡처해 쓸 수 있다는 말에 잔뜩 들떴다가, 스크린샷은 20장, 영상은 10분 이내만 가능하다는 제약조건을 듣고 잠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심즈 시리즈는 '가상 라이프'라는 표현에 걸맞게 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게 많은 게임. 제일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심 만들기나 빌드 모드 등의 새로운 시스템은 기존 프로모션 영상 등을 통해 이미 공개된 바 있다. 영상 속 능숙한 솜씨로 봤던 시스템들을 굳이 기자의 독특한(?) 스타일로 다시 보여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무엇을 보여줘야할까. 이전부터 즐겨하던 플레이는 지극히 건전한(?) 자기계발 스타일. 특별한 자리이니만큼 구미가 확 당길만한 일탈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별 생각 없이 심들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머리를 굴리는 동안 야속하게도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목적 없는 클릭질로 돈만 벌어들이며 얼마나 시간을 보냈을까. 심즈 열혈 팬을 자처하는 K모 기자에게 조언을 구해보기로 했다. 서울에서 열심히 일을 하던 K모 기자는 그리 오래 생각하지도 않고 '불륜 플레이를 찍어보라'고 추천해줬다. 느낌이 확 온다. 이번 플레이 영상의 메인 주제는 바람 피우기, 이거다!
주인공은 퇴근 후 집으로 오지 않고 근처 공원으로 향하는 남자 심. 일단 공원을 슬쩍 살펴보고 타겟을 정한다. (솔직히 아무나 붙잡고 일단 추파를 던져보자는 생각이긴 했지만...) 낮 동안 일을 하느라 체력은 이미 절반 가까이 깎아먹은 상태. 하지만 불끈불끈 솟아오르는 이쪽 분야의 체력(?)은 그것과 별개가 아니던가.
사실 바람 피우기를 작정하고 해본 것은 처음인지라(진짭니다. 믿어주세요.) 전략적(?)으로 플레이한 것은 아니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이야기를 던지고 뜬금없이 사랑고백하고 무턱대고 끌어안기도 하는 상남자식 플레이를 하면 어떨까 하는 실험정신으로 덤볐을 뿐이다.
삽질에 삽질을 거듭하면서도 바람을 피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지만, 최신작의 여자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선글라스를 쓴 채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뛰어다니던 한 명을 어떻게 꼬셔서 데이트 약속까지 받아냈을 때 주어진 시간이 끝나고 말았다. (난 실패한 게 아니야! 시간이 부족했을 뿐...)
시간 상의 이유로 본래의 컨셉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대략적인 플레이라든가 게임의 전체적인 모양새 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하 스크린샷은 위 컨셉 영상과는 별개로 찍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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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자리에서 잠든 누나를 깨우려 소리 꽥꽥 질러주시는 아들.
= 호주 시드니, 심즈4 글로벌 런칭 파티 현장에서
이종훈 기자(jeek@inven.co.kr)